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3

[과학철학] Kuhn (1996), Ch 2 “The Route to Normal Science” 요약 정리



[ Thomas S. Kuhn (1996),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3rd ed.), University of Chicago Press, pp. 10-22.

토머스 S. 쿤, 「2장. 정상 과학에로의 길」, 『과학혁명의 구조』, 김명자・홍성욱 옮김 (까치, 2013), 73-89쪽. ]

■ [pp. 10-11, 73-75쪽]

- 정상 과학(normal science): 과거의 하나 이상의 과학적 성취에 기반한 연구 활동.

• 오늘날은 교과서가 과학적 성취를 설명함

• 19세기 초 이전에는 과학 분야의 고전이 교재 역할을 함

• 교재의 역할: 일정 기간 한 연구 분야의 적법한 문제와 방법을 다음 세대 학자들에게 암묵적으로 정의해주는 역할을 했다.

- 과학 고전들이 공유하는 특성

• 전례 없는 성취: 경쟁적인 과학 활동 방식에서 옹호자들을 떼어낼 정도

• 충분한 융통성(open-ended): 재편된 연구자 집단이 풀 모든 유형의 문제들을 남김

- 패러다임들(paradigms): 이러한 두 가지 특징을 지닌 성취들

• 과학도가 패러다임을 공부하는 것은 과학자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준비하는 것.

• 같은 분야의 기초를 익힌 과학도들이 과학자 공동체에서 합류하면, 이후 활동에서 기본 개념에 대한 의견 충돌을 피하게 됨.

• 공유된 패러다임에 근거 → 과학 활동에 대한 동일한 규칙과 표준을 준수

• 규칙・표준과 의견 일치는 정상 과학의 불가결한 요소

- 확고한 과학적 성취는 왜 그 성취로부터 추상화되는 개념, 법칙, 이론, 관점보다 우선하는가?

• 공유된 패러다임은 논리적 기본 요소들로 완전히 환원될 수 없는가?

- 한 분야에서 패러다임과 패러다임이 허용하는 더 비전적(esoteric) 연구 형태를 획득한 것은 그 분야의 발전에서 성숙의 징조.

■ 광학의 사례 [pp. 11-13, 75-78쪽]

- 오늘날의 교과서는 빛을 광자(photon)로 설명함.

• 광자: 파동과 입자의 특성을 함께 나타내는 양자역학적 실체

• 이는 20세기 초 플랑크, 아인슈타인 등의 연구에 기반함

- 20세기 초 이전의 교과서는 빛은 횡파 운동이라고 가르침.

• 이는 19세기 초 영과 프레넬의 저서에서 나온 것.

- 18세기 내내 빛은 물질의 입자들(material corpuscles)로 가르침.

• 이 분야의 패러다임을 제공한 것은 뉴턴.

• 그 당시 물리학자는 빛이 때리는 압력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 애씀.

- 고대부터 17세기 말까지 빛의 본질에 대해 널리 수용된 단일한 견해는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여러 학파가 난립함.

- 뉴턴 이전의 과학자들도 뉴턴 이후의 과학자들만큼이나 과학자

- 광학 분야의 방법이나 현상에 대한 표준이 없었음

■ 전기학 연구 [pp. 13-15, 78-79쪽]

- 18세기 전반에 이루어진 전기학 연구의 역사는 과학이 최초의 패러다임을 획득하기 이전에 발전하는 방식을 보여줌.

- 18세기 전반, 본성에 대한 견해는 여러 가지

• 예) 혹스비, 그레이, 데자귀리에, 뒤페, 놀레, 왓슨, 프랭클린 등

• 이러한 개념들은 역학-입자 철학(mechanico-corpuscular philosophy)의 변형에서 유도되었다는 공통점.

• 모든 실험이 전기에 관한 것이었고 실험자들이 서로의 논문을 읽었지만 그들의 이론은 유사성만 지닐 뿐 패러다임을 지니지 못함

- 17세기 전기 연구

• 집단(1): 인력, 그리고 마찰에 의한 전기 발생을 기본적인 전기 현상으로 간주함. 전기적 반발을 일종의 역학적 반동으로 인한 이차적 효과로 취급. 전기 전도 현상에 관한 논의도 미루려고 함.

• 집단(2): 인력과 반발력을 동등하게 전기의 기본 작용이라고 여김. 가장 단순한 전도 효과를 제외하고는 집단1처럼 어느 것에 대해서도 동시에 재대로 설명하지 못함.

