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2

[사회과학의 철학] Roberts (2004), “There are no Laws of the Social Sciences” 요약 정리 (미완성)

     

[ John T. Roberts (2004), “There are no Laws of the Social Sciences”, in C. Hitchcock (ed.)(2004), Contemporary Debates in the Philosophy of Science (Oxford: Blackwell), pp. 151-167. ]
 
 
  7.1 The Significance of the Question
  7.2 What is a Law?
  7.3 Distinguishing some Questions
  7.4 The Case against Social Laws
  7.5 Why Social Laws must be Hedged
  7.6 The Case against Hedged Laws
  7.7 Why Social Science need not Posit Laws
 
 
  7.1 The Significance of the Question

■ 오해(1) [p. 151]
사회과학의 법칙이라고 하면 
인류와 인류 역사의 본성에 관한 어떤 것
이는 실수일 것임. 
이 영역에서의 법칙의 존재는 그 영역의 미결정성과 일치함.
사회과학적 법칙의 부재는 미결정성을 보장하지 않음. 왜냐하면 인간의 모든 사건은 자연 법칙에 의해 선-결정될 수 있기 때문.
사회과학의 법칙이 있든 없든, 우리는 그러한 사실만 가지고 인류 역사의 본성에 관한 많은 것을 추론할 수 없음.

■ 오해(2) [pp. 151-152]
- 사회과학이 “과학”이라는 이름에 정말 걸맞는지에 대한 것
• 사회과학이 법칙을 발견하지 않거나 발견할 수 없다면 정말로 과학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
- 이렇게 믿는 이유
• 과학은 예측과 설명에 관한 것임.
• 현상들은 자연 법칙에 의해 포괄됨으로써 설명됨.
• 예측도 마찬가지.
• 그러므로, 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분야만이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있음.
- 이는 너무 단순화된 것이고 거부되어야 함.
• 새먼(1984), 키처(1981), 반 프라센(1980), 기어리(1999) 등

■ [pp. 152-153]
- 왜 어떤 연구 분야가 법칙을 발견하지 않는 한 과학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가정하려는 충동을 가지는가?
- 로버츠는 물리학을 과학의 패러다임으로 생각하는 강한 경향이 전통적으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의심함.
- 가능한 물음
• 물음(1):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적이기 위한 필요 조건이라는 것을 구획 기준으로 가정할 수 있고, 그래서 사회과학적 법칙이 있는지를 물어봄.
• 물음(2): 사회과학에서 적어도 어떤 작업은 진짜로 과학적이라고 가정할 수 있고, 그래서 사회과학적 법칙이 있는지를 물어봄.
- 여기서 옹호할 견해는 두 번째 경로
• 사회과학적 법칙은 없고, 이것으로부터 따라오는 것은 사회과학이 과학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본질적으로 법칙 발견에 관한 것이라는 견해가 거부되어야만 한다는 것.


  7.2 What is a Law?

■ [p. 153
- 사회과학의 법칙이 있는지를 묻기 전에 법칙이 무엇인지 알아야 함.
- 자연 법칙에 관한 개념은 설명하기 어렵고 견해들이 불일치함.
- 로버츠는 여기서 덜 깊이 있지만 대신 논란이 없는 견해를 소개하고자 함.
• 다행히, 이는 아래의 논변을 이해하는 데에 충분할 것임.

■ [p. 153
- 일단, 자연 법칙 같은 것이 있으며, 적어도 물리학은 법칙을 발견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와 연관된다고 가정함.
• 뉴튼의 역학 법칙 등
• 아인슈타인의 장 방정식, 슈뢰딩거 방정식은 법칙으로 기술됨.
- 물론, 이러한 해석이 잘못된 해석이라고 주장하는 철학자들도 있음.
• 물리학 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들도 자연 법칙에 관한 탐구로 이해되면 안 된다는 것
• 로버츠는 그러한 논변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음.
• 법칙이 없다면, 사회과학에 법칙이 없다는 것은 사소한 것이 됨.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은 적어도 ...

■ [pp. 153-154]
- 자연 법칙은 규칙성에 긴밀히 관련된 것임. 이와 관련된 세 가지 규칙성이 있음.
- 규칙성(1): 엄격한 규칙성. 우주를 통틀어서 유지됨.
- 규칙성(2): 통계적 규칙성 또는 확률적 규칙성
• 예) 우라늄 238이 붕괴할 확률은...
- 규칙성(3): 제약된 규칙성(hedged regularities)
• 세테리스 파라부스 규칙성으로도 불림.
-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규칙성인 것만으로 자연 법칙인 것이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함.
• 예) 모든 구형 고체 금의 지름은 1km 미만이다.
• 엄격한 규칙성의 형태를 가졌고 꽤 그럴법하게 참인 것 같지만, 자연 법칙이라고 가정하기에는 그럴법하지 않음.
- 법칙인 것에는 규칙성인 것보다 무언가가 더 있음.

