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0

[과학기술학] Rheinberger (1998), “Experimental Systems, Graphematic Spaces” 요약 정리 (미완성)

      

[ Hans-Jörg Rheinberger (1998), “Experimental Systems, Graphematic Spaces.” in T. Lenoir (ed.), Inscribing Science: Scientific Texts and the Materiality of Communication (Stanford: Stanford UP), pp. 285-303. ]

  

  

  1. A Future-Making Machine

  2. The “Logic” of the Process

  3. Graphematic Spaces

  4. Xenotext

  

  

285-286

최근 과학사와 과학철학에서 실험에 관심을 보임

해킹의 『표상하기와 개입하기』(Representing and Intervening)

실험은 “그들의 삶”을 가진다.

피터 갤리슨

라투르


286

- 이 논문의 목적

실험의 본질을 데리다주의적 관점에서 분석. 차이(different)/차연(deferent)

(하나의 실험이 아닌 일련의 실험들을 포괄하는) 실험 체계를 과학에서 중요한 단위로 놓고 그것이 자연/사회, 이론/실행 영역의 구분에 저항하는 잡종적 구조를 지닌다는 것.

 

 

286-287

이러한 실험체계는 (비트겐슈타인 용법으로) ‘추적 게임’(tracing-game)을 조직함.

실험의 표상은 각종 자취(traces)들로 나타나기 때문.

이론과 실험 사이의, 또는 실험 뒤의 숨은 “논리”가 아니라 실험적 상황(experimental situation)을 강조.

“인식적인 것들”(epistemic things)


287

(1) 실험 체계(experimental system): 과학자 또는 과학자 집단들이 다루는 작업 단위

이 단위들은 지역적(local), 사회적, 제도적, 기술적, 기구적(instrumental), 인식적(epistemic) 단위들

(2) 미분적 재생산(differential reproduction): 실험 체계가 전체 실험 도구들을 구성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차이점들의 산출(generation of differences)

실험 체계는 “놀라움의 산출자”(generator of surprises)로서 작동하기 위해 differential reproduction 할 수 있어야 함.

실험의 과정을 통해 나타난 ‘차이’들은 새로운 문제를 설정하고 실험체계를 이끌어 나가는 데 생산력으로 작용

(3) 실험 체계는 과학의 기표(signifier)가 산출되는 단위


287

이를 예화하기 위하여, 라인버거는 단백질 생합성(protein biosynthesis)에 대한 시험관 시스템(vitro system)을 구성하는 실험실의 역사를 보여줄 것



  1. A Future-Making Machine


287-88

“실험 체계”의 의미는?

전통적으로, 과학철학에서 실험은 singular instance로 봄

플렉(Ludwik Fleck)은 experimentialist는 single experiments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함.

플렉은 과학적 사실의 구성과 발전에 있어서, 명확하게 정의된 이론과 관련된 하나의 실험만이 아닌, 현재는 가지지 않은 지식을 생산하지 위한 복잡한 여러 개의 실험이 중요하다고 함.

“탐구적 실험(research experiment)이 잘 정의되어 있다면, 그것은 실행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88

프랑수아 자코브(François Jacob): 실험은 “미래를 만드는 기계”(a machine for making the future)

대답한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전제조건으로서, 대답될 질문을 만드는 것.


288

일반적으로 실험은 “a machine for making the future”

실험 체계는 문제들을 물질화하는 도구

1947년과 1952년 사이 하버드 대학의 Collis P. Huntington Memorial Hospital

폴 자메닉(Paul Zamecnik)의 실험실


289-290

단백질의 합성에 대한 연구는 발암 현상이 단백질 합성과 연관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시작

연구자들은 방사성 아미노산을 단백질에 결합시켜 추적하는 것이 한 가지 방식

중요한 차이는 악성 조직(malignant tissue)이 일반 조직보다 암 조직이 방사능을 더 많이 흡수한다는 것.

그러나 실험적으로 이러한 차이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음. 왜냐하면 이는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 말하지 않았기 때문.

이 차이는 인산화 과정에 관여하는 DNP가 방사성 결합에도 관여

단백질 합성에 ATP와 같은 인산화물이 관계되어 있을 것이라는 예상치 못한 가설을 이끌어냈고, 이로 인해 단백질 합성의 문제는 암조직 등 의학의 관점에서 생화학적 관점의 대상으로 바뀜.



  2. The “Logic” of the Process


290-291


291-292

실험 체계들의 미분적 재생산에 관한 몇 가지 언급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끌어질 지는 아무도 모름. 어떤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낼지를 알게 된다면 그 실험은 더 이상 연구체계가 아닐 것. 

실험 체계는 안정화되어 견고한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실험이 어떤 결과를 안정화되면 반드시 다른 측면에서의 불안정화가 일어나게 됨.

