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0

[생물학의 철학] Godfrey-Smith (2014), Ch 9 “Information” 요약 정리 (미완성)



[ Peter Godfrey-Smith (2014), Philosophy of Biology (Princeton University Press), pp. 144-157. ]

9.1. Information and evolution

9.2. Senders and receivers

9.3. Communication since life began?

144

- 조지 윌리엄스(George Williams)는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1992)에서 생물학적 변화가 발생하는 두 “영역들”(domains)이 있다고 주장함.

• 하나는 물질적 영역, 다른 하나는 “codical” 영역

- 진화 과정에서 정보는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늘어나고 사라짐.

- 유전학은 코팅(coding), 번역(translation), 편집(editing)에 관한 것임.

- 발생 생물학에서 화학적 기울기(chemical gradients)는 발생중인 유기체에 “positional information”을 제공함.

- 이 장의 목적

• 생물학에 대한 가장 강한 정보-주입적 견해(information-infused views)에 반대하는 논증을 함.

• 의사소통(communication)에 대하여 살펴봄.

9.1. Information and evolution

144

- 생물체에 대한 물질주의 관점(materialist view)

유기체가 세계 속에서 생겨나고, 에너지를 소비하고, 변화하는 전 과정은 물질적 과정이고 자연 선택은 그 과정의 일부임.

145

- 윌리엄스: “유전자는 DNA 분자가 아니라 DNA 분자에 의해 부호화된 전사가능한 정보(transcribable information)”

- 도킨스: 진화는 정보의 강에서의 흐름과 같고 그 강은 “공간이 아닌 시간을 통해 흐른다”

145

논증 1

윌리엄스는 유전자가 물질적 대상이기보다는 정보 조각이라는 발상을 옹호하면서 유전자를 『돈 키호테』(Don Quixote) 같은 책과 유사하다고 제안함.

DNA 서열는 다양한 매체와 복사본을 가로질러 존재하는 책과 마찬가지로 많은 복사본과 서로 구분되는 물질 속에서도 유지됨.

반박:

유전자는 책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매체의 다양성을 가지지 않음.

예) 책은 종이책, e북, 마이크로필름 등으로 저장될 수 있음

145-146

- 논증 2:

진화는 정보적 과정(informational process)이라는 견해는 진화하는 개체군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축적한다는 발상에서 유래함.

도킨스: 종들은 “그들의 조상들이 살고 재생산되었던 세계에 대해 여러 세대에 걸쳐 통계적 기술을 축적하는” 컴퓨터임.

- 반박:

산과 같은 지질적 정보는 산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등의 특질을 담음.

유전자 풀에서의 변화는 어떤 종이 어떻게 현재 상태에 도달했는지에 관한 원인을 담음.

생명의 나무에서의 분기 사건들(branching events)의 연쇄는 역사가 재구성될 수 있는 표식을 남김.

예) 나무의 나이테

그런데 그러한 “신호들”(signs)은 나무의 역사를 추론하는 데 사용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못함.

진화가 다른 물리적 과정이 가지지 않는 정보와 관계된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음.

9.2. Senders and receivers

146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의 정보 이론(information theory), 또는 의사소통에 대한 수학적 이론

146-147

기본 아이디어: ‘왜’ 의사소통을 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하는가에 초점을 맞춘 모형이다.

한쪽 끝에는 정보 원천(source)이 존재함.

이는 수많은 다른 상태가 될 수 있는 세계의 어떠한 측면임.

송신자(transmitter)는 신호(signal)를 발생하고 채널을 통해 이를 전달함.

반대쪽 끝에 있는 행위자(agent)는 신호를 받고, 이를 정보 원천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사용함.

- 특징(1): 섀넌의 틀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행위자를 도입하지만 그러한 역할을 하는 행위자가 없는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음.

• 예) 구름의 상태는 날씨에 대한 정보를 전달함. 왜냐하면 구름은 날씨에 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때문임.

- 특징(2): 대칭적임

• 다른 값을 가지는 두 변수가 있고 한 변수가 다른 변수와 연관될 때마다 첫 번째 변수는 두 번째 변수에 관한 정보를 전달함.

• 두 번째 변수도 첫 번째 변수에 관한 정보를 전달함.

• 이 관계는 대칭적

147-148

루이스의 정보 모형

루이스는 communicator와 audience로 상정함.

갓프리-스미스는 이러한 용어를 송신자와 수신자로 바꿈.

기본 아이디어: ‘왜’ 의사소통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춘 모형이다.

발신자는 세계의 상태를 보고 이에 대한 신호를 전송할 수 있으나 그 외의 행위는 하지 못함.

수신자는 발신자로부터 온 신호만을 볼 수 있으나 세계와 신호 모두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할 수 있음.

- 가정: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공통의 이해관계(common interest)를 가짐.

• 두 행위자는 세계의 각 상태에서 원하는 것에 대한 같은 선호를 가짐.

- 가정: 수신자의 행동은 한 세계에서 잘 작동하지만 다른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음.

- 이 상황에서 노동의 분업이 가능함.

