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최후변론에서 피청구인 윤석열 측 김계리 변호사가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라는 주장을 옹호하며 “저는 계몽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뉴스로 보면서, 나는 약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단순히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아득히 예상을 뛰어넘는 말이어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한 느낌의 기저에는 계몽에 대한 나의 느낌이나 감각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나는 누가 누구를 계몽했다고 하는 말은 들어보았어도 자기가 계몽되었다고 고백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보통 서구 입장에서 비-서구를 계몽했다고 말하는 경우는 있어도 비-서구 입장에서 서구에 의해 자기들이 계몽되었다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게 무슨 『로빈슨크루소』에 나오는 프라이데이가 “저는 계몽되었습니다”라고 하는 소리인가?
그런데 그 묘한 어감이 나를 자극했다. 그리고 약간 야릇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생각에 적합한 인물도 떠올랐다. 전한길 강사였다.
구글에서 전한길 강사의 사진을 찾았다. <데일리안> 기사에 나오는 사진이 적합해 보였다. 머릿속에 대강 떠오르는 그림이 있지만 나는 포토샵을 전혀 할 줄 모른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 사진편집 기능을 이용해서 색 보정만 해보았다.
보정한 사진에 자막을 넣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아마도 이런 문구가 적당할 것이다.
“ㄱ..계몽이 되어버렷... 하앗..”
윤석열 대통령이 끈적한 눈빛을 보내며 씩 웃는 사진을 오른쪽 상단에 반투명으로 조그맣게 넣으면 더 그럴듯해 보일 것 같다.
* 링크(1): [JTBC] “전한길 원래 저랬어?”…‘일타강사’ 폭주엔 이유가 있다
( www.youtube.com/watch?v=EnVDvLgp2wA )
* 링크(2): [뉴데일리] 전한길 “106년 전 ‘대한독립만세’… 올 3·1절 ‘탄핵인용반대’ 울려 퍼지길”
( 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26/2025022600334.html )
(2025.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