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3

그놈의 인성 교육 타령 지겹다



<연합뉴스>는 명문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진단을 전한다.


문제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매몰돼 인성교육이 등한시되는 교육 현실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학 입학이라는 목적을 위해 점차 세속적인 도덕이나 규범에는 얽매이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한 성적과 균형 잡힌 인성은 완전히 별개”라며 “오히려 현재의 입시 제도 아래에서 정직함을 근거로 하는 좋은 인성은 학업 성취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컨대 대학 수시 모집을 살펴보면, 도저히 학생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결국 (사교육 등)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학생은 정직함 등 많은 가치를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이라 인성 교육을 안 한다는데 왜 명문대생들이 일탈 행위를 할까? 상위권 학생이나 상위권이 아닌 학생이나 인성 교육을 안 받는 건 똑같으니 학교 교육 자체가 학생들의 인성에 미치는 영향은 성적과 무관하다. 상위권 아닌 학생이라고 해서 입시 스트레스가 적은 것도 아니니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상위권 학생의 인성이 더 망가질 이유도 없다. 오히려 상위권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더 많은 자원을 차지하고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보다 경쟁에서 패배한 사람들이 입는 정신적인 상처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 명문대생들의 일탈 행위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명문대생들이 일탈 행위를 한다고 하려면 명문대생들의 일탈행위 빈도가 비-명문대생들의 일탈행위보다 유의미하게 높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는 아직까지 그런 자료를 제시하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다. 아마도 가능성은 두 가지일 것이다. 비-명문대생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서 자료 자체를 안 만들었든지, 아니면 그러한 자료를 만들기는 했는데 유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자료라서 안 보여주는 것이다.

인성 교육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런 게 가능하기나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제시하는 사람도 없다. 일종의 도덕적 성향을 ‘인성’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인성을 어떻게 특정 방향으로 형성하게 하거나 교정할 것인가?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면 될까? 음악계 비리를 보면 음악이 인성 교정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 될까? 미술계에도 비리가 있다.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치면 될까? 체육계에는 비리와 더불어 구타가 있다. 예절교육을 하면 될까? 절차 따지는 개저씨는 충분히 많다. 윤리 교육을 하면 될까? 그건 몇 십 년간 해온 거라 딱히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미 경험으로 증명되었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좋고 나쁜 자체를 몰라서 그런 짓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도대체 학교에서 무슨 짓을 해야 학생들의 인성이 좋아질 수 있을까?

다른 나라에 인성 교육의 사례가 있다면 한국 언론에서 그런 걸 보도하지 않을 리가 없는데 나는 한 번도 그런 보도를 본 적이 없다. 프랑스 초등학교에서 파업이나 노동권 같은 것을 배운다고 하는데, 그건 인성 교육이 아니라 그냥 사회 교육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를 가르친다고 한다면, 그건 인성 교육이 아니라 그냥 역사 교육이다. 정상적인 교육이라면 어느 과목이든 인성을 망가뜨릴 요소를 교육 과정에 집어넣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인성 교육이라는 게 있다면 입시 위주의 교육과 적어도 내용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둘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똑같은 내용도 대충 설렁설렁 가르치고 등수 안 매기면 인성 교육이고 등수 매기고 경쟁시키면 입시 위주의 교육인가?

인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성 교육이라는 것 자체는 개뻥이고 허구적인 개념에 지나지 않으며, 잘 봐줘봐야 유교적인 관습의 찌끄러기에 불과하다. 법을 잘 만들고 나쁜 놈 잘 잡아내서 법대로 처리하면 되는 거지 조선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무슨 놈의 인성 타령인가?

* 링크: [연합뉴스] 도 넘은 명문대생들의 일탈… “입시 위주 교육이 원인”

( 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6/21/0200000000AKR20160621147200061.HTML )

(2016.06.23.)


2016/08/19

고등학생들에게 소개한 플라톤 『국가』



지난 주 토요일, 고등학생들한테 플라톤 『국가』의 내용 중 일부를 소개했다. 강의 자료는 대충 이런 식이다.









