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1

[과학철학] Kuhn (1982), “Commensurability, Comparability, Communicability” 요약 정리 (미완성)

   
[ Thomas S. Kuhn (1982), “Commensurability, Comparability, Communicability,” PSA 1982, Vol. 2, pp. 669-688.
  토머스 쿤, 「공약가능성, 비교가능성, 의사소통가능성」, 『쿤의 주제들: 비판과 대응』, 조인래 편역 (이화여대 출판부, 1997), 225-255쪽. ]
  
  
  1. 국소적 공약불가능성 (Local Incommensurability)
  2. 번역 대 해석 (Translation versus Interpretation)
  3. 지시체 결정 대 번역 (Reference Determination versus Translation)
  4. 해석자이자 언어교사로서의 역사가
     (The Historian as Interpreter and Language Teacher)
  5. 콰인식 번역편람 (The Quinean Translation Manual)
  6. 번역 불변 (The Invariants of Translation)
  
  
■ 공약불가능성 [p. 669, 225-226
- 쿤과 파이어아벤트는 1960년대부터 20년간 ‘공약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에 관하여 논의함.
- 둘의 공통 주장
• 주장(1): ‘힘’, ‘질량’ 같은 과학 용어와 개념의 의미는 그것들이 전개될 때 종종 변화함.
• 주장(2):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면, 한 이론의 모든 용어를 다른 이론의 어휘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
• 공약불가능성에 관한 논의에서 주장(2)가 구체화됨.
  
■ 공약불가능성에 대한 비판 [pp. 669-670, 227
- 쿤은 공약불가능성에 관한 거의 모든 논의들은 문자 그대로는 옳지만 과잉해석된 가정에 의존한다고 주장함.
- 가정: 두 이론이 공약불가능하다면, 그 이론들은 서로 번역불가능한 언어로 진술되어야만 한다.
- 공약불가능성 개념에 대한 비판
• 비판(1): 두 이론이 한 언어로 진술될 수 없다면, 두 이론은 비교될 수 없고, 증거에 기반한 어떠한 논변도 둘 사이의 선택과 무관함.
• 비판(2): 쿤 같은 사람들은 과거 이론들을 현대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과거의 이론을 현대 언어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함.
    
  
  1. 국소적 공약불가능성 (Local Incommensurability)
  
■ ‘공약불가능성’이라는 용어의 유래 [p. 670, 228쪽]
- 공약불가능성(common measure)은 공통된 척도가 없다는 뜻.
• 직각이등변삼각형의 빗변은 다른 변과, 원주는 원의 반지름과 공약가능하지 않음.
• 서로 나머지 없이 정수배로 나타낼 수 있는 단위 길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 그러나 공통된 척도가 없어도 비교불가능하지 않음.
• 공약불가능한 양들은 요구되는 만큼 근사적으로 비교가능함.
  
■ 은유로서 쓰이는 공약불가능성 [pp. 670-671, 228-229
- 과학 이론과 관련하여 ‘공약불가능성’이라는 용어는 은유적으로 쓰임.
• ‘공통 기준 없음’은 ‘공통 언어 없음’이 됨.
• 두 이론이 공약불가능하다는 것은, 두 이론에 잔여나 손실 없이 번역될 수 있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 이 경우에도 공약불가능성은 비교불가능성을 함축하지 않음.
• 근거(1): 두 이론의 공통 용어 중 대부분이 두 이론에서 같은 방식으로 기능함.
• 근거(2): 그러한 용어들의 의미가 보존되며, 몇몇 용어와 그 용어를 포함하는 문장에서만 번역불가능성의 문제가 발생함. 이러한 경우에만 두 이론이 공약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적용됨.
  
■ 국소적 공약불가능성 [p. 671, 229-230
- 쿤은 온건한 형태의 공약불가능성을 ‘국소적 공약불가능성’(local incommensurability)이라고 부름.
• 공약불가능성이 언어 변화나 의미 변화와 관한 주장인 한, 쿤이 의도한 것은 국소적 공약불가능성.
• 이렇게 되면 비판(1)은 실패함.
- 그러나 공약불가능성이 국소적 영역으로 제한될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음.
• 현재의 의미 이론에서 의미가 바뀌는 용어와 그렇지 않은 용어의 구분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음.
• 의미는 역사적 산물이고 의미를 담는 용어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게 됨.
- 이론 변화를 통해 그 의미를 유지하는 이론들은 이론 선택과 관련된 비교를 위한 충분한 기초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용어들은 공약 불가능한 용어들의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기초도 제공한다. 그래서 첫 번째 비판은 실패한다.
    
