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0

[한문] 천자문 (2/14)





10. 龍師火帝 鳥官人皇

龍(용 룡) 師(스승 사) 火(불 화) 帝(임금 제)

鳥(새 조) 官(벼슬 관) 人(사람 인) 皇(임금 황)

복희(伏羲)씨와 신농(神農)씨가 있었고, 소호(小昊)씨와 황제(黃帝)가 있었다.

- 龍師: 태호 복희(伏羲)씨는 용을 토템으로 삼았기 때문에 용의 이름을 관직명으로 삼음. 생산을 담당하는 사람을 창룡(蒼龍)씨로, 형벌을 담당하는 사람을 백룡(白龍)씨로 불렀음.

- 火帝: 염제 신농(神農)씨는 염제(炎帝)라고도 함. 불의 덕을 표방했기 때문에 관직명에 ‘화(火)’자를 씀.

- 鳥官: 소호(小昊)씨는 즉위할 때 봉황새가 나타났다고 하여 새 이름으로 관직명을 지음. 호조의 우두머리를 축구(祝鳩), 병조의 우두머리를 저구(雎鳩)라고 함.

- 人皇: 황제(黃帝)는 신화성에서 탈피하여 인문(人文)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인황(人皇)이라고 부름.

11. 始制文字 乃服衣裳

始(비로소 시) 制(지을 제) 文(글월 문) 字(글자 자)

乃(이에 내) 服(입을 복) 衣(옷 의) 裳(치마 상)

처음으로 문자를 만들고, 저고리와 치마를 입게 했다.

- 始制文字: 황제(黃帝)가 처음으로 문자를 만든 것을 뜻함.

12. 推位讓國 有虞陶唐

推(밀 퇴) 位(자리 위) 讓(사양할 양) 國(나라 국)

有(있을 유) 虞(나라 우) 陶(질그릇 도) 唐(당나라 당)

자리에서 물러나 나라를 양보한 사람은,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이다.

- 有虞: 순임금의 정식 호칭인 ‘제순 유우씨’는 우(虞)를 다스린 순임금이라는 뜻.

- 陶唐: 요임금의 정식 호칭인 ‘제요 도당씨’는 도당(陶唐)을 다스린 요임금이라는 뜻.

13. 弔民伐罪 周發殷湯

弔(불쌍히 여길 조) 民(백성 민) 伐(칠 벌) 罪(허물 죄)

周(주나라 주) 發(필 발) 殷(은나라 은) 湯(끓을 탕)

백성을 불쌍히 여겨 포악한 임금을 징벌한 사람은 주나라 무왕과 은나라 탕왕이다.

- 發: 주나라 무왕의 이름

- 湯: 은나라를 개국한 임금의 이름

14. 座朝問道 垂拱平章

坐(앉을 좌) 朝(아침 조) 問(물을 문) 道(길 도)

垂(드리울 수) 拱(팔짱낄 공) 平(평평할 평) 章(밝을 장)

조정에 앉아 도(道)를 물으니, 옷자락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낀 채로도 밝게 다스려졌다.

- 座朝問道 垂拱平章: 『서경』 「무성(武成)」편의 “옷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고 있어도 천하가 다스려졌다(垂拱而天下治)”와 「요전(堯典)」편의 “백성이 밝게 다스려지다(平章百姓)”를 다시 쓴 것.

15. 愛育黎首 臣伏戎羌

愛(사랑 애) 育(기를 육) 黎(검을 려) 首(머리 수)

臣(신하 신) 伏(엎드릴 복) 戎(오랑캐 융) 羌(오랑캐 강)

백성을 아껴 기르니, 오랑캐들을 신하로 복종시켰다.

- 黎首: 관을 쓰지 않은 맨머리, 즉 일반 백성을 말함.

- 戎羌: 고대 중국 대륙의 서북쪽에 살았던 유목 민족인 융족과 강족.

16. 遐邇壹體 率賓歸王

遐(멀 하) 邇(가까울 이) 壹(한 일) 體(몸 체)

率(거느릴 솔) 賓(손 빈) 歸(돌아갈 귀) 王(임금 왕)

멀고 가까운 곳이 한 몸이 되니, 주위 사람을 거느리고 와서 천자에게 귀순했다.

