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노왁이 쓴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전 세계 포르노 시장은 970억 달러에 이른다. 늘 이 정도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 중국, 한국, 일본은 포르노 매출이 가장 높은 3대 국가다. 반-포르노 규정이 엄격한 중국은 포르노를 소비하는 데서 나오는 수익보다는 DVD와 섹스토이 같은 상품을 제조하고 얻는 수익이 크기 때문에 수치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약 130억 달러를 포르노 산업에 쓰는 미국이 4위고,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이 각각 20억 달러로 그 뒤를 잇는다.(35쪽)
중국, 일본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한국이 미국보다 포르노 시장이 크다는 건 이해가 안 간다. 미국은 한국보다 인구가 여섯 배 많고 1인당 소득은 두 배 많고 포르노 제작과 유통이 합법인데, 어떻게 한국이 3위고 미국이 4위인가. 통계가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한국인이 변태 종족이라서 그런 건가.
어쩌면 한국인은 변태 종족일지도 모른다. 세계 기억력 대회에서 여덟 번 우승한 도미니크 오브라이언이 쓴 책 중에는 <How to Develop a Brilliant Memory Week by Week>(2014)라는 책이 있다. 한국에서 이 책은 『뇌가 섹시해지는 책』(2015)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기억력 늘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한국에서는 뇌가 섹시해지는 책이 된다. 한국인들은 신체 부위에서 섹시함을 느끼다 못해 뇌에서도 섹시함을 느낀다.
* 참고: 피터 노왁,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이은진 옮김 (문학동네, 2012).
(2016.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