• 송신자는 눈처럼 행동하고 수신자는 손처럼 행동함.

- 송신자가 세계의 각 상태에서 구분되는 신호들을 보내고 수신자는 각 상태에서 적절한 행동을 하기 위해 이러한 신호를 사용한다면, 정보를 보내고 사용하는 것은 내쉬 균형임.

•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을 바꿀 유인이 없음.

149

많은 자연적 과정들이 이 모형에 부분적으로 부합함.

사례: 꿀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동료에게 알리는 꿀벌의 행동

수신자 뿐만 아니라 발신자도 행동함

사례: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 경고는 더 논쟁적임

발신자가 자신의 이득을 생각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협동적, 이타적 행동으로 보임

사례: 포식자를 향한 신호

149-150

루이스의 원래 목표물은 인간 언어

뉴런(개별 수신자는 행동을 하지 못함)

루이스 모형에서 중요한 점은, 발신자가 정보를 생산하고 수신자가 그 정보를 가지고 행위하는 과정이 안정화 또는 재구성되는 데 선택이 개입한다는 점임.

자연 선택, 강화(reinforcement)의 학습, 모방 등을 포함하는 문화적 과정 등은 모두 이 핵심을 통해 파악될 수 있음.

150

자극(cue)

발신자가 불명확한 경우, 또는 수신자의 행동과 무관하게 계속 정보를 발신하는 경우에 해당

151

유비로서 발신자-수신자 설정

또는 정보 연관 용어에 대한 “허구주의” 견해

발신자-수신자 설정은 일상에 편재(ubiquitous)하여, 엄밀한 의미에서는 발신자-수신자 구도가 적용될 수 없는 다양한 사태에도 우리는 습관적으로 이를 적용함.

예) 유기체의 부분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것처럼 기술할 수 있음.

그러나 발신자-수신자 구도가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인지, 유비적으로 사용되는 것인지 모호한 경우가 있음.

152

도킨스는, 유전자 풀은 과거의 어떤 종의 경험의 통계적 요약이며, 유기체는 그 유기체의 조상의 세계에 관한 “기술”이라고 주장함.

이는 양방향적 정보(mutual information)로 이해될 수 있음.

152

갓프리-스미스는 유기체 그 자체는 메시지가 아니라고 함.

유전자 풀 자체를 수신자(이용자)로 보기에는 유전자 풀이 행위자(agent)가 될 수 없을 것 같음.

유기체는 유전자 풀 전체가 아니라 자신의 유전체만을 읽을 수 있을 뿐이기에 수신자가 될 수 없음.

9.3. Communication since life began?

153

세포 내에서 유전자를 “읽는” 것은 꽤 잘 정의될 수 있음.

전사(transcription), 번역(translation)

그렇다면 누가 메시지를 보내는가?

선택지: 유기체의 부모를 발신자로 보는 것

후손은 수신자이고 유전(inheritance)은 세대 간의 의사소통(communication)

가능한 문제: 층위들에 대하여 일종의 모호함이 있음.

수신자가 세포-수준 구조들이라면, 발신자는 전체 유기체가 될 수 없음.

153

이를 보는 다른 방식은, 유전 메시지의 수신자를 단백질 합성 장치(machinery)로 보는 것

이때 특정한 유전 서열은 진화를 통해 형성된다는 점에서 발신자 자리에 진화를 넣을 수도 있겠으나, 진화는 메시지를 만들거나 보내는 ‘주체’는 아니기에 진화를 발신자라고 할 수는 없고, 발신자-수신자 구도를 진화-수신자로 바꾸는 것이 최선임.

물론 이 또한 DNA의 복제에만 적용될 수 있고, DNA 재조립의 경우는 발신자-수신자 구도와 유사한 어떤 구도로도 포착하기 어려워 보임.

156

후생 유전학에서 다루는 메틸기를 통한 DNA의 변형은 기입-비활성화 관계로 볼 수 있음.

분화는 발신자에 해당하는 한 세포가 니치 구성을 하면, 즉 환경을 변화시키면, 이것이 신호로 작용하여 발신자에 해당하는 다른 세포의 표현형에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음.

(2023.11.03.)


2023/09/09

철학 애호가들의 언캐니벨리



과학철학에 흥미를 가진 분석철학 대학원생이 철학과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책 읽기 모임을 한다며 가방에서 책을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권이었다.(원서는 총 일곱 권이고 한국어 번역서로는 열세 권이라고 한다.) 책 읽기 모임은 분석철학 대학원생 두 명, 대륙철학 대학원생 두 명, 이렇게 네 명으로 구성되며, 책을 읽어가면 대륙철학 대학원생들이 책의 내용을 설명해준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그 책읽기 모임이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의 화합의 장이군요!”라고 답했다.