• 집단(3): 비-도체에서 튀어나오는 전기소(effluvium)로 보기보다는 도체를 통해서 흐를 수 있는 유체(fluid)로 설명하려고 함.

- 프랭클린과 그의 직계 후계자들의 연구를 통하여 전기의 이러한 효과들을 모두 거의 비슷한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등장하고 이후 세대에게 패러다임을 제공함

■ [p. 15, 79-80쪽]

- 예외적인 분야들

• 수학과 천문학은 선사시대부터 확고한 패러다임이 존재.

• 생화학은 이미 성숙한 전문 분야들이 분할되고 재결합되어 형성됨.

- 유사한 의견 불일치를 보이는 사례들

•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의 운동 연구

• 아르키메데스 이전의 정역학 연구

• 블랙 이전의 열 연구

• 보일과 브르하버 이전의 화학 연구

• 허튼(Hutton) 이전의 지사학(historical geology) 연구

- 유전학 같은 생물학의 일부 영역에서는 최초의 패러다임이 최근에 나타남.

- 사회과학의 어느 부분이 그러한 패러다임을 얼마나 획득했는지는 미결 과제

- 역사는 확고한 연구 합의에 이르는 길이 험난함을 보여줌.

■ [pp. 15-17, 80-81쪽]

- 패러다임이 없는 시기의 사실 수집(fact-gathering)은 패러다임 이후의 활동에 비하면 거의 무작위적인 활동

• 예) 플리니우스의 백과사전식 저술, 17세기 베이컨식 자연사

- 유사하지 않은 것을 유사한 것으로 기록하거나, 나중에 중요한 것으로 밝혀질 것을 기록하지 않거나, 잘못된 보고를 걸러내지 못함.

- 선택・평가・비판을 가능하게 하는 이론적・방법론적 믿음의 (최소한 암묵적인) 집합이 있어야만 자연사를 해석할 수 있음. 그러한 믿음의 집합은 개인이나 시대마다 다를 것임.

- 따라서 사람마다 같은 현상을 두고 다르게 기술하고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당연함. 오히려 신기한 것은 그러한 다양성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

■ [pp. 17-18, 82-83쪽]

- 전-패러다임(pre-paradigm) 학자들 중 하나가 승리하여, 같은 현상에 대한 기술・해석 차이가 사라짐

- 전-페러다임 학자들 중 승리한 학파도 보통은 독특한 신념과 선입견 때문에 미완성인 정보 더미에서 특수한 부분만 강조함

• 예) 전기를 유체라고 생각한 학파에서 전기를 병에 담을 생각을 함 → 라이덴 병(Leyden jar) 발명

- 라이덴 병 현상이 이미 알려진 전기적 반발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없었지만 프랭클린의 이론을 패러다임으로 승격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됨

-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인정되기 위해서 그 이론은 그 경쟁 상대들보다 더 좋아 보여야 하지만, 그것이 당면할 수 있는 모든 사실을 다 설명해야 되는 것은 아님.

■ [p. 18, 84쪽]

- 이후 전기학자들이 프랭클린의 패러다임을 수용하여 전기 연구의 성과와 능률이 엄청나게 증진됨.

- 패러다임은 어떤 실험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가려줌. 논쟁의 종결은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끊임없는 되풀이를 끝냄. 길을 바로잡았다는 자신감은 더 정밀하고 난해한 부분을 연구하도록 함.

→ 사실 수집과 이론의 명료화는 둘 다 방향이 뚜렷한 활동으로 변함

- 베이컨: “진리는 혼동보다는 실수에서 더 쉽게 나타난다.”

■ 패러다임의 탄생이 연구자 집단에 미치는 영향 [pp. 18-21, 85-88쪽]

- 영향(1): 과학자 집단에 대한 철저한 정의

• 패러다임을 수용하지 않은 낡은 이론을 고수하는 사람은 소외

• 새로운 패러다임은 그 분야의 새롭고 확고한 정의를 내포함

• 패러다임을 수용한 이들의 잘 정의된 전문 분야가 형성

• 변화의 징표: 전문 학술지 발간, 학회 결성, 교과 과정 내 특별한 위치에 대한 주장 등

- 영향(2): 연구 결과를 전달하는 보고서가 더 간단하고 전문적인 형태로 변화함

• 제1원리에 대한 정당화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짐. 그러한 부분은 교과서의 저자들에게 맡김.

