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1

주류 학계 같은 소리

내가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박사과정생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가끔 사람들이 나에게 철학의 쓸모 같은 것을 묻기도 한다. 공격적으로 묻는 사람들도 있다. 언젠가는 미국 어느 주립대학 공대를 다니는 박사과정생이 이렇게 묻기도 했다. “과학철학이요? 과학은 딱 떨어지는 답이 있는데 철학은 그런 것이 없지 않나요? 그런데 과학철학이라면 어떤 연구를 하는 거죠?” 과학철학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나름대로 간단한 설명을 해서 그 사람에게서 “아, 과학철학이 중요한 거네요”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정도였다.


첫 반응만 놓고 보면, 이공계 계통 사람들이 철학에 대해 비교적 냉소적이거나 공격적인데, 입장이 선회하는 데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리는 쪽도 이공계 계통 사람들이다. 경상 계열은 이공계에 비하면 온건한 축에 속한다. 처음에는 그러든가 말든가 하는 식의 무관심에서 “아, 그럴 수도 있네요” 하며 돌아선다. 최악은 인문대를 졸업한 사람들이다. 말을 못 알아들으면서 우기기는 더럽게 우긴다. 자기도 인문대 졸업했다 이건데, 그런 사람한테는 딱히 해줄 수 있는 말도 없다. 인문대를 졸업했다는 말에 “아, 그러십니까? 유감이네요”라고 한다면 나는 무례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대중과 유리된 인문학은 진정한 인문학이 아니라는 식의 이상한 주장을 설파하다가 “이것이 주류 학계의 문제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학계를 알 방법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주류 학계 같은 소리를 한다. 주류 학계라니, <한국소주학회>나 <한국맥주학회> 같은 데서 학회원 활동이라도 한 것인가?


대중 매체에서 어쩌다 ‘인문학의 위기’ 같은 것을 다루면 꼭 정체불명의 자칭 전문가가 나와서 대중과 유리된 인문학은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소리를 한다. 인문대 출신의 백수가 그러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꼭 교수들 중에도 그런 헛소리에 편승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문학의 대중화 같은 소리 하기 전에 학부생이나 똑바로 가르쳐놓고 대중화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좋은 인문학 상품이 나온다고 한들, 교육 기능이 망한 인문대에서 이상한 물이나 든 졸업생들이 그런 걸 사겠는가? 인문대학들의 부실한 교육이 인문교양 시장을 왜곡하는 주요 요소는 아닌지 의심해볼 만하다.



(2017.10.01.)


2017/11/30

[기타] 니콜라스 카, 5장 “가장 보편적인 특징을 지닌 매체” 요약 정리

[ Nicholas G. Carr (2010), The Shallows: How the Internet Is Changing the Way We Think, Read and Remember (W. W. Norton & Company).

니콜라스 카, 「5장. 가장 보편적인 특징을 지닌 매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최지향 옮김 (청림출판, 2015) ]

-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터넷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미국인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은 오히려 늘어남.

- 인터넷 사용이 늘면서 텔레비전을 보는 데 소요되던 시간이 줄었을 것이라 추측했지만 조사결과는 정반대.

- 미디어 활동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면서 텔레비전 시청시간이 예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 책과 신문은 소리나 동영상을 다룰 수 없었고, 영화와 텔레비전은 문자를 보여주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라디오, 전화, 축음기, 테이프 플레이어는 소리를 송출할 수 있을 뿐. 그런데 정보가 디지털화되자 미디어 간의 경계가 사라짐.

- 새로운 미디어는 낡은 것에 추가되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미디어는 낡은 미디어들이 새로운 형태나 위치를 찾을 때까지 압박함.

- 콘텐츠 형태의 모든 변화는 우리가 해당 콘텐츠를 사용하고 경험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바꿈. 종이에서 스크린으로의 변화는 문서를 살펴보는 방식만 바꾼 게 아님. 책장을 넘기는 것과 웹문서를 클릭하는 것은 서로 다른 신체적인 동작과 감각적 자극을 수반함.

- 하이퍼링크는 인용, 암시, 주석 등의 변주지만, 우리가 링크를 이용할 때 받는 영향은 이와 달리 일련의 문서 사이에서 들어갔다 나가기를 반복하게 함.

- 검색은 온라인 저작물의 분절화를 초래함. 검색 엔진은 우리가 찾는 내용과 연관이 있는 자료의 일부분을 보여주지만 이 저작물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근거는 거의 제공하지 않음. 다른 종류의 정보를 한 스크린에 모으면서 인터넷은 콘텐츠를 더욱 분절시키고 우리의 집중을 방해함.

- 사람들의 사고가 웹 콘텐츠 조각들에 맞춰지고 집중력이 짧아지면서, 많은 제작자들은 이에 맞추어 생산물을 쪼개어 유통시킴. 이를 경제학자들이 콘텐츠의 가격분리(unbundling)이라고 부르는 현상인데, 이 방식은 미디어 소비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강화함.

- 인터넷의 영향은 전통적인 물리적 생산물도 온라인 미디어와 유사하도록 만듦. 잡지는 기사의 길이를 줄이고, 따로 내용을 요약하는 글상자를 도입하고, 보기 쉬운 안내문과 사진 설명으로 페이지를 채움. 신문도 마찬가지.

- 인쇄업계처럼 텔레비전쇼와 영화도 인터넷과 닮아 보이게 함. 방송국은 프로그램 화면에 자막과 정보를 담은 그래픽과 팝업 광고를 삽입함. NBC의 <지미 펠론 쇼>는 유튜브를 통해 유통될 수 있는 짧은 코너들로 분할을 강조함.

