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4

[과학철학] Boyd (1984), “The Current Status of Scientific Realism” 요약 정리 (미완성)

     

[ Richard N. Boyd (1984), “The Current Status of Scientific Realism”, in J. Leplin (ed.)(1984), Scientific Realism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pp. 41-82.
  Richard N. Boyd (1983), “On the Current Status of the Issues of Scientific Realism”, Erkenntnis 19, pp. 45-90. ]
  
  
  1. Introduction
  2. Scientific Realism Defined
  3. Antirealism in the Empiricist Tradition
  4. Constructivist Antirealism
  5. Empiricism and Constructivism
  6. Defending Scientific Realism
  7. Scientific Realism and Metaphilosophy
  8. Issues of Philosophical Method
    8.1. The Challenge to Abduction
    8.2. The Bearing of the History of Science upon Arguments for Realism


  1. Introduction

[p. 41]
목표: 과학적 실재론을 평가하는 것.


  2. Scientific Realism Defined

■ 과학적 실재론의 중심 논제 [pp. 41-42]
- (1) 과학 이론의 “이론적 용어들”(비-관찰적 용어 등)은 추정적으로 지칭하는 표현들이라고 생각되어야 한다; 과학 이론들은 “실재적으로”(realistically) 해석되어야 한다.
- (2) 실재적으로 해석되는 과학 이론들은 보통의 방법론적 표준을 따르는 과학적 증거들에 의해 입증 가능하고 실제로 근사적 참으로서 종종 입증된다.
- (3) 성숙한 과학이 역사적으로 진보하는 것은, 대개 관찰 가능한 현상과 관찰 불가능한 현상에 대한 참을 근사적으로 더 정확하게 하느냐의 문제다. 후속 이론은 선행 이론이 구현한 지식 위에 세워진다.
- (4) 과학 이론들이 기술하는 실재는 대개 우리의 생각이나 이론적 개입과 독립적이다.

[p. 42]
- 경험주의 전통에 있는 반-실재론자들은 대체로 (1)과 (2)를 부정.
• 이론적 지식의 가능성에 개입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3)을 수용하기도 함.
(그러나 반 프라센은 (1)을 받아들임)
- 구성주의 전통에 서 있는 반-실재론자들은 (4)를 부정함.
• 예) Kuhn (1970)
• 과학 이론이 기술하는 “실재”가 사회적・지적으로 구성된다고 이해하여 (1), (2), (3)을 승인하지만 (3)의 응용 범위를 제한함.

[p. 42]
-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주된 도전은 (1)-(4)에 대한 인식론적 비판에서 비롯됨.
- 반-실재론자의 표준적인 논변은 다음 절의 표에 요약함.
 

  3. Antirealism in the Empiricist Tradition

 
■ 경험주의 전통에 근거한 인식론적 논변 [pp. 42-44]
- 관찰불가능한 현상을 제안하는 이론 T가 있고, 이론 T는 실험적 시험이 가능하다고 하자.
- 어떤 이론이 T가 예측하는 관찰가능한 현상과 동일한 예측을 하는 경우 T와 경험적으로 동등하다.
- T와 경험적으로 동등하지만 관찰불가능한 현상에 대하여 대조적인 설명을 하는 임의의 이론이 항상 가능하다고 하자.
- 어떤 이론을 지지하거나 거부하는 과학적 증거는 그 이론의 관찰적 예측들 중 하나를 입증하거나 반-입증하는 것을 구성하므로, T와 T와 경험적으로 동등한 각 이론들은 어떤 가능한 관찰 증거들에 의해 잘 입증되거나 반-입증될 수 있다.
- 그러므로 어떠한 과학적 증거도 이론들 중 어떤 이론이 관찰불가능한 현상을 올바르게 설명하느냐의 문제와 관련될 수 없다.

■ 검증주의 전통에 근거한 논변 [p. 44]

[pp. 44-45]
경험주의나 검증주의에 대한 반박
관찰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구분이 분명한 것이 아님.
그러므로, 경험주의적 반-실재론자들은 임의적인 구분에 의존함.

[p. 45]
경험주의자의 가능한 대응(1)
관찰가능한 현상과 그렇지 않은 현상의 구분이 인식론적으로 임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그러한 현상들 사이에 분명한 구분이 있다고 경험주의자가 주장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가정(1): 관찰가능성의 경계선을 나타내는 존재자가 있는 경우
가정(2): 어떤 것이 관찰가능한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
가정(1)에서 어떠한 존재자를 관찰하는 우리의 능력에 의해 그 존재자에 관한 우리의 지식이 한계지워질 것.
가정(2)에서 증거는 그러한 종류의 존재자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해 모호할 것.
그러나 경험주의자는 이러한 결론에 저항할 필요가 없음.

