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0

의리 없는 고양이의 겨울나기



우리집 고양이가 친화력은 있는 것 같은데, 의리는 없는 것 같다. 밖에서 친구랑 잘 놀다가도 기회만 보이면 자려고 사랑방에 들어온다. 친구 고양이는 추운데 밖에 있다.

예전에 날씨가 따뜻할 때 우리집 고양이가 사랑방에 들어오면 방 안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요새는 들어오자마자 자리를 잡고 잔다. 방을 치우다 말아서 개판이 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잡는다. 소파 위에 짐이 많으니 소파 밑에 있는 상자에서 낮잠을 잤다. 상자를 치우니 맞은편 소파 위에 올라가 쌓아놓은 책을 베개 삼아서 잤다.

고양이가 한참 자다가 부스스 일어나서 돌아다니면 유심히 보아야 한다. 물을 마시고 다시 자면 상관없는데, 야옹야옹 소리를 내면서 방 안을 돌아다닌다거나 문 앞에 서 있다거나 하면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볼일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얼른 밖으로 내보내면 얼마 뒤에 문밖에서 운다. 하도 애처롭게 울어서 방 안에 들여보내면 또 아까처럼 이상 행동을 한다.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산책하면 그제야 중간에 똥을 눈다. 똥이 마려운데 추운 데서는 똥 누기 싫고 따뜻한 곳에서 볼일을 보고 싶은 것이다.

산책하고 저녁 먹고 나면 금방 밤이 된다. 우리집 고양이는 밤에도 사랑방에 들어오려고 한다. 밤에는 낮보다 더 추우니 더더욱 들어오려고 한다. 어제 밤에는 하도 애처롭게 울어서 방문을 열어주었더니 우리집 고양이만 혼자 냅다 뛰어 들어왔다. 친구 고양이는 방문 앞에서 얼쩡거릴 뿐 들어오지 못했다.

사랑방 안으로 뛰어 들어온 우리집 고양이는 곧장 소파 위에 올라가 누울 자리를 잡더니 그대로 코를 골면서 잠들어버렸다. 우리집 고양이가 잠들고 나서 소파 쪽에서 똥 냄새가 났다. 고양이가 똥 싼 줄 알고 깜짝 놀라서 뒤돌아보니 다행히 똥을 싼 것은 아니었고 고양이가 자면서 있는 대로 방귀를 뀌어서 냄새가 났던 것이었다. 자면서 방귀만 뀐 것이 아니라 잠꼬대도 했는데 무슨 꿈을 꾸는지 요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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