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5

자연대 선생님들이 보는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인사

     

자연대 선생님들과 점심식사를 할 일이 있었다. 소속이 인문대에서 자연대로 바뀌면서 자연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날 선생님들이 했던 대화 중에는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인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선생님, 이번에 언론에 오르내리는 박 누구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혹시 아시나요?”
“아, 그 사람은 권력 의지가 대단한 사람이지요.”
“공과를 함께 평가해달라고 하던데 과학계에 공이 있나요?”
“공이요? 내가 알기로 그런 건 없어요. 내가 모르는 공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다른 몇 가지 일화도 듣게 되었다. 그 중 하나는 어떤 학술대회에서 그 사람이 발표 시간을 달라고 그렇게 떼를 써서 발표 시간을 한 시간 가량 주었는데, 발표가 너무 엉망이어서 사람들이 아우성이었다는 것이었다. 논문이든 연구 자료든 학회에 제출하면 웬만하면 발표 기회를 줄 텐데, 아무 것도 없이 발표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것은 발표할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발표했다는 기록 자체가 필요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박 후보자에 대한 좋은 일화는 하나도 듣지 못했다.
  
“요즈음 그 사람 전공이 4차 산업혁명이라지요? 하하하하.”
“하하하하.”
“그 사람의 원래 전공은 식물학이에요. 그런데 금방 전공을 그렇게 바꾸더라구.”
“그렇군요.”
  
대선 기간 내내 후보들이 금과옥조처럼 떠받들었던 것이 4차 산업혁명인데 그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하하하하”였다.
  
생각해보면, 몇몇 과학자들이 여론에 편승해서 정부와 여당을 농락하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도 아닐 것 같다. <프레시안> 같은 매체에서는 강신주를 거리의 철학자로 떠받들고 <김현정의 뉴스쇼> 같은 데서는 도올 김용옥이 이 시대의 석학으로 등장한다. 내가 알기로, 철학계에서 두 사람이 하는 일을 철학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진보 매체에서, 그것도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그러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정부나 여당의 상황과 이것과 크게 다를까.
  
최근에 박정희 시대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논문도 나오고 있는데, 언젠가는 노무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논문도 나올 것이다. 자료가 얼마나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학기술학 전공자라면 한 번 해볼 만할 것 같기도 하다.
  
  
* 뱀발 
  
이야기가 나오다보니 황우석 사태 때 이야기도 나왔다.
  
“원래 황우석이 과학자로서 트레이닝을 잘 받은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한 거지. 황우석이 복제소를 만들었잖아요. 영롱이라고. 보통, 연구를 하면 연구 결과를 발표하거나 논문을 내잖아요. 그런데 황우석은 기자들을 부른 거야. 송아지 낳는 거 찍으라고. 그런데 놀라운 게 뭔지 알아요. 연구 노트가 없었다는 거예요. 없어진 게 아니고 애초에 없었던 거야.”
“아이고, 세상에…….”
“그런데 기자라는 놈들은 황우석이 부르니까 다 몰려와서 송아지 낳는 사진이나 찍고 있어. 아니, 소가 송아지 낳는 게 그렇게 신기해? 황우석한테 연구 노트가 없었다는 건 아무도 신경 안 써. 그 때 연구 노트 없다고 보도한 놈이 하나도 없어.”
  
  
* 링크: [경향신문] 문재인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에 유독 헛발질하는 이유
  
  
(2017.09.25.)
    

2017/11/23

[과학철학] Hitchcock (1995), “Discussion: Salmon on Explanatory Relevance” 요약 정리 (미완성)

     

[ Christopher Read Hitchcock (1995), “Discussion: Salmon on Explanatory Relevance”, Philosophy of Science 62, pp. 304-320. ]
  
  
  1. 소개 (Introduction)
  2. D-N 설명과 그것의 한계 (D-N Explanation and Its Discontents)
  3. 인과적 과정과 인과적 상호작용
     (Causal Processes and Causal Interactions)
  4. 재고된 유관성 (Relevance Revisited)
  5. 보존량 이론 (The Conserved Quantity Theory)
  6. S-R 기반 (The S-R basis)
  7. 새로운 기계론적 철학 (The New Mechanical Philosophy)
   
