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4
[과학철학] Chakravartty (2001), “The Semantic or Model-Theoretic View of Theories and Scientific Realism” 요약 정리 (미완성)
2017/04/13
창고에 따라오는 눈노란놈
내가 창고에 가면 눈노란놈은 얼른 나를 따라 창고에 들어온다. 창고에서 먹을 것을 준 적 없는데도 그렇게 창고에 따라 들어온다.
창고에서 내가 뭐 좀 하려고 하면 눈노란놈은 그렇게 내 다리에 들러붙는다. 그래도 안 놀아주면 내 발가락을 깨문다. 내가 아파서 소리를 지르면 잠깐 물러났다가 다시 내 다리에 들러붙는다. 내가 조금 관심을 보이면 뒷다리로 일어서서 나한테 엉긴다.
내가 창고 밖에 나와서 놀아주려고 하면 눈노란놈은 혼자 어디론가 사라진다. 창고에서 그렇게 내가 하는 것을 방해하더니 창고 밖에 나오니 나를 본 체 만 체 한다. 시시한 모양이다.
(2017.02.13.)
2017/04/12
인문학적 정치인은 도대체 어떤 정치인인가?
아무데나 ‘인문학’이나 ‘인문학적’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일종의 유행이 되었다. 심지어 ‘인문학적 정치인’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도대체 인문학적 정치인은 어떤 정치인인가? 『싸우는 인문학』이라는 책에 <안철수는 인문학적 정치인인가>라는 글이 있다. 이 글은 안철수 현상을 인문학 붐과 연관 짓는다.
그러니까 인문학적 정치라는 것은, 안철수 같은 이미지 정치인들의 공허한 이야기에 사람들이 자기네들끼리 괜히 심각해하며 아무 내용 없는 허튼소리나 늘어놓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냐 방귀냐.
이런 류의 밑도 끝도 없는 글이 적지 않다. 말도 안 되는 글을 써놓고 “나는 자유롭게 떠들 권리가 있으니까 괜히 시비 걸지 마셔”라는 의미로 자기 글에 ‘인문학’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이 정도면 똥도 인문학적으로 싸고 트림도 인문학적으로 할 판이다. 그런데 인문학 전공이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가?
특히나, 일부 문학 전공자들은 아무 말이나 떠드는 것을 지식인의 사명인양 여기는 것 같다. 심각하고 비장한 어조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 전성기 때의 진중권에도 한참 못 미치는 사람들이 국내 정치부터 세계 경제까지 온갖 데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 다음에 인문학은 원래 이런 것이라고 우긴다.
물론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문학도 전문적인 학문이고, 전공자 중에 훌륭한 분도 많다. 내가 알기로, 청대 소품문 전공하다 고증학에 손을 대서 논어 주석서까지 펴낸 분도 있고, 조선 후기 문학 전공하다 조선사 학술서까지 출판한 분도 있다. 그런데 기껏해야 소설 몇 권 읽은 수준으로 보이는 일부 문학 전공자들이 아무 곳에 아무 글이나 막 기고해서 문학 전공자들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더 나아가 다른 인문학 전공자들도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게 만든다. 도대체 그런 사람들은 어디서 그런 자신감을 얻어서 그렇게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모르겠다.
더 문제는 언론이다. 특히나 진보 매체들이 왜 그런 사람들한테 지면을 할애해서 해당 매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지 모르겠다. 진보 매체는 보수 매체보다 자원이 적은데, 미친놈들의 망상에 한정된 자원을 할애하면 무엇을 가지고 보수 매체와 경쟁을 하려나 싶다.
* 참고 문헌
강양구 외, 『싸우는 인문학』, 반비, 2013.
(2017.02.12.)
2017/04/11
1만 년 전에 대제국이 있었다면
사이비 역사학에서는 한민족의 역사가 1만 년이고 유라시아 대륙을 아우르는 대제국을 경영했다고 한다. 제국을 운영하려면 교통과 통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민족이 1만 년 전에 대제국을 만들고 운영했다면 페르시아 제국의 ‘왕의 눈’, ‘왕의 귀’, ‘왕의 길’처럼 ‘단군의 눈’, ‘단군의 귀’, ‘단군의 길’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1만 년 전에는 사람이 타고 다닐 만한 것이 없었다. 농경의 시작을 대체로 1만 년 전으로 보는데, 말을 사육하기 시작한 건 6천 년 전이고 말을 타기 시작한 것은 4천 년 전이기 때문이다. 말을 사육하기 시작한 시점과 말을 타고 다니기 시작한 시점이 2천 년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은, 말을 처음 사육한 목적이 식용이었기 때문이다.
1만 년 전에 대제국이 있었다면, 타고 다닐 말이 없었으니 사람이 발로 뛰어가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 단군이 단군의 눈에게 이렇게 지시해야 했을 것이다.
- 단군의 눈: “단군님, 부르셨습니까.”
- 단군: “너 아무래도 파나류산(파미르 고원) 좀 다녀와야 되겠다.”
- 단군의 눈: “파나류산이요? 제가요?”
- 단군: “네가 가야지, 그러면 내가 가냐?”
- 단군의 눈: “아, 아닙니다.”
- 단군: “길이 멀다. 뛰어라, 걷지 말고.”
- 단군의 눈: “네.”
* 참고 문헌: 앤드루 마, 『세계의 역사』, 강주헌 옮김 (은행나무, 2014).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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