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0

[과학기술학] Perrow (1984), Ch 9 “Living with High-Risk Systems” 요약 정리 (미완성)



[ Charles Perrow (1984), Normal Accidents: Living with High-Risk Technologies (Basic Books), pp. 304-352.

찰스 페로, 「9장. 고위험 시스템과의 공존」,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김태훈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13) ]

[438쪽]

- 페로의 해결책: 고위험 시스템을 세 범주로 나누는 것

- 범주1: 편익보다 위험이 더 크므로 폐기해야 할 시스템

예) 핵무기, 원전

- 범주2: 반드시 필요하거나 편익이 너무 커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므로 상당한 노력을 들여서 위험성을 줄여야 할 시스템

예) 일부 해상 운송, DNA 재조합

- 범주3: 일정한 내부 교정을 하고 적절한 노력을 기울이면 추가 개선이 가능한 시스템

예) 화학 공장, 항공기와 항공로, 광산, 화력 발전소, 고속도로

페로의 해결책에 대한 반론 [438-439쪽]

- 반론1: 현대에 적용되는 위험 평가 방식은 페로의 분류 방식과 대치된다. 핵무기와 원전은 거의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광산, 화력 발전소 등은 상당한 위험을 초래했다.

- 반론2: 일반적인 시각과 가치 기준이 잘못되었을 수 있다. 인지심리학의 연구 결과는 대중이 복잡한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서투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 반론3: 엄격한 원칙을 따르는 권위적인 조직에 맡기면 위험한 시스템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 예) 핵 잠수함

반론에 대한 페로의 대응 [493쪽]

- 위험 평가 이론, 의사 결정 이론, 조직적 딜레마를 분석

- 시스템 사고와 시스템 속성에 대한 분석이 어떻게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제안으로 이어지는지 설명

- 대중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위험 평가의 정치적 속성을 깨달아야 한다.

- 문제는 위험이 아니라 권력이며 권력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에게 위험 부담을 지움

9.1. 위험 평가

위험 평가 연구의 문제점 [442-444쪽]

- 시스템의 위험과 편익을 알려줄 뿐 아니라 종사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을 합리화하기도 함.

- “얼마나 안전해야 충분히 안전한가?”

- 정량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계산에 포함되지 않음.

- 자발적 위험과 비-자발적 위험의 구분

- 비용-편익 분석에 기반한 합리적 시장 이론 [444-446쪽]

- 안전장치를 설치하면 5천만 달러가 들고 설치하지 않으면 연간 한 명이 추가로 죽는 경우,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합리화된다.

예) 핀토 연료 탱크에 완충장치를 달리 않은 포드, 코베어 모델의 전복 위험을 무시한 GM

- 비용-편익 분석은 현재 시장가치에 의존하는데, 시장가치는 변할 수 있다.

예) 노동자의 가치가 낮게 매겨지면 사고 비용도 줄어듦

새로운 위험이 이미 수용한 위험보다 높을 가능성을 배제한다. [446-447쪽]

중독과 자유 선택을 구분하지 않는다. [447-쪽]

통제권을 가진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거의 구분하지 않는다. [448-450쪽]

능동적 위험의 두 가지 문제 [450쪽]

(1) 소비자들이 안전 제품을 항상 자발적으로 구매하는 것은 아니며, 잘 아는 위험을 종종 간과한다.

(2) 능동적 위험은 매력적이다.

위험 전문가들은 능동적 위험과 수동적 위험을 구분하지 않는다. [451쪽]

정량화된 위험 평가는 위험에 노출된 대중을 논의에서 배제한다. [451쪽]

- 대중을 참여시키되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

-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

- 간극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대중의 무지를 지목

9.1.1. 세 가지 합리성

합리성의 세 가지 범주 [453쪽]

- 범주1: (경제학자들과 공학자들이 선호하는) 절대적 합리성

- 범주2: (위험 평가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제한적 합리성

- 범주3: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존하는) 사회적 합리성

추단법(heuristics)의 문제

9.1.2. 사회적 합리성

사회적 합리성 [460-461쪽]

- 합리적 선택에 따르는 인지적 한계를 인정함

- 인지적 한계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준다는 혜택을 제공함

- 인지적 한계의 이점

(1) 사람마다 다른 인지력을 지니고 다양한 능력은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하므로 그에 따라 사회적 결속이 이루어진다.

(2) 문제를 수학적 프레임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사회적 파장을 기준으로 삼게 되어, 전문가의 전문성에 매몰되는 것을 막는다.

9.1.3. 공포의 발견

[465쪽]

디시즌 리서치와 클라크 대학이 실시한 연구결과

- 1차 설문에서 30가지 항목의 위험도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과 전문가의 시각을 비교

- 위험도에 따라 항목의 순위를 매김

- 2차 설문에서 항목을 90개로, 속성을 18개로 늘림

- 답변 내용을 연관성에 따라 세 가지 범주로 정리: 두려운 위험, 미지의 위험, 사회적・개인적 위험

9.2. 위험 감수 또는 착오 없는 시행

9.2.1. 보통 사람들

9.3. 해야 할 일

- 문제는 운용자가 아니라 기술, 자본주의, 탐욕에 있다.

