어제 수업을 하는 중에 증권회사에 다니는 학부 동기에게서 자꾸 카카오톡이 왔다. 쉬는 시간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현재 주가가 많이 떨어지고 있고 자신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주가를 보니 전날 대비 약 5% 정도 하락한 상태였다. 나는 주식은 하지 않고 펀드 계좌만 몇 개 가지고 있다. 그 전날 2% 하락했을 때 파생상품 관련 펀드에 넣은 돈 중 일부를 불마켓 펀드에서 베어마켓 펀드로 옮길지 고민하다 전환하지 않았는데, 후회가 몰려왔다. 쉬는 시간이 끝나기 전에 불마켓 펀드에 있는 금액 중 상당 부분을 베어마켓 펀드로 옮겼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생물종에 관한 본질주의를 설명해야 했다. 그런데 주식이 폭락하고 있는데 본질주의 같은 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물론,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니 나에게 별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도 20대 초반 학생들에게 이까짓 교양 수업보다 인생에서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은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약간 했다. 내가 20대 초반에 펀드 계좌를 개설한 것, 2008년 10월에 입대해서 훈련소 생활하던 중 주가가 폭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락장에서도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인버스 펀드를 활용해야겠다고 결심한 것, 그런데 딱히 재미를 본 건 아니라는 것 등등. 그리고 인공지능의 겨울에 대해서도 약간 이야기를 했다. 주가 급락의 원인 중 하나로 인공지능 분야의 수익성에 대한 의심이 꼽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마치고 수업을 마저 하는데, 맨 앞에 앉은 학생이 수업을 듣다가 자꾸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참는 것이 보였다. 나는 분명히 “지금 주가가 폭락하고 있지만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 학생 눈에는 내가 안 괜찮아 보였던 것일까? 그렇다고 괜찮은 것 맞다고 한 번 더 말하면 정말 안 괜찮아 보일 것 같아서, 그 학생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계속 수업을 이어갔다.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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