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3

고양이가 가지고 노는 통나무



화천이가 새끼를 일곱 마리 낳았고 일곱 마리가 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폴짝폴짝 뛰어다니더니 며칠 전에는 어떤 놈이 발톱으로 마루를 긁고 있었다. 나는 새끼 고양이들이 긁으라고 고양이집 근처에 통나무를 가져다놓았다.

통나무는 원래 몇 년 전에 내가 만들었던 것이다. 그 때도 고양이들이 가지고 놀라고 통나무를 현관문 근처에 놓았었다. 고양이들이 통나무 껍질을 긁어서 현관문 앞에 나무껍질이 나뒹굴었고, 나는 어머니에게 미친놈이라고 욕만 뒤지게 먹었다. 어머니가 통나무를 버리겠다고 하는 것을 겨우겨우 싸워가며 막았고, 결국 집 한 귀퉁이에 두기로 타협을 보았다.

몇 년이 지나자 통나무의 나무껍질이 저절로 다 벗겨졌다. 껍질이 다 벗겨진 통나무를 가져다놓으니 이제는 고양이들이 통나무를 긁어도 부스러기가 날리지 않는다.













(2020.05.23.)


단군술 후기

집에 있던 ‘단군술’이라는 북한 술을 다 마셨다. 의외로 괜찮은 술이었다. ​ 20년쯤 전에 부모님이 평양에서 관광하고 오면서 자잘한 북한 물품을 사 오셨는데, 그 중 하나가 단군술이었다. 아무도 그 술에 손대지 않아서 주방 찬장 한구석에 20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