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남자보다 수다스럽다는 것이 사회 통념에 가까울 텐데, 실제 연구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남자가 여자보다 더 수다스럽다는 연구도 있다. <동아사이언스>의 기사는 다음과 같이 연구를 요약한다.
노스이스턴 대학의 Lazer 교수팀은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녹음하는 등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대화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밥을 먹을 때 같은 평범한 상황에서는 여자나 남자나 비슷한 정도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건 직장에서의 패턴이었는데 일을 할 경우에는 ‘그룹크기’에 따라 사람이 많을수록 남성이 더 말이 많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사람이 많은 공적 장소에서 남성이 더 말이 많음에도 왜 여성이 말이 많다는 고정관념이 있는지 생각해 볼 부분이라도 언급하기도 했다.
내가 관찰한 바도 이와 비슷하다. 헌책방에 오는 남녀 커플을 보면 항상 남자가 말이 더 많았다.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명히 여자가 전문지식을 더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아는 척은 항상 남자가 한다. 가령, 남자가 책장에 꽂힌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가리키며 “내가 이 책으로 경제학 공부 좀 했지” 하며 우쭐대면, 생물학 전공자로 추정되는 여자가 수줍게 분자생물학 이야기를 하는 식이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로 경제학 공부를 했다는 말은 경제학에 관하여 아는 것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다는 말이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는 교양서적이라 그 책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지식은 그리 많지 않다.
헌책방에서 별 거 아닌 지식을 떠벌떠벌 자랑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나를 스스로 되돌아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여성과 같이 헌책방에 간 기억이 없다.
* 링크: [동아사이언스] 여자는 남자보다 수다스러울까?
( www.dongascience.com/news/view/10250 )
(201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