- 率賓: 주위 사람을 모아 데리고 오는 것을 뜻함.

- 주나라 2대 성왕 때 주공 단(旦)이 분봉제후제를 완성함.

- 분봉제후제: 영토를 각 제후들이 나누어 다스리게 하는 제도

• 영토: 천자는 사방 1천리, 공작과 후작은 사방 100리, 백작은 사방 70리, 자작과 남작은 사방 50리를 소유

• 군사력: 천자는 6군(7만 5천 명), 공작과 후작은 3군 (3만 7500명), 백작은 2군(2만 5천 명), 자작과 남작은 1군(1만 2500명)을 보유

• 각 제후국은 매년 도읍지인 호경의 천자를 찾아가 조공을 하고 알현해야 함. 안 하면 천자에 대한 반역행위로 간주되어 징벌 받음.

17. 鳴鳳在樹 白駒食場

鳴(울 명) 鳳(봉새 봉) 在(있을 재) 樹(나무 수)

白(흰 백) 駒(망아지 구) 食(밥 식; 먹을 식) 場(마당 장)

우는 봉황새가 나무에 있고, 흰 망아지는 마당에서 싹을 뜯는다

- 鳴鳳在樹: 봉황새는 전설상의 상서로운 새로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았다고 함. 흔히 현자를 얻을 조짐으로 나타나는 새라고 함. <시경> 권아 편 참고.

- 白駒食場: 이 구절은 『시경』 「백구(白鷗)」의 “새하얀 희 망아지가 우리 밭의 싹을 다 먹었다 하고(皎皎白駒 食我場苗)”를 다시 쓴 것. 흰 망아지를 타고 다니는 선비가 벼슬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망아지가 밭의 곡식을 먹었다고 핑계 대고 잡아오면 선비를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읊은 내용.

18. 化被草木 賴及萬方

化(될 화) 被(입을 피) 草(풀 초) 木(나무 목)

賴(힘입을 뢰) 及(미칠 급) 萬(일만 만) 方(모 방)

교화가 풀과 나무까지도 입히고, 믿고 의지함이 만방에 미쳤다.

* 참고 문헌

김근, 『욕망하는 천자문』, 삼인, 2003.

박성복, 『천자문풀이』, 대구대학교출판부, 2012.

한정주, 『천자문 인문학』, 다산초당, 2016.

(2024.02.01.)


2017/04/09

[한국 가요] 듀크 (Duke)

     

듀크 - Party Tonight
  
  
(2022.01.02.)
    

토론식 수업에 대한 환상



언론에서 하도 토론식 수업이 좋다고 해서 그런지 토론식 수업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들은 수업 시간이 무슨 말을 하기만 하면 신기한 학습 효과가 생기는 줄 안다. 생각해보자. 내가 남들 앞에서 아무렇게나 주둥이를 나불거리는데 왜 사고력이 발달하나?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인데도 말이다.

토론식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교수는 부지런하고 학생은 똑똑해야 한다. 우선, 수업 전에 교수는 읽을 자료를 나눠주고 학생들은 그것을 다 읽어야 한다. 아무 것도 안 읽고 생각나는 대로 떠들라고 할 거면 굳이 대학에 다닐 필요 없이 카페나 술집에 아무나 모여서 아무렇게나 떠들라고 하면 된다. 한 학기 등록금이면 1년 동안 매일 커피 한 잔씩 마셔도 돈이 남으니까 그게 더 경제적이다.

학생들이 얼마나 이해했는지 교수가 알아야 하니까 학생들은 수업 전에 자기가 어느 부분까지 이해했고 어느 부분부터 이해하지 못했는지 글로 써서 내야 한다. 교수는 수업 전에 그걸 다 읽고 수업에서 토론 진행 방향을 잡는다. 토론이 끝나고 학생들은 토론 내용에 대해 글을 써내고 그 다음 주에 있을 토론을 준비해야 한다. 세인트존스 칼리지를 소개하는 <news1>의 카드 뉴스에서도 핵심은 ‘토론한다’는 게 아니라 ‘읽고 토론한다’는 것이다.






