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晋楚更覇 趙魏困橫
진과 초가 번갈아 제후의 우두머리가 되었고, 조와 위는 연횡책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 晋楚更覇: 제환공 이후 춘추 시기 진(晋) 문공(文公)과 초 장왕이 패자가 된 것을 서술한 것.
晋(나라 진) 楚(나라 초) 更(번가를 경) 覇(으뜸 패)
趙(나라 조) 魏(나라 위) 困(곤할 곤) 橫(가로 횡)
73. 假途滅虢 踐土會盟
길을 빌려 괵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토에 모여서 맹약을 맺었다.
- 假途滅虢: 『여씨춘추(呂氏春秋)』 「권훈(權勳)」 편에서 진 헌공이 괵나라와 우나라를 멸망시킨 고사를 다시 쓴 것.
- 踐土會盟: 『춘추』 「희공(僖公) 28년」의 “우리 임금님께서 진・제・송・채・정・위・거 등의 임금들을 모아서 천토 땅에서 맹약을 맺으셨다”(公會晉候・齊候・宋公・蔡候・鄭伯・衛子・莒子 盟于踐土)를 다시 쓴 것.
假(빌릴 가) 途(길 도) 滅(멸할 멸) 虢(나라 괵)
踐(밟을 천) 土(흙 토) 會(모을 회) 盟(맹세 맹)
74. 何遵約法 韓弊煩刑
소하는 간소한 법을 준수했고, 한비는 번거로운 법으로 피폐해졌다.
- 何遵約法: 한 고조가 진의 원로들에게 약속한 약법삼장을 소하가 끝까지 준수했다는 『사기』 「고조본기」의 내용을 다시 쓴 것.
何(어찌 하) 遵(좇을 준) 約(요약할 약) 法(법 법)
韓(나라 한) 弊(해질 폐) 煩(번거로울 번) 刑(형벌 형)
75. 起翦頗牧 用軍最精
백기・왕전・염파・이목은 용병술이 뛰어났다.
- 起翦頗牧: 진의 백기(白起)와 왕전(王翦), 조의 염파(廉頗)와 이목(李牧)을 가리킴.
起(일어날 기) 翦(자를 전) 頗(자못 파) 牧(칠 목)
用(쓸 용) 軍(군사 군) 最(가장 최) 精(정할 정)
76. 宣威沙漠 馳譽丹靑
위세가 사막까지 이르렀고, 명예를 단청으로 드날렸다.
- 宣威沙漠: 곽거병・소무・장건 등의 장수들이 서역을 정벌하고 흉노를 멀리 내쫓아 사막까지 위세를 떨친 일을 가리킴.
- 馳譽丹靑: 한 선제 때 미앙궁에 있는 기린각에 곽광을 비롯한 공신 열한 명의 초상을 단청으로 그려서 그들의 명예를 기억하게 했다는 『한서』의 기록을 다시 쓴 것.
* 기린각에 초상화를 거는 것에서 기린아(麒麟兒)라는 말이 나옴.
宣(베풀 선) 威(위엄 위) 沙(모래 사) 漠(아득할 막)
馳(달릴 치) 譽(기릴 예) 丹(붉을 단) 靑(푸를 청)
77. 九州禹跡 百郡秦幷
천하를 구주(九州)로 나눈 것은 우(禹)의 자취이고, 모든 군(郡)을 진(秦)이 아울렀다.
- 九州禹跡: 『서경』 「하서」편의 제1장인 「우공」에서 우임금이 구주를 개척하고 다스린 기록을 다시 쓴 것.
- 중국 영토를 아홉 평야(九野), 아홉 고을(九州), 아홉 산(九山), 아홉 변방(九塞), 아홉 습지(九藪)로 나타낸 것은 『여씨춘추』 「팔람」 편에 나옴.
- 구주(九州)
• 예주(豫州): 황하와 한수(漢水) 사이에 있음. 무왕이 세운 주(周)에 해당.
• 기주(冀州): 청하(淸河)와 서하(西河) 사이에 있음. 춘추시대 진(晉)에 해당.
• 연주(兗州): 황하와 제수(濟水) 사이에 있음. 춘추시대 위(衛)에 해당.
• 청주(靑州): 중국 대륙 동쪽 끝에 있음. 춘추시대 제(齊)에 해당.
• 서주(徐州): 사수(泗水)가 흐르는 곳에 있음. 춘추시대 노(魯)에 해당.
• 양주(攘州): 중국 대륙 동남쪽에 있음. 춘추시대 월(越)에 해당.
• 형주(荊州): 중국 대륙 남쪽 끝에 있음. 춘추시대 초(楚)에 해당.
• 옹주(雍州): 중국 대륙 서쪽 끝에 있음. 춘추시대 진(秦)에 해당.
• 유주(幽州): 중국 대륙 북쪽 끝에 있음. 춘추시대 연(燕)에 해당.
