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9

개성공단 폐쇄 두 달 후

     

박근혜 정부에서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내린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리고 이런 광고지를 보게 되었다.
 
 
 
 
(2016.04.09.)
    

2016/06/08

국회의원 특권 비판기사 문제 있다

     

1년에 15억 원을 받는 삼성 그룹 임원(2015년 기준)은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다. 1년에 1억 4천만 원을 받는 국회의원(2016년 기준)은 하는 일 없이 돈 많이 받고 특권을 누린다고 욕을 먹는다. 삼성이 아무리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해도 일개 기업이니, 삼성 임원이 하는 일보다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대다수 한국인에게 더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은 하는 일로 욕을 먹는 게 아니라 특권을 누린다고 욕을 먹는다.
  
선거철마다 언론에서는 국회의원들에게 특권이 있다고 비판한다. 도대체 국회의원은 어떤 특혜를 받는가?
  
국회의원은 일반인보다 세금을 덜 낸다고 한다. 국회의원 입법활동비에 세금을 붙이는 것보다 국회의원이 입법 활동을 잘 하도록 지원하는 게 더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향토예비군 동원과 민방위 훈련에서 면제된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향토예비군 훈련 받을 시간에 입법 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국회의원은 보좌관 일곱 명을 둘 수 있다고 한다. 전문성 없는 보좌관을 임명하는 것이 문제지 보좌관이 일곱 명이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보좌관이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비행기를 탈 때 장관급 대우를 받으며 이에 따라 비즈니스 석을 제공받는다고 한다. 비즈니스 석을 자기 돈으로 내느냐 나랏돈으로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비즈니스 석 타고 쌩쌩한 몸 상태로 일을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국회 동의 없이는 체포되지 않는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외부 위협에 시달리지 않고 의정활동을 하게 하기 위한 것까지도 잘못되었다고 하면 중등교육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국회의원은 거액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치활동이든 정책연구든 돈 없이 저절로 돌아가는 일은 없으니 후원금 받는 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선거철마다 언론에서 언급하는 국회의원 특권이란 국회의원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서는 아주 하찮은 것들이다. 국회의원이 일만 잘 하면 지금보다 세비를 몇 배 더 많이 받고 활동비도 더 많이 받고 보좌관을 더 고용해도 나라는 안 망한다. 그런데 특권을 다 없애도 국회의원이 일을 개떡 같이 하면 나라가 망한다. 중요한 건 국회의원이 얼마나 좋은 대접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일을 잘 하느냐다. 국회의원 세비 깎자는 것보다 국회의원한테 돈 더 주고 일 더 잘 하게 만드는 것이 옳다. 그런데 언론이나 유사-언론에서는 어떤 국회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제대로 분석하지도 않으면서, 인터넷에 검색해도 다 나오고 알아도 그만이고 몰라도 그만인 것을 기사라고 내보낸다.
   
국회의원만큼 욕하기 좋은 직군은 없다. 사회적인 약자를 욕하면 비난받지만 국회의원을 욕하면 뭔가 사회비판적인 일을 하는 것 같고 이유 없이 괜히 뿌듯하다. 언론이나 유사-언론은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놓치지 않고 비-생산적인 기사를 내보낸다. 이런 식으로 정치 혐오, 정치 무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한국 정치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쁜 놈들은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어느 분야든 환경이 열악해지면 좋은 놈이 퇴출되고 나쁜 놈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조회수 올리려고 일부러 자극적으로 쓴 글이 기사가 되고, 그런 글을 쓰거나 옮기는 사람이 기자가 되고, 그런 글을 퍼뜨리는 곳이 언론사가 된다. 이런 판에 정치가 좋아지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 링크: [인사이트]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달라지는 것 7가지
  
  
(2016.04.08.)
    

2016/06/04

[과학철학] Feyerabend (2010), Against Method, Ch 1 요약 정리 (미완성)

     

[ Paul Feyerabend (2010), Against Method, 4th edition (Verso), pp. 7-12.
  Paul Feyerabend (1975), Against Method, 1st edition (New Left Books).
  파울 파이어아벤트, 「제1장」, 『방법에 반대한다』 (그린비, 2019), 61-69쪽. ]
  
  
[p. 7, 61-62쪽]
- 과학이 견고하고 불변하며 절대적으로 속박하는 원리들을 담는 방법이라는 관념은, 역사 연구의 결과들과 대조할 때 중대한 곤경에 부딪힘.
- 어떤 규칙이든 영구불변의 규칙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음.
• 그러한 위반은 우연히 발생한 사건도 아니고 부주의의 결과도 아님.
- 이러한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 과학의 진보를 위해 필요함.
• 고대 원자론의 발명, 코페르니쿠스 혁명, 근대 원자론의 등장, 빛의 파동설의 점진적 등장 등은 몇몇 사상가들이 어떤 명백한 방법론적 규칙에 속박되지 않겠다고 결심했거나, 그들이 무의식중에 그것을 파괴했기 때문에 가능했음.
- 어떤 규칙이 주어졌을 때, 단순히 그 규칙을 무시할 뿐 아니라 그것과 반대되는 것을 채택하는 일이 과학에 오히려 바람직한 경우가 있을 수 있음.
• 예) 임시방편적 가설(ad-hoc hypotheses), 잘 확립되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실험적 사실들과 모순되는 가설 등을 도입하고 갈고 닦는 것
 
