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1

[근세철학] 데카르트, “제1성찰: 의심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요약 정리

[ 르네 데카르트, 『성찰/자연의 빛에 의한 진리탐구/프로그램에 대한 주석』, 이현복 옮김 (문예출판사, 1997). ]

■ [34-35쪽]

- 학문에 있어 확고하고 변하지 않는 것을 세우려 한다면, 이 모든 것을 철저하게 전복시켜 최초의 토대에서 새로 시작해야 함.

- 이를 위해 모든 의견(opinio)이 거짓이라고 증명할 필요는 없음.

• 의견들 각각에 의심할 만한 이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의견들 전체를 충분히 거부할 수 있음.

• 그러나 의견들을 일일이 검토하는 것은 끝이 없는 일임.

- 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진 것도 저절로 무너지기 때문에, 기존의 의견이 의존하는 원리들 자체를 검토해야 함.

■ [35-36쪽]

- 지금까지 아주 참된 것으로 간주해온 것은, 모두 감각으로부터(a sensibus) 또는 감각을 통해서(per sensus) 받아들인 것.

- 감각은 종종 우리를 속임.

• 우리를 한 번이라도 속인 것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 현명함.

- 감각으로부터 알게 된 것 중에는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것도 많음.

• 예) 지금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 두 손과 몸통이 내 것이라는 것 등

- 꿈속에서 속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님. 깨어있다는 것과 꿈꾸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구별할 징표는 없음.

■ [36-38쪽]

- 우리가 꿈을 꾸고 있다면, 개별적인 것(particularia)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것(generalia)은 참으로 현존하는 것(veras existere)임.

• 화가들이 사이렌이나 사티로스 등을 나타내도 아주 새로운 본성을 부여할 수 없으며 다양한 동물의 지체들을 뒤섞어놓은 것일 뿐임.

• 허구적(fictitium)이고 거짓된(falsum) 어떤 새로운 것을 고안해도, 이것을 구성하는 색깔만은 참된 것임.

• 단순하고 보편적인 것(magis simplicia & universalia)은 실제로 존재함.

- 단순하고 보편적인 것에 속하는 것

• 물질적 본성 일반 및 그 연장(extensio)

• 연장적 사물의 형태

• 연장적 사물의 양, 즉 크기와 수, 그것이 존재하는 장소, 지속하는 시간 등

- 자연학, 천문학, 의학 등 복잡한 것을 고찰하는 모든 학문은 의심스러운 반면, 대수학, 기하학 등 단순하고 일반적인 것을 다루는 학문은 의심할 수 없는 확실성을 담지함.

■ [38-39쪽]

- 그런데 땅, 하늘, 연장적 사물, 형태, 크기, 장소가 지금 보는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끔 신이 만든 것은 아닌가?

• 사람들은 자기가 완전하게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도 가끔 오류를 범함.

• 내가 항상(semper) 잘못을 저지르도록 신이 나를 창조했다는 것이 신의 선성과 어긋난다면, 내가 가끔(interdum) 잘못을 저지르도록 신이 허용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신의 선성과 어긋나는 것처럼 보임.

• 그렇지만 내가 가끔 잘못을 저지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임.

- 내 기원의 작자가 지니는 힘이 작으면 작을수록 나는 불완전하여 항상 잘못을 저지른다는 것은 확실함.

• 이전에 참인 것으로 간주한 모든 것을 의심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했음.

■ [40쪽]

- 나 자신을 속여 잠깐이라도 타성화된 의견을 거짓되고 공상적인 것으로 가정하고자 함.

- 타성화된 의견을 거짓되고 공상적인 것으로 가정하는 것은 부당한 짓이 아님.

• 그러한 가정을 한다고 해서 어떤 위험이나 오류가 생기는 것은 아님.

• 문제 삼는 것이 행위가 아니라 인식에 관한 것이므로, 아무리 불신해도 상관이 없음.

■ [40-41쪽]

- 가정: 유능하고 교활한 악령(genium aliquem malignum)이 나를 속이려고 함.

• 모든 외적인 것은 악마가 사용하는 꿈의 환상(ludificationes somniorum)

• 어떤 감관도 없고 그런 것을 가진다고 잘못 믿고 있을 뿐

- 이렇게 하면 어떤 참된 것을 인식할 수 없더라도, 거짓된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임.