• 연구자는 교과서가 끝나는 부분에서 연구를 시작하여, 난해한 부분에만 몰두함

• 연구 결과는 책이 아니라 논문의 형태로 발표됨

- 영향(3): 전문화가 나타남.

• 서적이 연구를 전달하는 분야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서적을 읽고 연구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임.

• 연구 보고서가 일반교양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이해되지 않기 시작함.

• 예(1): 천문학은 고대부터 난해함

• 예(2): 역학은 중세에 난해해짐. 17세기 초 잠시 쉬워졌다가 다시 난해해짐

• 예(3): 전기 연구는 18세기 중반 이후에 난해해짐

• 예(4): 다른 물리과학 분야들은 19세기 들어 난해해짐

• 예(5): 최근에는 사회과학도 장벽이 생김

• 각 분야에서 학자들의 간극이 점점 넓어지는 것은 과학적 진보의 메커니즘과 관계됨.

■ [pp. 21-22, 88-89쪽]

- 18세기 초 40년 동안 전기 연구자들은 전기 현상에 대하여 16세기보다 훨씬 풍부한 정보를 갖추었으나, 1740년 이후 반 세기 동안, 전기 현상으로 분류된 새로운 현상은 몇 종류 되지 않았음.

- 18세기의 마지막 30여 년 동안 쓰인 캐번디시, 쿨롱, 볼타의 전기학 저술은 그레이, 뒤 페 그리고 심지어는 프랭클린의 것들과는 큰 차이를 보임

- 쿤은 이러한 차이가 18세기 초와 16세기의 차이보다도 훨씬 큰 것 같다고 함

- 1740년에서 1780년 사이의 어느 시점에 전기학자들은 역사상 최초로 그들 분야의 기초 원리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됨.

- 이 시점부터 전기학자들은 더 구체적이고 난해한 문제를 다루었고, 점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저술보다는 다른 전기학자들에게 공표하는 논문 형식으로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함.

(2024.04.19.)


2018/04/02

[외국 가요] AC/DC



AC/DC - Let There Be Rock

www.youtube.com/watch?v=3f2g4RMfhS0 )


AC/DC - Thunderstruck

www.youtube.com/watch?v=v2AC41dglnM )


AC/DC - Back In Black

www.youtube.com/watch?v=pAgnJDJN4VA )



(2021.03.17.)


빅 매치: 분석철학 대 대륙철학



사기꾼들이 쉽게 돈 버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미디어의 관심을 빼앗아 와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구경 중에 싸움 구경만한 것이 없다. 분석철학하고 대륙철학이 싸우는 것을 중계하는 것이다. 물론 진짜로 싸우면 의가 상할 테니 미리 각본을 다 짜놓고 해야 한다. 이 쪽 선생님이 이렇게 치고 나가면 저 쪽 선생님이 저렇게 막고, 분석철학에 우호적인 물리학과 선생님이 링에 난입하고, 대륙철학에 우호적인 문학 쪽 선생님이 심판 눈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등등.


선생님들끼리 싸움을 붙여놓고 생중계하는 것도 화제거리가 될 것 같다.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나면 나는 팝콘을 팔아야겠다.



분석철학은 철학적 문제에 대한 명확하고 엄밀한 사고를 촉구한 점에서 현대철학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고 하겠으나 그것이 극단에 나아가서는 철학을 오로지 분석에만 국한시키고 형이상학적 연구 분야를 전적으로 배척함으로써 철학을 무미건조한 것이 되게 하기도 했다. 그 과학적 정신은 높이 평가해야 되겠지만 그것이 배타적으로 될 때 휴머니즘의 깊은 감정은 도저히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대립하는 두 사상 세력 즉 분석적인 철학과 실존적 및 종교적 철학 사이의 재조화가 세계 철학계의 여러 모퉁이에서 진지하게 시도되기도 하였다. (최명관・곽신환, 207쪽)



분석철학은 러셀과 무어의 활동을 기점으로 잡아도 백년이 되었고, 더 올라가 퍼어스, 프레게, 페아노의 연구를 기점으로 잡으면 120년 넘게 진행되고 있다. 분석철학은 이제 서양철학의 전통이다. 그런데도 우리 철학계의 분석철학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분석철학의 겉모습을 부분적으로 살펴보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안타깝다.


