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ul Feyerabend (2010), Against Method, 4th edition (Verso), pp. 17-25.
Paul Feyerabend (1975), Against Method, 1st edition (New Left Books).
파울 파이어아벤트, 「제3장」, 『방법에 반대한다』 (그린비, 2019), 79-92쪽. ]
■ [p. 17, 79쪽]
- 파이어아벤트는 이 장에서 ‘반대규칙’에 관한 더 구체적인 논증을 제시하고자 함.
• 이 논증은 간접적인 방식을 취하며, 정합성 조건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함.
- 반대규칙(counterrule): 잘 확립된 이론과 비-정합적인 가설을 도입하고 정교화하라.
- 정합성 조건(consistency condition): 새로운 가설은 잘 확립된 이론과 정합적이어야 한다.
■ 정합성 조건에 대한 비판 [pp. 17-18, 80-81쪽]
- 사례들
• 뉴튼의 이론은 갈릴레오의 자유낙하 법칙이나 케플러의 법칙과 비-정합적임.
• 통계역학이 현상이론으로서의 제2법칙과 비-정합적임.
• 파동역학이 기하광학과 비-정합적임 등.
-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논리적 비정합성
• 예측에서의 차이는 너무 작아서 실험에 의하여 발견되지 않음.
- 뉴튼의 이론과 갈릴레오의 법칙의 비-정합성이 아니라, 갈릴레오의 법칙이 타당성을 가지는 영역 내에서 뉴튼 이론의 어떤 귀결과 갈릴레오 법칙의 비-정합성
• 갈릴레오의 법칙은 가속도가 일정하다고 주장하지만, 뉴튼의 이론에서는 가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지구 중심과의 거리에 따라 감소함.
- 파이어아벤트의 입장을 정식화
• T′: 영역 D′ 안에서의 상황을 성공적으로 기술하는 이론
• F: 유한한 수의 관찰
• T′은 집합 F와 오차 범위 M 내에서 잘 부합함.
• 집합 F의 외부에 있는 관찰과 오차 M의 범위 내에서 T′와 모순되는 어떠한 대안 이론도 동일한 관찰에 의해 입증됨.
• 따라서 T′가 수용될 수 있다면 T′의 대안 이론도 수용될 수 있음.
- 정합성 조건은 이론이나 가설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아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론이나 가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
• 이 조건은 이론의 아직 시험되지 않은 부분을 타당성의 척도로 삼는 것임.
• 그러한 척도와 새로운 이론의 유일한 차이점은 오래된 정도와 친밀함의 정도임.
• 새로운 이론이 먼저 존재했다면 정합성의 조건은 그것에 유리하게끔 작용했을 것.
■ 정합성 조건의 가능한 반박 [pp. 18-19, 82-83쪽]
- 그러나 정합성 조건에 대한 비판은 대안 이론이 수용되고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는 못함.
• 대안 이론이 사실적인 추론에 의해서 배제될 수 없음을 보여줄 뿐임.
- 정합성 조건 옹호자의 가능한 반박
• 원래 이론을 가능한 이론으로 대체하려면 새로운 형식체계를 습득해야 하고 익숙한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계산해야 할 수도 있고, 교과서의 개정, 교육과정의 재조정 등 바뀌어야 것들이 많음.
• 이렇게 하고도 기존 이론보다 별다른 이론이 없음.
• 실제 개선은 새로운 사실의 첨가로부터만 생김.
• 새로운 사실은 현재 이론을 지지하거나 틀린 부분을 지적하여 이론을 고치도록 함.
• 그러므로, 수용된 관점을 가능한 한 많은 관련 사실과 맞춰보는 것이 적절한 절차임.
• 대안 이론의 배제야말로 효용성의 척도이고, 대안 이론의 발명은 진보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더 나은 일에 바칠 수 있는 시간과 인력을 소모하여 진보를 저지함.
- 정합성의 조건은 비-생산적인 논의를 배제하고, 궁극적으로 유일하게 인정할 만한 이론의 심판관인 사실들에게 집중할 것을 과학자들에게 요구함.
- 정리
• 피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니면 이론을 변경하지 말아야 함.
• 이론을 변경해야만 하는 이유는 사실과의 불일치 뿐.
•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 사실에 대한 논의는 진보를 가져오고, 현행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 가설에 대한 논의를 그렇지 않음.
• 사실적으로 적합하지만 양립할 수 없는 대안 이론의 증가는 건전한 절차가 아님.
• 세련도 증가, 간결성, 일반성, 일관성 등 형식적인 개선을 할 수는 있으나, 개선이 이루어지면 과학자에게 남겨진 일은 시험을 목적으로 한 사실들의 수집뿐임.