■ [pp. 154-155]
- 법칙에는 규칙성보다 무엇이 더 있느냐는 데는 광범위한 불일치가 있음.
- 논쟁적이지 않은 것은 두 가지
• (1) 법칙은 논리적・수학적으로 우연적이고, 후험적으로만 알 수 있음.
• (2) 존 캐럴이 “양상적 특성”이라고 부른 것. 법칙은 물리적・자연적으로 가능한 것의 범위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사건들의 경로를 “지배함”
- 이 견해들은 법칙들이 특정한 설명력과 반-사실적 강건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포함함.
• (1)의 의미: 법칙은 특정한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적합한 일반 원리
• (2)의 의미: 가설적・반-사실적 상황을 추론할 때 우리가 실제 세계의 법칙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우리가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임.

■ [p. 155]
- 이러한 “양상적 특성”을 어떻게 설명할지는 논쟁적인 문제
- 근대 초기, 보일과 뉴튼 같은 자연철학자들은 법칙의 신의 적법한 명령을 나타낸다고 함.
- 최근의 많은 철학자들은 법칙이 특정한 자연적 대상들의 실제 움직임에 관한 사실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종에 관한 사실임을 가정할 때만 법칙의 양상적 특성이 설명된다고 함.
• 보편자
• 자연적 속성의 본질
• 체계들의 본성이나 인과역량
• 환원불가능한 양상적 원리
- 더 흄주의적인 철학자들은 법칙이 사건들의 실제 경로에서의 규칙성이나 패턴으로 가정할 때만 법칙의 양상적 특성이 설명된다고 함.
• 이러한 규칙성들이 설명적이고 반-사실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은, 규칙성이 그러한 의미를 전달하는 형이상학적 본성을 가져서가 아니라, 우리의 설명 행위와 반-사실적 추론이 세계에 만연한 구조적 측면들에 굉장한 중요성을 부여하기 때문임.
- 논쟁에 참여한 모든 학파는, 법칙의 본성에 관한 성공적인 설명은 법칙에 설명과 반-사실적 추론에 관한 이상한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함.

■ [p. 155
- 현재 더 성공적인 이론들을 보고 그런 이론들이 법칙이라고 하는 것을 봄으로써 사회과학적 법칙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설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음.
- 로버츠는 이 쟁점과 관련하여 그러한 방식이 유망하지 않다고 함.
• 과학자들에 의해 법칙이라고 불리는 것이 법칙이 되는 데에 필요 조건이거나 충분 조건인 것은 아님.
• 예) 슈뢰딩거 방정식은 “슈뢰딩거 법칙”이라고 불리지 않지만 고전역학에서 뉴튼 법칙이 하는 역할을 양자역학에서 함.
• 다른 한 편으로, 과학자들이 “법칙”이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은 실제로 수학적 참이고, 그래서 자연 법칙과 달리, 필연적이고 선험적임.
• 예) 집단 유전학에서 하디-와인버그 법칙
• 그러므로 과학자들은 “법칙”이라는 단어를 일양적으로 구분되게 쓰지 않음.
- 주목할 점은, 무엇이 법칙이고 무엇이 법칙이 아닌지는 철학적 해석을 요구하는 작업이라는 것.

■ [p. 156
- 가능한 논변
• 참이고, 논리적으로 우연적이고 설명과 반-사실적 추론에서 역할을 하는 어떠한 일반 원리나 규칙성을 자연 법칙으로 간주할 수 있음.
• 사회과학은 그러한 일반 원리를 발견함. 사회과학자들의 설명은 일반적인 규칙성에 종종 호소하기 때문.
• 그러므로 사회과학의 법칙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음.
- 이 논변의 문제점은, 모든 법칙은 논리적으로 우연적인 일반 원리이지만, 그러한 원리가 법칙이라는 것은 따라나오지 않는다는 것
- 예) “모든 바닷물은 짜다”라는 규칙성을 법칙으로 부르는 것은 이상함.
• 물론, 이는 지구의 초기 조건으로부터 나온 우연적 사실이고, 이러한 조건들은 자연 법칙의 위반 없이도 다르게 되었을 수 있음.
• 바닷물에 관한 일반 원리가 법칙이 아닌 것은, 그것이 너무 깨지기 쉽기 때문.
• 그 원리는 우리 세계에 관한 우연적 사실들에서의 차이에 의해 뒤집힐 것임.
- 사회과학적 법칙이 있느냐는 질문은, 사회과학의 영역에서 바닷물에 관한 일반 원리와 달리 충분히 강건하면서도 동시에 논리적으로 우연적인 원리가 존재하느냐는 물음.
- 이 질문을 공격하기 전에 더 세분화가 필요함.