   
  1. 소개 (Introduction)
   
[p. 304]
- 새먼은 헴펠의 법칙-포괄적 모형이 설명항과 피설명항 사이의 설명적 유관성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비판함.
• 새먼은 이 관계가 비-환원적으로 인과적인 것이라고 함.(Salmon 1984)
• 최근에 새먼은 자신의 이론을 개정함.(Salmon 1994)
- 새먼(1984)이 설명에 대한 인과 이론을 구성한 동기 중 하나는, 헴펠의 D-N 모형이 설명적 유관성 개념을 잘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
- 히치콕은 이 논문에서 새먼의 인과 이론도 설명적 유관성(explanatory relevance)의 직관적 관계를 포착하지 못함을 논증하고자 함.
  
  
  2. D-N 설명과 그것의 한계 (D-N Explanation and Its Discontents)
  
[pp. 304-305]
- 헴펠의 D-N 모형: 과학적 설명은 초기 조건(initial condition)과 일반 법칙(general law)이 함께 피설명항을 연역적으로 도출하는 것이다.
- 새먼의 반박: 피임약을 복용하여 임신을 피한 존의 사례
• 물에 녹는 마법에 걸린 소금
• 피임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은 임신하지 않는데, 존은 피임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했고 임신하지 않았음. 이 경우 피임약 정기 복용은 설명하려는 결과와 무관함.
   
[pp. 305-306]
- 새먼(1971): 통계적 유관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적 유관성을 분석함.
• 남성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무관함. 피임약을 복용한 남성과 복용하지 않은 남성이 임신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완전히 같음.
- 새먼(1984): 통계적 유관성만으로는 과학적 설명을 만족스럽게 해명할 수 없음.
• 설명적 유관성은 환원 불가능한 인과적 개념
• 인과적 연결(causal nexus)는 인과적 과정(causal process)과 인과적 상호작용(causal interaction)의 연결망(network)임.
  
 
  3. 인과적 과정과 인과적 상호작용
     (Causal Processes and Causal Interactions)
   
[p. 306)
   
[pp. 306-307)
- 새먼은 과정(process) 개념을 기초적인 것으로 생각함.
• 과정(1): 움직이는 그림자나 벽면에 비친 움직이는 빛과 같은 사이비 과정(pseudoprocesses)
• 과정(2): 진짜 과정인 인과적 과정
- 새먼(1984): 인과적 과정은 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표지 전달(mark-transmission)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T(Mark Transmission): A와 B는 각각 한 시공간 지점을 이고 P는 A와 B 사이의 과정이라고 하자. 한 표지가 A에서 B로 전달되었다는 것은, 아무런 외적 개입이 없다면 A와 B는 Q라는 특정을 가졌다는 점에서 균일했겠지만, 실제로는 A에 어떤 개입이 일어나서 B가 수정된 특정 Q'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 위와 같은 표지 전달의 정의에는 반-사실적(counterfactual) 요소가 포함됨.
- 새먼은, 반사실적 조건문은 경험적 시험을 거치면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함.

[pp. 307-08)
또한 새먼은 인과적인 과정에서의 많은 변화들은 인과적 상호작용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CI(Causal Interaction): P1과 P2는 과정이고, 속성 Q는 P2와의 교차가 없었다면 P1이 가질 특성이며, 속성 R은 P1과의 교차가 없었다면 P2가 가질 속성이다. 인과적 상호작용은 P1과 P2가 시공간의 한 점 S에서 교차하며 P1의 특성이 Q'으로, P2의 특성이 R'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S에서 P1과 P2의 교차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인과적 상호 작용을 포함한다. (i) P1은 S 이전에 특성 Q를 가지고 있었고 S 이후에는 수정된 특성 Q'을 가진다. 그리고 (ii) P2는 S 이전에 특성 R을 가지고 있었고 S 이후에는 수정된 특성 R'을 가진다.