■ 자율성 원리에 대한 비판 [pp. 19-20, 83-85쪽]
- 파이어아벤트는 정합성 조건이 가정하고 있는 자율성 원리에 결정적으로 의존한다고 봄.
- 자율성 원리(Autonomy principle): 경험적 내용에 속하는 관찰 사실들은 대안 이론에 상관없이 입수가능한(available) 것이라는 원리
• 대안 이론이 있든 없든 주어진 하나의 사실로부터 이론의 입증이나 반박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
- 파이어아벤트는 자율성 원리에 반대함.
• 사실과 이론은 자율성의 원리가 인정하는 것보다도 훨씬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임.
• 단일한 사실들에 대한 기술은 이론에 의존적일 뿐 아니라, 대안 이론의 도움 없이는 발견될 수 없고, 이러한 대안 이론이 배제되는 순간 곧 입수불가능한 것이 되기도 함.
■ 사례: 브라운 운동 [pp. 20-21, 85-86
- 브라운 입자는 제2종의 영구운동기관이며 브라운 입자의 존재는 현상론적인 제2법칙을 반박한다는 사실이 오늘날 알려져 있음.
• 그러므로 브라운 운동은 제2법칙에 관련된 사실의 영역에 속함.
- 브라운 운동과 제2법칙 사이의 관계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발견될 수 있는 것인가?
• 이러한 관계는 열에 관한 대안 이론을 이용하지 않고 현상 이론의 관찰적 귀결을 검토하여 발견될 수 있는가?
• 의문(1): 브라운 입자가 제2법칙과 관련된다는 사실이 그러한 방식으로 발견될 수 있는가?
• 의문(2): 브라운 입자가 제2법칙을 실제로 반박한다는 사실은 증명될 수 있는가?
- 의문(1)에 대한 답: 우리들로서는 알 수 없다.
• 파이어아벤트는 열에 대한 운동이론이 논쟁에 도입되지 않았다면 브라운 입자는 일종의 이상현상으로 간주되었을 것으로 추측함.
• 에렌하프트의 놀랄 만한 결과의 몇 가지가 이상현상으로 간주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브라운 운동도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
- 의문(2)에 대한 답: 증명할 수 없다.
- 브라운 운동의 현상과 제2법칙 사이의 비-정합성을 발견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
• (a) 운동에너지와 유체의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 소모된 에너지의 합에 생기는 변화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입자의 정확한 운동이 측정되어야 함.
• (b) 열의 측면에서 생기는 모든 손실은 운동하는 입자의 에너지 증가와 유체에 대하여 행한 작용에 의하여 실제로 보충되고 있다는 사실을 성립시키기 위해서 주위 매체 내의 온도와 열전도가 정확히 측정되어야 함.
- 이러한 측정은 모두 실험상의 가능성을 넘어서므로, 현상이론과 브라운 운동의 ‘사실들’만을 고려하는 제2법칙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은 불가능함.
• 우리가 사는 세계의 구조와 세계에서 타당한 법칙들 때문에 불가능한 것.
- 사실상의 반박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짐.
• 열의 운동이론과, 아인슈타인이 브라운 운동의 통계적 성질에 대한 계산에 그것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통해서 이루어짐.
• 현상이론(T′)은 정합성 조건이 위반되는 방식으로 통계물리학(T)의 더 넓은 맥락에서 통합되었고, 결정적 실험(스베드베리와 페린의 연구)도 시도됨.
[p. 22, 87-88쪽]
- 대안 이론의 고안은 경험주의와 부합함
• 결정적인 사실들과 유관하면서 그것을 반박하는 특성은, 사실적으로 적합하지만 시험되어야 할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 다른 이론의 도움을 받았을 때만 확립됨.
• 대안 이론들이 고안과 그것의 정교화는 반박하는 사실들의 산출에 선행되어야 함.
• 경험주의는 우리의 모든 지식의 경험적 내용이 가능한 한 증가할 것을 요구함.
• 따라서, 논의의 중심 견해에 대한 대안을 고안하는 것은 경험적 방법의 본질적인 부분을 구성함.
- 정합성 조건이 대안 이론들을 배제한다는 사실은 이 조건이 과학의 실제 활동뿐만 아니라 경험주의와도 불일치함을 보여줌.
• 가치 있는 시험을 배제하여 기존 이론의 경험적 내용을 축소시킴.
• 특히, 이론의 한계를 보여줄 수 있는 사실들의 수를 감소시킴.
22-, 88-
밀
쿤
(202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