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2

어렸을 적 유치원에서 들었던 동화

일주일에 한 번씩 이화여대 근처에 있는 <가야가야>라는 라면집에서 일본 라면을 먹는다. <가야가야>라는 집을 알게 된 것은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을 통해서였다. 백종원이 방송에서 해당 라면집을 극찬했다는 것을 <근황올림픽>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된 후 언제 기회가 되면 가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라면 하나 먹으러 이화여대까지 가기에 거리가 멀어서 안 가다가, 이번 학기에 이화여대에서 청강하는 대학원 수업이 하나 있어서 청강하러 갈 때마다 점심 때 <가야가야>에서 라면을 먹고 있다.

일본 라면을 먹으면서 문득 일곱 살 때 유치원에서 들었던 동화가 기억났다. 일본 라면을 먹기 시작한 게 몇 년 전인데 신기하게 <가야가야>에서 라면을 먹었을 때 그 동화가 기억났다. 어렸을 때 기억이 별로 없는데도 거의 30년 만에 떠오른 것이다. 동화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어느 라면집이 있었다. 라면이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라 사람들이 구름처럼 와서 라면을 먹었다. 그런데 어느 날 토끼가 와서 라면을 시키더니 한 입만 먹고 가게 문을 나가는 것이었다. 가게 주인은 이상해서 토끼가 남긴 라면을 먹어보았다. 라면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 다음 날에도 토끼가 와서 라면을 한 입만 먹고 가게를 나갔다. 한참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 토끼는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라면 가게 주인이 한적한 오솔길을 걷는데 한 구석에 포장마차가 있었다. 포장마차에서 라면을 파는 것을 보고 라면 가게 주인은 라면 맛이 궁금해서 한 그릇 사 먹었다. 놀랍게도 자기가 만든 라면과 똑같은 맛이었다. 포장마차의 주인은 라면 가게에서 한 입만 먹고 나가던 토끼였다. 배부르게 먹으면 라면의 맛을 기억하지 못해서 한 입만 먹고 가게를 나갔던 것이었다.

30년 전 일곱 살이었던 나로서는 아마 동화를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라면이 거기서 거기지 특별히 맛있는 라면집이 있다는 게 무엇이며, 라면 맛이 왜 포장은 안 되는 것일까? 거기에 대해 선생님이 명확한 부연설명을 했던 것 같지는 않다. 동화에 나오는 라면은 진라면이나 신라면이 아니라 일본 라면이었을 것인데, 그 때는 일본 라면집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고 더군다나 내가 사는 곳은 시골이어서 유치원 선생님도 그게 일본 라면인 줄 몰랐을 것이다. 아마도 해당 동화는 일본 동화를 번역한 것이었을 텐데 당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대망』이라고 해서 해적판이 돌던 때라 유치원 선생님도 그게 일본 동화인 줄도 몰랐을 것이다.

(2023.05.02.)

고양이집 안에 들어가 햇볕을 쬔 우리집 고양이

어디서 다른 고양이한테 얻어터지고 왔는지, 우리집 고양이가 약간 우울해 보였다. 상자로 고양이가 낮에 지낼 집을 만들어준 다음, 고양이를 끌어안고 둥개둥개를 해주었다. 몇 번 둥개둥개 할 때는 고양이가 가만히 있었는데, 잠시 후 고양이가 고개를 돌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