분석철학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분석만 하는 철학이 아니다. 분석철학은 19세기 말 프레게의 언어철학에서 마련된 실마리를 러셀이 발전시켜 이룩한 논리학의 혁명에서 비롯되었다. 분석철학 운동은 이 새로운 논리학을 사용하여 아리스토텔레스 논리학에 입각하여 진행되어 온 전통철학의 모든 분야에 혁명을 일으켰다. 분석철학 운동은 철학의 기초 분야인 언어철학, 논리학, 지식론, 형이상학, 윤리학을 비롯하여 철학의 모든 분야의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하여 거대한 철학 체계를 구성하려는 목표를 향하여 시작되었다. (조지 D. 로마노스, 5쪽)



* 참고 문헌


최명관・곽신환, 『철학개론』, 창, 2014.

조지 D. 로마노스, 『콰인과 분석철학』, 곽강제 옮김 (한국문화사, 2002).



(2018.02.02.)


2018/04/01

[과학사] Gabbey (2004), “What Was “Mechanical” about “The Mechanical Philosophy?” 요약 정리 (미완성)

  
[ Alan Gabbey, “What Was “Mechanical” about “The Mechanical Philosophy?”, Carla Rita Palmerino and J. M. M. H. Thijssen (eds.), The Reception of the Galilean Science of Motion in Seventeenth-Century Europe (Dordrecht; Boston: Kluwer Academic Publishers, 2004), pp. 11-23. ]

  
베르나르 퐁트넬은 <세계의 복수성에 관한 대화>(Entretiens sur la pluralité des mondes)에서 자연을 숙고하는 것은 오페라에 가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무대 기술자만 아니라면 어떻게 그것이 산출되었는지 걱정하지 않고 무대 효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퐁트넬은 우주를 거대한 시계에 비유했는데, 이는 퐁트넬 이전의 관습적인 비유였다. 가베이는 퐁트넬의 문헌이 당시 기계론적 자연 철학과 관련된 쟁점의 실마리가 된다고 보았다.

“기계론적 자연 철학”(the mechanical philosophy)이라는 문구는 무엇을 의미했으며 그것이 가리킨 자연 철학은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가? 또한 “기계론적 철학”이 함축한 “역학”(mechanics)은 어떤 종류의 것이었나?
  
형용사 “기계적”이라는 말은 근대 초기 프랑스와 영국에서 매우 넓은 외포를 가진 말이었다. 한 편으로는 “손으로 하는 작업과 관련된” 것을 어원으로 한다. 손으로 하는 노동, 거래, 기술, 물질적 대상, 물리적 상태, 도구 사용을 포함하는 화학 작용, 실험, 모든 종류의 공예 등을 포함한다. 다른 어원으로는 프랑스어에서 나타나며 “가난한”, “값싼”, “인색한” 등의 뜻을 지닌다. 가베이는 이러한 의미가 데카르트의 <굴절광학>(La Dioptrique)과 <기상학>(Les Météores)에 대한 프로이드먼트(Libert Froidmont)의 비판에서 반영된다고 추정한다. “기계론적” 시대의 수학자들은 기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수학자들이 전통적인 기하학적 추론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구분했으며 그 기준이 되는 것은 “기하학적”이라는 개념이었다.
  
가베이는 “기계적”이라는 단어에는 “기술적”(technical) 의미가 있었으며, 손이나 기하학과 관련된 뜻의 용례에서는 기술적이라는 의미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본다. <질료와 형상의 기원>(Origin of Forms and Qualities)(1666)에서 보일은 “기계적”이라는 것을 손과 관련된 의미로만 사용했다. 보일은 비트리올의 형상의 “기계적 산출”(mechanical production)은 기계나 역학 법칙과 무관한 것이라고 보았고 뉴튼은 “기계적”이라는 말을 포괄적인 의미에서 손과 관련된 의미로 사용했다. 이때 뉴튼은 “메커니즘”(mehnism)과 “기계적 연합들”(mechanical coalition)을 “기계론적 철학”에 관한 것으로 사용하지 않고 손과 관련된 의미로 사용했다.
  
