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의 시작 [2a-5d]
- 멜레토스가 소크라테스를 기소함.(2b)
• 기소 이유(1)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것.(2c)
• 기소 이유(2) 소크라테스가 신들을 만들어 내며, 예로부터 믿어온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3b)
- 에우티프론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인죄로 고발함.(3d-4a)
• 살해된 사람은 에우티프론 집의 머슴. 그 머슴이 술에 취해 가복의 목을 베었음.(4c)
• 에우티프론의 아버지는 머슴을 결박하고 도랑에 내동댕이쳐 놓고 어떻게 처분할지 율법 해설자한테 문의하도록 했는데 그동안 머슴이 사망함.(4d)
• 에우티프론의 아버지는 아들이 아버지를 살인죄로 기소하는 것은 경건하지 못하다고 함.(4d)
• 에우티프론은 아버지를 기소하는 것이 불경하지 않다고 함.(4d-e)
- 소크라테스: 멜레토스가 한 기소에 앞서, 에우티프론의 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좋겠다.(5a)
■ 경건함에 대한 첫 번째 정의 [5d-6e]
- 소크라테스: 경건함(to hosion)은 그 자체로는 모든 행위(praxis)에 동일하고, 경건하게 못함(to anosion)은 모든 경건한 것과 반대되는 것이되 무엇이든 그것이 경건하지 못한 것이려면 불경과 관련해서 어떠한 특성(idea)을 지닌다. 무엇이 경건함이고 무엇이 경건하지 못함인가?(5d)
- 에우티프론: 경건함은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른 자를 기소하는 것이고, 기소하지 않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것.(5d-e)
• 예) 신들 중에서 가장 올바르다고 여겨지는 제우스가 아들들을 삼킨 아버지를 결박하는 데 동의한 것.(5e-6a)
- 소크라테스: 내가 기소당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를 꺼려해서인가? 당신은 신들의 세계에 전쟁과 무서운 적개심, 싸움질 그리고 그 밖에도 이런 유의 많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으로 믿는가?(6a-c)
- 에우티프론: 이것들보다 한층 놀라운 것들도 믿는다.
- 소크라테스: 내가 답하라고 한 것은 여러 경건한 것 가운데 한두 가지가 아니라 경험한 것 그 특성(eidos) 자체, 즉 그것에 의해서 모든 경건한 것이 경건한 것이게 되는 것.(6d)
■ 경건함에 대한 두 번째 정의(1) [6e-9c]
- 에우티프론: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경건하고, 신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불경하다.(7a)
- 소크라테스:
• 신들이 다투는 것은 서로 의견이 다르기 때문임.(7b)
• 그 의견 차이는 올바른 것과 올바르지 못한 것,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한 의견 차이임.(7d)
• 이러한 것들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면 신들은 다툴 일이 없음.(7e)
• 동일한 것들이 신들에게 미음받기도 하고 사랑받기도 함.(8a)
• 에우티프론에 따른다면, 동일한 것들이 경건한 것들이기도 하고 경건하지 못한 것들이기도 함.(8a)
- 에우티프론: 신들 중 어느 누구도 누군가를 부당하게 죽인 사람을 벌주면 안 된다고 하지 않을 것.(8b)
- 소크라테스:
•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른 것을 시인하면서도 자신이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8c)
•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른 쪽이 누구이며 무슨 짓을 했고 언제 했는지를 두고 말다툼을 하는 것이다.(8d)
• 신들의 다툼도 이런 일들을 겪는 것이다.(8d)
• 신들이 동일한 것을 미워하는 동시에 사랑하는 것이므로, 에우티프론이 신들이 그와 같은 죽음을 부당한 것으로 믿는다는 것을 최대한 가르쳐준다고 해도, 경건함과 경건하지 못함이 무엇인지 더 배울 수 없음.(9c)
■ 경건함에 대한 두 번째 정의(2) [9d-11b]
- 에우티프론: 신들이 모두 미워하는 것이면 경건하지 못한 것이고 신들 모두가 사랑하는 것이면 경건한 것이지만, 한 무리는 사랑하나 한 무리는 미워하는 것이면, 어느 쪽 것도 아니거나 양쪽 것 다일 것.(9d)
- 소크라테스: 경건한 것은 그것이 경건하기 때문에 신들에게 사랑받는 것인가, 아니면 신들에게 사랑받기 때문에 경건한 것인가?(10a)
• 보이는 것은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보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보이기 때문에 그것이 보이는 것임. 이끌리는 것은 그것이 이끌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이끌리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이끌리기 때문에 그것이 이끌리는 것임.(10b)