나도 철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다닐 때 프랑스 철학 대학원생들과 김기덕의 <뫼비우스>라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다. 정말 끔찍한 영화였다. 남편이 바람 피워서 거세하고 거세해서 답이 안 나오니까 손등에 화상을 입히려고 돌로 손등을 문지르고, 아들도 거세하고 또 똑같이 돌로 손등을 문지르고, 하여간 영화 내내 미친 사람들의 미친 짓으로 일관된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다 같이 맥주를 마시며 그 미친 영화에 대해 대화했는데, 프랑스 철학 전공 대학원생들이 하는 말을 나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어쨌든 상당히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맥주를 많이 마셔서 그랬던 건 아니고, 끔찍한 영화에 대해 나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대화하는데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고상해 보이는, 그런 신기한 경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나 분석철학 대학원생이나 대륙철학에 대해 동의하는 부분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륙철학 전공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륙철학은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이다. 저게 뭔지 그렇게 잘 알고 싶지도 않고, 어쩌다가 저게 뭔지 알고 싶은 마음이 잠깐 들었다가도 한두 마디 듣고 그런 마음이 사라지지만, 그런데도 이상해 보인다든지 꼴보기 싫다든지 하는 게 아니라 뭔가 좋아 보이고 고상해 보이는 구석이 있다. 뭔가 뭔지 모르는데도 그렇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륙철학 쪽 책이나 논문을 읽을 때 그러는 게 아니라 전공자들이 하는 말을 들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대륙철학 애호가들의 대화에서는 전공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대륙철학 애호가들이 어떤 요소 때문에 대륙철학을 애호하게 되었는지는 대충 알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애호가들은 유의미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애호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륙철학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저런 건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저런 추한 소리를 한 마디 해서 무력화시켜야 하나, 두세 토막 내서 무력화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아마도 그들의 이야기가 일종의 언캐니 벨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대륙철학 애호가들의 언캐니 벨리가 대륙철학의 문제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임재범 노래를 떠올려보자. 대한민국의 수많은 남자들이 노래에 전혀 소질도 없는 주제에 임재범 노래를 불러서 노래방에 같이 간 일행들에게 일종의 언케니 벨리를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그게 임재범의 잘못인가? 아니다. 작사가와 작곡가의 잘못인가? 아니다. 작사가와 작곡가는 노래를 잘 만들었고 임재범은 노래를 잘 불렀다. 그저 사람들이 자기가 부를 수 없는 노래를 굳이 부르고 기어코 못 부른 것뿐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분석철학 애호가들에게도 언케니 벨리가 있지 않느냐는 반문이 가능할 것이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분석철학 애호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심지어, 분석철학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다 그만 둔 사람도 여간해서는 분석철학 애호가가 되지 않는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분석철학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던 사람은 분석철학 연구자가 되거나 애호가도 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이 또한 참 신기한 일이다.

(2023.07.09.)


2023/09/08

과학철학과 다른 분석철학 분야의 차이



(분석철학에 속한) 과학철학과 과학철학이 아닌 분석철학의 차이점에 관하여 과학철학에 흥미가 생긴 철학과 대학원생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대학원생이 보기에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과학적 실행과 관련된 태도인 것 같다고 했다. 과학철학에 과학이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규범적인 성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과학적 실행에서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를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 반면, 과학철학이 아닌 분석철학에서는 과학적 실행 같은 게 들어올 여지가 상당히 적다는 것이다. 마침, 그 대학원생도 석사학위논문을 인과를 주제로 썼고 나도 인과로 박사학위논문을 쓰려고 하고 있어서 둘의 차이를 비교적 쉽게 비교할 수 있었다.

그 대학원생에 따르면, 형이상학에서 인과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있는데 크게 결과가 원인에 의존한다는 견해와 원인이 결과를 산출한다는 견해로 분류할 수 있고, 두 견해 모두 설득력이 있는데 서로 화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여기에 과학에서 인과 개념을 어떻게 쓰는지, 과학자가 인과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고려할 여지는 크지 않다.

내가 읽은 과학철학 논문에서는 논문 맨 앞부분에서 과학의 관행이나 과학자들의 이해를 언급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헨셴의 2018년 논문은, 거시경제학에서 언급되는 인과성에 관한 해명은 네 가지(Granger, Hendry, Hoover, Angrist&Kuersteiner)뿐이며 이 네 가지를 개입주의로 포괄할 수 있다고 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헨셴의 견해를 반박하는 마지아즈와 므로즈의 2020년 논문은, 인과에 대한 논의는 크게 규칙성, 반-사실성, 확률, 메커니즘, 개입주의, 이렇게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경제학에서 규칙성, 반-사실성은 언급하지 않는다며 이 둘은 빼고 논의를 시작한다. 헨셴은 인과의 다양한 수준(level)에서 직접적 유형-수준 인과를 다루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간단하다. 경제학자들은 유형-수준 인과에 관심이 있고 토큰-수준 인과에는 관심이 없으며, 토큰 수준에 관심이 있더라도 있더라도 토큰을 유형의 예화로 보지 유형을 토큰의 일반화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과학철학이 아닌 분석철학에서는 충분히 저민 것 같은데 저미고 또 저미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고, 과학철학에서는 덜 저미는 대신 어디서 뭘 자꾸 가져온다고 느꼈었다. 아마도 이 또한 과학적 실행에 대한 두 분야의 차이 때문에 그렇게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20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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