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이가 약간 이상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만 보면 들러붙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본숭만숭하고 사람이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사료도 잘 안 먹는다.
며칠 전에는 내가 학교 가느라 집을 비운 동안 하루 종일 연동이가 안 보여서 어머니가 걱정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사람을 따라다니며 일도 못 하게 귀찮게 굴어야 할 연동이가 보이지도 않으니 걱정했던 것이다. 연동이가 집을 나갔는지, 어디 구덩이 같은 데 가서 빠져 죽지나 않았는지, 불러도 대답도 안 하니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고 한다.
학교 갔다가 집에 오면서 연동이가 하루 종일 안 보였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불안했다. 집에 도착해서 보니 정말로 연동이가 없었다. 큰 소리로 연동이를 불렀다. 그러자 현관문 앞 고양이집에서 연동이가 뽀시락 뽀시락 하면서 기어 나왔다. 그걸 보고 어머니가 화를 냈다. 어머니가 그렇게 연동이를 부르고 찾아도 한 번 울지도 않더니 내 목소리를 듣고 고양이집에서 기어 나오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연동이가 봄을 타는 것인가, 벌써 사춘기가 온 것인가, 아니면 수컷 고양이 한 마리만 키우니까 같이 같이 놀 고양이도 없고 외롭고 쓸쓸해서 그런 것인가? 특별히 섭섭할 일도 없었던 것 같은데, 연동이는 오늘도 사람을 봐도 본숭만숭하고 혼자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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