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2
[과학철학] Popper (2002), Ch 1 “Science: Conjectures and Refutations” 요약 정리 (미완성)
2017/11/11
학교의 고양이와 이사의 쥐
학생회관 근처에 사는 고양이가 몇 주 전에 새끼를 낳았다. 주먹만큼 자란 얼룩덜룩한 새끼들이 이제는 24동 근처 잔디밭을 뛰어다닌다. 어떤 사람들은 새끼들을 휴대전화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어떤 사람들은 먹이를 준다. 주택가에서 태어났으면 천덕꾸러기나 되었을 새끼들이 학교에서 태어나서 호강한다.
이사는 젊어서 초나라 관리를 할 때 쥐를 보고 한탄한 적이 있다. 뒷간에 사는 쥐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항상 겁에 질려 사는데 곳간에 사는 쥐는 항상 풍족하게 먹으면서 편안하게 산다면서, 똑같은 쥐인데도 사는 곳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산다고 한탄한 것이다. 이사의 한탄은 쥐뿐만 아니라 고양이한테도 해당되는 것 같다.
(2017.09.11.)
2017/11/10
닭이 먼저인가 계란이 먼저인가
방과후학교에서 고등학생들한테 “철학은 세계의 근본 문제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사전적인 정의를 소개한 다음, 어떤 문제가 철학적인 문제일지 물어보았다. 어떤 학생이 말했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같은 거요.”
나는 닭이 먼저라고 하는 학생과 계란이 먼저라고 하는 학생을 나누어 닭파와 계란파 간의 논쟁을 붙일 생각이었다. 학부 때 철학과 수업에서 교수나 강사들이 그런 식으로 수업을 대충 때웠던 것처럼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아무도 자기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서 논쟁을 붙이지 못했다. 결국 내가 가능한 답변을 말했다.
내가 해석하기로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차이는 창조론과 진화론의 견해 차이다. 창조론자는 닭이 먼저라고 할 것이다. 신이 6일 동안 만물을 창조한 뒤 하루 쉬었는데 그 때 닭을 만들었다. 계란을 먼저 창조했다면 계란이 부화되지 않을 것이고 부화되었다고 해도 병아리 혼자 생존하기 어렵다. 계란과 닭을 동시에 창조할 수도 있겠지만 신은 불필요한 작업을 하지 않으므로 굳이 그렇게 할 필요 없이 닭만 창조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진화론자들은 계란이 먼저라고 할 것이다. 닭이 아니었던 것이 점점 진화해서 닭이 되는 시점, 즉 최초의 닭이 등장하는 시점을 t라고 하고, 아직 닭은 아닌데 닭으로 진화하고 있는 새를 ‘유사 닭’이라고 하자. 또한, 유사 닭이 t-n 시점에 알을 낳고 그 알에서 유사 병아리가 나온다고 하자. t-n 시점의 알은 같은 시점의 어른 유사 닭보다 닭에 더 가깝다. t-n 시점의 알이 어른 유사 닭이 되는 시점을 t-n+1이라고 하자. t-n+1 시점의 유사 닭이 낳은 알은 같은 시점의 어른 유사 닭보다 닭에 더 가깝다. 이 것이 반복된다면 t 시점에 등장하는 것은 어른 유사 닭과 계란이며, 어른 닭은 t+1 시점에 등장한다. 그래서 계란이 닭보다 먼저다.
예전에 내가 목사님한테 닭과 계란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 목사님은 하나님이 닭을 창조하셨으므로 닭이 먼저라고 하셨다. 생물학자들도 닭도 먼저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내가 틀린 것 같다. 내가 과학을 잘 몰라서 생물학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 링크: [CNN] Scientists solve chicken and egg riddle
( https://edition.cnn.com/2010/WORLD/europe/07/14/england.chicken.egg.riddle/index.html )
(2017.09.10.)
전원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의 과욕
예전에 박재희 박사가 EBS에서 손자병법 강의할 때 한국인과 중국인이 처음 사업할 때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사업 자금이 1억 원 있으면 중국인은 그 돈을 3등분하여 세 번 사업한다고 한다. 처음 사업하면 무조건 망하게 되어 있으니 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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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잘 나간다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그에게 “문화 권력”이라는 수식어가 들러붙는다. “권력”이라는 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말하는데 “문화 권력”이라고 불리는 건 그냥 그 사람이 요새 잘 나간다는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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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정소연 옮김 (궁리, 2007). ] [1] <런던 중앙 인공부화, 조건반사 양육소> 34층밖에 안 되는 나지막한 회색 건물 세계 정부의 표어: “공동체, 동일성, 안정” 선과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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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는 정말 재미없는 책이다. 사전과 비슷한 책이라서 재미난 부분이라고는 한 군데도 없다. 나는 그 책을 두 번이나 읽었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것은 아니고 처음부터 칸트 직전까지만 두 번 읽었다. 나는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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