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6

[경제학의 철학] Epstein (2014), “Why macroeconomics does not supervene on microeconomics” 요약 정리 (미완성)

     

[ Brian Epstein (2014), “Why macroeconomics does not supervene on microeconomics,” Journal of Economic Methodology, 21(1): 3-18. ]

  

  

  1. Introduction

  2. Preliminaries on supervenience

  3. Delineating microeconomics

    3.1. Supervenience failure and success

    3.2. Application to microeconomics

  4. Nonsupervenience of macroeconomics on S

    4.1. The hurricane case

    4.2. Practical implications of the metaphysical difference

    4.3. Analysis and generalization

  5. Conclusion




  1. Introduction


3

거시경제학적 정책생산에 관한 루카스 비판 이후,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에 관한 시도들

새 캐인지안, DSGE 이론(dynamic stochastic general equilibrium theory)


3

그러나 미시적 기초 프로젝트에 관하여 경제 철학자들 중에는 회의론이 많음.

주요 비판은 ‘대표 행위자’(representative agents)의 사용에 관한 것

Kirman (1992), Nelson (1986), Jansen (1993), Hartely (1997), Kincaid (1997), Hoover (2001a, 2006) 등


3-4

더 강한 비판적 입장은 미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의 가능성에 관한 의심

이러한 회의주의는 다른 특수 과학들의 환원에 관한 회의주의와 비슷한 고려

하위-수준 영역(영역 B)에 대한 상위-수준 영역(영역 A)의 환원가능성에 대한 반대 논변

(1) 영역 B의 존재자와 속성이 영역 A의 존재자와 속성을 결정하는, 존재론적 결정(ontological determination)

(2) 영역 A의 사건이나 일반화를 영역 B의 사건이나 일반화로의 설명가능성이나 식별(identification)

(1)과 (2)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


4

수반과 비-환원가능성의 양립가능성에 관한 논변은 환원에 관한 회의주의와 비슷한 루트

수반 - Hoover (1995), Kincaid (1998)

이 둘은 거시경제학이 미시경제학으로 환원될 가능성을 반대하고 거시경제학이 미시경제학에 수반한다는 입장


4

영역 A와 B의 수반을 부정하지 않고도 환원가능성을 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수반 주장을 평가하는 것에도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를 제공하는 것이 원리적으로 어렵지만, 원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면 거시 현상이 미시 현상에 수반한다는 것은 사소하다는 것이 널리 퍼짐.


4

이 논문의 목표

이러한 가정된 사소함은 사실상 틀렸다는 것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은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을 망라적으로 결정하는 데 실패한다는 것.


4

이러한 주장이 의미하는 바는?

어떤 특수 과학이 다른 특수 과학에 수반하는 경우가 드묾.

수반 실패는 단순히 각 영역들의 설명적 목표들의 차이의 결과

이 경우는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을 과소결정하는 방식으로 미시경제학적 속성 집합을 암묵적으로 carve out한다는 것

이는 미시경제학이 현재 받아들이고 실행되는 방식 이상으로 확장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님.

미시경제학의 영역의 적절한 확장은 거시경제학이 미시경제학에 수반하는 데 충분하게 할 것임.(물론 이것은 이 논문의 목표를 벗어나는 것)

이 논문의 목표는 실행되고 받아들여지는 거시경제학의 영역들의 일반적이고 실제적인 그림을 그리고, 거시경제학의 영역이 미시경제학에 수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4-5

엡스타인이 다른 곳에서 했던, 다르지만 연관된 주장

Epstein (2009)

존재론적 개체주의 논제에 반대하는 논변, 즉, 사회적 속성들이 개체적인 속성들에 수반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것

차이점

모든 사회적 속성들이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이 아니라는 점

그래서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이 개체적 속성들에 수반한다고 해도 존재론적 개체주의는 실패하는 것이 가능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이 개체적 속성들보다 더 큰 집합이라는 것이 그럴듯하다는 것

예)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은 사람 뿐만 아니라 우리와 연결되는 것들까지 포함함.


5

간단히 말하면,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의 집합이 사회적 속성들의 집합의 부분 집합이고,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의 집합이 개체적 속성들의 상위 집합이므로, Epstein (2009)의 모든 논변이 옳다고 해도, 이는 거시경제학이 미시경제학에 수반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음.



