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 데카르트, 『성찰/자연의 빛에 의한 진리탐구/프로그램에 대한 주석』, 이현복 옮김 (문예출판사, 1997). ]
23-24
- 신과 인간 정신에 관한 문제는 이미 1637년에 프랑스어로 출판된 『방법서설』에서 다룬 적이 있음.
- 『방법서설』에서 신과 인간 정신에 관한 문제를 자세히 다루지 않은 이유
• 한 번만이 아니라 재차 논의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
• 데카르트가 이 문제를 논하면서 따른 길은 아무도 지나간 적이 없는 길이었고, 또 일상적인 관습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으므로, 프랑스어로 써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책에서 이 문제를 자세히 논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님.
- 위의 문제를 자세히 논하기에 앞서 주요한 반론에 답하기로 함.
24
- 반론(1): 인간 정신은 자신이 사유하는 것이라는 사실 이외에 어떤 것도 지각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 본성 또는 본질(naturam sive essentiam)이 오직 사유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귀결되지 않음.
• 오직(tantum)이라는 말이 영혼의 본성에 속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배제한다는 것
- 데카르트의 답변: 사물의 진리 순서에 따라 다른 것들을 배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내 지식의 순서에 따라 그렇게 한 것뿐임.
24-25
- 반론(2): 내가 나보다 더 완전한 것의 관념을 가진다고 해서 나보다 더 완전한 것이 현존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지 않음.
- 데카르트의 답변: 관념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님.
• 관념을 질료적으로(materialiter)라는 뜻으로 사용할 수 있고 표상적으로(objective)라는 뜻으로 사용할 수도 있음.
• 질료적으로 - 지성의 작용으로(pro operatione intellectus)
• 표상적으로 - 지성의 작용에 의해 표현된 것으로(pro re per istam oprationem repraesentata)
• 질료적인 의미에서 관념은 나보다 더 완전하다고 할 수 없음.
• 표상적인 의미에서 관념은 비록 내 외부에 현존한다고 가정할 수 없겠지만, 그 본질로 인해 나보다 더 완전할 수 있음.
• 완전한 사물의 관념에서 그 사물이 실제로 현존함이 어떻게 귀결되는지는 나중에 설명할 것임.
25-26
- 이외의 비판문은 위의 문제와 관련된 근거들보다는 결론들을 공격했으며, 그것도 무신론자들의 상투적인 논증을 빌렸음.
- 무신론자들이 신의 현존을 논박하기 위해 통상 제시하는 근거
• 신에게도 인간의 정념이 있다고 날조하거나,
• 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규정할 수 있는 힘과 지혜가 우리 정신에 있다는 것
- 우리 정신은 유한한 반면 신은 파악될 수 없고 무한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들의 반론은 고려할 만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음.
26-27
- 세상 사람들의 견해를 알게 되었으니, 데카르트는 다시 신과 인간 정신에 관하여 고찰하고, 동시에 제일철학(primae Philosophiae) 전체의 토대를 다루어볼 것임.
(2022.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