• 어떤 것이 생성되거나(무엇으로 되거나) 무엇을 겪는다면, 그것이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생성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생성되기 때문에 그것은 생성되는 것.”(10c)
• ‘사랑받는 것’도 생성되는 것이거나 누군가에 의해서 어떤 것을 겪는 것.(10c)
• 경건함은 모든 신에게 사랑받는 것.(10d)
• 경건한 것이 신들에게서 사랑을 받기 때문에, 그것은 사랑받는 것이며 신들의 사랑도 받는 것임.(10d)
•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경건한 것이 아니고, 경건한 것이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도 아니니,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임.(10d)
• 경건한 것은 그것이 경건하기 때문에 사랑받게 되지, 그것이 사랑받기 때문에 경건한 것은 아니다.(10e)
•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신들에게서 사랑받기 때문에, 이 사랑받음(phileisthai)으로 인해서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지, 그것이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사랑을 받게 되는 게 아님.(10e)
•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과 경건한 것이 동일한 것이라면, 그래서 경건한 것이 사랑받는다는 게 경건하기 때문이라면,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사랑받게 되는 것도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기 때문일 것.(10e-11a)
•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인 건 신들한테서 사랑을 받기 때문이라면, 경건한 것이 경건한 것도 사랑받음 때문일 것.(11a)
• 그렇지만 그 둘은 서로 완전히 다르고, 그와는 반대임.(11a)
• 왜냐하면 하나(신들의 사랑을 받는 것)는 그것이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받게 될 그런 것이고, 다른 하나(경건한 것)는 [그것 자체가] 사랑받게 될 그런 것이기 때문에 사랑을 받는 것이기 때문.(11a)
- 소크라테스: 에우티프론은 경건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의 본질(ousia)을 밝히려고 하지 않고 그것과 관련된 우유성(pathos), 즉 그것이 처한 상태(모든 신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을 말함.(11a)
■ 맥이 빠진 에우티프론에게 소크라테스가 협력을 약속함 [11b-11e]
- 에우티프론: 우리가 무엇을 내놓게 되든지,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 주위를 언제나 맴돌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11b)
- 소크라테스: 지레 단념하지 말라.(11e)
■ 경건함에 대한 세 번째 정의(1) [11e-12d]
- 소크라테스: 모든 경건한 것은 필연적으로 올바른 것인가?(11e)
- 에우티프론: 그렇다.
- 소크라테스: 모든 올바른 것이 경건한가? 아니면 경건한 것은 모두가 올바르지만, 올바른 것이 모두가 경건한 것은 아니고, 그것의 일부는 경건하나 다른 일부는 경건하지 않은 것인가?”(12a)
- 어떤 시인은 두려움이 있는 곳에 경외(공경)도 있다고 함.(12a-b)
- 소크라테스는 이에 반대함.
• 두려움의 대상이 반드시 경외의 대상은 아니다. 질병은 두렵지만 경외로운 것은 아니다.(12b)
• 반대로 경외가 있는 곳엔 항상 두려움이 있다.(12b)
• 이렇게 되는 것은 두려움이 경외(공경)보다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12c)
• 예) 홀수는 수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수가 있는 곳에 홀수도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홀수가 있는 곳에 수도 있다.(12c)
• 경건한 것이 있는 곳에 올바른 것이 있지만, 올바른 것이 있는 모든 곳에 경건한 것이 있는 건 아닌데, 그것은 경건함이 올바름의 한 부분이기 때문임.(12c-d)
- 소크라테스: 경건함이 올바름의 한 부분이라면, 올바름의 무슨 부분이 경건함인지 찾아야 함.(12d)
■ 경건함에 대한 세 번째 정의(2) [12e-14a]
- 에우티프론: 신들에 대한 섬김과 관련되는 부분이 신들을 공경함이며 경건함이고, 인간들에 대한 보살핌과 관련되는 것이 올바름의 나머지 부분인 것 같다.(12e)
-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보살핌(섬김)은 어떤 보살핌을 말하는가?