  7.3 Distinguishing some Questions

■ [pp. 156-158
- 사회과학의 법칙이 있느냐는 질문은 애매하므로 명료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음.
- 이를 위해 비슷한 질문을 고려해보자.
• 질문: “물리 법칙이 있는가?”
• 답변: “당연히 있다. 뉴튼의 운동 제2법칙, 쿨롱의 법칙, 보일의 법칙 등”
- 따라나오는 질문: “1백만 년 전에도 물리 법칙이 있었는가?”
- 쉬운 해법: “물리 법칙이 있는가?”는 다음 질문 사이에서 애매한 것

(a) “물리학자들이 법칙을 발견해왔는가?”
(b) “정말로, 법칙이 물리학의 주제 내에 있는가?”

- 이 질문을 현재 시제가 아닌 과거 시제로 해보자.
• 1백만 년 전에 물리 법칙이 없었다는 것은 (a)의 과거 시제 질문에 의해 설명됨.
• 이것이 옳지 않다는 직관은 (b)의 과거 시제 버전 질문에서 온 것.

- 물리학의 역사를 훑어보면, 물리학이 법칙과 관련된다는 것을 부정하지 힘듦. 이와 관련된 세 번째 질문

(c) “물리학의 성공적인 이론은 법칙을 가정하는가?”

- 물리 법칙이 있는지 여부를 알고자 한다면, 그 질문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야 함.
• (a)를 의미했다면, 대답은 “아마도 아직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럴 것이다”
• (b)를 의미했다면, 대답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 (c)를 의미했다면, 대답은 “확실히 그렇다.”

■ [p. 158
- “사회과학의 법칙은 있는가?”라는 질문도 세 가지 선택지를 가짐.

(A) “사회과학자들은 법칙을 발견해왔는가?”
(B) “정말로, 법칙이 사회과학의 주제 내에 있는가?”
(C) “사회과학의 성공적인 이론은 법칙을 가정하는가?”

- 로버츠의 답변
• (B)에 대해 “아니오”
• (C)에 대해 “아니오”
• (A)에 대해 “아니오”

■ [p. 158
- 질문(B)의 “사회과학의 주제 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 예) 모든 사회적 계급은 그 계급의 모든 구성원들의 총체가 집단의 집합적 중심으로 움직이고 그 움직임은 그 구성원들의 총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의 합에 비례하여 가속도를 지닌다는 것이 자연 법칙이라고 가정하자.
• 이는 사회적 계급에 관한 법칙이고 사회학의 주제로 분류됨.
• 그러나 그 법칙 그 자체는 사회학의 법칙이 아니라 물리 법칙의 특수 사례이며, 사회과학적 개념을 사용하여 골라낸 물리적 대상들에 제한됨.
- 예) 크레브스 회로(Krebs cycle)를 항상 포함하는 호흡 과정이 생물학의 법칙
• 모든 주의 우두머리들은 크레브스 회로를 포함하는 호흡 과정을 겪는다는 것은 아마도 파생적인 법칙
• 그러나 이는 정치학의 법칙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 법칙에 대한 임의적으로 제한된 특수 사례
• 이는 주의 우두머리들이 생물학적 유기체이기 때문임.
- 사회과학의 주제들 안에서의 법칙이 되려면, 그 법칙은 사회적 존재자로서 그 존재자의 속성이거나 본성 때문에 사회과학에 의해 연구되는 종들에 관한 것에 적용되는 법칙이어야만 함.


  7.4 The Case against Social Laws

■ [p. 159]
- 사회적 법칙이 있음을 부정하는 주장은 다음과 같은 논변을 가정할 것임.

(i) 사회 법칙이 있다면, 그것은 제약된 법칙(hedged laws)일 것이다.
(ii) 제약된 법칙은 없다.
────────────────
그러므로, 사회 법칙은 없다.

- “제약된 법칙”을 통해서 로버츠가 의미하는 바는, 법칙은 엄격한 규칙성이나 통계적 규칙성이 아니라 제약된 규칙성만을 의미한다는 것.
- 7.5절에서 전제(i)이 참임을 논증할 것임.
- 7.6절에서 전제(ii)이 참임을 논증할 것임.


  7.5 Why Social Laws must be Hedged

■ [p. 159
- 사례: 수요와 공급 법칙
• 이는 다양한 경제 현상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주먹구구는 아니지만, 틀릴 수 있는 수많은 종류의 사례가 있음.
• 그래서 이 법칙은 엄격한 법칙일 수 없음.
• 이 법칙을 통계적 법칙으로 재형식화하려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러려면 그것을 어길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현상의 확률을 찾아야 함.
• 그러한 현상이 다양하고 원인이 다양하므로, 이는 가망 없음.

■ [p. 160
- 가능한 반박: 우리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유지될 조건들과 그렇지 않을 조건들을 구체화할 수 있음.
•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조건 C가 ...를 유지하는 한”이라는 것을 법칙 진술 앞에 간단히 덧붙여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엄격한 법칙으로 재형식화할 수 있음.
• 조건 C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가정한 규칙성을 방해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제거하는 데에 충분해야 함.
• 많은 요소들을 고려할 수 있음.
• 그런데 많은 경우에 그러한 요소들은 그러한 규칙성을 방해하지 않을 것임.
• 문제는 규칙성을 방해할 일련의 가능한 조건들을 특징 짓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
....

