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학생운동 단체를 표방하는 어느 곳에서 “좌파의 선택은 정권교체여야 한다”며 “포퓰리스트 이재명보다 자유민주주의자 윤석열이 낫다”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나도 놀랐다. 그런데 좌파를 자처하면서 윤석열을 지지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것이 있다. 해당 성명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민주당은 보수주의자들도 인정하는 자유주의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삼권분립을 형해화하여 사법부, 입법부를 지배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사례일 뿐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행정, 입법, 사법의 역할과 차이에 무지하다. 입법은 법을 제정하는 것, 행정은 법을 집행하는 것, 사법은 법의 위반이란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에서 정의를 관리한다. 따라서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검찰과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사법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주당은 검찰을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가 관리해야 하는 부위라고 인식한다.”
해당 단체는 민주당이 사법부인 검찰을 “행정부가 관리하는 부위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의 가치를 부정한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정부조직법 제32조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있다.
① 법무부장관은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②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
③ 검찰청의 조직・직무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
검찰이 행정부에 속하는지 사법부에 속하는지도 모르는 놈들이 자유주의의 가치 같은 소리를 하니, 이게 무슨 이준석이 안철수의 무운(無運)을 빌어준다는 소리도 아니고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기자가 무운(武運)을 빈다는 말을 모르지 않나, 대학생 단체라는 곳에서 검찰이 사법부라고 하지 않나, 다들 전두엽에서 문화대혁명이라도 일어난 건가? 나라가 망하려고 그러나? 지금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 링크: [211105 입장문] 20대 대선, 좌파의 선택은 정권 교체여야 한다 ─ 국민의 힘 경선 후보 당선에 부쳐 / 전국학생행진
(2021.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