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2

[한국 가요] 드렁큰 타이거

   
드렁큰 타이거 - True Romance (Feat. 윤미래)
  
드렁큰 타이거 - 몬스터
  
드렁큰 타이거 - 8:45 Heaven
  
  
(2018.11.02.)
    

2014/12/30

노래는 부르는 게 아니라 불리어지는 것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계절 변화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계절 변화란 벚꽃이나 단풍 같은 게 아니라 단순히 “춥다” 또는 “덥다”로 인식된다고 한다. 김창옥의 강의에서 들은 이야기다.

25살에 뒤늦게 음대에 들어간 김창옥은 열등감이 많았다고 한다. 집은 가난했고 아버지는 귀가 안 들렸고 어머니는 글을 몰랐다. 동기들처럼 예고를 나온 것도 아니었다. 공고를 나와 삼수에 실패하고 해병대에 갔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 받으며 자란 동기들한테 기가 죽지 않으려고 김창옥은 대학에서도 해병대 군복을 입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후배들은 “오빠는 언제 제대해요?”라고 물었다.

김창옥이 교수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르는 노래였는데 그는 해병대 군복을 입고 눈에 있는 대로 힘을 주고 군가처럼 그 노래를 불렀다. 교수가 노래를 멈추게 한 뒤 “다 놓고 해”라고 했다. 그가 말귀를 못 알아듣자 그냥 하라고 했다. 그는 다시 군가처럼 그 노래를 불렀다. 교수가 말했다. “노래는 부르는 게 아니야. 불리어지는 거지. 너는 지금 노래를 배워봤자 소용없다. 밖에 나가서 가을 보고 와라.” 그렇게 해서 본 게 김창옥의 첫 가을이었다고 한다.

<과학철학통론1> 수업을 듣다가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지도교수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석사논문이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물으셨다. 내가 정신을 놓았다면 “선생님, 논문은 쓰는 게 아니라 써지는 것 같아요”라고 했을 지도 모른다. 정신을 놓지 않은 나는 “12월 말까지 계획서를 내겠습니다”라고 했다.

어쨌거나 가을은 가을이다.

(2014.10.24.)


현대미술인가 시각공해인가



220동에 가려고 기숙사 삼거리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걸어서 10분 거리인데 30분 동안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냥 걸어 내려갔다. 나중에야 셔틀버스가 안 온 이유를 알았다. 개교기념일이었기 때문이다.

걸어 내려가다 국제대학원 앞에서 이상한 걸 보았다. 투표소에서 본 것 같은 가림막이 있었다. 분홍색 천으로 되어 있었고 그 천에 커다랗게 “키스방”이라는 큰 글씨가 있고 큰 글씨 밑에 “연인들을 위한 키스 방입니다. 자유롭게 키스하고 가실 수 있습니다”라는 작은 글씨가 있었다. 다른 면에는 이 전시물이 졸업 작품이며 며칠 후 자진 철거할 예정이니 철거하지 말아달라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졸업 작품”이라는 글귀를 보고 ‘이 사람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런 걸 졸업 작품이라고 내놨겠나. 이 사람도 안 됐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그런 시각공해를 발생하면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대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이상한 걸 설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중 상당수는 시각공해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예술가면 예술가지 무슨 권리로 남에게 피해를 준단 말인가. 솔직히 그런 사람들이 예술가인지도 의심스럽다. 그들을 누가 예술가로 인정했나. 운송업자들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하는 것처럼 예술가도 등록증제로 운영해야 하지 않나 모르겠다. 그게 힘들다면 이산화탄소 배출권처럼 미술작품 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내가 무식한 건 맞는데, 그래도 명화라고 하는 게 왜 명화인지 설명을 들으면 납득은 간다. 가령, 얼마 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왜 명화인지 설명을 들었을 때 적어도 납득은 갔다. 그런데 현대미술을 표방하는 사람들이 하는 작품설명을 들으면 그 작품이 더 이상해 보인다. 고작 그걸 표현하려고 저러고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뒤샹은 가게에서 소변기를 사다가 거기에 자기 서명을 해서 <샘>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관에 전시했다. 뒤샹이 한 번 했으면 거기에서 끝나야지, 어디서 대변기를 사가지고 와서는 <된장독>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하겠다고 우기면 안 된다.

(2014.10.15.)


2014/12/21

우리 집안의 비밀

  
성묘를 했다. 모두들 절을 하고 나서 할아버지들이 비석을 보며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다. 한 할아버지는 비석을 가리키며 “이거 100년은 넘었을 걸?”이라고 말씀하셨다. 
  
비석 뒷면을 보았다. “개국 539년”이라고 써있었다. 조선 개국이 1392년이니 그 비석은 1931년에 만든 것이다. 내가 이 사실을 말하자 몇몇 할아버지들이 동요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알아차린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쇼와 몇 년 이렇게는 안 썼네요. 일제시대인데도 조선 개국을 기준으로 했어요.”
  
할아버지들의 얼굴이 다시 밝아졌다. 한 할아버지는 “아유, 그때 왜놈들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어 그래. 내가 쇼와 11년생이야”라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들이 비석 앞면에 “통정대부”라고 쓰인 글자를 가리키며 “통정대부가 뭐지?”라고 할 때, 나는 차마 “그거 나라에 돈 주고 벼슬을 샀다는 겁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100년 전 나의 조상은 나와 달리 부자였다.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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