  2. Preliminaries on supervenience


5

김재권


5-6

케빈 후버의 The Methodology of Empirical Macroeconomics에 대한 라이스의 서평

엡스타인이 알기로 기시경제학에 대한 거시경제학의 수반에 대한 유일하게 명시적 도전

거기서 라이스는 두 가지 지점에서 수반 논제에 도전

라이스의 실수

실수(1): 미시존재자에 인과적 영향을 가지는 거시존재자들의 능력이 수반의 정신과 양립불가능하다는 것

실수(2): 수반 이론가들이 아마도 역사적 속성들이 미시와 거시적 수반 기저에 포함될 것이라고 허용할 것이라는 것.


6

정확히 같은 미시경제학적 속성을 가진 두 상황이 다른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을 가지는 것이 가능함.

차이점은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이 그 상황의 미시경제학적 소성들을 넘어서는 요소들에 의존한다는 사실에 기반함.

후버 같은 반-환원론자들의 수반 주장은, 상위-수준 속성 집합을 하위-수준 속성 집합이 망라적으로 결정하지만, 그러한 결정은 환원가능성을 함축하지 않는다는 것.


6-7

엡스타인은, 수반이 환원가능성을 함축하지 않지만 다른 방향도 가능함을 함축한다고 함.

수반이 실패한다고 가정해보자.

미시속성들의 변화 없이 거시속성들은 변할 수 있음.

이러한 변화가 거시이론에 모형화되었다고 가정하자.

우리가 미시수준에 관한 ‘완벽한’ 이론을 가졌다고 해도, 미시수준 이론은 거시수준 변화를 포착할 수 없음.

그래서 미시이론은 거시이론에 관한 미시적 기초를 제공할 수 없음.



  3. Delineating microeconomics


7

수반이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살펴보자



    3.1. Supervenience failure and success


7

19세기 세포 이론을 옹호한 Rudolf Virchow

..

특정한 해부학적 속성들은 cytological 속성들에 수반함.

그러나 뼈의 해부학적 속성, 눈의 해부학적 속성 등은 그렇지 않음.


7

이렇게 수반 실패의 단순한 사례

몸의 부분들에 관한 사실을 세포에 관한 사실로 간주하기에는, 시공간적으로 그리고 인과적으로 세포들과 멀리 떨어진 몸의 부분들이 너무 많다.


7

뇌의 경우


7-8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

해부학과 세포학의 문제는 ...


8

무엇을 ‘가까운 인과적 접촉’(close causal contact)로 간주할 수 있는가?


8

수반이 실패한 첫 번째 경우와 수반이 성공한 두 번째 경우



    3.2. Application to microeconomics


8

미시경제학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물리적 속성들 뿐만 아니라 세계의 부분들에 대한 그들의 지향적 속성들과 태도도 관련됨.


8-9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을 확인하는 데 대한 핵심 도전들

(1) 미시경제학은 적어도 개인과 개인들의 상호작용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표준 미시경제학 모형은 대상들을 제한함.

예) 가정, 기업, 정부도 개인들에 덧붙여 경제 행위자로 모형화함.

(2) 우리가 실제 미시경제학적 모형을 고려할 때, 모형들이 어떤 대상을 가리키는지 종종 명확하지 않음.

예) 대부분의 현대 미시경제학 이론은 합리적 기대에 근거한 결정을 모형화하기 위해 세계의 미래 상태를 가리킴.

물론 우리는 세계의 미래 상태들로부터 (아직) 인과적으로 영향받지 않음.

미래에 관한 사실들은 미시경제학적 사실들 중 하나인가?

(3) 방법론적 개체주의에 관한 문헌들에서 폭넓게 논의된 것은, 우리는 institutions, 인플레이션, 다른 거시적 존재자들에 대한 태도를 가진다는 것.

이러한 태도들은 기시경제학적 영역의 내부나 외부로 구분될 수 있는가? 아니면 우리가 속성 집합들을 구분도 못한다는 증거인가?

(4) 


9

미시적 기초 프로젝트나 수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미시경제학의 두 개념을 이해해야 함.

하나는 aggregative modeling methods를 사용하는 방법론


9-10

...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이 모든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을 포함한다면, 거시경제학이 미시경제학에 수반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것.

즉, 방법론들이나 모형 유형들의 집합인 미시경제학의 개념이 있을 것임. 여기서 모형들의 존재자에 관한 제약이 없는.

그러나 이러한 개념은 미시적 기초에서 사용하는 것과 다른 개념. 

미시경제학의 그러한 개념은 거시경제학이 미시경제학에 수반한다는 주장에서 가리키는 것과 다름.