[pp. 45-46]
경험주의자의 가능한 대응(2)
특정 동기에 걸맞도록 국한시킨다면, 관찰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


[pp. 49-50]
경험주의나 검증주의에 대한 반박
경험적 구분불가능성 논제는 경험적으로 동등한 이론들이 증거적으로 구분불가능하다고 주장함.
그러나 이론을 시험할 때 시험가능한 예측을 유도할 때 잘 입증된 이론들을 “보조 가설들”로 사용할 수 있음.
그러므로 다른 두 이론이 경험적으로 동등할 수 있지만, 우리가 보조 가설들의 적절한 집합을 찾을 수 있다면, (확장된) 이론들은 더 이상 경험적으로 동등하지 않게 됨.

[p. 50]
경험주의자의 가능한 대응
경험주의 논변을 보조가설을 포함하는 더 큰 체계나 “전체 과학”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


  4. Constructivist Antirealism

[pp. 51-53]
구성주의 전통에 서 있는 반실재론
- 과학 방법론은 이론 의존적이기 때문에 발견의 과정이 아니라 기껏해야 구성의 과정임.
- 과학사의 이어지는 “패러다임”들은 논리적으로 공약가능하지 않으므로 패러다임과 무관한 세계에 관한 지식을 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없음.

[p. 53]
이에 대한 표준적인 비판
- 모든 과학이 아니라 경쟁하는 두 이론에 대하여, 두 이론 모두가 적법하다고 인정하는 방법에 바탕을 둔 실험적 시험이 있을 수 있음,
- 패러다임의 공약가능성이 나타나도록 이론 용어가 지시하는 내용을 조정하거나 연속성 논변을 구성할 수 있음

[pp. 53-55]
이러한 비판의 약점
- 이론의존적인 방법론 자체가 구성적 과정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
- 연속성 논변의 구성 자체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구성이며 기껏해야 구성물에 대한 지식의 연속성을 다룰 뿐이기 때문에 이론과 무관한 실재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가능하다는 실재론자들의 개념은 여전히 옹호되지 않음.


  5. Empiricism and Constructivism


  6. Defending Scientific Realism


  7. Scientific Realism and Metaphilosophy

[pp. 63-64]
- 실재론 논쟁에서 실재론자와 반-실재론자가 과학의 논리와 방법론에 대해서 어떤 개념을 공유하고, 어떤 개념을 공유하지 않는지를 알아야 함.
- 실재론-경험론 논쟁에 대한 에른스트 네이글의 설명
: “간단히 말해, 이들 견해 사이의 대립은 선호하는 말하기 방식(preferred mode of speech)에 관한 갈등이다.”
- 앞 절에서 본 과학적 실재론을 지지하는 논변은 이러한 이해와 거리가 멂.
• 그러한 논변을 따르면, 과학의 방법론에 관한 경험주의자나 구성주의자의 설명은 과학에서 도구적 지식, 실재론자와 경험론자와 구성주의자가 대체로 인정하는 종류의 과학적 지식에 관한 현상을 설명할 수 없음.
• 도구적 지식은 과학의 논리와 방법에 관한 명료한 실재론자 개념에 관하여만 설명될 수 있음.
 
[p. 64]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명료한 실재론자(the distinctly realist)의 개념은 과학의 인식론의 통상적인 개념과 동떨어짐.
데카르트 이후로, 인식론의 특징적인 개념은 기본 인식론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들은 선험적으로 옹호할 수 있다는 것.
거의 모든 경험론자들은 “지식 경험론”은 지식에 대한 선험적 지식을 반영하고, 귀납 추론의 기본 원리도 선험적으로 옹호된다고 함.
이와 비슷한 개념들이 이성주의자들과 칸트주의자들의 전통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남.
명료한 실재론자들의 과학적 지식에 대한 주장이 건전하다면, 귀납 추론의 기본 원리 대부분은 선험적 정당화를 결여한다.
이는 과학적 실재론자들이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해야만 한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pp. 64-65]
명료한 실재론자들의 과학적 지식에 대한 주장에 따르면, (근사적) 참으로 이끄는 과학적 방법의 신빙성은, 우리의 실제 방법론적 원리들을 정의하는 이론적 전통이 자연에 대한 근사적 참인 설명을 반영한다는 가정으로 설명될 수 있음.
이 가정을 따르면, 과학적 방법론은 연속적으로 더 정확한 이론, 더 신빙성이 있는 방법론적 실천을 이끌 것임.


