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기독교인인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이 세례 요한이 메뚜기와 석청만 먹은 것을 언급하며 메뚜기를 몇 마리 먹어야 식사 대용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마도 체중 감량 중 든 생각을 글로 쓴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그 글을 보고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기독교 식 곤충 음식 사업과 양봉 사업을 하는 것이다.
곤충이 미래의 식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몇 십 년 전부터 나왔는데, 그까짓 곤충 음식이 뭐가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곤충은 미래에 식량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언급될 뿐이지 현재는 어느 누구도 식량으로 먹지 않는다. 먹을 게 넘쳐나서 음식물 쓰레기가 처치 곤란인 세상에서, 약으로 구더기를 먹는 것도 아니고 뭐 하러 곤충을 먹겠는가? 똑같은 무게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메뚜기를 키우는 것이 소를 키우는 것보다 온실 기체를 얼마나 더 적게 배출하든, 그래서 사람들이 소를 안 먹고 메뚜기를 먹겠는가? 그래서 ‘곤충 음식 사업’ 앞에 ‘기독교 식’이라는 말을 붙인 것이다. 신앙의 힘과 인적 네트워크로 메뚜기를 먹게 만드는 것이다.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세례 요한 다이어트’ 같은 것을 퍼뜨리게 해야 한다. 세례 요한처럼 메뚜기와 꿀만 먹는 것인데, 오래 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가볍게 2-3일 정도씩만 간헐적으로 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기도원에 3일 정도 가둬놓고 메뚜기만 먹여도 되고, 교회에서 철야기도 하라고 하면서 메뚜기만 먹여도 되고, 어린이 성경학교 같은 거 할 때 간식으로 먹여도 되고, 하여간 다양한 방식으로 먹일 수 있다. 운동하기도 싫고 식사량을 줄이기도 싫지만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이 메뚜기를 퍼먹다가 의외로 살이 잘 빠질 수도 있고, 그 과정에 너무 배가 고파서 헛것을 보거나 들을 수도 있는데, 어쨌든 살이 빠지면 신도들이 은혜받았다고 간증할 것이고, 그러면 세례 요한 다이어트가 더 퍼질 것이다.
그런데 세례 요한 다이어트가 미용에서 끝나면 안 된다.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미용은 사람들 입으로만 퍼지게 해야 하고, 신앙은 교회 네트워크 안에서만 강조해야 하고, 공식적으로는 환경을 앞세워야 한다. 불교는 사찰 음식을 내세울 수 있지만 기독교에서는 그에 대응할 만한 뭔가가 없다. 성찬식 때 쓰는 빵을 내세울 것인가, 포도주를 내세울 것인가? 그렇다고 환경을 생각한다고 채식을 내세울 수도 없다. 채식으로는 개신교가 불교를 이길 수 없다. 불교가 갈 수 없는 길이 곤충 음식이다. 스님이 신도들보고 곤충을 먹으라고는 권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채식은 불교에 내어주고 곤충은 기독교가 차지하는 방식으로 구역 정리가 된다.
대형 교회를 끼고 환경,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후 변화 등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을 움직이면 정부 지원금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한다면서 멀쩡한 산을 깎아서 태양광 패널 설치하는 것보다는 곤충 음식이 훨씬 낫지 않은가? 지원금 받을 것 다 받으면서 사업을 키우고, HACCP 마크도 받고, 그렇게 HACCP 마크 받은 친환경 메뚜기를 학교 급식에도 넣고, 군대에도 납품하고, 북한에도 (당연히 정부 지원금 받아) 지원하고, 북한 인민들이 조미된 메뚜기의 맛을 보고 그냥 메뚜기는 맛 없어서 못 먹겠다고 하고, 선교 지역에도 (교회 지원을 받아) 메뚜기를 보내고, 이런 식으로 하면 할 게 많다. 여기서 한 발만 더 나아가 보자. BTS가 메뚜기를 먹는다면?
(2022.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