10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에 관한 포괄적인 설명을 위해서

엡스타인은 세포학과 해부학의 유비를 사용


10

‘close causal contact’ for individuals

집합 S는 매우 명확하고 단순함.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의 상위집합(superset)이 있다는 것은 그럴듯함.

상위집합에 세계의 부분들의 속성들로서 개인들의 모든 내재적 속성이 포함됨.

암묵적으로, 미시경제학은, 개인들의 속성 변화를 촉발하는 세계의 특성만큼이나, 개별 인간들의 속성들의 변화를 모형화하는 것으로 이해됨.

세계의 속성이 개인들의 속성들의 변화를 이끌지 않는다면, 그러한 속성은 미시경제학 모형과 무관한 것임.


10

이 전략은 미시경제학적 속서 집합을 적절한 범위 너머로 늘림.

...

그러나 이는 수반에 반대하는 우리의 사례를 약화시키지 않음.

이렇게 이해해야 함.: 우리는 속성 집합 S를 구성한다. 이것은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의 상위집합이다.

그런 다음, 우리는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이 S에 수반하지 않는다고 논변.

S가 실제로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의 상위집합이라면, 더 강력한 이유로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은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에 수반하지 않음.

다른 한편으로, S가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의 상위집합이 아니라면, 수반에 대한 옹호에 열려있는 것.

그러나 그것은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을 그것들의 적절한 영역에서 기술해야 한다는 부담을 수반 주장에 부여하는 것.


10

집합 S는 미시경제학적 존재론에 대한 넓은 해석(broad construal)

...

엡스타인은 4절에서 미시경제학적 속성 집합이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일 것.



  4. Nonsupervenience of macroeconomics on S


10-11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이 개인들의 단순히 집계된 속성들이라는 가정이 일반적.

이러한 가정은 실수

실제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은 부분적으로 개인들의 속성에도 의존하지 않고 개인들의 가까운 인과적 관계들(close causal relations with individuals)에도 의존하지 않음.


11

미시경제학은 개인들과 개인들과 상호작용하는 것들에 관한 과학

거시경제학적 대상, 속성, 사실들은 여전히 그것보다 ‘더 넓음’

정부의 신뢰성, 은행 체계 등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은 거시경제에서 핵심 역할을 함.

이러한 속성들은 우리가 접촉하거나 상호작용할 필요가 없는 세계의 특성들에 의존함.


11

비-수단을 지지하는 논변을 하기 위하여, 표준적인 시험을 사용할 것임.

수반 기반(supervenience base)은 동일하고 수반 기반 외부의 한 요소만 다른 상황

...

이는 미시경제학적 요소들 외부의 요소들이 어떻게 거시경제학적 요소들로 계산되는지 증명할 것.

인공적인 사례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넓은 사례들에서도 비슷한 수반 실패가 일어남을 보일 것.



    4.1. The hurricane case


11

폭풍에 취약한 지역에 있는 작은 나라

정부의 주된 책임은 재앙적인 폭풍 피해로부터 개인들을 보호하는 것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 정부는 폭풍의 다른 유형에 대한 정부 책임의 수준을 다르게 차별함.

두 가지 비율로 개인에게 보상하는 정책


1. 평범한 폭풍 피해에 대하여, 정부는 피해 가구당 1만 달러를 지급

2. 심각한 폭풍 피해에 대하여, 정부는 피해 가구당 5만 달러를 지급.


수반 시험을 설정하기 위해,

폭풍이 개인과 개인의 소유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식별불가능하지만 폭풍은 다른, 두 상황을 고려


사례 A: 그 나라는 허리케인이 아닌 폭풍에 타격 받음. 1천 가구가 피해 입음.

사례 B: 그 나라는 범주 2 허리케인에 타격 받음. 1천 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사례 A와 동일함.


사례 A에서는 정부가 1천만 달러, B에서는 5천만 달러

이러한 obligation은 단순히 a legislated fact

정부가 이러한 책임을 가지느냐 여부는 세계에 관한 물리적 사실에 의존함.

이 물리적 사실은 인구 중 개인들의 인식적 상태나 다른 상태와 독립적임.

사례 B에서 허리케인의 존재는 정부의 책임을 사례 A보다 높게 설정함. 개인들에 관한 인과적 결과가 있느냐와 무관하게.


