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때문에 또 라투르의 글을 읽게 되었다. 이번에는 한국어로 번역된 글인데, 이번에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왜 라투르는 글을 개떡같이 쓰는 것인가. 왜 라투르는 “나의 이러이러한 주장은 저러저러하다는 오해를 받는다”라고 쓰지 않고 “존재론적 논의를 담고 있는 2부에도 불구하고 파스퇴르에 관한 나의 네트워크 연구조차 종종 과학의 매디슨 애비뉴 버전처럼 이해되어왔는데, 이는 나의 설명뿐만 아니라 매디슨 애비뉴에 대해서도 불공평한 일이다”라고 쓰는가. 영화 평론을 하고 앉았나? 이래놓고 라투르는 자기 견해가 오해받고 있다고 푸념하는 내용으로 글을 시작한다.
글을 이렇게 쓰는데도 라투르는 프랑스에서 영미 식으로 글을 쓴다고 욕을 먹는다고 한다. 도대체 프랑스에서 배운 사람들은 글을 어떻게 쓰길래 그러는 것인가? 프랑스어 자체가 이상한 것인지, 아니면 대화할 때는 프랑스어로 말짱하게 말하다가 글을 쓰기만 하면 희한하게 쓰는 건지 궁금했는데, 내가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니까 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찾아본 것이 연설문이다. 드골 연설문은 적어도 번역문으로는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 나폴레옹 연설문도 마찬가지였다.
라투르가 글을 쓰듯 드골이 연설했다면 자유 프랑스군이 결성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라투르가 글을 쓰듯 나폴레옹이 연설했다면 프랑스군이 알프스를 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2017.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