  8. Issues of Philosophical Method
  
    8.1. The Challenge to Abduction
 
파인의 반론 [p. 65]
실재론에 대한 옹호는 귀추적 논변으로 진행됨.
실재론은 실재론이 과학적 방법론의 도구적 신빙성에 대한 최선의 설명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실재론을 받아들일 동기가 있다는 것.
귀추 추론이 정당화될 수 있다면 “관찰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이론적 가정에 대한 인식론적 문제가 없을 것.
표준적인 경험론자 논변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관찰불가능한 것에 대한 귀추적 추론.
그러므로, 실재론에 대한 귀추적 옹호는 악순환.

[p. 66]
파인의 반론은 실재론을 지지하는 논변의 이러한 약점뿐만 아니라 순환성도 진단함.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쟁점은, 최선의 설명에 대한 귀납적 논변의 적법성에 관한 논쟁임.

[pp. 66-67]
경험론자와 실재론자 사이의 쟁점이 귀추적 추론의 적법성에 관한 것이라는 파인의 주장은 양날의 검임.
이는 실재론을 지지하는 논변의 순환성을 확인하는 반면, 일관된 경험론이 가지는 인식론적 기이함에도 주목함.
최선의 설명에 대한 귀납적 추론이나 귀추적 추론을 거부하는 것은 지적인 탐구에 엄청난 제한을 두는 것
물론, 반-실재론자들은 그들의 결론이 관찰불가능한 것을 가정하지 않을 때마다 귀추적 추론을 수용할 수도 있음.
그러나 이렇게 되면 증명의 부담은 실재론자에서 반-실재론자로 넘어오게 됨.
반-실재론자들은 귀납 추론의 적법한 원리에 대한 제한을 정당화해야만 함.
  
[pp. 67-68]
과학에서 귀납 추론 그 자체를 고려하면, 반-실재론자들의 어려움은 가중됨.
경험주의 과학철학자들이 의도한 것은 완전한 회의가 아니라 선택적 회의
관찰가능한 것들에 관한 (어떤) 비-연역적 일반화는 인식론적으로 적법하고, 관찰불가능한 것들에 관한 결론을 추론하는 것은 거부하는 것.
핸슨, 쿤 등이 보여주었듯, 과학의 실제 방법은 완전히 이론-의론적임.
경험주의 용어 중에서, 술어들의 “투사가능성”에 관한 평가와 관찰가능한 것들에 관한 일반화의 “입증의 정도”에 관한 평가 모두 “이론적 존재자들”에 관한 추론에 의존함.
관찰가능한 것들에 관한 귀납 추론이 이론 의존적이라고 하는 한, 관찰불가능한 것에 관한 귀추 추론을 거부하는 경험주의자는 관찰가능한 것에 관한 귀납 추론도 정당하지 않다고 해야만 함.
 
[p. 68]
과학적 방법론이 도구적으로 신빙성 있다는 가설(이하 “신빙성 가설”)은 그 자체로 관찰가능한 현상에 관한 귀납적 일반화임.
...
신빙성 가설은 경험론자들의 표준에 의해 그 자체로 비-정당화됨.

[p. 70]
이론 의존적 고려는 과학에서의 귀납적 일반화의 입증이나 반-입증에 두 가지 방식으로 관여함.
첫째, 굿맨이 “투사가능성”의 문제라고 부른 것과 관련

[pp. 70-71]
신빙성 가설은 과학적 방법이 도구적으로 신빙성 있는 이론들을 수용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함.
반대로, 이론의 신빙성은 과거의 예측적 성공뿐 아니라 미래의 예측적 성공의 문제임.
신빙성 가설을 지지하는 관찰 증거는 이론의 과거와 현재의 예측적 성공을 구성함.
과거의 성공이 과학적 방법의 도구적 신빙성의 증거로 간주되려면, 그러한 성공은 문제가 되는 대부분의 이론들의 미래의 (근사적으로) 도구적인 신빙성의 증거로 간주되어야 함.
과학의 방법이 도구적으로 신빙성 있다는 우리의 입장은, 과학의 방법이 우리가 도구적으로 신빙성 있는 이론들을 우리가 수용하도록 이끈다는 입장에 의존함.
과학의 방법이 우리가 도구적으로 신빙성 있는 이론들을 우리가 수용하도록 이끈다는 입장은, 우리가 관련 이론의 과거 예측적 성공을 그 이론의 미래의 도구적 신빙성의 증거로 간주할 때만 가능함.
그러나 ...