- 도서관도 달라짐. 뉴욕 공공 도서관은 도서관 내 주요 공간 네 개에서 서고를 구석에 배치하고 중앙의 거대한 공간 대부분을 컴퓨터에 할애함.

(2017.12.03.)

2017/11/29

[참고 문헌] 철학 - 데이비슨 (한국어 번역서)

     

도널드 데이비슨, 『진리와 해석에 관한 탐구』, 이윤일 옮김 (나남, 2011).
Inquiries into Truth and Interpretation

  
  
(2017.12.02.)
     

2017/11/27

[유니코드] 그리스 문자



Α / α 알파(alpha/άλφα) 

Β / β 베타(beta/βήτα) 

Γ / γ 감마(gamma/γάμμα) 

Δ / δ 델타(delta/δέλτα) 

Ε / ε 엡실론(epsilon/εψῑλόν) 

Ζ / ζ 제타(zeta/ζήτα) 

Η / η 에타(eta/ήτα) 

Θ / θ 쎄타(theta/θήτα) 

Ι / ι 요타(iota/ίωτα) 

Κ / κ 카파(kappa/κάππα) 

Λ / λ 람다(lambda/λάμδα) 

Μ / μ 뮤(mu/μύ) 

Ν / ν 뉴(nu/νύ) 

Ξ / ξ 크사이(xi/ξί) 

Ο / ο 오미크론(omicron/ομικρόν) 

Π / π 파이(pi/πί) 

Ρ / ρ 로우(rho/ῥώ) 

Σ / σ ς 시그마(sigma/σίγμα) 

Τ / τ 타우(tau/ταύ) 

Υ / υ 입실론(upsilon/υψῑλόν) 

Φ / φ 파이(phi/φί)

Χ / χ 카이(chi/χί) 

Ψ / ψ 프사이(psi/ψί) 

Ω / ω 오메가(omega/ωμέγα)


𝚨 𝚩 𝚪 𝚫 𝚬 𝚭 𝚮 𝚯 𝚰 𝚱 𝚲 𝚳 𝚴 𝚵 𝚶 𝚷 𝚸 𝚺 𝚻 𝚼 𝚽 𝚾 𝚿 𝛀

𝛂 𝛃 𝛄 𝛅 𝛆 𝛇 𝛈 𝛉 𝛊 𝛋 𝛌 𝛍 𝛎 𝛏 𝛐 𝛑 𝛒 𝛓 𝛔 𝛕 𝛖 𝛗 𝛘 𝛙 𝛚

𝜜 𝜝 𝜞 𝜟 𝜠 𝜡 𝜢 𝜣 𝜤 𝜥 𝜦 𝜧 𝜨 𝜩 𝜪 𝜫 𝜬 𝜮 𝜯 𝜰 𝜱 𝜲 𝜳 𝜴

𝜶 𝜷 𝜸 𝜹 𝜺 𝜻 𝜼 𝜽 𝜾 𝜿 𝝀 𝝁 𝝂 𝝃 𝝄 𝝅 𝝆 𝝇 𝝈 𝝉 𝝊 𝝋 𝝌 𝝍 𝝎

𝝖 𝝗 𝝘 𝝙 𝝚 𝝛 𝝜 𝝝 𝝞 𝝟 𝝠 𝝡 𝝢 𝝣 𝝤 𝝥 𝝦 𝝨 𝝩 𝝪 𝝫 𝝬 𝝭 𝝮

𝝰 𝝱 𝝲 𝝳 𝝴 𝝵 𝝶 𝝷 𝝸 𝝹 𝝺 𝝻 𝝼 𝝽 𝝾 𝝿 𝞀 𝞁 𝞂 𝞃 𝞄 𝞅 𝞆 𝞇 𝞈

𝞐 𝞑 𝞒 𝞓 𝞔 𝞕 𝞖 𝞗 𝞘 𝞙 𝞚 𝞛 𝞜 𝞝 𝞞 𝞟 𝞠 𝞢 𝞣 𝞤 𝞥 𝞦 𝞧 𝞨

𝞪 𝞫 𝞬 𝞭 𝞮 𝞯 𝞰 𝞱 𝞲 𝞳 𝞴 𝞵 𝞶 𝞷 𝞸 𝞹 𝞺 𝞻 𝞼 𝞽 𝞾 𝞿 𝟀 𝟁 𝟂

Α Β Γ Δ Ε Ζ Η Θ Ι Κ Λ Μ Ν Ξ Ο Π Ρ Σ Τ Υ Φ Χ Ψ Ω

α β γ δ ε ζ η θ ι κ λ μ ν ξ ο π ρ σ ς τ υ φ χ ψ ω 

𝛢 𝛣 𝛤 𝛥 𝛦 𝛨 𝛩 𝛪 𝛫 𝛬 𝛭 𝛮 𝛯 𝛰 𝛱 𝛲 𝛴 𝛵 𝛶 𝛷 𝛸 𝛹 𝛺

𝛼 𝛽 𝛾 𝛿 𝜀 𝜁 𝜂 𝜃 𝜄 𝜅 𝜆 𝜇 𝜈 𝜉 𝜊 𝜋 𝜌 𝜍 𝜎 𝜏 𝜐 𝜑 𝜒 𝜓 𝜔



(2018.10.18.)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졸업하게 해주세요. 교수되게 해주세요. 결혼하게 해주세요. ​ ​ ​ ​ ​ * 링크: [알라딘]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32203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