■ [pp. 160-161
- 사회적 영역에서 비-제약적 법칙을 찾을 수 없음.
- 사회과학이 연구하는 체계의 종들은 복수실현함.
• 시장, 국가, 사회 계급, 정치적 운동 등.
• 사회과학에서 연구하는 일종의 체계가 복수실현한다는 것은 주어진 사회 체계를 구성할 수 있는 물리 계의 크고 이질적인 집합들이 있다는 것.
- 존 써얼이 든 예는 돈
• 돈으로 간주될 수 있는 물리적 대상은 매우 많음.

■ [p. 161
- 다음과 같이 가정하자.
• 사회과학이 연구하는 사회 체계는 종 F
• 환경 C에서 F-체계의 움직임에 우리는 관심을 보임. 
• 환경 C에서 F-체계는 움직임 G를 보일 것임.
• F처럼 C와 G는 사회과학의 분류 틀에 속함.
- 종들이 복수실현되므로, 환경 C에서 종 F의 체계가 될 수 있는 물리적 체계의 종류는 매우 다양함.
• G가 그 체계가 논리적 참에 계속 따를 것을 구체화한다면, 우리의 가설은 우연적이지 않고, 그래서 법칙이 아닐 것임.
• 그리고 G가 그 체계가 물리 법칙에 계속 따를 것을 구체화한다면, 우리의 규칙성은 사회과학의 주제 안에 있는 것이 아님.
• 그래서 우리의 가설은 예외를 허용할 것이고, 그것은 엄격한 법칙을 진술하지 않을 것임.

161
F: 통화 시장
C: 인플레이션의 조건
환경 C에서 F-체계를 구성할 수 있는 물리 계의 종류는 ...
그러한 물리 계는 인지가능하게 경제적인 종으로 

■ [pp. 161-162
모든 개체들의 뇌 속의 분자들이 우연히 매우 빨리 배열되는 군집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그들의 행동 패턴을 완전히 개선하는 생리학적 변화를 겪을 것이고, 이전에 물욕적인 방식을 삼가고 금욕적인 인본주의자가 될 것임.
이 시나리오는 있을 법하지 않지만, 이것이 법칙적으로 왜 불가능한지 명확한 이유가 없으며 환경 C에서 종 F의 체계를 구성하는 물리 계의 한 종류를 제시함.
행위 G가 극단적으로 기술적으로 약할 것임.
이는 모든 사람이 극단적으로 이타적이게 되는 것을 포괄해야만 하고 등등...
G가 너무 넓다면, 우리의 가설은 완전히 비-정보적일 것
...

■ [p. 162
여기서 핵심은, 사회과학적 종 F, C, G가 있더라도, 정상적인 물리적 진화 하에서 G가 포괄하지 않을 기괴한 결론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
- 자연스러운 반응은, 그러한 종류의 물리 계가 단지 있기 때문에 물리 계에 의해 어떤 실제 사회 계가 언젠가 실제로 구성될 것이라는 것은 따라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우리 가설에 대한 예외는 실제로 없을 것이라는 것
문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가설은 법칙으로 간주되지 않는 규칙성을 기술할 수 있다는 것.
그러한 규칙성을 깨지기 쉬울 것이라는 것
- 또 다른 자연스러운 반응은, 이상한 결과가 나오지 않게끔 환경 C를 만들어서 가설을 개정하는 것
그러나 어떤 사회적 종도 복수실현가능하기 때문에, 환경 C를 물리 용어로 정의하지 않는 한 성공할 수 없고,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것임
물리 용어로 환경 C를 정의하더라도 머지 않게 사회적 법칙이 될 수 있는 규칙성을 가지지 않게 됨.
- 사회적 규칙성에 대한 우리의 가설을 구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약해야 함.
“어떤 것이 잘못되지 않는 한, 환경 C에 있는 F-체계는 행동 G를 보일 것이다.”


  7.6 The Case against Hedged Laws

■ [pp. 162-163
- 앞서 논증한 것: 제약된 규칙성은 경험적으로 시험할 수 없기 때문에 과학에 의해 발견될 수 없음.
- ‘제약된’은 경험적 반박에서 도망가는 기능
• 반례를 발견할 때마다 어떤 종류의 방해가 있다는 주장은 그 사례가 가설의 영역 밖에 있다는 것이고 반증 못하게 함.
- 여기서 로버츠는 제약된 법칙의 경험적 시험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제약된 붑척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로 함.
• 제약된 법칙은 제약된 규칙성일(또는 제약된 규칙성을 함축할) 것이므로, 제약된 규칙성은 없고 사회적 법칙이 될 수 있는 제약된 규칙성의 정합적인 개념도 없음.