- 百郡秦幷: 진시황이 전국을 통일한 후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군현제도를 설치한 것을 가리킴.
• 진시황은 군현제를 최초로 실시함. 중국을 36개 군으로 나누고 군 아래 현(縣)을 둠.
• 한대에 103군으로 나눔.
九(아홉 구) 州(고을 주) 禹(임금 우) 跡(자취 적)
百(일백 백) 郡(고을 군) 秦(나라 진) 幷(아우를 병)
78. 嶽宗恒岱 禪主云亭
오악(五嶽)은 항상(恒山)과 대산(岱山)을 마루로 삼고, 선(禪)제사는 운운산(云云山)과 정정상(亭亭山)을 종주로 삼았다.
- 嶽: 오악(五嶽)을 말함. 오악은 중국의 다섯 영산으로 동에 태산(泰山), 서에 화산(華山), 남에 형산(衡山), 북에 항상(恒山), 중앙에 숭산(嵩山)을 가리킴.
- 중국 고대 문헌에서 중국의 지리는 대체로 세 가지 체계를 혼용함.
• 체계(1): 산과 강으로 지역을 나누는 자연지리 계통
• 체계(2): 행정 지리 계통
• 체계(3): 천문과 지리를 서로 대응시켜 만든 분야(分野) 계통
• 오악은 오행설에 따라 설정한 지리설
- 恒岱: 북쪽의 항상(恒山)과 남쪽의 대산(岱山). 대산은 태산을 가리킴.
• 태산은 고대 중국의 황제들이 제위에 오를 때 천제(天祭) 의식을 하던 곳. 하늘에 올리는 제사를 ‘봉(封)’이라고 함.
- 禪主云亭: 고대 제왕들이 태산에서 제사를 지낸 다음 태산 아래 양보산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을 ‘선(禪)’이라고 함. 양보산의 종주가 되는 산이 운운산 또는 정정산.
- 봉선(封禪)
• 봉(封): 태산에 흙을 쌓아 단을 만들어 하늘의 공덕에 보답하는 것
• 선(禪): 태산 아래 양보산에 땅을 평평하게 고른 후 제사를 지내 땅의 공덕에 보답하는 것.
嶽(묏무리 악) 宗(마루 종) 恒(항상 항) 岱(뫼 대)
禪(터닦을 선) 主(주인 주) 云(이를 운) 亭(정자 정)
79. 雁門紫塞 鷄田赤城
[북방 요새로] 안문관과 만리장성이 있고, 계전과 적성이 있다.
- 雁門紫塞: 남조 송나라 시인인 포조가 지은 「무성부」의 “북으로는 변방의 요새와 안문까지 달려가네”(北走紫塞雁門)를 다시 쓴 것.
• 안문은 봄에 기러기들이 북으로 돌아갈 때 이곳을 경유한다고 하여 붙은 이름.
• 진나라가 만리장성을 쌓을 때 흙 색깔이 자줏빛이었고 한나라 때 요새를 축조할 때도 자줏빛이어서 자새(紫塞)라고 불렀다고 함.
- 鷄田赤城: 함경도의 삼수와 갑산처럼 계전과 적성은 서북 변방을 대표하는 곳.
雁(기러기 안) 門(문 문) 紫(붉을 자) 塞(변방 새)
鷄(닭 계) 田(밭 전) 赤(붉을 적) 城(재 성)
80. 昆池碣石 鉅野洞庭
곤지와 갈석이 있고 거야와 동정이 있다.
- 昆池: 중국 서남쪽 운남성에 있는 곤명지(昆明池)를 가리킴. 서남의 극지.
- 碣石: 하북성의 갈석산(碣石山)을 가리킴. 동북의 극지.
- 鉅野: 태산 동쪽에 있는 고대 중국의 늪지대
- 洞庭: 호남성 북부와 양자강 남안에 있는 호수.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
昆(맏 곤) 池(못 지) 碣(돌 갈) 石(돌 석)
鉅(클 거) 野(들 야) 洞(고을 동) 庭(뜰 정)
81. 曠遠綿邈 巖峀杳冥
[광야는] 넓고도 넓어 멀리 아득하고, 바위와 봉우리는 [높이 솟고 물은] 아득히 깊다.
* 『여씨춘추』에 따르면, 고대 중국의 땅은 동서로 2만 8천 리, 남북으로 2만 6천 리, 물길은 8천 리, 이름이 널리 알려진 강이 6백 개, 내륙으로 흘러가는 물길이 6천 개, 작은 강까지 포함하면 1만 여 개라고 함.
曠(빌 광) 遠(멀 원) 綿(이을 면) 邈(멀 막)
巖(바위 암) 峀(묏부리 수) 杳(아득할 묘) 冥(어두울 명)
* 참고 문헌
김근, 『욕망하는 천자문』 (삼인, 2003)
박성복, 『천자문풀이』 (대구대학교출판부, 2012)
한정주, 『천자문 인문학』 (다산초당, 2016)
(2019.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