11-12

정부의 의무는 부분적으로 인구에 대하여 폭풍이 가지는 위력의 함수, 즉 폭풍에 피해 받은 가구에 관한 것.

그러나 이러한 의무는 폭풍 그 자체의 종류에 관한 함수, 이는 개인들에 관한 인과적 영향이 다르냐와 무관하게.

인식론을 제쳐놓는다면, 사례 A에서 정부는 한 수준의 의무만 가지는 것

사례 B에서는 다른 수준을 가짐.

정부의 의무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증가함. 이 상황은 개인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요소에 근거함.

그러므로, 개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지장을 주는 인과적 요소들만 포함하는 수반 기반은 이러한 상황들의 차이점을 결정하지 못함.


12

이는 형이상학적 요점도 보여줌.

두 가지 자연스러운 반응들

반응(1)

이것이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이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

사회적 사실들에 관한 형이상학과 인식론 사이의 간극이 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

반응(2)

그러한 차이점이 있다고 해도, 실행의 관점에서 전적으로 무관하다.


12

이러한 반응들에 대답하기 위해서, 회계에서 ...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맞추는 것은

시점 t의 정부 의무에 관한 ‘형이상학적 지위’의 차이가 

시점 t에 인식적인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다고 해도, 나중에 실천적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줌.




    4.2. Practical implications of the metaphysical difference


12

1년에 폭풍이 있고, 폭풍은 정부는 1천만 달러 의무를 산출

2년 세금 1400만 달러가 are levied

3년에 이를 지불, 이자에 조정

4년에 날씨 영향은 허리케인보다는 열대성 폭풍의 결과로 되돌아옴.

이렇게 이야기는 끝나고,

성장률은 타격받고 1년, 2년, 3년 조금씩 상승하다 3%로 되돌아옴.


12-13

표2

1년에 허리케인, 그래서 정부는 5천만 달러, 그러나 개인들은 사례 A와 같이 알고 있음.

그래서 4년까지 세금과 지출은 상황 A와 같음.

한편, obligation은 계속 늘어서 5년과 6년에 그 폭풍이 허리케인이었다는 정보를 얻게 됨.

6년에 세금을 내고...

총 지출은 2년에 1080만 달러, 6년에 4680만 달러


 




    4.3. Analysis and generalization


13-14

4.2절에서 한 것은 정부의 1년차 liabilities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줌.

4년차까지 그러한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고 해도 그렇다는 것.

그러한 사실 그 자체는 



15

다른 많은 거시경제학적 속성들도 비슷함.

예) 실제 경제는 금융 부문과 그것이 사용하는 도구들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음.

허리케인 보험 계약은 ...

...

미시적 기초론자들이 저지른 실수는 거시경제학적 속성들이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의 단순한 합이나 게리멘더된 합이라고 가정한 것.



  5. Conclusion


15

수반 주장이 주장하는 것을 명료화하는 것은 수반 이론가들의 부담임.

엡스타인은 미시경제학적 개념을 미시경제학적 속성이나 대상들의 영역에 제한을 부과하는 것으로 제시함.

즉, 미시경제학의 대상을 개체들이 가까운 인과적 접촉을 하는 규모에서 개인과 개별 대상들로 하는 것

앞서 논변들이 옳다면, 미시경제학은 거시경제학의 기초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달느 문제들을 풀기 위해 설계된 것


15

미시경제학적 속성들이 거시수준들을 결정하지도 않기 때문에 모든 거시경제학적 현상에 관한 완전한 미시경제학적 설명은 없음.


15



  

  

(2020.07.01.)

     

2020/09/05

코로나19 시대의 인문학?

     

김우재 박사는 <한겨레>에 기고한 “코로나 시대의 인문학”라는 칼럼에서, “코로나19가 가속화시킨 교육의 디지털화 현상에서, 가장 큰 압력을 받을 분야는 인문학”이라고 주장한다. 왜? “비싼 장비와 실험재료 그리고 여러 해에 걸친 도제식 교육이 필요한 과학기술 분야와, 주로 텍스트 독해와 강독 등으로 구성된 인문학이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우재 박사는 인문학을 걱정하는 척 하면서 또 이렇게 인문학에 시비를 건다.

  

대학들이 인문대를 정리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과 코로나19를 맞아 큰 압력을 받는다는 것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학과를 날리는 것과 학과 자체는 두고 인건비만 줄이는 것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학과를 날리기로 했다면 코로나19고 뭐고 간에 그냥 날리면 된다. 코로나19가 터졌다고 인문대를 날린다는 건 너무 뜬금없어 보이지 않는가?