- 외부 효과

9.3.1. 참사의 위험

[498쪽]

책의 요점은 조직을 개인들의 단순한 집합이 아닌 시스템으로 파악하는 것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분들이 상호작용 하는 방식에 핵심이 있다.

(2018.07.18.)


2024/08/08

내가 전원주택 입주민에게 불친절했다면



오전에 전원주택 진입로 근처에서 흙을 파고 있을 때 115호 아주머니가 나에게 인사하며 괜찮다면 커피 한 잔 하는 거 어떠냐고 했다. 근처에 있는 카페로 같이 갔다. 115호 아주머니가 내가 괜찮다면 다른 입주민도 불러도 되느냐고 물었다. 다른 입주민들한테 내가 전원주택 진입로에서 무엇을 하며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설명하기는 했는데, 다른 사람의 일인 데다 전달할 정보가 많고 복잡하여 다른 입주민들한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115호 아주머니는 말했다. 내가 다른 입주민을 불러도 괜찮다고 말하자 곧바로 아주머니 두 분이 왔다. 나는 두 아주머니한테 그동안 마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가 어떤 조치를 해서 어떤 일을 막았는지, 만일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동네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를 간략히 설명했다. 두 아주머니는 내 이야기를 듣고는 좋은 일 한다면서 도울 일은 없는지 물었다.

물류창고 업주가 우리 집에 민사소송을 걸었을 때 여느 시골 사람처럼 겁먹고 푼돈 받고 대충 업주와 합의했다면 몇 년 전에 물류창고가 생겼을 것인데, 물류창고가 전원주택 단지와 약간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해도 대형 차량의 운행 자체가 크게 늘었을 것이다. 아이 있는 집으로서는 마을에 물류창고가 들어서는 것이 반갑지 않은데, 내가 물류창고를 막고 있으니 입주민들로서는 좋은 일이다. 또한, 내가 전원주택 단지 동쪽 진입로에서 작업을 해서 덤프트럭 등 대형 공사차량의 진입을 막으면서도 승용차 등 주민들의 차량의 진출입을 막지 않았는데, 이 또한 아이 있는 집으로서는 좋은 일이다. 그래서 두 아주머니도 내가 하는 일을 듣고는 좋은 일이라면서 협조할 일이 있으면 협조하겠다고 한 것이다.

입주민 중 한 분은 104호 입주민 이야기를 꺼냈다. 104호 입주민의 아들이 자기 아들하고 같은 초등학교 같은 반에 다니는데 104호네 아들이 축구를 하다가 그 집 아들 다리를 확 차버려서 깁스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애새끼가 어지간히 극성맞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옛말에도 그 애비에 그 새끼라고 했는데 이 경우에도 들어맞는 모양이다. 그렇게 자식이 다쳐오니 속상해 죽겠는데, 그 주에 그 새끼의 애비가 전원주택 진입로 근처에서 일하고 있던 나한테 시비 걸었고(그 입주민은 마침 창문을 통해 그 광경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그 다음 주에 바로 초등학교 셔틀버스가 더 이상 전원주택 단지에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고 학교 관계자에게 통지받으니 너무 화가 났다고 한다. 참고로, 내가 원래는 진입로 차량 통행 자체를 막을 생각이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캔커피를 주어서 셔틀버스 진입만 막은 것인데, 캔커피를 준 아저씨가 그 집 남편이었다고 한다.

내가 아주머니들하고 대화하면서 든 생각은, 전원주택 진입로에서 막노동을 하면서도 지나가는 주민들한테 인사하기를 잘했다는 것이었다. 전원주택 단지에서 나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와중에 115호 아주머니가 나에게 말을 건 것도 내가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내가 다른 입주민들에게 인사를 했던 것이 유효했을 것이다.

만약에 내가 입주민들한테 인사도 안 하고 그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도 불친절했다면 어땠을까? 입주민들의 시각에서 보자. 어떤 놈이 전원주택 진입로 근처에서 멀쩡한 콘크리트 바닥을 때려 부순다. 그 놈이 일주일에 며칠이나 때려 부수는지, 하루에 몇 시간이나 때려 부수는지 알 바는 아닌데 아침에 출근하면서 한 번 보고 저녁 때 퇴근하면서 보니 하루종일 저러나 싶을 것이다. 내가 혈당 상승을 막기 위해 아침에 밥 먹고 나서 일하고 저녁에 밥 먹기 전에 일하고 낮에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일하지 않는다고 해도, 입주민들로서는 그 사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미친 놈이 더운 줄도 모르고 하루종일 저런다고 할 것이다.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조경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건물을 짓는 것도 아니다. 주말에만 하는 것도 아니고 주중과 주말을 안 가리고 일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콘크리트 바닥이 깨져서 통행이 불편하다고 민원이 들어왔을 때 내가 만약에 “내 땅이에요! 저리 가요!”라고 말했다고 해보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주민들을 봐도 인사를 하는 게 아니라 숨을 헐떡이며 씩씩거린다고 해보자. 결말은 정해져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나오는 것이다. 저 놈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한 주민들이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더운 날 헉헉거리면서 일하는데 누가 나한테 카메라를 들이민다고 해보자. “누구세요?”라고 물었을 때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나왔는데요 잠시 대화 가능하실까요?”라는 답변을 듣는다면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도망갈 것이다. 그러면 자막에 “제작진을 피하는 아저씨”라고 나올 것이고 성우는 내레이션으로 “돌 깨는 아저씨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라고 할 것이다.