실험의 안정화와 그에 수반되는 불안정화는 이어질 실험 과정에 물질적인 기반과 새로운 목표를 제공함.



  3. Graphematic Spaces


295

표상(representation)이라는 용어는 지시체(reference)의 존재를 함축함.

그러나 탐구되는 과학적 대상이 실험 체계를 통하여 물질적 표상의 공간에서 전시되고 정교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표상”의 전통적 의미는 제거됨.


295-296

자취-표현들(trace-articulations)은 인식론적인 것들.


296

비교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과 자연의 “모형” 사이에서가 아니라 다른 문자소적 자취들(graphematic traces) 사이임.


296-297

자취들은 표상의 공간에서 표시되고 제거된다. 

어떤 흔적이 표시된다면 다른 어떤 흔적은 반드시 제거되기 마련.

자취들, 즉 ‘인식적인 것’들은 서로 다른 해석들/실현들 사이를 진동함.


297-298

표상은 표상된 것의 표상이며, 이 표상이 만들어낸 모형은 동시에 모형의 대상과 다르지 않음.

표상과 모델은 따라서 대칭적으로 보아야 함.


300-301

새로운 문제는 세포 구성물들을 세포로부터 깨끗이 분리하여 좋은 시험관 환경을 만드는 작업을 필요로 했고 따라서 원심분리의 방법이 도입됨.

세포의 분리를 통해 아미노산의 결합인 ‘알파 펩타이드’ 결합 아닌 다른 모든 것들은 해체되어야 했음.



  4. Xenotext


302-303

“모형”이라고 불리는 것이 일종의 중간 위치를 점유함.

모형은 인식적인 것들(epistemic things)을 통하여 이미 충분히 연구를 진행시키는 것으로 설정되고, 연구를 이끄는 것으로 설정됨.

다른 한편, 다른 실험 체계를 산출할 때 문제가 없을 만큼 충분히 표준화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experimental model system은 데리다의 의미에서 보충물의 성격을 지님

   

  

(2020.10.18.)

    

2020/01/19

“응, 우리는 파르테논 신전 팔면 돼”



사회대의 어떤 교수가 그리스에 갔을 때였다. 그 때는 그리스가 국가채무 때문에 난리도 아니었다. 사회대 교수가 그리스에서 만난 어느 교수에게 너희 나라는 어쩌려고 이러냐고 묻자 그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응, 우리는 파르테논 신전 팔면 돼.” 그 답변을 듣고 사회대 교수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리스에서 만난 다른 교수들에게서도 파르테논 신전을 팔면 된다는 똑같은 말을 듣게 되자, 그 교수는 그리스인들에게 파르테논 신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회대에서 한 미술 강연에서 사회자 역할을 맡은 교수가 한 말이다.

“우리는 파르테논 신전 팔면 돼”라는 말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영국은 셰익스피어를 포기할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셰익스피어를 포기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리스는 정말 파르테논 신전이라도 팔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서도 파르테논 신전을 팔면 된다고 태연하게 말하고 실제로는 신전도 팔지 않고 돈도 안 갚았다. 이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태도나 근성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일 것이다.

(2019.11.19.)


2020/01/18

DSM-5에서 화병이 삭제되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함축하는가



한국 고유의 것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화병(火病)이다. 화병에 대응하는 외국 질병이 없어서 미국정신의학회도 화병의 공식 표기를 화병의 한국어 발음인 ‘hwa-byung’으로 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절반만 맞는 말이다. DSM-4(『정신질환진단통계편람』 제4판)에 질병으로 분류된 화병은 2013년에 개정된 DSM-5에서는 삭제되었다. 한국 언론에서는 화병에 관한 보도를 할 때 DSM-4까지만 이야기하고 DSM-5는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지식의 지평』 17호에 실린 최보문 교수(가톨릭대 의과대학)의 글은 DSM-4에 화병이 실리게 된 것부터 DSM-5에서 삭제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화병의 의학적 개념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한국에서 화병을 의학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다. 농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신 질환을 조사하면서 민간에서 통용되는 화병의 개념이 학계에 소개되었고, 이와 관련된 논문이 가끔씩 정신의학 학술지에 실리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민성길 교수가 화병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정신과를 찾아온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화병에 대응하는 정신과 진단명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DSM-3을 기준으로 하면 “우울 장애, 신체화 장애, 불안 장애의 복합적 진단이 가능”하다고 보고되었다. 화병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한국 정신의학계는 화병을 한국 고유의 질병으로 개념화하려고 시도했고, 문학, 심리학, 한의학 등에서도 화병을 한국 고유의 것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화병 연구에 집중하던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은, 해외의 정신 의학계에서도 문화정신의학에 관심을 기울이던 시기였다. 미국정신의학회가 DSM-4를 준비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고유 질병이나 증후군을 수집했고 이 때 한국의 화병이 DSM-4에 질병으로 수록되었다.

