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5

[인식론] 김기현 (2003), 제6장 “토대론과 정합론” 요약 정리 (미완성)

[ 김기현, 「제6장. 토대론과 정합론」, 『현대 인식론』 (민음사, 2003). ]

다음 믿음에 근거하여 정당하게 되는 믿음을 ‘추론적 믿음’

-> 믿음 간의 상호관계

-> 토대론/정합론 논쟁

- 토대론(피라미드)

(1) 정당한 믿음은 그 정당성을 다른 믿음에 의존하는 믿음과 다른 믿음에 의존하지 않는 믿음으로 구분 (토대적 믿음/ 비토대적 믿음)

(2) 기초적 믿음이 인식 정당성의 원천, 다른 믿음의 정당성은 기초적 믿음에 의존

(3) 인식 정당성은 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진다.

제한: 필연적 의존 관계의 일방향성이지 사실적 의존관계의 일방향성이 아니다. 반드시 여러 층으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 정합론(뗏목)

: 한 체계를 이루는 믿음 사이에 정당화되는 방식에는 차이가 없다.

-> (1)을 부정

체계 내의 정당성은 상호적으로 일어난다. -> (3) 부정

다른 믿음에 의존함이 없이 정당하게 되는 믿음은 없다 -> (2) 부정

(1) 믿음 체계는 논리적으로 일관된 한에서만 정합적이다.

(2) 믿음 체계의 정합성은 확률적 일관성의 정도에 비례한다.

(3) 믿음 체계의 정합성은 그 요소 믿음 사이의 추론적 연관성이 존재할 때 증가하고, 그것이 증가하는 정도는 그러한 연관성의 수와 강도에 비례한다.

(4) 믿음 체계의 정합성은 추론적 관계를 통하여 상호간 적대적이지 않은 하부체계의 정도에 반비례하여 감소한다.

(5) 믿음 체계 내에서 설명되지 않는 이례항의 존재와 비례하여 그 체계의 정합성은 감소한다.

토대론이 옹호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구조

정합론이 옹호하는 것은 개별적 믿음이 정당화되기 위한 선행적 조건

(2023.04.19.)

2021/09/24

메타 인지의 중요성



EBS에서 제작한 <학교란 무엇인가: 0.1%의 비밀>(2010)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2010년 전국 고등학생 60만 명 중 전국 800등 안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0.1%의 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다큐멘터리다. 전국에 고등학교가 2천 개 이상 있으니 0.1%의 학생들은 그냥 전교 1등이 아니라 고등학교 두세 군데 합쳐서 1등인 학생들이다. 도대체 이들은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무엇이 다른가?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tvN <어쩌다 어른>에서 해당 다큐멘터리의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제작진이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 급하게 김경일 교수를 찾아왔다고 한다. 0.1% 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을 비교했는데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능지수, 기억력, 연산력 등 여러 능력을 비교해도 차이가 없고, 부모의 학력과 소득을 비교해도 차이가 없고, 사는 지역, 특목고 여부를 따져봐도 그러했다는 것이다. 이러면 방송이 불가능하게 된다. 0.1%의 비밀이라고 해놓고 “그런 건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작진과 김경일 교수가 마주 앉아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할 때 김경일 교수의 머릿속에 떠오른 게 바로 ‘메타 인지’였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20개 단어를 외우라고 하고 학생들이 단어 몇 개를 외우는지 살펴보는데, 이 때 기억력만 볼 것이 아니라 자기가 몇 개 기억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까지 살펴보라는 것이었다. 메타 인지는 자신의 기억을 자신이 보는 것이니, 메타 인지가 높을수록 예측치와 실제 외운 개수의 차이가 0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측정해보니 평범한 학생들의 예측치와 실제 외운 개수 차이는 중구난방인데 0.1%의 학생들은 그 차이가 거의 0에 가까웠다고 한다.

김경일 교수에 따르면 지식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한다. 하나는 안다는 느낌은 있지만 설명을 못하는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안다는 느낌도 있고 설명도 가능한 지식인데, 두 번째 종류의 지식만 나의 지식이고, 첫 번째 종류의 지식은 내가 내 메타 인식에 속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은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0.1%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서 0.1% 학생들이 무엇을 많이 하는지 관찰했고 그 결과 설명을 많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0.1% 학생들이 1시간 동안 설명하면 중 말문이 열두 번 정도 막힌다고 한다. 말문이 막힌다는 것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말문이 막힐 때마다 자신이 불충분하게 알고 있었던 지점을 파악하게 되니, 0.1%의 학생들은 한 시간 설명할 때마다 자기가 모른다는 것도 몰랐던 것을 열두 개씩 알게 된다.

나는 김경일 교수의 강연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드라마 쪽대본 촬영도 아니고 다큐멘터리 제작도 그딴 식으로 한다고? 아, 그래서...

* 링크: [tvN 어쩌다 어른] 김경일 인지심리학자 - 공부 잘하는 애들은 왜 꼭 성격도 착할까? (2016.07.28. 방송)

( www.youtube.com/watch?v=3m2vgXE0tSk )

(2021.07.24.)


2021/09/23

이것은 2미터가 아니다



이거 뭔가 현대미술 같다.






* 링크: [연합뉴스] 김부겸 총리 “2m 거리두기 지켜주세요”

( www.yna.co.kr/view/PYH20210720134700013 )

(2021.07.23.)