(2022.02.14.)

2017/03/10

비빔밥 정신

     

‘비빔밥 정신’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여러 재료가 섞여 새로운 맛을 내지만 그러면서도 각 재료가 자신의 성질을 유지하는 비빔밥과 같이 공동체도 그러해야 한다는 말이다. 비빔밥을 빌 때 숟가락이 아니라 젓가락으로 비비는 것은 밥알이 뭉개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이것도 비빔밥 정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비빔밥 정신이 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비빔밥은 탕평채처럼 의도를 가지고 만든 음식도 아니고 어쩌다 만들어진 자연 발생적인 음식인데 거기에 무슨 정신이 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비빔밥 정신이 있다는 것이 말이 된다면 별 게 다 말이 된다. 한국 문화를 ‘설렁탕 정신’(살을 다 발라먹고 뼈까지 삶아먹는다는 정신), ‘곱창 정신’(내장도 빼먹는다는 정신), ‘선짓국 정신’(피까지 뽑아먹는다는 정신)으로 표현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니 애초에 비빔밥 정신 같은 말도 안 되는 말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2017.01.10.)
     

2017/03/09

이성에게 느끼는 매력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서 탁월함을 보이는 이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성적 호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다른 사람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여성이 술 잘 마시는 것은 대체로 흉이 되지만 이 또한 사람에 따라서는 매력 요소가 되기도 한다.

어떤 양명학 전공 선생님은 술을 정말 못 마셔서 술 잘 마시는 것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다른 사람의 소개로 한 여성을 만나게 되었는데 술을 잘 마시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서 결국 결혼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사모님은 소주 두 병 정도는 거뜬히 마신다고 한다.

(2017.01.09.)


2017/03/07

제주도 국수거리 <국수마당>



제주도 제주시에는 ‘국수거리’라는 곳이 있다. <자매식당> 옆에 <국수마당>에서 고기국수를 먹었다. 처음 먹었는데 맛있었다.

국수를 다 먹자 <국수마당>이 말을 걸었다.

- 국수마당: “◯◯아.”

- 나: “네.”

- 국수마당: “가라.”

- 나: “네.”

<국수마당>에서 나왔다. <국수마당>이 나가라고 해서 나왔다.





(2017.01.08.)


2017/03/06

악마의 변호사



악마의 변호사는 로마 가톨릭에서 유래한다. 로마 가톨릭에서 누군가를 성인으로 추대하려고 할 때, 성인 추대를 찬성하는 ‘하느님의 변호사’와 성인 추대를 반대하는 ‘악마의 변호사’로 편을 나누어 토론했다.

성인으로 추대할 움직임이 있을 정도의 사람이면 충분히 훌륭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도 악마의 변호사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끈질기게 흠을 찾는 것은, 악마가 보아도 허점을 찾지 못할 사람이라면 어떠한 비판에도 성인의 지위가 위협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인으로 추대했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성인으로 추대 받은 사람은 물론이고 가톨릭 전체의 명예도 실추되니 미리 검증하는 것이다.

언론은 악마의 변호사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모든 언론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월간조선>은 인천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 기안자의 입을 빌려,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 반대론자들에게 밀려 인천공항을 건설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겠냐고 묻는다. 인천공항 같은 대형국책 사업에 비판자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누군가 어떤 일을 비판한다면 그 비판이 타당한지 살펴보고 그러한 비판이 타당하지 않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비판하는 행위 자체를 비난하는 건 성숙한 사람이 할 행동은 아니다.

정부가 하려는 일에 아무런 비판 없이 온 사회가 나서서 박수치며 응원하는 사회가 있기는 있다. 북한이 그렇다.

* 뱀발: 악마의 변호사는 1587년에 도입하여 1983년에 폐지했는데, 악마의 변호사가 없어진 후 추대된 성인의 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 링크(1): [월간조선] 세계 1위 인천공항, 계획 땐 근거 없는 온갖 반대에 시달려 / 김태완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22/2012042200322.html )

* 링크(2): [중앙일보] 악마의 대변인 / 조현욱

( http://news.joins.com/article/3185922 )

(2017.01.06.)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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