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전원주택 단지 입주민 몇 분과 커피를 마실 때, 한 아주머니가 소방차 진입로와 관련한 불안감을 드러낸 적이 있다. 한 아주머니가 다른 아주머니한테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굴다리 밑으로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는 거야? 그냥 불이 안 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는 건가?”
내가 전원주택 동쪽 진입로에 대형 차량이 진입하는 것을 막고 승용차와 승합차 정도만 통행하도록 만들고 네비게이션 업체와 협의하여 해당 경로가 검색되지 않도록 하니, 그 아주머니는 화재 발생 시 소방차가 반대편 진입로로 들어올 수 있는지를 걱정한 모양이다. 반대편 진입로로 들어오려면 굴다리를 통과해서 들어오거나 20분 정도 우회해서 들어와야 한다. 굴다리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나? 당시 나는 거기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소방차 진입이 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아주머니한테 약속했다.
소방차 진입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다른 일에 밀려 계속 미루게 되었다. 그렇게 몇 달을 미루다 설을 앞두고 소방차 진입가능 여부를 알려달라고 소방청에 민원을 보냈다.
설 연휴 직전인 1월 24일(금), 소방서에서 연락이 왔다. 소방차를 가지고 직접 진입해 보았고 충분히 진입가능함을 확인했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궁금해서가 아니라 전원주택 입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민원을 넣은 것이니 꼭 문서로 답신을 달라고 담당자에게 부탁했다. 설 연휴가 끝나고 민원 답변이 왔고, 나는 그것을 전원주택 단지의 대표 격인 주민에게 전달했다.
* 뱀발
소방서의 민원 답변을 받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전원주택 주민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한참 이따가 든 생각은, 공무원들이 민원에 대하여 이렇게 명확하고 직관적인 답변을 하는데, 김문수는 경기도지사 할 때 왜 오밤중에 119에 전화를 걸었느냐는 것이었다. 공문서로 받아보면 되는 것을 왜 전화로 확인하지?
(2025.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