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0

[과학철학] Kuhn (1996), Ch 5 “The Priority of Paradigm” 요약 정리 (미완성)



[ Thomas S. Kuhn (1996),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3rd ed.), University of Chicago Press, pp. 43-51.

토머스 S. 쿤, 「5장. 패러다임의 우선성」, 『과학혁명의 구조』, 김명자・홍성욱 옮김 (까치, 2013), 117-128쪽. ]

■ 앞장 내용 요약 [p. 43, 117

- 규칙, 패러다임, 정상 과학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 수용된 규칙이라고 기술한 공약(commitment)의 특수한 위치를 고려해 보자.

- 과학자 공동체의 패러다임들은 교과서, 강의, 실험 실습에서 드러남.

패러다임들을 공부하고 그것들을 가지고 훈련함으로써, 과학자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을 배우게 됨.

- 다소 분명치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 해결된 문제들과 기법들의 핵심은 대체로 명백할 것이며, 이를 그 과학자 사회의 패러다임이라고 부름

- 해당 과학자 사회는 패러다임에 구속된 정상과학을 함

공유된 규칙을 찾는 어려움 [pp. 43-44, 117-118

- 공유된 패러다임을 판명하는 것과 공유된 규칙을 판명하는 것은 다름. 공유된 규칙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함.

- 공유된 규칙을 알아내려면, 패러다임들을 서로 비교하고 패러다임을 당대의 연구 보고서들과 비교하여, 그 과학자 사회의 구성원들이 패러다임에서 어떤 규칙을 추출하여 사용했는지 찾아야 함.

- 일반화는 전망이 매우 어두움. 이러한 시도는 일정 정도 성공적일 수 있으나 규칙은 예외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규칙들의 (완전한) 집합을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함.

규칙을 찾는 어려움의 원인 [p. 44, 118-119

- 과학자들은 뉴턴, 라부아지에, 맥스웰, 아인슈타인 등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영속할 것 같은 해답을 얻었다는 사실은 모두 인정하겠지만, 그러한 성공을 가능하게 한 추상적 특징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음.

- 과학자들은 패러다임의 완벽한 해석(interpretation)에는 동의하지 않거나 그런 것을 구하려고 하지 않을 수 있지만, 패러다임을 식별(identification)하는 데는 동의할 수 있음.

- 어떤 명시적인 표준 해석이나 규칙이 도출되지 않더라도, 부분적으로 패러다임을 직접 점검하여 정상과학이 이루어질 수 있음. 정상과학은 규칙과 가정의 정식화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러한 정식화에 의존하지 않는다.

- 하나의 패러다임이 존재한다고 해서, 완전한 규칙의 집합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님.

[pp. 44-45, 119-21

- 규칙의 집합 없이 어떻게 과학자들을 정상과학의 전통에 묶어둘 수 있는가? ‘패러다임에 대한 직접적 점검’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 쿤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비트겐슈타인의 논의를 빌려 움.

- 비트겐슈타인의 질문: ‘의자’니 ‘잎’이니 ‘게임’이니 하는 말들을 애매하지 않게 적용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 기존의 답변: 그것들이 공통으로 지니는 속성을 파악해야 함

- 비트겐슈타인의 답변: 가족 유사성

- 다수의 게임들이 공유하는 특성을 아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모든 게임들에 그리고 게임에만 적용할 수 있는 특성의 묶음이란 존재하지 않음

- 새로운 활동을 보고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전에 게임이라고 부르도록 배웠던 활동과 가족 유사성을 띠기 때문임.

- 게임들은 자연적 가족(natural family)을 이루고 있는 것임. 우리가 이름 붙인 가족들은 서로 겹치고 교차되는 닮음 관계들의 연결망에 의해 구성됨

- 이러한 연결망의 존재는 우리가 상응하는 대상이나 활동을 성공적으로 확인하는 이유를 설명함.