  

인건비를 줄이기 쉬운 곳은 따로 있다. 교재와 수업과 평가가 표준화된 학문이 인건비 줄이기는 더 쉽다. 경제학을 생각해보자. 여러 학교 경제학과 커리큘럼을 비교해보면 같은 과목에서 학습량 차이가 있을 뿐 배우는 내용이나 교재는 비슷하다. 경제학과에서 토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실험을 하는 것도 아니다. 고시나 공무원 시험 때문에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 원론, 거시, 미시, 국제경제학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코로나19 이후에 인문대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곳은 경제학과일 것이다. 아마 수학과도 만만치 않게 타격받게 될 것이다. 이와 달리, 인문학은 원래 위기라서 더 타격받을 것도 없다. 그런데 김우재 박사는 유독 인문대에 초점을 맞춘다. 왜? 김우재 박사의 본심은 글의 뒷부분에 나온다.

  

“오래전부터 국내 학자들이 떠들어온 인문학의 위기란, 기껏해야 대학 인문학의 위기였을 뿐이고, 그조차도 자세히 파헤치면 대학 인문학 교수들의 일자리 위기였을 뿐이다. [...] 이제 인문학은 학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학 밖으로 나가야 한다. 기실 오래전부터 인문학은 대학 밖에서 새로운 실험을 모색 중이기도 했다. 대학에 머물고 싶다면, 인문학은 사활을 걸고 변질된 대학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니까 이 참에 인문학은 대학 밖으로 나가라는 것이다. 김우재 박사가 인문학을 얼마나 졸로 보는지 또 한 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인문학이 대학 밖으로 나간다고 치자. 그러면 대학마다 있는 박물관은 누가 관리하고 운영해야 하는가? 규장각에는 아직까지 정리 안 된 고문서들이 쌓여있고 새로 발견되는 고문서가 택배로 올라오고 있다고 하는데, 그 고문서들은 누가 정리해야 하는가? 학회들은 학술대회 개최나 운영과 관련하여 대학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데, 인문학 관련 학회들은 다 망해 자빠지라는 것인가?

  

중요한 것은 강의를 강의실에서 하느냐 원격 화상으로 하느냐가 아니라, 대학에서 인문학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이다. 예를 들어보자. 조선시대 사람들의 수리 능력을 추정하는 연구가 있다. 경제 성장의 주요 요소로 꼽히는 중 하나가 교육인데 전-근대 시기는 정규 교육이 없기 때문에 이걸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경제사 연구는 경제학과와 사학과에 걸쳐 있다. 조선시대 소득 수준에 관한 연구도 두 학과에 걸쳐 있다. 조선시대 과거 시험 급제자의 진급에 미친 요소에 관한 연구는 사학과와 사회학과에 걸쳐 있다. 청-조선의 외교 관계에 관한 연구는 동양사학과의 주제일 뿐 아니라 정치외교학과의 주제다. 인공지능이나 인지과학 쪽에서는 과학자들하고 철학자들이 같이 작업하기도 한다. 인문학이 대학 밖에 있다면, 인문학이 대학 안에 있는 것보다 인문학 연구자와 같이 연구를 하는 데 여러 면에서 비용이 늘어난다. 이런 연구를 하는 수준의 대학으로서는 인문학이 대학 내부에 있는 것이 대학 전체로 보았을 때 비용이 적게 든다.

 

물론, 인문학을 내세우지만 저런 게 왜 대학에 있어야 하나 싶은 것들도 있을 것이다. 사료는 별로 보지도 않고 이데올로기 같은 소리나 늘어놓는 유사-사학이라든지, 수면 마취 받을 때 할 정도의 소리를 논문이라고 적어놓는 유사-문학이라든지, 철학과에서도 전혀 안 다루는데 어떻게든 철학이라고 우기는 유사-철학 같은 것들이 그렇다. 한국에 대학은 많고 미쳐 돌아가는 인문대들도 적지 않으니까 만나는 인문학 종사자들이 다 그 모양이었을 수는 있겠다. 그런데 만나는 인문학 연구자마다 다 이상하다는 것은, 그 사람이 운이 없거나 정상적인 연구자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안목이 없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인문대가 아프면 정상적인 연구자를 데려와서 인문대를 정상화해야 하는 것이지 인문대를 대학에서 파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눈이 아프면 안과 가서 치료 받아야지 눈알을 파내지는 않는다.