(2016.06.20.)


2016/08/18

종로 통인시장 해장국집



고등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종로 통인시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별 생각 없이 틀어간 해장국집은 국밥 마스터 청계 이명박 선생이 다녀간 곳이었다. 가슴 한구석이 벅차올랐다. 원래 나는 경복궁역 근처 <봉피양>에서 물냉면을 먹을 생각이었다. 버스에서 딴 생각하다가 한 정거장 먼저 내린 건데 이런 뜻밖의 횡재를 하다니.






5천원을 내고 돼지국밥을 먹었다. 곱창이 약간 들어가 고소한 맛이 났다. 곱창을 잘못 처리하면 비릴 수 있는데 비리지 않고 고소했다. 역시 국밥 마스터는 아무 음식점에서 먹지 않는 모양이다. 나중에 그 근처에서 밥 먹을 일이 있으면 그 가게에서 먹을 생각이다.



(2016.06.18.)


2016/08/17

[자기계발]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

■ 첫 번째 습관 -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만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세상에 승자와 패자만 존재한다고 생각함.

인생을 생존 경쟁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가하게 마음의 평안이나 행복을 이야기할 시간이 없음.

■ 두 번째 습관 –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며, 통제력 상실은 배신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함.

다른 사람이 선의를 베풀어도 그 선의에 감동하기보다는 배후의 의도를 읽어내려고 함.

■ 세 번째 습관 – 빈 시간이나 빈 공간을 두려워한다

이들은 빈 시간을 지루하거나 괴로워한다. 어색한 침묵이 있는 것을 싫어해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 함.

어느 모임이든 자신의 자리가 정해져야 편함.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의 모임에는 항상 탁자에 이름표가 있음.

■ 네 번째 습관 – 주의집중 장애에 시달린다

주의집중은 수많은 정보 자극 중에서 중요한 자극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임.

이들은 모든 일을 성공과 관련하여 생각할 뿐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함.

이는 우울증과 같은 정서 장애와 관련됨.

■ 다섯 번째 습관 – 현재보다 과거와 미래에 산다

이들은 이미 실수한 것과 아직 이루지 못한 것에 집착함.

걱정하는 것의 대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거나 걱정해도 소용없는 것임.

어느 곳에도 진정한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정신적 공황 상태가 지속되면 술이나 약물에 의존하기 쉽게 됨.

■ 여섯 번째 습관 –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마음이 편하다

이들은 같은 시간에 가능한 여러 가지 일을 해야 남보다 앞서 갈 수 있다고 여김.

쉬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함.

인간의 인지 능력은 연습을 통해 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정서는 그렇게 될 수 없음.

이는 장례식과 결혼식이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동시에 열리는 것과 비슷함.

■ 일곱 번째 습관 – 자기관리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

이들은 자기 관리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함.

이들의 관심은 다이어트, 처세술, 외모와 매너 관리에 집중된다. 자신의 스트레스까지 통제하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을 모두 통제하려고 함.

이렇듯 엄청난 권력 충동에 시달리지만 통제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아 항상 좌절함.

* 참고: 김정운, 『노는 만큼 성공한다』 (21세기북스, 2005), 226-231쪽.

(2015.07.14.)

2016/08/16

고전에서 배우는 빈정거리기 기술 - 플라톤 『국가』 편

     

플라톤 『국가』 1권에서 소크라테스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고 하는 트라시마코스를 논박하여 쩔쩔 매게 만든다. 플라톤은 트라시마코스가 난처해하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트라시마코스는 이 모든 것에 동의하기는 했으나, 지금 내가 말하듯 쉽게 동의한 것은 아니고 질질 끌려가다가 가까스로, 그것도 엄청나게 땀까지 뻘뻘 흘리다 동의했었네. 하긴 여름이기도 했으니까.”(『국가』 1권 350c)

(2016.06.16.)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졸업하게 해주세요. 교수되게 해주세요. 결혼하게 해주세요. ​ ​ ​ ​ ​ * 링크: [알라딘]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32203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