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5

윤석열 대통령의 호방한 기상



윤석열 대통령에 관한 언론 보도를 볼 때마다 괜히 흐뭇하다. 연개소문 이후로 한민족에 이렇게 호방한 지도자가 있었나 싶다.

그러고 보면, SBS 드라마 <연개소문>은 연개소문을 광신도에 뻑 하면 감정 과잉인 미친 놈으로 그렸을 뿐 이렇게 호방한 기상을 지닌 인물로 표현하지 못했다. 어차피 역사 고증 다 무시하고 하는 거, 연개소문이 안시성에서 물러가는 당군을 보면서 “당나라 이 XX들, 이세민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하며 씩 웃는 장면을 드라마에 넣었어야 했다.





* 링크: [MBC뉴스]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2022.09.22.)

( www.youtube.com/watch?v=JY5w7_v7n_c )

(2022.09.25.)

2022/11/23

나를 따라온 개에게 고양이 사료를 주다

언젠가부터 동네에 개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전원주택 단지 입주민이 늘어난 이후에 동네에 돌아다니는 개들이 늘어난 것 같은데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다. 그냥 똥개가 아니라 나름대로 비싸 보이는 개들도 돌아다닌다. 그런 개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어제는 우리집 근처를 돌아다니던 개가 나를 보고 졸졸 따라왔다. 나를 조금 따라오다가 자기 갈 길 갈 줄 알았는데 내가 고픈지 먹을 것을 달라는지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우리집은 개를 키우지 않으니 개 사료도 없고 마땅히 줄 것도 없어서 고양이 사료를 주었다. 배가 고프기는 고팠던 모양이다. 고양이 사료를 금세 먹고는 어디론가 갔다.

(2023.09.23.)

2022/11/21

기독교 식 곤충 음식 사업 구상


얼마 전에 기독교인인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이 세례 요한이 메뚜기와 석청만 먹은 것을 언급하며 메뚜기를 몇 마리 먹어야 식사 대용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마도 체중 감량 중 든 생각을 글로 쓴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그 글을 보고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기독교 식 곤충 음식 사업과 양봉 사업을 하는 것이다.


곤충이 미래의 식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몇 십 년 전부터 나왔는데, 그까짓 곤충 음식이 뭐가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곤충은 미래에 식량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언급될 뿐이지 현재는 어느 누구도 식량으로 먹지 않는다. 먹을 게 넘쳐나서 음식물 쓰레기가 처치 곤란인 세상에서, 약으로 구더기를 먹는 것도 아니고 뭐 하러 곤충을 먹겠는가? 똑같은 무게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메뚜기를 키우는 것이 소를 키우는 것보다 온실 기체를 얼마나 더 적게 배출하든, 그래서 사람들이 소를 안 먹고 메뚜기를 먹겠는가? 그래서 ‘곤충 음식 사업’ 앞에 ‘기독교 식’이라는 말을 붙인 것이다. 신앙의 힘과 인적 네트워크로 메뚜기를 먹게 만드는 것이다.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세례 요한 다이어트’ 같은 것을 퍼뜨리게 해야 한다. 세례 요한처럼 메뚜기와 꿀만 먹는 것인데, 오래 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가볍게 2-3일 정도씩만 간헐적으로 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기도원에 3일 정도 가둬놓고 메뚜기만 먹여도 되고, 교회에서 철야기도 하라고 하면서 메뚜기만 먹여도 되고, 어린이 성경학교 같은 거 할 때 간식으로 먹여도 되고, 하여간 다양한 방식으로 먹일 수 있다. 운동하기도 싫고 식사량을 줄이기도 싫지만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이 메뚜기를 퍼먹다가 의외로 살이 잘 빠질 수도 있고, 그 과정에 너무 배가 고파서 헛것을 보거나 들을 수도 있는데, 어쨌든 살이 빠지면 신도들이 은혜받았다고 간증할 것이고, 그러면 세례 요한 다이어트가 더 퍼질 것이다.


그런데 세례 요한 다이어트가 미용에서 끝나면 안 된다.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미용은 사람들 입으로만 퍼지게 해야 하고, 신앙은 교회 네트워크 안에서만 강조해야 하고, 공식적으로는 환경을 앞세워야 한다. 불교는 사찰 음식을 내세울 수 있지만 기독교에서는 그에 대응할 만한 뭔가가 없다. 성찬식 때 쓰는 빵을 내세울 것인가, 포도주를 내세울 것인가? 그렇다고 환경을 생각한다고 채식을 내세울 수도 없다. 채식으로는 개신교가 불교를 이길 수 없다. 불교가 갈 수 없는 길이 곤충 음식이다. 스님이 신도들보고 곤충을 먹으라고는 권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채식은 불교에 내어주고 곤충은 기독교가 차지하는 방식으로 구역 정리가 된다.