마땅히 도망갈 곳도 없고 방송국 사람들이 좋게 좋게 말해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해보자. 무슨 일을 하느냐는 물음에 대학원생이라고 답하면 방송국 사람이 어떤 과정이냐고 묻을 것이고, 내가 “박사수료...”라고 답하면 방청객들이 의외라는 듯 “오오....”라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박소현이 “와, 저 아저씨 박사수료래요”라고 추임새를 넣고 임성훈이 “무슨 사정이 있는 모양이네요”라고 할 것이다. 그렇게 하고 나서 방송국 사람과의 대화가 대충 이렇게 진행된다고 해보자.

- 방송국 사람: “졸업은 못 하신 거예요?”

- 나: “졸업해야 하는데... 뭐... 논문을 아직 못 써서... 졸업해야죠.”

- 방송국 사람: “지도교수님하고는 사이가 괜찮은 건가요?”

- 나: “네, 지도교수님은 좋은 분이죠.”

- 방송국 사람: “대학원 갑질 같은 문제는 전혀 없는...?”

- 나: “그렇죠. 지도교수는 잘못이 없어요. 논문을 못 쓴 내가 잘못한 거지...”

이 때 내가 다른 곳을 쳐다보고 그걸 카메라가 포착하고 자막으로 “회한이 어린 눈빛”이라고 하고 내레이션으로 “아저씨는 대학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고 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고 해보자. 방송에는 대비를 이루게 하기 위해 <돌탑 쌓는 아저씨> 편 뒤에 <돌 깨는 아저씨> 편을 배치할 수도 있다.

그렇게 방송이 나가면 몇 시간 뒤 커뮤니티에 “철학과 대학원 갔다가 망한 아저씨”라는 제목으로 캡처화면이 올라올 것이다. 현 지도교수님은 비교적 젊으니까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을 볼 수도 있고, 전 지도교수님은 노인이라 <세상에 이런 일이>를 텔레비전으로 볼 수도 있다. 전 지도교수님이 저녁식사를 하고 자기 전에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는데, <돌탑 쌓는 아저씨> 편을 보고 가슴이 뜨뜻해졌다가 <돌 깨는 아저씨> 편을 본다면 크게 놀랄 것이다. 대학원에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연출이 된 것을 보면 전 지도교수님은 현 지도교수님한테 전화를 걸어서 “천 선생... 그... ◯◯이가... 그.. 지금 신상이 어떻게 되었는지... 파악하고 있나... 그.. 지금 그...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나 싶은데...” 하는 식으로 물어볼 것이다.

내가 입주민들한테 불친절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니 끔찍하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2024.06.08.)


2024/08/06

어떤 아주머니의 남편 무덤 꿈



어머니가 아는 어떤 아주머니의 이야기다. 최근에 그 아주머니 꿈에 남편이 나왔는데, 남편이 벌거벗은 채로 대문 앞에 서 있었다고 한다. 그 아주머니가 놀라서 남편의 무덤에 가보았더니 무덤에 풀이 하나도 없어서 흙이 뻘겋게 드러났다고 한다. 종친회에서 무덤 관리를 하느라 남편 무덤에 제초제를 주고, 종친회에서 제초제를 준 사실을 모르는 시아주버님이 남편 무덤에 제초제를 한 번 더 주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요새는 기술이 좋아져서 잔디용 제초제를 주면 잔디는 죽지 않고 풀만 죽는다고 하지만, 잔디용 제초제라고 해도 제초제를 두 번 주니 잔디가 다 죽을 수밖에 없다. 영화 <파묘>도 아니고 이런 일이 실제로 있다.

이러한 꿈 이야기와 비교한다면, 개신교 광신도 아주머니들의 꿈 타령은 심약한 사람들의 정신적 위안이거나 갱년기 여성들의 수면 장애로 볼 수밖에 없다. 일이 이미 다 벌어졌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꾸는 꿈이 쥐뿔이나 무슨 계시이겠는가?

(2024.06.06.)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졸업하게 해주세요. 교수되게 해주세요. 결혼하게 해주세요. ​ ​ ​ ​ ​ * 링크: [알라딘]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32203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