  
  2. 번역 대 해석 (Translation versus Interpretation)
  

- 공약 불가능성을 국소적인 형태로 이해해도 두 번째 비판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 데이비슨(1974), 키처(1978), 퍼트넘(1981)은 해석의 성공과 국소적인 공약 불가능성은 양립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 이러한 논변들은 번역과 해석을 동일시하는 중대한 오류에서 비롯되었다.
  

- 여기에서 번역은 두 언어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 수행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다.
  
■ 번역의 특징
- 번역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i) 번역은 단어나 구절의 의미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번역은 새로운 지시체들이 결정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
(ii) 번역은 원본 속의 단어와 구절들을 새로운 단어와 구절들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완벽한 번역은 용어 설명이나 번역자의 서문을 요구하지 않는다.
  

- 한편 해석의 대상은 처음부터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소음(noise)이나 기호(inscription)로 이루어져 있을 수 있다. 콰인의 ‘원초적 번역자(radical translator)’는 사실 해석자에 해당된다. 
- 가령 원주민의 용어 ‘가바가이(Gavagai)’라는 발화를 해석하는 작업은 원주민의 언어를 그 언어에 대응되는 모국어로 번역하는 일과 달리 모국어를 배웠던 방식대로 ‘가바가이’라는 용어를 배우는 작업이다.
  

- ‘가바가이’라는 발화를 해석하기 위해서 콰인의 가상 인류학자는 원주민 언어 공동체의 성원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 이러한 해석의 과정은 ‘가바가이’와 그 지시체를 공유하는 기술이 영어 속에 반드시 존재해야 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 따라서 ‘가바가이’는 영어로 번역 불가능한, 환원 가능하지 않은 원주민의 용어로 남게 되고, 이 상황에 대해서 ‘공약 불가능성’이 적용될 수 있다.
  
  
  3. 지시체 결정 대 번역 (Reference Determination versus Translation)
  

- 키처는 공약불가능성에 대한 비판을 플로지스톤 이론의 예를 통해 제기했다.
  

- 키처는 “플로지스톤이 빠져나간 공기”가 때로는 산소 자체를 지시하기도 하고 가끔은 산소가 풍부한 대기를 지시하기도 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18세기 화학 용어들의 지시 대상을 확인하는 데 20세기 화학의 언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키처는 이러한 지시체 결정 과정을 번역이라 부르며, 이런 종류의 번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약 불가능성은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플로지스톤’이라는 단일한 단어의 사용이 그로부터 유래한 “플로지스톤이 포함된 공기”라는 복합어와 함께 원래의 텍스트에서 저자의 믿음들이 의사소통하는 방식들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원래의 텍스트에서는 상호 연결되는 용어들을 서로 연관이 없거나 다른 방식으로 연결된 표현들로 대치하는 것은 원래의 텍스트를 비정합적으로 보이도록 하게 마련이다. 
  
  

- 특히 ‘플로지스톤’과 같은 용어는 플로지스톤 이론에 대한 텍스트를 번역하는 어떠한 과정에서도 제거될 수 없고, 현대적인 단어나 구절들에 의해 개별적으로 대체 가능하지 않다.
  
  
  4. 해석자이자 언어교사로서의 역사가
     (The Historian as Interpreter and Language Teacher)
  
- ‘플로지스톤’과 같은 용어는 전체로서 함께 습득되어야만 하는, 상호 연관되거나 상호 정의되는 용어들의 집합을 구성한다.
  
- 이는 뉴턴 역학도 마찬가지다.
- ‘힘’과 ‘질량’을 따로 배운 후 제2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질량’을 배운 뒤 제2법칙의 도움으로 ‘힘’을 정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세 용어는 역학을 사용하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부분들로서 함께 습득되어야 한다. 따라서 뉴턴 역학의 ‘힘’과 ‘질량’은 제2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아리스토텔레스나 아인슈타인 이론의 언어로 번역할 수 없다.
- 역학 이론을 전개하는 방식을 배우려면 언어망(web of language) 안에서 서로 연관된 용어들을 반드시 함께 학습하여 전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용어들의 개별적인 번역은 불가능하다.
  
- 이러한 상황에서 역사학자는 자신이 작업하는 텍스트를 이해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이처럼 번역 불가능한 용어들의 의미들을 발견하거나 고안해야만 한다. 이러한 용어들의 사용법을 발견되는 과정이 해석이다.
  