• 모든 사람이 말을 보살필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마술에 능숙한 사람이 그럴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사냥개를 보살필 줄 아는 것이 아니라, 사냥꾼만이 개를 보살필 줄 안다.(13a)
• 경건과 신들에 대한 공경은 신들에 대한 섬김일 것.(13b)
• 그렇다면 모든 보살핌은 동일한 것을 성취하려 함. 보살핌을 받는 쪽에 좋은 것과 그것의 이득을 목표로 삼음.(13b-c)
- 소크라테스: 경건이 신들에 대한 섬김이어서 신들의 이익이며 신들을 더 좋게 되도록 만드는 것인가? 경건한 일을 한 가지 하면 여럿 가운데 어떤 한 신이 더 좋게 되도록 만드는 것인가?
- 에우티프론: 그렇지 않다.
- 소크라테스: 신들에 대한 무슨 섬김이 경건인가?(13d)
- 에우티프론: 노예들이 주인들을 섬기는 식의 것. 신들에게 하는 일종의 봉사(섬김)의 기술(13d)
- 소프라테스: 신들에게 봉사하는 기술은 무슨 결실을 맺게 하는 데 봉사하는 것인가?(13d)
• 조선기사들에게 봉사하는 기술은 배를 [만들기] 위한 것이고, 건축가들에게 봉사하는 기술은 집을 [짓기] 위한 것.(13e)
• 신들이 우리를 봉사자로 이용하여 이루게 되는 지극히 훌륭한 일은 무엇인가?(13e)
- 에우티프론: 많고도 훌륭한 것들이다.(13e)
■ 경건함에 대한 네 번째 정의(1) [14a-14e]
- 소크라테스: 농부들도 많고도 훌륭한 것들을 이룬다. 신들이 이루게 되는 많고도 훌륭한 것 중 주된 것은 무엇인가(14a)
- 에우티프론: 가령, 어떤 사람들이 신들에게 기원을 하고 제물을 바치면서 신들에게 만족스런 것들을 말하고 행할 줄 알 경우, 이것들이 경건한 것들임.(14b)
• 이런 것들이 개개인의 가정과 나라들에 있어서 공공의 것들도 구하게 됨.(14b)
• 신들에게 만족스러운 것들과 반대되는 것들이 신들에 불경한 것이고 이러한 것들이 모든 것을 뒤엎고 파멸시킴.(14b)
- 소크라테스: 경건함이란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고 기원을 하는 데 대한 일종의 앎인가?(14c)
- 에우티프론: 그렇다.
- 소크라테스: 제물을 바치는 것은 신들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고 기원한다는 것은 신들에게 청하는 것임.(14c)
• 신들에 대한 이러한 봉사(hypēresia)는 신들에게 청하고 바치는 것.(14d)
• 옳게 청하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그들에게 청하는 것.(14d)
• 옳게 바치는 것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우리가 보답으로 바치는 것.(14e)
• 그렇다면 경건은 신들과 인간들 사이의 일종의 거래기술일 것.(14e)
- 에우티프론: 그렇다.
■ 경건함에 대한 네 번째 정의(2) [15a-15c]
- 소크라테스: 신들이 우리에게서 받는 그 선물들로 해서 무슨 이득이 있는가? 우리가 신들에게 바치는 선물은 무엇인가?(15a)
- 에우티프론: 숭배와 그 예물, 만족.(15a)
- 소크라테스: 경건함은 신들에게 만족스런 것이기는 하지만, 신들한테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을 받는 것도 아님.(15b)
- 에우티프론: 그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사랑을 받는 것이라 생각함.(15b)
- 소크라테스: 경건함은 ‘신들에게 사랑받는 것’(to tois theois philon)인 것 같다.(15b)
- 에우티프론: 그렇다.
- 소크라테스: 우리의 논의는 빙 돌아서 같은 데로 되돌아왔다.(15b-15c)
■ 대화의 종결 [15d-16a]
- 소크라테스: 경건함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고찰해야 한다.(15c)
- 에우티프론: 그러면 다른 기회에 하자. 지금은 어디를 좀 서둘러 떠나거니와, 나로서도 갈 시간이다.(15e)
- 소크라테스: 내가 가졌던 그 큰 기대로부터 나를 내동댕이치고서는 가버리다니 무슨 짓을 하는 것인가. 당신에게서 경건한 것들과 그렇지 못한 것들을 배운 다음, 내가 멜레토스한테 이런 것들을 밝혀서, 내가 그의 기소에서도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16a)
(201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