[pp. 70-71]
이러한 특징들을 확인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문제는 투사가능성(projectability)의 문제의 특수한 사례
경험주의자들의 논변: 이론 선택은 관찰 자료에 의해 미결정된다.

 
[p. 73]
두 가지 고려사항
첫째, 귀추적 추론에 대한 경험론자들의 반론은 증거적 구분불가능성 논제에 의존함.
증거적 구분불가능성 논제는 지식 경험론의 논조가 반영된 참을 포착한다는 이해와 관련하여 경험론자들이 제안함.
지식 경험론의 논조: 모든 지식은 관찰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지식 경험론이 기본적으로 틀리거나 구분불가능성 논제가 해석을 오도한다면, 귀추에 대한 경험론자들의 반대 논변은 실패함.
 
[p. 73]
둘째, 경험론자들은 과학적 지식에 대한 선택적 회의주의의 설명을 목표로 함.
관찰불가능한 것에 대한 지식은 불가능하지만, 관찰 가능한 것들에 대한 귀납적 일반화는 때때로 인식론적으로 적법함.
그러나 구분불가능성을 채택한 지식 경험론은 관찰가능한 것들에 관한 귀납 추론도 정당화 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우려가 있음.
 

    8.2. The Bearing of the History of Science upon Arguments for Realism
  
[p. 78]
우선, 과학에 대한 실재론적 개념에서 참이고 단일한 이론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 따라 나오지 않음.

[p. 78]
둘째, 

[pp. 78-79]
셋째, 한편으로 성숙한 과학에서의 이론적 의미론과 방법의 연속성에 대한 역사적 증거,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과학적 실재론의 논제는 매우 미묘함.

[p. 79]
실재론자들은, 성숙한 과학의 과학적 방법론이 현재의 도구적 신빙성을 가지는 것에 대하여 과학적 실재론이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고 함.
예) 물리학 같은 성숙한 과학의 역사에서 의미론적・방법론적 연속성의 정도는 실재론의 쟁점과 관련됨.
그러나 이러한 분야에서 역사 연구의 기본 역할은 실재론에 호의적인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론자들을 가능한 반-입증 하에 종속시키는 것.

 
[p. 80]
- 과학적 지식에 대한 실재론적 개념의 역사적 함축이 반영하는 것
(a) 과학적 방법의 (도구적 또는 이론적) 신빙성은 적절하게 근사적 참인 이론적 전통이 논리적・역사적으로 우연히 등장한 것에 의존하고
(b) 그러한 전통에 상대적으로 이론의 그럴듯함에 대한 전통이 분명하다는 것.
- 거꾸로, 이러한 입장은 증거적 구별불가능성 논제가 거짓임을 알게 해줌.
  
  
(2019.07.21.)
   

2019/05/13

발제자를 정하는 방법



지난주에 어떤 박사과정생이 대학원 수업에서 발제자 정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제비뽑기를 해서 순번을 정하고 순번에 따라 어떤 논문을 발제할지 정하자는 것이다. 그 박사과정생은 언어철학 대학원 수업에서 기말보고서 기획서를 발표하는 순서를 정할 때 제비뽑기를 하는 것을 보고 그러한 착안을 했다고 말했다.


나도 언어철학 대학원 수업에서 제비뽑기를 한 적이 있다. 보통, 제비뽑기를 하면 바구니 속에 쪽지를 넣고 휘저어서 누가 어떤 번호를 뽑을지 알 수 없게 하는데, 그 수업에서는 선생님이 쪽지를 적은 후 그 쪽지를 번호 순서대로 넣고 앞자리에 앉은 순서대로 뽑게 했고 결국 앉은 순서대로 발표를 하게 되었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선생님은 쪽지를 순서대로 넣는 것이며, 왜 학생들은 순서대로 쪽지를 뽑는가. 나 같으면 손을 밑으로 넣어서 뒷번호가 적힌 쪽지를 집은 후 쪽지를 휘저으며 손을 뺐을 텐데 왜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 이럴 때 보면 철학과 사람들은 약간 독특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발제자 정하는 방법과 관련하여 선생님은 나에게도 의견을 물어보셨다. 나는 제비뽑기에 약간의 오락적 요소를 가미하자는 의견을 냈다. 다들 학생증이 있을 것이니 수업시간에 모두 학생증을 꺼내도록 하고 선생님은 난수 발생기 같은 것을 가져와서 학생증 끝자리에서부터 한 자리씩 맞춰가며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난수 발생기 대신 OTP를 써도 될 것이다.