손과 관련된 의미는 성서와도 관련된다. 알스테드(Johann Heinrich Alsted)는 <백과사전>(Encyclopaedia septem tomis distincta) 6권 서문에서 출애굽기 31장을 인용한다. 이 부분은 브살렐(Bezaleel)과 오홀리압(Oholliab)에게 예배소를 만들라고 하는 내용인데 알스테드의 이 부분에 “기계적 기술과 경작을 폄하하는 것은 신에게서 받은 재능을 폄하하는 것”이라고는 논평을 달아놓는다.
  
가베이는 언제 어디서 “기계론적 철학”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는지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소피 룩스는 로버트 보일이 1661년에 처음 영어에 도입했다고 주장한다. 그 단어를 보일이 처음 영어로 쓴 것은 맞지만 그 단어를 라틴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쓰인 것은 16660년대 이전이다.
  
보일 이전에 기계론적 철학과 관련된 사람들 중에ᅟᅳᆫ 르네상스와 17세기 초반의 원자론자들, 입자론자들(corpuscularians) 등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예는 갈릴레오의 <분석>(Il Saggiatore)이다. 이 책에서 갈릴레오는 맛, 냄새, 소리, 촉감을 아리스토텔레스 식 요소에 연결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이를 17세기 초기 행동에서 기계론적 철학의 한 가지 형태로 다룬다. 역사학자들이 뭐라고 하든 갈릴레오는 그것을 “자연 철학”(la filosofia naturale)이라고 서술했다. “자연 철학”은 자연 현상의 원인들과 관련되는데, 이 원인들은 신체의 감각질을 포함하며 기계적 장치들의 반-자연적(contra-natural) 결과나 목적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보일의 혁신에 접근하는 한 가지 방법은 “기계론적 철학”의 지시체를 결정하는 어려움을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기계론적 철학은 원자들이나 입자들의 배열과 운동과 관련된 비-질적 용어로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인가? 그 이론에서 핵심 개념은 접촉에 의한 운동인가? 그 개념이 규정하는 이론은 우주와 모든 체계를 기계나 기계 비슷한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그 이론은 수학화된 세계상으로 세계를 규정하는가? 아니면, 자연 법칙이나 운동 법칙의 필연성이 그 이론의 핵심 개념인가? 그 이론은 영혼이나 비-물질적인 것을 탐구 영역에서 배제하는가? 이 물음들은 서로 다른 물음과 구별되지만 “기계론적 철학”이라는 우산에 포함될 수 있는 후보들이다. 
  
보일은 <Some Specimens of an Attempt To make Chymical Experiments Usefull to Illustrate the Notions of the Corpuscular Philosophy> 서문에서 데카르트의 철학과 원자론자나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짝지으며 이들이 현상을 작은 입자들의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움직임으로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가베이는 보일이 “기계론적 철학(또는 가설)”이라는 용어보다 “입자적 철학(또는 가설)”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 것에 주목한다. 이는 두 가지 자연 철학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는 근본 구성 입자 자체를 강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입자들의 움직임이나 다른 속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질료와 형상의 기원>에서 보일은 모든 질적인 것들은 “기계적으로” 산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일 이전에는 이러한 문제를 소금, 황, 수은으로 설명하ᅟᅳᆫ데 보일은 세 원리인 소금, 유황, 수은을 비판하고 새로운 세 원리인 “양, 크기, 운동”을 내세우며 이 세 가지만으로 수많은 설명 원리를 산출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가베이는 보일이 “기계론적 철학”이라고 부른 것은 이것이라고 주장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기계론적 철학”이라는 용어가 특수한 종류의 자연 철학에 대한 공적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기계론적 철학”이라는 용어는 1637년 10월 데카르트가 플럼프(Plemp)에게 전달하는 편지에 등장한다. 1637년 9월 13일 편지에서 프로이트몬트는 <굴절광학>과 <기상학>에서 데카르트가 에피쿠로스주의로 빠진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상학>에서 데카르트가 땅, 공기, 물 등의 합성을 설명할 때 “지나치게 기계적”이라고 한다. 데카르트는 프로이트먼트가 무엇에 다하여 불평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이후의 편지에서 데카르트는 프로이드먼트를 비난하게 되었다.
  