[pp. 45-46, 121

- 정상과학 전통이 지닌 일관성도 이러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 하나의 정상과학 내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연구 문제들과 기법들은 모종의 명시적인 (또는 완전히 발견 가능한) 규칙・가정의 집합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 그러한 문제들과 기법들은 서로 닮음 관계이면서, 패러다임으로 인정받는 과학적 성취의 이 부분이나 저 부분을 저마다 모델링함으로써 관계를 맺음.

- 이런 관계는 교육에서 옴. 같은 정상과학 전통의 과학자들은 동일한 교육과 동일한 문헌을 통해 습득한 모델부터 연구함.

- 이 과정에서 그들은 그 모델들이 왜 패러다임의 자격을 얻게 되었는지는 배우지 않으며, 보통은 그것을 알 필요도 없음. 그러한 질문이나 그에 대한 답은 불필요하게 느낀다.

- 패러다임은 그것에서 추상화될 수 있는 명시적인 규칙들의 집합보다도 우선적이며, 더욱 구속력 있고 더욱 완전할 수 있음.

패러다임의 우선성에 대한 근거(1), (2) [pp. 46-47, 121-23

- 지금까지 논의는 이론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패러다임이 정말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는 다른 문제.

- 쿤은 실제로도 그렇다고 생각함. 이에 대해서는 네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 근거1: 규칙 찾기의 어려움

- 특정한 정상과학 전통을 주도해온 규칙들을 찾아내는 것은 지극히 힘듦.

- 근거2: 과학 교육의 성격

- 과학자들은 개념, 법칙, 이론을 추상적으로 그 자체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그것이 적용되는 모범적인 사례와 함께 배움.

- 새로운 이론은 언제나 자연 현상의 구체적 영역에 대한 적용과 함께 발표됨. 어떤 이론이 수용되면, 교과서에는 그 이론의 대표적인 적용 사례가 실리게 됨.

- 적용 사례는 그 이론이 무엇인지, 그 이론을 어떤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는 역할을 함.

- 하나의 이론을 깨우치는 과정은 연필로 연습문제를 풀거나 실험실에서 예시된 실험 문제를 직접 푸는 과정을 포함함.

예) ‘힘’이나 ‘질량’ 등의 개념을 배우는 과정.

- 연습 문제를 풀 때 그러한 개념을 적용하여 그 개념을 파악함. 교과서 본문의 정의만으로는 터득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음.

-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생들이 푸는 문제는 점점 복잡해지고 전례에 의해 완전히 뒷받침되지 않는 것들이 생김. 이런 문제들이 성공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전에 연습문제를 풀 때와 마찬가지로 앞선 문제 풀이를 모델링함으로써 이루어짐.

- 과학자들은 어떤 규칙에 따라 문제를 푸는가? 아무리 문제를 잘 푸는 과학자도 자신이 어떤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지 말하기 어려워함.

- 과학자의 문제 풀이 능력을 설명하는 데 어떠한 규칙의 집합을 가정할 필요는 없음. 그는 패러다임을 통해 직접 좋은 문제를 골라내고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혔을 뿐.

패러다임의 우선성에 대한 근거(3) [pp. 47-49, 123-25

- 근거3: 규칙에 대한 논쟁의 특이성

- 패러다임이 수용되던 기간에는, 규칙에 대해서 논란을 벌일 필요가 없음. 패러다임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 기간에는 그러한 해석 차이가 실제 문제 풀이에서 차이를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차이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음.

- 패러다임이 위협을 받게 되면, 수면 아래에 있던 해석의 차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서 심각한 논쟁을 만들어냄. 그래서 과학혁명기마다 이러한 논쟁들이 규칙적으로 되풀이됨.

예) 뉴턴 역학으로부터 양자역학으로 이행될 때 물리학의 성격과 규범에 관한 많은 논쟁이 벌어짐

- 패러다임이 안전하게 지탱되는 동안에는 합리화를 생각하지 않아도 패러다임은 제 기능을 함.

패러다임의 우선성에 대한 근거(4) [pp. 49-51, 125-28

- 근거4: 세부 분야의 다양성

- 과학 혁명은 매우 좁은 범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 소혁명이 가능한 것은 과학이 다양한 분야와 세부적인 전공으로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

- 실제로 과학 전체를 보면, 상당히 일관성 없는 구조로 보일 수 있음. 이러한 모습은 규칙보다는 패러다임을 사용하면 훨씬 더 이해하기 쉬움. 세부 전공으로 갈라질 때마다, 연구자는 서로 다른 패러다임을 공부하게 됨.