2021/09/22

화천이의 사투



화천이가 사랑방 방충망 틈으로 기어들어가 새끼를 낳은 지 여러 날이 되었다. 어느 구석에서 새끼를 낳고는 며칠 뒤에 안 쓰는 냉장고 옆으로 새끼를 죄다 옮겼다. 아버지 말에 따르면 원래는 여섯 마리였는데 어느새 다섯 마리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고양이가 사람 사는 집에 살면 고양이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새끼들은 그 자리에서 똥오줌까지 싸고 있으니 얼른 화천이와 새끼들을 방 밖으로 내보내야 했다. 그렇다고 강제로 끌어낼 수도 없으니 일단은 화천이가 사랑방을 쓰게 했다. 아버지는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사랑방을 쓰는 상황이니 화천이가 지나다니도록 문을 열어두기로 것이다. 그러니까 화천이가 이긴 셈이다.

나는 화천이와 새끼들이 자연스럽게 방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새끼들이 있는 냉장고 바로 앞에 골판지로 고양이 집을 만들고 새끼들을 모두 옮겼다. 새끼들은 골판지 집이 원래 집인 것처럼 얌전히 있었고 화천이도 골판지 집에 들어와서 새끼들을 돌보았다.

예전과 달리 화천이는 새끼들을 잘 돌보았다. 예전에 암컷 고양이 두 마리가 비슷한 시기에 새끼를 낳으면 화천이는 가끔씩 집에 들어와서 새끼들한테 젖만 주고 나가고 다른 암컷 한 마리가 전담해서 새끼를 돌보았다. 어머니는 그런 화천이를 보고 건달처럼 돌아다닌다고 표현했다. 이번에 화천이는 새끼들을 잘 돌보았다. 새끼를 잘 돌보았다는 증거는 새끼들 중 눈곱 낀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화천이는 새끼들이 눈곱이 끼든 말든 동네를 싸돌아다녔는데 이번에 낳은 새끼들은 눈곱 하나 없이 깨끗하다. 고양이 새끼에게 눈곱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건강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어미가 새끼를 잘 돌보고 있다는 일종의 지표이다.(길바닥에서 고양이 새끼 주워와서는 ‘냥줍’이라면서 염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만일 눈곱이 끼지 않는 새끼를 주워왔다면 새끼 고양이를 유괴한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새끼들이 다 잘 자랄 것으로 생각했고 새끼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닐 즈음에 골판지 집을 통째로 현관문 앞으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끼가 약간 크니까 화천이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수컷 고양이를 부르더니 어디론가 가서 놀고 오기는 했지만, 새끼들 자고 있을 때 놀고 와서는 멀쩡하게 젖 주고 잘 돌보니까 별 문제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저께 밤이었다. 사랑방 쪽에서 고양이들이 싸우기 직전에 나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마침 내가 작업할 것이 있어서 안 자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현관문에서 나와서 사랑방 쪽으로 가는데, 사랑방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나더니 검은 고양이가 하얀 새끼를 물고 뛰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순간 뭐가 잘못되었다는 직감이 들어서 검은 고양이를 쫓아갔고 화천이도 뛰어나와서 검은 고양이를 뒤쫓았다. 검은 고양이가 물고 있던 것은 화천이 새끼였다. 하얀 화천이 새끼가 빽빽거리면서 울었다. 나는 예전에 화천이가 자기 새끼를 물어 죽이는 것도 보았기 때문에 차라리 검은 고양이가 화천이 새끼를 물어 죽이고 도망가는 것이었으면 덜 놀랐을 텐데, 살아있는 새끼를 물고 도망가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놀랐다. 검은 고양이를 쫓아가기는 했는데 불빛이 없는 곳으로 금방 숨어버려서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낮이었으면 어떻게 해보았을지 모르겠는데 오밤중이라 검은 고양이를 계속 쫓아갈 수도 없었고 새끼를 찾을 수도 없었다.

사랑방에 오니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검은 고양이의 털이 군데군데 빠져 있었고, 방바닥에 물을 뿌려놓은 것처럼 어떤 액체가 흥건했다. 고양이 오줌이었다. 화천이는 방바닥에 온통 오줌을 흘리면서 검은 고양이와 싸웠고, 그 과정에서 검은 고양이는 털이 빠졌고, 새끼들을 물어 죽이는 것이 여의치 않으니까 한 마리를 물고 튀다가 나와 마주친 것이었다.

골판지로 된 고양이 집 안에는 남은 새끼 고양이 네 마리가 숨소리도 내지 않고 굳은 것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만져보니 네 마리는 모두 무사했다. 고양이 오줌은 골판지 집 안에도 있었다. 아마도 화천이가 골판지 집 밖에서 싸우다 피하려고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 웅크리고 수컷 고양이와 대치하다가, 수컷 고양이가 집 안에 들어와 새끼 한 마리를 물어가면서 본격적으로 검은 고양이와의 싸움이 벌어진 모양이었다. 어쨌든 화천이는 검은 고양이를 쫓아냈고 새끼 네 마리를 지켰으니 싸움에서 이긴 것이지만 새끼 한 마리를 잃게 되었다. 낮에 집 근처를 돌아다녀 보았는데 새끼의 시체도 찾지 못했다.

방바닥에 고양이 오줌이 너무 흥건해서 그대로 둘 수 없었다. 걸레를 빨아서 한참을 닦았다. 걸레를 몇 번 빨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정리를 하니 화천이는 진정이 되는지 새끼들을 돌보고 꼬리를 들고 내 주변을 몇 번 빙빙 돌았다. 그러나 화천이 속이 속이었겠는가. 낮에 보니 골판지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가 사랑방을 거의 정리하지 않아서 방의 한 구석에는 고장난 가전제품도 쌓여있는 곳이 있는데, 화천이는 그 곳 깊숙한 곳에 새끼들을 숨겨놓았다.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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