  
  
  
  
  
  5. 콰인식 번역편람 (The Quinean Translation Manual)
  
- 지시적 의미론(referential semantics)에 대한 최근의 논의와 이와 관련된 번역 관련 논의들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번역의 과정에서 의미나 내포, 개념 등의 영역에서 무엇인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한 사례로, 콰인식 번역 편람은 원초적 번역자에 의한 노력의 최종 산물로서, 나란히 놓인 단어와 구절들의 목록들로 구성된다. 한 목록은 번역자 자신의 언어로, 다른 하나는 그가 조사하는 부족의 언어로 씌어져 있는데 각각의 항목은 다른 목록에 속하는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항목과 연결되어 있다. 연결이 일대다(one-many) 대응의 형태로 맺어진다면 편람은 여러 가지 가능한 연결들 각각이 선호되어야 할 맥락들에 대한 지정(specification)을 포함한다.
  
■ 맥락 지정자(context specifiers)에 관한 문제
- 동치어들이 정확히 연결되는, 다의성(ambiguity)의 전형적인 사례. 
예) 프랑스어 ‘pompe’. 행사와 관련되는 맥락들에서 이 단어에 대한 영어 동치어(equivalent)는 ‘pomp(장관, 화려함)’이고, 유체 역학의 맥락에서 동치어는 ‘pump(양수기)’이다. 
  
- 다의성의 사례라기보다는 프랑스어와 영어 사이의 개념적 불일치의 결과인 사례.
예) ‘esprit’은 맥락에 따라 ‘spirit(영혼)’, ‘aptitude(소질)’, ‘mind(마음)’, ‘intelligence(지성)’, ‘judgement(판단)’ 등의 영어 단어로 대체될 수 있다.
예) ‘doux’/‘douce’와 같은 형용사는 꿀(‘달콤한’), 양털(‘부드러운’), 간이 덜 된 수프(‘자극이 없는’), 기억(‘희미한’), 경사나 바람(‘심하지 않은’)에 적용할 수 있다. 
- ‘esprit’와 ‘doux’/‘douce’는 프랑스어 사용자들에게는 단일한 개념이지만 영어 사용자에게는 하나의 집단으로서 이에 대응하는 동치어가 없다. 위의 다양한 번역들은 적절한 맥락에서 진리치를 보존하지만, 그들 중 어느 것도 내포적으로 정확한 맥락은 존재하지 않는다.
- 따라서 여러 가지 가능한 번역 중에서 특정 영어 단어나 구절을 번역자가 선택하는 것은 해당 프랑스어 단어의 내포 중 다른 것들을 희생시키고 몇 가지 측면만을 선택하는 것이다.
- 쿤의 지적: 번역에 대한 콰인의 분석은 ‘pompe’와 같은 용어에서 나타나는 다의성의 경우와 ‘esprit’ 및 ‘doux’/‘douce’의 경우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 이러한 문제점은 ‘플로지스톤’에 대한 키처의 번역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외연적 의미론(extensional semantics)에 기반하여 진리치의 보존이나 동등함을 번역의 적절함의 기준으로 삼는 번역이론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이다.
- ‘플로지스톤’과 같이 상호 연관된 용어들의 묶음에 속하는 ‘esprit’와 ‘doux’/‘douce’는 해당 묶음과 함께 습득되어야 하고, 일단 습득되면 현대의 영어 화자에게 익숙한 경험 세계와는 다른 경험 세계의 어떤 부분에 구조를 부여한다. 
예) ‘doux’/‘douce’의 경우 상호 연관된 단어들의 묶음이 ‘mou’/‘molle’와 같은 것을 포함하는데 이는 영어의 ‘soft’에 더 가깝지만, 따뜻하고 습한 날씨에도 적용된다. 이러한 내포들은 완벽한 번역이라면 보존해야 할 것들이므로 완벽한 번역은 존재할 수 없게 된다.
  