 
10-11, 66-67
- 파이어아벤트가 드는 사례는 갈릴레오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코페르니쿠스적 관념의 발전
• 우리는 동시대의 이성 및 동시대의 경험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믿음으로부터 출발함.
• 널리 퍼져있는 이러한 믿음은 그것과 거의 동등하게 비-이성적인 다른 여러 믿음들(관성의 법칙, 망원경)에 의해 뒷받침됨.
• 연구는 새로운 방향으로 변해가고, 새로운 종류의 도구들이 만들어지고, ‘증거’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론들과 관련됨.
• 기동력 있는 이데올로기가 등장하기까지 계속됨.
- 갈릴레오는 올바른 노선에 있었다고 할 수 있음.
• 이전의 어리석은 우주론으로 생각되었던 태양중심설을 고집스럽게 밀어 붙임.
• 처음에는 비정합적인 것으로 보이라도 이를 고집스럽게 밀어붙이고 오랫동안 계속 사용해야 그것이 명료해지고 ‘합리적’이 될 수 있음.
 
11-12, 68-69
- 고정된 방법 또는 고정된 합리성의 이론이라는 관념은, 인간과 그 사회적 환경에 대한 너무도 소박한 견해에 의존함.
- 풍부한 역사적 자료를 접한 사람이라면, 모든 상황에서 어느 때고 유지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원리는 ‘어느 것이든 좋다’(Anything goes)라는 것이 분명해질 것.
   

(2021.01.23.)
    

2016/06/03

매화 농원을 만들면 좋을 것 같은데

집 근처에 빈 땅이 있다. 2천 평 정도 되는 땅이다. 원래 야산이었는데 땅 주인이 그 산을 외지인에게 팔았고 외지인은 산을 평지로 만들었다. 외지인은 산을 밀고 건물을 지으려고 한 것 같은데 공사할 돈이 모자란지 아직 빈 땅으로 남아있다. 학교와 집을 오갈 때마다 그 빈 땅을 보게 된다.

혹시라도 내가 그 땅을 산다면, 가운데에 매화를 심고 주변에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할 것이다.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하면 금속 재질로 울타리를 하는 것보다 환경-친화적이고 보기도 좋다. 탱자나무는 줄기가 사철 내내 파랗고 가을에는 노랗게 열매가 익는다.

매화를 심으면 봄에 집 근처에서 한가하게 꽃놀이를 할 수 있다. 벚꽃놀이 가면 벚꽃보다 사람이 더 많다고 하는데 집 근처에 그렇게 만들어놓으면 굳이 벚꽃놀이 같은 걸 갈 필요가 없다.

예쁘고 재주 있는 부인하고 매화 농원에서 노는 것이 내 꿈이다. 부인이 예쁘고 재주 있으면 자식들도 예쁘고 재주 있을 가능성도 높다. 자식들보고 매화를 노래한 시를 외워보라고 해도 좋을 것이고, 그러한 시를 붓글씨로 쓰라고 해도 좋을 것이고, 매화 그림을 그려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아무 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아, 너는 나를 닮았구나. 그렇다면 나와 함께 한국의 미풍양속 사발식이나 하자”고 하며 전년도에 담근 매화주를 사발에 담아서 퍼마실 것이다.

땅 주인이 산을 팔 때 5억 원 정도 받았다고 들었다. 산을 팔 때는 나무는 나무대로 팔고 돌은 돌대로 팔고 흙은 흙대로 팔고 다 정리한 후 평지로 만들어서 길을 내고 대지로 용도 변경 한 다음 팔아야 값이 뛰는데, 땅 주인은 이재에 밝지 않은지 아무 것도 안 하고 산을 통째로 팔았다고 한다. 그 땅이 이제는 평지가 되었으니 최소 두 배는 비싸졌을 것이다. 주변 토지 시세를 감안하면 아마 20억은 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는 돈이 없다.

10-20억 정도를 취미생활에 쓸 수 있는 재력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은 거지 같이 사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런 재력이 생기면 좋겠다. 지금도 집에서 가지치기 같은 것은 내가 다 하니까 매화 심고 기르는 것이나 탱자나무로 울타리 하는 건 나 혼자 해도 된다. 취미생활로 매화 농원 만드는 일을 시간 날 때마다 혼자서 조금씩 한다면, 그 정도 규모의 매화 농원은 10년이면 만들 수 있다. 그러니 땅만 있으면 된다.

얼마 전 어머니는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예전에 <역사저널 그날>에 김홍도가 나왔는데, 세상에 김홍도가 얼마나 미친놈이냐 하면, 쌀이 없어서 밥을 못 먹는 판인데 집에서 매화를 보겠다고 지금 돈으로 1500만 원짜리 매화를 사왔다는 거 아니냐. 세상에 그런 미친놈이 어디 있냐.”

나는 아직 어머니께 내 야심찬 계획을 말씀드리지 않았다.

 
 
 
 
 
 

* 뱀발(1): 여름이면 매화나무에 매실에 열릴 것이고, 언제 한가롭게 꽃놀이를 했냐는 듯 노예처럼 매실을 따야한다. 매실 판매문구도 생각해놓았다.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습니다(梅一生寒不賣香). 하지만 매실은 판매합니다. 매실 10kg 5만원”

* 뱀발(2):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구절은 상촌 신흠의 시에 나온다고 한다. 정확한 출처는 모르겠다.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년이 지나도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추위속에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으며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이 남아 있고

버들은 백 번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2016.04.03.)

비빔소리

넷플릭스에서 하는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에 ‘유비빔’이라는 분이 나왔다고 한다. 해당 방송을 본 건 아니고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짤막한 영상을 보았는데, 그 영상을 보고 유비빔씨가 운영하는 <비빔소리>라는 음식점에 가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