■ [p. 163
- 제약된 규칙성의 형식: 방해가 없는 한, A가 일어날 때마다 B가 일어난다.
- “~가 없는 한” 구(“unless” clause)는 진술에 어떤 내용을 추가하는가?
• 이는 “방해”(interference)가 어떻게 이해되는가에 의존함.
• 다음과 같은 여러 가능성

1. “방해”(interference)는 A가 일어나도 B가 일어나는 데 실패하게 하는 원인으로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사건이나 환경이다.
2. “방해”는 사건들이나 환경들의 특정한 유합 집합 I에서 어떤 사건이나 환경을 가리키는데 그 사건들이나 환경들은
(a) 우리는 A-B 규칙성에 대한 예외가 있는 사례들의 범위를 말하는 것과 독립적으로 집합 I를 식별할 수 있다;
(b) 우리가 집합 I를 그렇게 식별할 수 없더라도 이러한 맥락에서 “방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한다;
(c) 우리는 집합 I를 어떻게 식별할지 또는 방해로 간주될 사건들의 범위에 대한 암묵적 이해를 식별할지 모른다.
3. “방해”는 A가 일어나지만 B가 일어나는 데 실패하는 경우만을 의미한다.

- 이러한 가능성들은 제약된 사회적 법칙의 의미를 이해하게 할 제약된 규칙성의 정합적인 개념을 제공하지 않음.

■ [pp. 163-164
- 사례 3에서 제약된 규칙성은 항진명제라서 법칙이 될 수 없음.
- 사례 2(c)에서 규칙성은 엄격한 규칙성임.
• 규칙성은 단순한 항진명제는 아니지만 우리가 무엇을 진술하는지 모름.
• 아무 사실도 기술하지 않는다는 의미
• “A가 일어나고 집합 I에서 아무 사건이 안 일어날 때마다, B는 일어난다.”
- 사례 1
• 속성 G를 가지는 데 실패한 어떤 대상이 속성 G를 가지는 데 실패한 이유를 설명하는 어떤 요소 때문에 그 속성을 가지는 데 실패할 때마다, 어떤 방해가 없는 한, 우리는 모든 F가 G라는 제약된 규칙성을 가지게 될 것
- 사례 2(b)
• 마크 랭은, 제약된 규칙성의 내용은, 방해가 없는 한 모든 F는 G라는 것이고, “방해”를 자세히 정의할 수 없더라도 그 의미를 이해한다고 함.
• 우리는 단어들의 풍부한 의미를 이해하고 비-순환적인 방식으로 단어들의 정보적 정의를 제공할 수 없더라도 그렇다는 것.
• 비트겐슈타인이 주장했듯, 언어는 규칙-따르기 활동
- 로버츠는 랭의 주장이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함.
• 로버츠는 여기에 반대하지만 여기서 반박하지는 않는다고 함.
• 그러나 일반적 요점은 좋다고 해도, 사회과학적 법칙으로 표현될 제약된 규칙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함.
- 랭의 주장에 대한 로버츠의 대략적인 반박
• 랭은 열 팽창 같은 현상학적 물리학의 법칙을 예로 제시함.
• 이 법칙에 따르면, 금속 괴가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면 온도와 비례하여 길이가 변함.
• 극단적 강도를 금속 괴에 가하면 예외가 발생하며, 이때 그 법칙은 제약되어야만 함.
• 랭에 따르면, 물리학자들은 방해로 간주될 것들의 종류를 암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음.
• 이는 어떤 법칙이 어떤 조건에서 위반될지 실험적으로 점검하지 않고서도 미리 그러한 조건을 알 수 있다는 것.


  7.7 Why Social Science need not Posit Laws

■ [p. 165
- 매우 성공적인 사회과학 연구의 사례: 제프리 페이지(Jeffrey Paige)의 농민 혁명(Agrarian Revolution)에 관한 연구
• 페이지는 경작자들의 집합적인 정치적 활동의 정도와 종류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는 요소들을 식별함.
• 상업적 대농장 체계는 농민 반란으로 이끄는 경향이 있고, 플렌테이션 체계는 노동 개혁으로 이끄는 경향이 있음.
• 이러한 경향은 일양적이지 않음.
- 페이지의 결과물은 막대한 양의 자료에 대한 분류와 통계적 분석을 통해 얻은 것
- 페이지의 결과물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페이지가 농민 혁명을 지배하는 수많은 사회적 법칙들을 발견했다는 해석
• (1) 페이지가 농민 혁명들에 걸친 다양한 종류의 정치적 사건들의 통계적 분산에 대한 자료를 모았음.
• (2) 그 자료로부터, 페이지는 법칙을 추론함.
• (3) 그 법칙으로부터 특정한 정치적 사건들의 예측과 설명을 도출할 수 있음.

165
- 앞서 논증들이 건전하다면, 페이지의 결과물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옳을 수 없을 것임.
미래 사회를 포함한 다른 사회에 대한 투사가능성은 유사한 통계적 패턴들이 만연한 곳을 기대할 때 합리적으로 정당화됨.
이러한 통계적 설명은 설명적인데 어떠한 법칙도 요구하지 않음.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페이지의 결과물이 그의 통계적 결론들로부터 추론한 예측적이고 설명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은 단순한 추론적 우회임.
이는 잘못된 우회인데, 제약된 법칙-진술을 통하여 세계에 관한 정확한 기술을 할 수 없었다는 것임. 왜냐하면 세계에는 제약된 법칙이 없기 때문임.