타르탈리아(Niccolo Tartaglia), 베네데티(Alssandro Benedetti), 코만디노(Federico Commandino), 귀도발도(Guidobaldo del Monte), 발디(Baldi), 게바라(Guevara)의 논문을 읽었으며 어쩌면 갈릴레오의 논문을 읽었을 수 있는 데카르트에게 역학은 전통적인 과학이었으나 프로이드먼트는 “기계적”이라는 용어를 기술적인 용어로 쓰지 않고 손과 관련된 의미로 사용했다. 데카르트는 “기계적”이라는 단어가 다의적이며 프로이드먼트가 파악하지 못한 기술적인 의미의 이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철학”이라고 부른 것은 그의 새로운 자연 철학에 대한 이름이 아니고 자기 비하적인 자부심을 통하여 자기 이론의 존재론적 개입과 설명 방법을 옹호한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보일은 입자론 철학의 대안적인 이름으로 공표했다.
  
갈릴레오의 <분석>에서 “기계론적 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데카르트도 그러한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정당화하려면 우리는 프로이드먼트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오는 “내 기계론”(mechanica philosophia mea)이라는 말에 호소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러한 언급이 “모양, 크기, 운동을 역학적으로(in mechanics) 생각하라”는 것 정도이기 때문이다. 자연 철학 논문인 <철학의 원리>(Principia Philosopiae mechanicae)에 역학은 등장하지 않고, 호이엔스와 메르센에게 쓴 역학에 관한 짧은 논문에는 자연 철학에 관한 내용이 안 나온다.
  
데카르트 사상에서 역학과 자연 철학의 관계는 복잡하다. 새로운 물리학을 창조하는 반면 역학의 전통적인 개념을 유지한다. 데카르트는 그러한 원리가 중력 이론 같은 그의 자연 법칙에서 어떻게 도출되는지 보여주지 않았고 그 때문에 데카르트가 구상한 프로그램은 불완전하게 남았다. 데카르트는 세 가지 자연 법칙과 충돌 이론을 제공했지만 왜 낙하체가 그렇게 움직이는지 등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자유 낙하 운동에 대한 정확한 법칙을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데카르트의 세 가지 자연 법칙은 <철학의 원리> 2부에 등장한다. 신의 창조 행위의 불변성을 가정한다면 이러한 법칙들의 참은 운동중인 연장된 것(res extensa)을 포함하는 세계들에서 참이겠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데카르트 버전의 일의 원리는 중력적 소용돌이들(gravitational vortices)에서 움직이는 물체들을 포함하는 이 세계와 가능 세계들에서만 참이다. 데카르트 역학의 궁극적인 원리는 전통적인 역학에 대하여 쓴 저작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데카르트 일의 원리(work principle)의 이러한 측면들은 전통적인 역학과 새로운 역학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을 예화한다. 전통적인 역학에서는 데카르트나 뉴튼의 새로운 자연 철학에서 근본적으로 요구하는 종류의 법칙이 없다. 데카르트와 뉴튼의 운동 원리는 모든 물체들에 타당한 보편 원리인 반면, 전통적인 역학이 의존하는 가상적인 일의 원리는 일상적인 경험에서 도출한 경험적 일반화이고 중력이 있는 곳에서 운동하는 물체에만 적용된다.
  
<자연 철학에서의 역학의 유용성>(Usefulness of Mechanical Disciplines to Natural Philosophy)에서 보일은 17세기 후반 영국에서 역학의 본성과 범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고 있음을 말한다. 월리스(John Wallis), 바로우(Isaac Barrow)는 부분적으로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에서 영감을 받았으나 원리적으로는 전통적 역학과 자연 철학의 간극이 적은 갈릴레오의 영향을 받았다. 바로우는 물리학이나 자연 철학의 분과로서 혼합된 수학적 과학들이 많이 있으며 양을 함축하지 않거나 기하학적 정리가 적용되지 않는 분과는 없다고 주장했으며 심지어 월리스는 역학을 “운동의 기하학”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식으로 역학은 자연 세계에 대한 매우 일반적인 수학적 지도가 되었다. 그러나 바로우와 월리스는 자신들의 직관을 로크 식 2차 성질이나 화학적인 혼합물이나 생물학적 세계를 설명하는 데 적용하지 않았다. 바로우가 동물학을 기하학적인 학문으로 포함한 것은 데카르트 식 생리학 프로그램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라 전통적인 역학적 원리를 인간과 동물의 신체에 적용해서였다.
  
기계론적 철학의 프로그램적 이상은 어떤 것을 인과적으로 설명하고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거나 해명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결국 하나였다. 중력 하에 있는 물체 궤도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조수간만, 금성의 측면들 등을 같은 종류의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었다.
  
  
(20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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