예) 모든 물리학자는 양자역학을 배우지만, 어떤 세부 전공에서는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만 배우는 반면, 어떤 전공에서는 그 원리를 화학 분야의 적용하는 것까지 상세히 배움.

- 양자역학이 과학자들 각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그가 무슨 과목을 택했는가, 어떤 책들을 읽었는가, 어떤 문헌을 공부하는가에 따라 결정됨. 그래서 양자역학은 다수의 과학 집단에게 하나의 패러다임이지만, 그들 모두에게 동일한 패러다임은 아님.

- 각 세부 전공들은 서로 일부 중첩되면서도 다른 다양한 전통으로 갈라지게 됨. 이 때문에 하나의 전통에서 일어난 혁명은 전체에까지 확산되지 않을 수 있음.

예) 헬륨 원자는 분자인가 아닌가?

- 화학자에게 헬륨 원자는 분자이지만, 물리학자에게 그것은 하나의 분자가 아니었다. 그 답은 어떤 전통에 속했는지에 따라 다르다.

- 과학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것은 구체적인 패러다임과 그에 따른 교육과 훈련이지, 명시적인 규칙의 존재가 아닐 것임.

(2023.06.09.)


2016/07/09

과학철학에서 쿤이 차지하는 위치

     

대학 동창과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그 동창은 교양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 이것저것 찾아보는 회사원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동창이 팟캐스트 이야기를 꺼냈다.
  
- 동창: “너는 <지대넓얕> 같은 거 하면 안 되냐?”
- 나: “아직 학위가 없어서 안 돼.”
- 동창: “그럼 나중에 학위 받으면 강신주 같이 할 수 있는 거야?”
- 나: “강신주? 멀쩡한 교육을 받은 사람은 그러면 안 돼.”
- 동창: “왜? 강신주 돈 잘 벌잖아.”
- 나: “그러면 학계에서 욕먹어.”
- 동창: “그게 그렇게 중요해?”
  
나는 드라마 <정도전>에서 이성계가 성계탕 먹다 운 이야기를 했다. 이성계는 한 나라를 차지했는데도 개경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울면서 성계탕을 먹는다. 한 나라를 얻고도 국밥 먹다가 울 판인데, 나라를 얻는 것도 아니고 돈 몇 푼 벌려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아무리 가난해도 그 정도 명예심을 버릴 정도로 안 좋은 상황은 아니다. 내가 명예심 이야기를 하자 동창은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 너 과학철학 하는데 쿤처럼 되면 안 되냐?”
  
흔히들 토마스 쿤을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만든 유명한 아저씨 정도로 안다. 한국에서 쿤의 인지도는 강신주나 채사장과 비슷하지만, 쿤은 그런 사람들과 비교될만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이렇게 비유했다.
  
“쿤 같이 되면 좋지. 과학철학 전공자가 쿤 같이 된다는 게 어떤 거냐면 대충 이런 거야. 내가 신학교에 갔어. 예수님처럼 살아야지, 훌륭한 목사가 되어야지 하고 신학교에 들어갔어. 그런데 신학교를 한참 다니다가 어느 날 알게 된 거지. ‘아, 내가 예수였네!’ 쿤 같이 된다는 건 그런 거야.”
  
동창은 과학철학에서 쿤이 차지하는 위치가 그 정도인 줄 몰랐다고 했다. 나는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의 내용이나 그 책이 나온 배경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2016.05.09.)
    

[KOCW] 경제학 - 파생상품론

■ 강의 영상+자료 ​ 파생금융상품론 / 이시영 (동국대, 2014년 1학기) ( www.kocw.net/home/cview.do?cid=dad6dbf28a4e66d0 ) ​ ​ ■ 강의 자료 ​ 파생상품론 / 윤평식 (충남대, 2011년 2학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