166
- 예측과 설명은 세계에 관한 정보에 관한 믿을만한 원천을 제공함.
- 자연 법칙은 확실한 특성을 가진 규칙성임.
• 대상들의 특정한 체계의 우연적인 구체적인 것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역적이거나 보편적이고 또한 강건하며, 물리적으로 가능한 실제 환경의 변화 때문에 뒤집어지지 않음.
• 설명적 가치와 예측적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 규칙성은 이러한 특징들을 가질 필요가 없음.
- 그러므로, 사회과학은 법칙을 가지지 않으며 법칙을 가질 필요도 없음.


(2020.01.03.)
    

2016/09/21

메갈리아 미러링의 의의와 한계

     

보통, 미러링은 논리고 뭐고 씨알도 안 먹힐 때 한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동물이나 친구를 괴롭힐 때 “네가 한 행동을 네가 똑같이 돌려받는다면 어떻겠니?”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메갈리아의 미러링도 이와 비슷하다고 들었다. 여성을 혐오하는 사람들한테 좋게 비위 맞춰가며 말해도 말이 안 먹히고 이치에 맞게 따지면서 말해도 안 되니까 너도 당해보면 알겠지 하면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메갈리아의 미러링이 원래 목적에 맞게 적절한 심리적 타격을 줄 수 있냐는 거다. 합기도 사범이 동네 양아치를 흠씬 두들겨서 양아치가 자신의 깡패짓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도 일종의 미러링이라고 한다면(실제로 용팔이 김용남은 삼청교육대에서 처맞는 동안 그동안 저지른 깡패짓을 반성했다고 한다), 합기도 사범은 양아치를 덜 때려서 정신 못 차리게 해서도 안 되고 너무 때려서 죽게 만들어도 안 된다. 메갈리아는 과연 적절한 수위로 미러링을 할 수 있는가? 나는 미러링이 변질된 게 아니라 애초부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나는 우연히 메갈리아 게시판에 들어간 적이 있다. 구글에서 검색을 하다 우연히 일베 게시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일베 사용자들은 “우리는 적어도 모자이크는 하는데 저 미친년들은 모자이크도 안 한다”면서 메갈리아에 온갖 욕을 퍼붓고 있었다. 어떤 게시물인지 궁금해서 링크를 따라 메갈리안 게시판에 들어가게 되었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한 한국 여성이 흑인 남성과 화상 채팅 하는 화면을 캡처한 것이었다. 여성은 멀쩡히 옷 잘 입고 있는데 흑인 남성은 웃통을 다 벗고 경찰 곤봉 같은 것을 쥐고 있었다. 예전보다 시력이 나빠진 나는, 저게 뭔가 싶어서 사진을 키우고 모니터를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흑인 남성이 쥐고 있는 건 곤봉이 아니었다. 모자이크 처리를 했으면 그것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차렸을 텐데 모자이크 처리를 안 하니 다른 것인 줄 알았다. 댓글란에는 한국 남자랑 흑인 남자가 어떻게 다르니 어쩌니 하는 댓글부터 “꺼져, 내 몸으로 꺼져” 이러는 댓글까지 잔뜩 달려 있었다. 나는 그걸 보고 ‘아, 이 사람들 이러고 노는 구나’ 싶었다. 딱 그 정도 느낌이었다. 게시물을 보고 조금 시무룩해지기는 했지만 나는 그리 큰 심리적인 타격은 입지 않았다.

나는 메갈리아의 미러링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대충 아니까 그렇다고 치자. 그런 맥락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메갈리아의 게시물에 심리적인 타격을 입고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할까? 아마도 아닐 것 같다. ‘뭐야 이 미친년들은?’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술자리에 안주가 부족할 때 메갈리아를 씹는 정도일 것이다. 물론 해당 게시물을 보고 의기소침해질 수는 있겠다.