  

김우재 박사가 인문학을 졸로 보는 또 한 가지 증거는 대학 밖의 인문학을 언급한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을 접하는 것은 좋은 일이겠으나 그것이 대학에 기반한 전문적인 인문학을 대체할 수는 없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 캠프가 많이 열리는 것이 과학에 좋은 일일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대학에 있는 과학을 대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대학 밖에 있는 인문학 단체란 노년에 접어들고 있는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활력이나 심리적 안정을 주는 기능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학문적 기능은 거의 하지 않는다. 사실상, 대학 밖의 인문학 단체는 동네 탁구장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된다.

  

김우재 박사가 대학 밖의 인문학 단체가 어떤 곳인지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도 김우재 박사는 인문학 대중화에 혁혁한 공이 있는 강 아무개 박사를 대학에서 교수로 채용하지 않는 점에서 대한민국 인문학이 썩었다고 한 적이 있다. 나도 그 강 박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인문학 대중화에 공이 있다고 해서 교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따라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과학 대중화에 혁혁한 공이 있는 유튜버가 대학 교수가 되어야 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김우재 박사가 인문학을 이렇게 졸로 본다.

  

김우재 박사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 그렇다고 치자. 진짜 큰 문제는, 김우재 박사의 이러한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교수들이 있다는 점이다. 어떤 선생님의 페이스북 글에서 본 것인데, 어느 학교 인문사회학부 발전방안 발표회에서 어떤 국문학 교수가 발제문에 김우재 박사의 의견과 비슷한 의견을 출처 표시 안 하고 써놓았고, 그걸 잡아서 토론에서 기선을 제압했다는 내용이었다. 학부생도 아니고 국문학 교수씩이나 되어서 인문사회학부 발전방안이라고 하면서 김우재 교수의 의견을 몰래 따올 정도라면, 그 학교에서 인문학을 가르친다고 한들 거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 정도면 김우재 박사가 인문학을 졸로 보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만은 않다고 볼 수도 있겠다.

  

  

* 링크: [한겨레] 코로나 시대의 인문학 / 김우재

www.hani.co.kr/arti/opinion/column/951480.html )

  

  

(2020.07.05.)

    

2020/09/04

[한국 음악] 영화 <올드보이> OST



이지수 - Cries And Whispers (우진테마)

( www.youtube.com/watch?v=MCLoIok3iTA )

심현정 - The Last Waltz (미도테마)

( www.youtube.com/watch?v=ekWhDE1QagQ )

(2022.12.01.)


학술대회 발표 후기

     

지난 학기 협동과정에서 선생님들이 자기가 어떻게 연구하는지 학생들 앞에서 발표한 적이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학생 입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별로 없었다. 선생님들은 자기가 왜 연구를 잘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해보니까 잘 되더라, 하는 정도였다. 선생님들이 의견 중 공통인 것은 학술대회 같은 데서 발표를 많이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발표를 하기로 해놓으면 발표 날짜까지 어떻게든 무언가가 되어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에 학술대회 대학원생 세션에서 발표했다. 발표를 더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서 발표 신청을 하게 된 것인데, 역시나 선생님들 말은 개뻥이었다. 되기는 뭐가 되는가. 하마터면 발표하기로 했던 걸 취소하고 도망갈 뻔했다가, 발표 전까지 가까스로 발표 자료를 완성해서 제 시간에 겨우 발표했다.

  

  

(2020.07.04.)

    

2020/09/03

[과학사] Collins and Pinch (1998), Ch 5 “A new window on the universe: the non-detection of gravitational radiation” 요약 정리 (미완성)



[ Harry Collins and Trevor Pinch (1998), The Golem: What You Should Know About Science, 2nd Edi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pp. -.

Harry Collins and Trevor Pinch (1993), The Golem: What You Should Know About Science, 1st Edi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해리 콜린스・트레버 핀치, 「5장. 우주를 향해 열린 새로운 창 - 중력 복사선의 탐지 실패」, 『골렘 ― 과학의 뒷골목』, 이충형 옮김 (새물결, 2005), -쪽. ]

1. Detecting gravity waves

1.1. Current status of Weber’s claims and of gravitational radiation

1.2. Persuading others

2. The experimenter’s regress

2.1. Scientists at their work

2.2. The competence of experimenters and the existence of gravity waves

3. Gravitational radiation: 1975

3.1. How the debate closed

4. Conclusion

(2024.06.02.)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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