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에 있는 <더숲 아트시네마>에서 영화 <컨버세이션>을 보았다. 학부 선배가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보러 갈 생각은 안 했는데, 학부 후배에게 연락이 와서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았으나, <씨네21>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영화가 끝난 뒤 GV를 했다. 영화 감독과 배우가 관객을 만나는 것을 GV(Guest Visiting)라고 한다고 한다. GV 시작하기 전에 대기 중인 감독과 배우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서 학부 선배인 감독과 반갑게 인사하는데 옆에 있던 조은지 배우가 약간 놀라는 것 같았다. 내가 조은지 배우한테 인사하는 줄 알았는데 감독하고 인사해서 놀란 건가 싶었다.
GV에는 감독, 조은지 배우, 송은지 배우가 참석했다. 관객들이 신기하고 오묘한 질문을 했고 감독은 평범하게 답변했다. 송은지 배우는 영화에 조은지 배우와 박종환 배우가 참여한 영화에 자기도 참여하게 되어서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조은지 배우는 아는데 박종환이라는 배우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축구감독 박종환까지는 아는데 배우 박종환이라니. <타인은 지옥이다>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한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중에 들었다.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몰랐다.
GV가 끝나고 학부 선후배들과 저녁 식사로 감자탕을 먹고 있을 중간에 감독이 식사 자리에 합류했다. 그리고 조은지 배우가 왜 놀랐는지에 대한 뒷이야기를 해주었다. 감독이 나를 만나 편하게 인사하고 내가 관객석에 돌아가고 나서 조은지 배우가 약간 놀라서 감독한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둘이 무슨 사이야? 저 분 연배가 있으신 거 같은데 되게 친한가 보네?” 어쨌든 나는 조은지 배우가 감독으로 연출한 <장르만 로맨스>를 재미있게 보았었다.
식사하다가 보니, 감독이 조국 교수와 꽤 닮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영화 홍보에 고민이 많던 감독에게 나는 조국 교수를 성대모사 할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해서 감독이 더빙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고, 당연하게도 감독은 이를 거절했다. 그런데 학부 선후배들 모두 감독이 조국 교수와 닮긴 닮았다고 했다.
* 뱀발: 조은지 배우는 입 근처에 뭐가 많이 나서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 링크: [씨네21] ‘컨버세이션’, 영화가 발견한 대화의 요소들
( http://m.cine21.com/news/view/?mag_id=102066 )
(2023.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