- 콰인은 번역 편람을 통해 일대다 연결을 다의성의 사례로 여김으로써 적절한 번역에 대한 내포적 제약들을 포기하면서 동시에 다른 언어에서 단어나 구절들이 지시하는 법을 발견할 수 있는 주요한 단서를 포기했다.
- 일대다 연결은 다른 언어의 화자에게는 어떤 사물과 상황들이 서로 유사하게 보이고 어떤 것들이 서로 다르게 보이는가에 대한 증거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이들은 다른 언어가 어떻게 세계를 구조화하는가를 보여준다. ‘dog’라는 단어를 배우는 어린이에게 다수의 상이한 개들과 몇몇 고양이들을 보여주는 과정은 단어나 표현들을 자연에 부여하는 기법을 배우는 방식들 중 일부이다. 콰인은 이런 것들을 포기함으로써 해석의 가능성을 제거해버렸다.
  
   
  6. 번역 불변 (The Invariants of Translation)
  
■ 번역이 반드시 보존해야 하는 것
- 비정합적이고 이해 불가능한 번역을 피하기 위해, 번역은 지시뿐만 아니라 의미(sense) 또는 내포(intention)를 보존해야 한다.
- 여기에서 ‘의미’보다는 한 언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들의 지시체를 골라내는가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용어들의 지시체를 골라내는 데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할 수 있다.

- 그렇다면 공유하는 용어들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규칙적으로 동일한 지시체를 골라낼 수 있는가? 
- 첫 번째 대답은 그들의 언어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적・자연적 세계에 적응되어 있기 때문이다. 
- 이 대답은 제기하는 물음: 화자가 언어를 그것이 기술하는 세계에 적용할 때, 그가 사용하는 기준들의 집합이 적절한가 여부는 무엇이 결정하는가? 다시 말해 지시체를 결정하기 위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진 동일한 언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 동일한 언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지시를 공유하려면, 개별 용어를 그것의 지시체와 공동체의 세계가 실재로 제시하는 다른 부류의 사물 또는 상황을 구별하기에 충분한 기준들의 집합과 연계시켜야 한다. 따라서 어떤 집합의 원소들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능력은 종종 대조 집합에 관한 지식도 요구한다.
예) 거위를 식별하는 작업은 거위들이 공유하는 특징뿐만 아니라 오리나 백조와 같은 생물들의 특징에도 의존한다. 세계에서 고립된 상황에서 습득하는 지시 용어나 표현은 거의 없다.
  
-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하는 화자들이 동일한 용어에 동일한 지시체를 골라내는데, 대조 집합들의 역할이 반드시 요구되는 상황에서 어떤 부류의 국소적 전체론(local holism)은 언어의 기본적인 특징이다.
  
- 개인에게 있어서 지시하는 용어를 사전적 그물망(lexical network) 내의 매듭이고 여기에서 용어의 지시체를 식별하는데 사용되는 기준들을 위한 표지가 뻗어나간다고 상상해본다면, 이 기준들은 어떤 용어들을 함께 묶는 동시에 다른 것들로부터는 거리를 취하게 함으로써 사전 내의 다차원적 구조를 구축한다. 이러한 구조는 사전을 사용해 기술할 수 있는 세계 구조의 측면들을 반영하고, 동시에 그러한 사전의 도움으로 기술할 수 있는 현상의 범위를 한정한다. 
  
- 기준적인 연결들(criterial linkages)의 다른 집합을 이용하여 같은 세계를 반영하는 상동 구조들(homologous structures)을 만들 수 있다.
- 이러한 상동 구조들이 보존해야 하는 것은 세계에 대한 분류 범주들(taxonomic categories)과 그들 사이의 유사/차이(similarity/difference) 관계들이다. 한 언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은 사전적 구조의 상동성이지 기준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필요에 따라 서로의 기준들을 배울 수 있지만, 구조가 다르면 둘의 세계는 다르고 언어는 사적인 것이 되며 의사소통은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예) 바퀴를 뜻하는 독일어 ‘Rad’가 영어의 ‘Wheel’이 아니다.
- 상호 번역 가능한 언어의 화자들은 용어들을 공유할 필요가 없지만, 어떤 언어에서 지시하는 표현은 지시체를 공유하는 다른 언어의 표현과 짝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두 언어의 화자들이 채택한 사전적 구조들은 각 언어 내에서만이 아니라 언어들 사이에서도 같아야만 번역이 가능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분류체계(taxonomy)는 공유되는 범주들과 그들 간의 관계들 모두를 제공하기 위해 보존되어야만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번역은 불가능하다.
  
- 번역이 가능하지 않다면 요구되는 것은 해석이나 언어 습득(language acquisition)으로 이는 번역과 매우 다르다. 이는 역사학자들, 인류학자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관여하는 작업이지만 이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번역과 그것의 한계에 관한 논의와 더불어 개념적 변화(conceptual change)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2015.11.26.)
     