나는 20년 전에 이런 개그를 들었다. 흔히들 외국에만 남녀 혼탕이 있는 줄 아는데 사실 한국에도 혼탕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혼탕을 만들기는 했는데 여자는 안 오고 남자만 와서 망했다고 한다. 이 개그에서 생각해볼 점은 똑같은 행동이라도 남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여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대칭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흑인 남성의 사례를 놓고 보면, 여성의 성적 대상화가 여성들에게 심리적인 타격을 주는 만큼 남성의 성적 대상화가 남성들에게 심리적인 타격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생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대칭성은 성립하지 않는 것 같다. 남자 아이들은 논란의 여지없이 못 생겨도 엄마한테는 “우리 아들 남자답게 잘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회에서는 “남자는 능력이고 여자는 외모”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센스 있는 급훈이랍시고 고등학교 교실 벽에 걸리는 문구는 “5분만 더 공부하면 부인 얼굴이 바뀐다” 같은 것이다. 여성들은 장관이 되어서도 미모를 평가 받는다. 이런 마당에, 여자들이 외국 남자나 연예인 놓고 외모 평가하고 성적 대상화 하면 여자들이 외모 평가 받을 때만큼 남자들이 심리적인 타격을 받을까. 윤리적인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게 더 이상 약발이 먹히기나 하는 방법일까. 욕하려고 없는 미친년도 만들어내는 마당에 괜히 트집만 잡히는 것은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약발을 높이겠다고 수위를 높이면 범죄 행위나 비-도덕적 행위가 된다. 법적-도덕적으로 크게 문제가 안 되는 범위까지 최대한 수위를 높여봐야 약발이 안 먹히고, 약발 높이겠다고 수위를 조금 더 높이면 곧바로 범죄가 된다. 그래서 미러링으로는 애초에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메갈리아 미러링의 의의는 뭔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 자체일 것이다. 마치 진승-오광의 난, 황건적의 난, 태평천국 운동의 의의는 그런 반란이 일어났다는 자체인 것처럼 말이다. 반란군 개별 부대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그러한 반란의 의의까지 훼손되는 것은 아니듯, 메갈리아 활동 중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메갈리아의 사회적 의의까지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면 그나마 있던 사회적 의의까지 부정해야 할 것이다.

미러링으로는 할 만큼 다 했으니 이제는 다른 것을 해야 한다.

(2016.07.21.)

2016/09/20

[글쓰기] 철학과 소논문 작성시 주의사항 (학부)

  
다음 중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으면 글 쓸 때 주의하는 것이 좋다.
  
  
■ 논증 분석
  
(1) 단순 번역 혹은 단순한 내용 요약
  
- 제시문을 부분적으로 발췌하고 번역하며 요약하는 번역 형태의 요약을 피해야 한다.
- 논증에 해당하는 부분을 단순히 번역하면 안 된다.
- 인용부호를 달거나 각주에 참고문헌을 표시하지도 않고 옮겨 쓰면 절대로 하면 안 된다.
- 제시문의 내용을 단순히 요약하면 안 된다. 제시문 서술 순서에 따라 다루어진 모든 내용을 일일이 다 요약하고 정리하면 안 된다.
- 좋은 논증 분석은 주장하려는 바를 파악한 후, 그 주장의 전제들이 무엇인지, 그 전제들이 논리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주장을 정당화하는지가 분명히 드러낸다.
- 필요하다면 논증의 논리적 구조가 잘 드러나도록, 본인의 언어를 사용하여 글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 번역도 잘 되고, 내용 요약도 잘 되었는데, 어떻게 결론이 도출되는지 잘 드러나지 않으면 좋은 논증 분석이 아니다.
- 논증 분석은 제시문을 단순히 번역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들을 단순히 요약하는 것도 아니다.
  
(2) 그 외
  
-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 것을 핵심적인 주장 그 자체로 오해하면 안 된다.
- 해당 글에서 제시하는 주요 주장들을 모두 제시해야 하는데 그 가운데 일부를 생략하면 안 된다.
  
  
■ 비평
  
(1) 불충분한 이해에 기초한 비판을 피해야 한다
  - 논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제대로 된 비판이 나온다.
- 비판이 오해에 기초한다면, 근거를 길게 제시하며 나름대로 논리적인 비판을 제시해도 결국 비판의 의의가 사라진다.
  
(2) 논증에 관한 비판보다는 본인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 논증 분석을 적절히 수행하지 않고 관련 쟁점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진술하는 데 더 비중을 두면 안 된다.
-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해당 논증을 분석한 후 그것의 설득력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다.
-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논증 분석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논의가 산으로 가기 쉽다.
  
(3) 분석된 모든 논증에 대하여 일일이 다 비평할 필요는 없다
  
- 특별히 중요해 보이지 않아도 반드시 비평을 해야 한다고 부담을 느끼는 듯 보인다.
- 한두 가지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논점을 한두 가지 정하여 그것과 관련하여 비평하면 된다.
  
(4) 기타 
  
- 충분한 근거 없이 단순히 한두 줄 정도로 단평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두 논점에 대하여라도 충실한 근거와 논리를 사용하여 자신의 견해를 충분히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 근거를 제시하기는 하지만 핸드아웃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면 안 된다. 자신의 고유한 아이디어가 드러나야 하며 고민한 흔적이 보여야 한다.
- 전문적인 논문은 감상문이나 수필이 아니므로 본인의 소회를 털어놓으면 안 된다.
  
  
■ 서술 방식
  
- 주어가 없거나 목적어가 없는 등 주술관계가 호응되지 않으면 안 된다. 문법에 안 맞는 문장은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 독자가 비전문가라고 생각하고 되도록 쉽고 명료하게 서술해야 한다.
  