OTP에 나온 여섯 자리 숫자의 맨 끝자리와 학생증의 끝자리가 일치하면 우선권을 준다. 끝자리가 일치하지 않으면 학생증 끝자리가 OTP 숫자의 끝자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우선권을 준다. 일치하는 사람이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두 명 이상 나오면 다시 OTP를 눌러 OTP에서 끝에서 두 번째 수끼리 맞추게 한다. 그래도 두 명 이상 남으면 끝에서 세 번째 자리를 맞춘다. 이렇게 하면 그냥 제비뽑기를 하는 것보다 끝자리부터 쪼는 재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내 의견이다.


선생님은 내 의견을 다 듣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 그건 좀 사행성이 있는 것 같은데?” 결국, 학생들이 각자 관심 있는 주제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발제자를 정했다.



(2019.03.13.)


2019/05/12

타입과 토큰

   

이번 과학철학 신입생은 양꼬치를 좋아한다고 한다. 저녁을 먹던 중 양꼬치 이야기가 나오자 신입생은 근처에 양꼬치 집이 얼마나 있냐고 물었다. 내 옆에 있던 다른 과학철학 전공자가 이렇게 답했다. “타입(type)은 세 개구요, 토큰(token)은 여러 개예요.”

  

  

(2019.03.12.)

   

2019/05/11

내가 학계를 버릴지언정 학계가 나를 버리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들어올 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학문적 재능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지 고민을 한다고 한다. 나는 남들이 하는 두 가지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학문적 재능이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그런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다. 나는 나에게 그딴 게 있을 리 없다고 확신해서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 지식소매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니, 수요에 비하여 공급은 부족하고 주로 유통되는 것은 죄다 저질 상품이고 고품질 상품을 생산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장 진입 의사가 없었다. 교수가 안 되더라도 서비스업으로 먹고 살 수 있다고 보아서 먹고 사는 문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가끔씩 불안할 때가 있다. 나는 학문적인 성과를 남길 수 있을까. 한때는 근본 없이 굴러다닐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근본 있는 학교에서 배우고 있다. 그런데 내가 학문적 성과 없이 재미있는 이야기나 하고 다닌다고 하자. 고객들이야 내 이야기를 듣고 재미있어 하겠지만 근본 있는 다른 연구자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물론, 그들 중 대부분은 별 생각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학술대회 같은 데 가서 참가비나 내고 들러리로 남들 발표하는 거나 듣고 밥 먹고 돌아오면서 내일은 고객들한테 어떤 재미난 이야기나 할까 고민한다면, 그때의 나는 자괴감 같은 것이 들까 안 들까.
  
나는 이런 이야기를 과학사 전공자에게 했다. “[...] 과학사 쪽은 모르겠는데 적어도 한국에서 과학철학이나 분석철학 하는 사람 중에서 나만큼 일반인한테 뻥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없는 것 같다. 그게 내가 박사과정 오는 동력이 되기도 했는데, 그래도 남들만큼은 연구해야 하는 거 아니냐. 먹고 사는 게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서 시덥지 않은 소리나 하고 살면 별로 아름답지 않잖아.” 그런데 과학사 전공자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아닐걸? 과학사 통틀어도 형이 뻥을 제일 잘 칠걸?”
  
그 말을 들으니 모처럼만에 기분이 유쾌해졌다. 내가 한참을 소리 내서 웃으니 과학사 전공자가 신기한 듯 보다가 같이 웃기 시작했다. 둘이 한참을 웃고 나서 과학사 전공자가 물었다. “아니, 형은 그런 이야기를 듣고 왜 그렇게 좋아해?” 나는 이렇게 답했다. “욕으로 한 말도 칭찬으로 받아들이면 칭찬인 거지. 조조는 난세의 간웅이 된다는 말을 듣고도 웃었다는데.”
  
내가 학계를 버릴지언정 학계가 나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데, 그러려면 공부를 잘 해야 한다. 어쨌거나 공부가 제일 문제다.
  
  
(2019.03.11.)
   

[KOCW] 경제학 - 파생상품론

■ 강의 영상+자료 ​ 파생금융상품론 / 이시영 (동국대, 2014년 1학기) ( www.kocw.net/home/cview.do?cid=dad6dbf28a4e66d0 ) ​ ​ ■ 강의 자료 ​ 파생상품론 / 윤평식 (충남대, 2011년 2학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