최보문 교수는 화병이 다른 문화 관련 증후군과 다른 경로로 질병 분류에 기재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보통은, 어떤 문화권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특수성을 이해하기 위해 서구 의학의 관점에서 그 질병을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규정하는데, 화병의 경우 한국에서 한국인의 관점에서 시작된 작업이 서구 의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는 점에서 다른 사례들과 다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화병이 서구 의학에 편입된 뒤 이론적 해석, 양적 평가 등 여러 측면으로 연구가 진행되면서 한국 학계에서 의도했던 것과 반대로, 화병의 문화적 고유성이 희석되었다는 점이다. 화병을 연구할수록 한국 고유의 어떤 것이 아니라 여느 문화권에서 발견될 수 있는 증상과 비슷하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여러 문화권에서 분노나 불안 같은 감정은 거의 항상 몸의 열감을 수반하는 것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인도 남부에서는 “과열된 머리, 엉뚱한 데로 향하는 몸 안의 불”, 중국과 일본에서는 “간에 쌓인 화기”, 멕시코에서는 “화기가 가득 찬 심장”으로 표현된다. 이밖에도 고통스러운 감정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몸의 증상으로 표현된다. 뉴펀들랜드에서는 어촌 여자들이 “아픈 신경(nervios)을 가졌다”고 말한다. 인도에서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성들이 가족이나 사회에서 낮은 위치로 밀려나거나 고립될 때 “정액 소실”에 대한 공포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2013년에 출간된 DSM-5은 DSM-4에 실린 문화 관련 증후군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증후군이 특정 집단이나 문화권에 일관되게 발견된다는 점, 둘째, 고통스러운 경험을 표현하는 방식이 집단적으로 공유된다는 점, 셋째, 고통스러운 경험이나 그 원인에 관하여 그 문화권의 방식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DSM-4에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수록된 스물다섯 가지 분류는 DSM-5에서는 아홉 가지로 줄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화병은 삭제되었다.

내가 최보문 교수의 글을 읽고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 사례를 잘 가공하면 과학사나 과학기술학 석사 논문으로 쓸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최보문 교수의 글에 나온 내용대로 논문을 쓰면 표절이 되어 학계에 데뷔하기도 전에 불명예 퇴출되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우선 지도교수와 연구 계획에 대해 잘 의논한 다음에 석사 논문으로 발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보문 교수의 글 후반부에는 “질병이라는 공식 명칭”이 부여되면서 나타나는 “경제성과 정치성”을 약간 언급하면서 끝나니까, 의학에서 나타나는 중심부와 주변부의 역학관계를 화병 사례를 중심으로 다룬다면, 표절을 피하면서 학위 논문을 마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보문 교수의 글을 읽고 든 또 다른 생각은, 예전에 유행하던 “한국적 사회과학” 같은 논의가 과연 얼마나 유의미한 것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DSM-5에서 화병이 빠진 것은, 한국 고유의 질병이라고 여겼던 게 사실은 질병 자체가 특수한 것이 아니라 질병이 발생하는 맥락이 특수하다는 점을 함축한다. 질병도 이런 판인데, 한국 사회의 사회 현상이라는 것이 한국만의 특수한 이론이나 모형이 있어야만 설명 가능한 것인가? 모형의 초기값을 조정하거나 몇 가지 변수만 추가하면 되는 것을, 마치 별도의 다른 모형이나 이론이 필요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던 것은 아닌가? 내가 아직 사회과학을 잘 몰라서, 한국적 사회과학을 주장한 사람 중에 그럴법한 모형을 만든 사람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차차 알아볼 생각이다.

* 참고 문헌

최보문 (2014), 「화병」, 『지식의 지평』 17호, 57-68쪽.

(2019.11.18.)


2020/01/17

공자의 남성 갱년기 증상?

『논어』 「술이」편에 이런 구절이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노쇠함이 심하구나, 꿈에서 주공을 다시 못 뵌 지 오래 되었으니.’”(子曰 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夢見周公) 많은 해설서에서는 이 구절이 공자가 주공을 존경하였고 주나라를 이상향으로 삼았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한다.

나는 이 구절이 공자가 겪었을지 모르는 남성 갱년기 증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남성들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여러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신체 변화가 일어난다.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저하되면서 활력이 감소하고 우울한 느낌, 무기력증, 피로감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멜라토닌 분비가 저하되면서 수면 패턴이 달라지거나 수면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평소 꿈에서 나오던 주공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이나, 이로 인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함을 느낀다는 것은, 당시 공자가 남성 갱년기 증상을 겪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지.

(20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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