대형 교회를 끼고 환경,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후 변화 등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을 움직이면 정부 지원금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한다면서 멀쩡한 산을 깎아서 태양광 패널 설치하는 것보다는 곤충 음식이 훨씬 낫지 않은가? 지원금 받을 것 다 받으면서 사업을 키우고, HACCP 마크도 받고, 그렇게 HACCP 마크 받은 친환경 메뚜기를 학교 급식에도 넣고, 군대에도 납품하고, 북한에도 (당연히 정부 지원금 받아) 지원하고, 북한 인민들이 조미된 메뚜기의 맛을 보고 그냥 메뚜기는 맛 없어서 못 먹겠다고 하고, 선교 지역에도 (교회 지원을 받아) 메뚜기를 보내고, 이런 식으로 하면 할 게 많다. 여기서 한 발만 더 나아가 보자. BTS가 메뚜기를 먹는다면?

(2022.09.21.)

2022/11/19

과학철학에서의 구획 문제



이번 학기에 같은 연구실의 석사과정생이 <과학철학통론2>를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학철학통론2>는 네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맨 처음에 나오는 것이 구획 문제이다.

옆에 있던 공대 출신 박사과정생은 몇 년 전에 들었던 <과학철학통론2>에서 구획 문제를 배울 때의 이야기를 했다. 철학적 작업이라는 것 중 상당 부분이 정의에 관련된 것이고 그런 작업들을 살펴보면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그 분야에 대해 이해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구획 문제는 과학의 정의에 관한 문제인데도 과학에 대한 이해를 늘리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동료 대학원생은 말했다. 가령, 예술 철학에서 예술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예술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는 것 같고, 인식론에서 지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지식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는 것 같은데, 과학 철학에서 과학이 무엇이냐, 과학은 사이비 과학과 왜 다르냐고 물었을 때 과학에 대한 이해가 늘어난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동료 대학원생의 물음에 대한 나의 답변은, “누가 범인인지 이미 알고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예술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는, 어떤 것이 예술인지 몰라서 묻거나 자신은 어떤 게 예술인지 확신하더라도 공동체적인 합의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묻는 것이라서, 예술의 개념이 확장되거나 정교해지고 이전에는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것이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인식론도 마찬가지다. 정당화된 참인 지식이라는 것 말고도 지식을 정의하는 다른 조건이 있는 것 같은데 모르겠으니까 철학자들이 머리를 쥐어짜서 헛간이 어쨌다느니 통 속에 두뇌를 넣었다느니 하며 온갖 사고 실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구획 문제는 다르다. 이미 범인이 정해져 있고 모두가 그걸 다 알고 있다. 생긴 것부터 범인처럼 생겼다. 그러니 구획 문제를 배운다고 해서 과학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형사가 묻는다. “이름!” 맡은 편에 앉아 있는 용의자가 대답한다. “점성술이요….” 형사가 조서에 적는다. “점~ 성~ 술~.” 형사가 점성술의 직업을 묻는다. 점성술이 대답한다. “과학이요….” 형사가 점성술을 발로 찬다. 점성술이 앉아 있던 바퀴 달린 의자가 뒤로 쭉 밀리고, 점성술이 의자에 앉아서 발을 바닥을 차며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형사가 묻는다. “직업!” 점성술이 대답한다. “과학이요!” 형사가 또 점성술을 발로 찬다. 이렇게 몇 번 반복하면 점성술이 이렇게 대답한다. “사이비 과학이요….”






소설이나 영화에 비유하자면, 예술 철학에서 예술의 정의를 묻는 것이나 인식론에서 지식의 정의를 묻는 것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가깝고, 과학 철학에서 구획 문제는 강우석 감독의 강철중 시리즈에 가까울 것이다. 강철중 시리즈에서는 처음부터 범인이 정해져 있고 저 놈을 어떻게 족쳐야 하는지를 두고 영화가 진행된다.

(2022.09.19.)


[외국 가요] 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 www.youtube.com/watch?v=qA4BXkF8Dfo ) ​ Billie Holiday - Blue Moon ( www.youtube.com/watch?v=y4b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