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운운하면서 “네 조상은 경쟁에서 살아남아 너를 낳았는데 왜 너는 경쟁을 두려워하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물학 지식이 고등학교 <생물I>에서 멈춘 사람들이 꼭 그런 소리를 한다. 그들은 자기 조상이 퍽이나 강해서 자기를 후손으로 남긴 줄 아나 보다.
인간을 포함하여 많은 동물에게서 발견되는 것이 개체들 간의 협력이다. 모든 개체가 다른 모든 개체와 경쟁해서 가장 강한 개체만 살아남아 오늘날에 이른 것이 아니다. 갓난아기 심청이 효녀 심청이 된 것은 동네 아낙들이 젖을 먹였기 때문이지 심청이나 심청이네 아빠가 뛰어나거나 강해서가 아니었다.
한 집에 사는 어미 고양이들은 자기 새끼와 남의 새끼를 구분하지 않는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새끼들도 형제자매처럼 지낸다. 가끔 사람보다 고양이에게 배우는 게 더 많을 때도 있다.
(201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