토론식 수업이 너무 힘들고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성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강의식 수업을 한다. 강의식 수업이라고 해도 토론식 수업의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 보고서를 쓰게 하고 토론할 만한 내용을 쓴 보고서를 ‘선별해서’ 한두 시간 정도 토론하게 한다. 토론한 다음에 비평문을 써서 내고 비평문 중에서도 괜찮은 것을 골라서 한두 시간 정도 토론하게 한다. 여기서 보고서는 수업 자료를 요약 정리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알아서 자료를 찾아보고 나름대로 비판적으로 쓴 것이다. 중간 보고서 쓰고, 중간 보고서 중 선별해서 토론하고, 비평문 써서 내고 비평문 중에 골라서 토론하고, 중간고사 보고, 기말 보고서 쓰고, 기말 보고서 중 선별해서 토론하고, 비평문 또 써서 내고 비평문 중에서 골라서 또 토론하고, 기말 고사를 본다. 이런 수업에서는 시키는 것을 다 해도 학점이 잘 안 나온다.

언론에서는 강의식 수업이 마치 학생들의 사고력을 좀 먹는 절대악인 것처럼 다룬다. <EBS 다큐프라임>은 어떤 교육학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대에서 A+를 받으려면 수업 중에 한 농담까지 받아 적어야 한다면서 대학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죽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러한 연구가 믿을만한 연구인지 의심스럽다. 수업 중에 한 농담까지 모두 적어서 성적이 잘 나온다는 건 오히려 수업에서 요구하는 학습량이 적다는 이야기다. 수업에서 요구하는 학습량이 많으면 수업에서는 핵심만 짚고 논리적인 관계를 잡아주는 정도만 할 수밖에 없다. 단순 암기로 수업을 해결한다는 건 학습량이 적을 때나 가능하다.

<EBS 다큐프라임>에서 학생 인터뷰를 보여주는데 경제학이든 이공계든 문제 풀어서 학점 나오는 전공의 학생들은 비교적 비중이 적었다. 내가 이공계는 잘 모르는데, 적어도 경제학과에서는 수업 중에 농담 받아 적든 말든 문제 못 풀면 학점이 작살난다. <EBS 다큐프라임>의 문제 제기가 몇몇 교양수업이 아니라 대학 교육 전반에 관한 문제인지 의심스럽다. 창의성을 측정하는 방법도 의심스럽다. 객관적인 측정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한테 본인은 얼마나 창의적인지 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점수를 매긴 게 자료로써 무슨 가치가 있나 모르겠다. 설마 해당 연구를 한 연구자가 더닝-크루거 효과도 모르고 그런 식으로 측정 기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겠지?

하여간, 토론식 수업을 제대로 한다는 건 교수든 학생이든 고난의 행군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한국에서 토론식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학교는 몇 군데 없다. 상당수 학교에서 진행되는 토론 수업은 인생 낭비, 자원 낭비일 뿐이다. 교수는 손을 놓고 학생은 정신을 놓는다. 공부하기 싫은 학생들과 수업하기 싫은 교수가 만나서, 학생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 인생을 허비하고 교수는 아무 것도 한 거 없이 쉽게 월급을 받는다. 설치기 즐겨 하는 학생들이 앞장서서 자기들끼리 아무 말이나 떠든다.

원래 아무 말이나 떠들면 듣는 사람이 괴로워서 그렇지 말하는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집단 심리상담만 받아도 비슷한 심리적인 효과가 나는데, 아무 것도 한 게 없으면서 수업 끝나고 강의실을 나갈 때 괜히 뿌듯하고 보람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멍청이들이 수업 끝나고 나오면서 마치 뭐 대단한 거라도 한 듯이 방끗 웃으며 뿌듯해한다면, 그 수업은 이미 망했다고 보면 된다.












* 링크: [news1] 4년 내내 고전 100권만 읽고 토론하는 이상한 대학

( www.news1.kr/articles/?2593634 )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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