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9

친척 할머니의 사후 세계



EBS에서 방영한 사후 세계 관련한 다큐멘터리에 차머스도 나온다고 한다. 사후 세계가 있냐는 물음에, 차머스는 사후 세계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현세에서 이룬 것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그럴 것 같다. 그러니 진시황이 용마용갱을 만들었고 이집트 파라오들이 피라미드를 만들었을 것이다.

친척 할머니 중에 천국을 보고 오셨다는 분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그 할머니는 병원에서 사망 판정까지 받았다가 다시 살아났다. 그 할머니 말씀으로는, 죽어서 천국에 갔는데 시부모도 있고 시조부모도 있고 하여간 그 윗대로 한복 입은 시댁 조상들이 한도 끝도 없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친척 할머니는 ‘천국인데 뭐가 이러나’ 싶었다고 한다.

(2017.01.29.)


2017/03/26

[한국 음악] MBC 드라마 <무신> OST

  
황상준 - 칼의 울음
  
황상준 - 칼 끝에 맺힌 눈물
  
황상준 - 송이의 한 마디
  
노형우 - 격구
  
노형우 - 월아의 기억
  
마상우 - 혼
  
마상우 - 폭풍전야
  
  
(2018.05.26.)
   

개나 소나 표현의 자유

     

개나 소나 표현의 자유 같은 소리를 한다. 개나 소나 표현의 자유를 말할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표현의 자유 같은 소리나 하는 것이겠지만, 도대체 표현의 자유가 무엇이길래 표현의 자유를 그렇게 막 가져다 쓰는 것인가?
  
특히나 예술 계열에 있는 사람들이 사고치고 변명할 때 표현의 자유 같은 소리를 한다. 내가 학부 다닐 때도 그랬다. 신입생 OT 준비할 때마다 반-성폭력 내규 때문에 단과대 학생회장들끼리 싸우곤 했다. 예술대학에서는 과 전통이라면서 매년 OT마다 성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게임을 하며 놀았다. 이를 두고 문과대 학생회나 사회대 학생회에서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하면, 예술대학 학생회에서는 “과 전통이니 간섭하지 말라”고 했고, 고학번 여학생이 “그건 강제로 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어서 하는 거다”라고 대응했다. 이게 무슨 개돼지 같은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런 식으로 대응하다가 궁지에 몰리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고 했다. 도대체 뭘 표현하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미친놈들이 장티푸스 하는 소리할 때머다 꼭 표현의 자유를 들먹였다. 그렇게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던 놈들 중에 몇 놈이나 그렇게 대단한 예술가가 되었는지 전수조사를 해보고 싶다.
  
나는 표현의 자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표현의 자유가 정확히 어떤 개념이며 무엇에 근거를 두는지 등을 잘 모른다. 나는 정치철학 수업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정치철학 전공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뭔가 그럴듯한 말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 개입하는 정치철학자를 아직까지 못 본 것 같다. 사실, 한국에 정치철학 전공자 자체가 적기도 하다.
  
나는 철학의 사회적 효용 중 하나는 이상한 놈들이 헛소리하는 것을 때려잡아서 개인이 에너지를 허비하는 것을 막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실제 철학 권위자들은 연구하기 바쁘거나, 학생 지도하기 바쁘거나, 세상일에 관심이 없거나, 세상일에 관심이 있기는 있지만 낯을 많이 가리거나, 사교적이지 않아서 미친 놈들을 때려잡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 틈을 타서 헛소리하는 놈들이 활개 친다. 아마도 최악의 상황은 페미니즘은 수준 낮다고 했던 강신주가 등판해서 자기가 철학 박사라고 하면서 정치철학을 운운하는 것일 텐데, 머지않아 곧 실현될 것 같다.
  
  
(2017.01.26.)
     

2017/03/24

대원외고 화장실에 붙은 문구



나는 2008년 세계철학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 때 나는 농생대에서 활동했는데 우연히 다른 동 사람들하고 술을 마시게 되었다. 잔디밭에서 한참 맥주를 마시는데 유독 화장실을 자주 가는 사람이 있었다. 누가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한데 항문이 셀까, 요도가 셀까?”

정확히 말하면 항문 괄약근과 방광 괄약근 중 어느 쪽이 더 힘이 센지 궁금하다는 말이었다. 몇 십분 간 치열한 토론이 이어졌다. 항문 괄약근을 지지하는 쪽과 방광 괄약근을 지지하는 쪽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토론을 벌였다. 나는 한참 보다가 끼어들었다. “항문이 더 셉니다. 똥을 참고 오줌을 눌 수는 있지만 오줌을 참고 똥을 눌 수는 없잖아요.”

지루한 논쟁이 한 방에 정리되고 모두 기뻐했다. 이후에 그 동 사람들하고 같이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심리철학의 시대가 가고 이제 곧 육체철학의 시대가 옵니다” 하면서 놀았다. 철없던 때의 일이다.

대원외고 화장실에 붙은 문구를 보고 9년 전 세계철학대회 때 일이 생각났다. 대원외고 곳곳에 붙은 문구는 대부분 학생들이 선별해서 붙여놓은 것이라고 한다. 대원외고에서도 항문-요도 논쟁 같은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2017.01.24.)
  

2017/03/23

절대 의자

     

아는 형(동양사학과)이 연구실을 나가면서 나에게 의자 하나를 주었다.
  
- 나: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의자도 좋은데.”
- 아는 형: “그 의자, 유서가 깊은 의자야.”
- 나: “무슨 의자인데?”
- 아는 형: “김영식 선생님이 앉던 의자야.”
- 나: “뭐? 김영식 선생님?”
  
김영식 선생님은 한국의 대표적 공부 능력자 중 한 분이다. 하버드대에서 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화학과 교수를 하시고, 프린스턴대에서 동양사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를 하셨다.
  
절대 의자에 앉아 보았다. 특별한 기운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여전히 논문은 안 읽힌다. 사람은 게임 캐릭터가 아니라서 아이템 하나 장착한다고 능력치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냥 김영식 선생님이 사기 캐릭터인 것이다. 그래도 절대 의자에 앉으니 기분이 좋았다. 서울대는 시진핑이 몇 분 앉았던 의자도 줄 쳐놓고 보존하는 판인데, 김영식 선생님이 평소 앉은 의자라니 얼마나 유서 깊은가? 절대 의자라고 할 만하다.
 
절대 의자를 손에 넣고 기쁜 마음에 박사 형님한테 자랑했다. 그런데 반응이 시큰둥했다. 왜 그럴까? 박사 형님이 말했다. “◯◯아, 그깟 의자가 뭐가 대수냐. 내가 연구소에서 앉은 의자는 전직 교육부 장관이 앉던 의자야. 그런데 지금 나는... 아니다.”
  
  
(2017.01.23.)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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