2016/02/10

왜 경희대 부총장은 융복합 사례로 웹툰창작학과를 들었을까

   

  

경희대 부총장이 학생들과의 면담에서 융복합학과의 예시로 웹툰창작학과를 들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신문기사로도 나왔다.

7일 경희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경희대 총학생회와 총학생회 준비위원회는 지난 1일 한 부총장과 프라임 사업과 관련해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균태 부총장은 “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합쳐서 웹툰창작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본부가 예시로 들었던 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합친 웹툰창작학과 식의 융복합학과가 운영이 가능할지도 의문스러울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방식의 학과 신설이 학교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융합해서 웹툰창작학과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뜬금없는 발상이다. 아무리 봐도 경희대 부총장이 학과를 통폐합하기 싫어서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처세왕 최몽룡 교수가 국정교과서 집필진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고 수락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서 절묘한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했던 일을 떠올려보자. 최몽룡 교수는 “아이, 나는 몰라. 요즘 치매현상이 많아” 하면서 내부 정보를 폭로하며 실컷 엿을 먹이고는 이틀 만에 유유히 빠져나갔다. 경희대 부총장도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닐까?

경희대 부총장이 정부 방침을 따르기로 했다면, 융복합 사례로 그럴듯한 것을 제시해서 학과 개편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려 했을 것이다. 부총장씩이나 하는 사람이 “국문학과 + 전자전파공학과 = 웹툰창작학과”라는 발상을 하는 것이 정상인가. 정부 방침에 불만을 품고 미친 척 해서 학생들의 반발을 유도한 것이 분명하다.

이 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은, 부총장이 왜 하필이면 웹툰창작학과를 융복합 학과의 사례로 들었냐는 점이다. 웹툰을 안 보는 사람은 이런 발상을 하기 힘들다. 경희대 부총장은 웹툰을 즐겨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할 수 있다. 웹툰은 이말년이고, 어쩌면 부총장은 이말년 팬일지도 모른다.

이말년 만화의 전형적인 흐름을 이 사태를 생각해보자. 첫 번째 컷에서 정부가 이상한 사업을 추진하고, 두 번째 컷에서 그에 맞추어 부총장이 학생들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컷에서 경희대 학생들이 주먹을 휘두르며 “고만해 미친놈아!”를 해주었어야 했다. 그래야 네 번째 컷에서 “그렇게 지구는 멸망했다”고 하면서 웹툰이 끝난다. 개그는 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개그를 받아주는 사람도 중요한데, 경희대 학생들은 받쳐주는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

어쨌거나, 결론은 와장창, 목요일에는 네이버 목요웹툰 <이말년 서유기>다. 이말년은 위대하다. 이말년을 찬양하자. 이말년 만세. 끝.

* 링크(1): [한국대학신문] 경희대 웹툰창작학과 신설 논란

(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54048 )

* 링크(2): [네이버웹툰] 이말년 서유기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1 )

(2015.12.10.)

     

2016/02/09

[외국 가요] 캐리 앤 론 (Carry & Ron)



Carry & Ron - I.O.U

( www.youtube.com/watch?v=qMUIPdq9dQs )

(2021.12.05.)


경희대의 개그 - 김수영의 <김일성 만세>



개그 유형 중에 무지를 이용하는 개그가 있다. 가령, “『법의 정신』의 저자 중에 몽테스키만 나와 있고 그 외 다른 저자는 이름이 누락되었어요”라든지, “플라톤(Platon)하고 플레이토(Plato)하고 같은 집안 사람인가요?”라든지, “카롤루스 대제와 샤를마뉴 중에 누가 더 많이 땅을 넓혔나요?” 등이 있다.

경희대에서 어떤 학생이 김수영의 <김일성 만세>를 대자보에 써서 게시하자, 이를 두고 “경희대에서 김수영이라는 학생이 김일성을 찬양하는 대자보를 썼다”며 학교 안팎에서 논란과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전형적인 개그 유형이지만 역시나 기본 이상은 하는 개그 유형이다. 나중에 이를 응용해서 다른 곳에서 써먹어야겠다.





* 링크: [미디어오늘] 경희대, 경찰 전화 받고 학생 대자보 뗐나

( 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485 )

(2015.12.09.)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졸업하게 해주세요. 교수되게 해주세요. 결혼하게 해주세요. ​ ​ ​ ​ ​ * 링크: [알라딘]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32203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