  
■ 잘 쓴 글
  
- 단순한 번역이나 내용 요약이 아니라, 글의 논리적 구조가 잘 드러나도록 논증 분석을 적절히 한 글.
- 한두 논점이라도 자신의 견해를 적절한 논리를 통해 충실히 발전시키려고 노력한 글.
  
  
* 출처: ㅅ대학교 철학과 학부 수업 (2014년 2학기)
  
  
(2016.09.20.)
  

2016/09/19

고등학교 수학 문제를 푸는 국제중 학생들

국제중학교에서 인지과학캠프 강사를 했다. 외고에서 했던 캠프가 잘 되어서 같은 재단의 국제중학교에서도 업체에 캠프를 신청했다고 한다. 업체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캠프가 처음이라 이사도 긴장된다고 했다. 나는 피-고용인이라 그런지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

한 반에 스무 명쯤 있었고 남녀 비율은 반반이었다. 여학생 중 절반은 수업하는 걸 잘 보았고 나머지 절반은 딴청 부렸으며, 남학생들은 한두 명 빼놓고 죄다 떠들고 딴청 부렸다. 어떤 남학생은 의자에 똑바로 앉지 못하고 45도쯤 삐딱하게 걸쳐 앉아 책상 밖으로 한 발을 내놓고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갈 자세로 있었다. 내가 교사였다면 “◯◯◯ 학생, 그렇게 삐딱하게 앉으면 허리가 안 좋아져요. 선생님한테 처맞아서 허리가 나빠져요”라고 했을 텐데, 하루 왔다가는 강사라서 고객한테 그럴 수 없었다. “야, 너 똑바로 앉아”라고만 했다.

학생들한테 지식의 종류를 설명하다가 ‘명제적 지식’과 ‘비명제적 지식’을 설명하게 되었다. 원래 교안에는 없었는데 흐름상 추가해야 할 것 같아서 내가 개인적으로 넣은 것이다. 강의 자료에 넣을 때는 생각 안 했는데 학생들한테 말할 때에야 명제는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배운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래서 명제의 정의를 설명하려는데 학생들은 이미 명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그거 고등학교 수학에 나와요”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고2 수학까지 선행학습 했다. 학원에서 배웠다고 한다. 한 학생에게 실력이 어느 정도 되냐고 물으니 고등학교 내신 문제를 풀면 85점 정도 나온다고 했다. 85점이라니, 그 정도면 잘하는 편 아닌가? 아니라고 한다. “그거 ◯◯고 문제를 푼 건데요, 그 학교가 학력 수준이 높은 학교는 아니라서 그렇게 잘한 건 아니에요.”

고2 때도 고2 수학을 제대로 못했던 나로서는 중학생이 자기가 고2 수학을 푸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게 놀라웠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 나보다 열 살 많은 박사 형님은 “그거 별거 아냐. 우리 때도 그랬어”라고 했고, 나보다 네 살 어린 석사과정생도 “요즈음은 거기(국제중) 말고도 서울에 그렇게 하는 애들 많아요. 그게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에요”라고 했다.

선행학습 해서 중학생이 고등학교 수학 문제 푸는 건 방송에서만 봤지 실제로 그런 애들을 본 건 처음이었다. 나는 촌동네에 살았고 중학교도 동네에 있는 중학교를 다녔다. 거기서는 제대로 진도 나가는 것조차 벅찰 만큼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낮았다. 지금도 동네 학부모들 이야기를 들으면, 고등학교 전교생 중 절반 이상은 문과 수학 내신 시험에서 40점도 못 받는다고 한다. 마침 나는 서울에서 과외 할 때도 못 하는 애들만 과외를 했다. 그러니 국제중 애들을 보고 놀랄 수밖에.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다른 남학생보다 유독 더 몸부림치는 애가 있어서 물어봤다. “너도 선행학습 했어?”, “네.”, “어디까지 배웠어?”, “고1까지요.” 그러자 뒤에서 다른 남학생들이 깔깔 웃으면서 “뻥 치지마. 너 중3까지밖에 안 했잖아” 하면서 장난쳤다. 중학교 2학년이 중3 수학밖에 못 한다고 놀림 받는다니.

* 뱀발: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덧붙이자면, 나는 사람마다 지적인 능력이 다르고 도달할 수 있는 지적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나이인 학생들이 같은 내용을 같은 수준으로 배우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머리가 좋으면 열일곱 살 때도 대학 가고 머리가 나쁘면 스물두 살에 고등학교 졸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선행학습이 문제인 것은 애가 수준이 안 되는데 부모가 억지로 시켜서 아이의 지적 능력이 발달하는 데 악영향을 끼치지 때문이지, 같은 나이의 다른 학생들과 다른 교육을 받아서가 아니다. 어쩌면, 무리하게 선행학습 받게 하는 것보다 똘똘한 애가 시골 살아서 수준 낮은 교육을 받는 것이 더 문제일 수도 있다.

(2016.07.19.)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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