- 모든 인과적 과정들의 교차가 인과적 상호작용은 아님.
예) 두 광선이 교차할 때 부분적인 왜곡이 생기기는 하지만 마치 교차가 없었던 것처럼 광선이 지속된다. 반면에 자동차 두 대가 충돌하는 것은 인과적 상호작용이다. 왜냐하면 충돌 이후에 각 자동차들은 범퍼가 구부러졌다는 수정된 특정을 가지기 때문이다.
- MT처럼 CI도 반-사실적 요소를 가짐. 즉, CI는 인과적 상호작용을, 교차가 없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속성의 변화로 정의한다. 앞서 새먼은 MT를 정의한 뒤에 CI를 정의했지만, 그것은 이해하기 쉽도록(heuristic) 그렇게 한 것이고, 실제로 CI는 MT에 논리적으로 선행한다고 한다. 표지를 인과적 과정에 도입하는 것은 인과적 상호작용의 특정한 경우이다.

[p. 308)
앞에서 새먼은 인과적 연계는 인과적 과정과 인과적 상호작용을 구성하는 물리적 네트워크라고 했다. 어떻게 피설명항을 인과적 연계 내에 위치시킬 수 있는가? 새먼은 설명의 두 요소를 분리함으로써 여기에 답한다. 새먼은 설명에 두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인과관계의 측면(etiological aspect)이고 다른 하나는 구성적 측면(constitutive aspect)이라고 한다.

어떤 사건 E를 설명하려 한다고 하자. 우리는 E를 4차원 시공간을 점유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왜 E가 일어났는지 설명하려 한다면, 우리는 E의 과거의 광원뿔을 점유하는 인과적으로 유관한 과정과 상호작용을 보이면 도니다. 이것이 설명의 인과관계적 측면이다. 이것은 E를 인과적인 연계에 포함시킴으로써 보일 수 있다. E가 왜 그런 특정을 가지는지 설명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E의 본성을 설명하는 내적인 인과적 매커니즘을 E가 점유하는 물리량(volume) 내에 위치시킴으로써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이 설명의 구성적인 측면이다. 이것이 E의 인과적 구조를 보여준다. (Salmon 1984, 275)

새먼(1994)은 이전의 MT와 CI의 정의를 거부하고, 인과적 과정과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공한다. 이는 5장에서 더 논의할 것이다.

[p. 309)
알림: 어떤 철학자들은 순수 수학이나 형식 언어학 같이 인과적 설명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있다는 근거로 새먼을 비판한다. 그러나 히치콕은 새먼이 과학적 설명의 일부분만을 해명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이어지는 장에서는 인과적으로 적절하게 설명될 수 있는 사례들만 살펴볼 것이라고 한다.


  4. 재고된 유관성 (Relevance Revisited)

[p. 309)
- 새먼이 D-N 모형이 설명적 유관성을 잘 포착하지 못함을 비판하고 인과적 설명을 대안으로 제시함. 히치콕은 새먼의 인과적 설명에 치명적인 반례가 있음을 보여줌.
- 새먼이 헴펠의 포괄 법칙적 모형을 거부한 동기 중 하나는 헴펠의 이론이 설명적 유관성을 잘 포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히치콕은 새먼의 이론이 헴펠보다 설명적 유관성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헴펠에 대한 세먼의 반례를 살펴보자. 왜 소금이 물에 녹은 것은 마법사가 마법을 걸었기 때문이다. 히치콕은 새먼의 이론에 따르면 마법사가 지팡이로 소금에 주문을 거는 것은 진짜 인과적 상호작용이지만, 이는 설명적으로 무관하다고 본다.

[] 
조금 더 단순한 사례를 생각해보자. 당구의 경우, 큐볼과 공 8개, 코너 포켓이 일직선에 놓여있다. 그리고 선수는 올바른 방향으로 큐볼을 쳐서 코너 포켓에 공 8개를 모두 넣어야 한다. 큐볼을 치기 전에 선수가 자신의 큐스틱에 파란색 초크로 표시를 했다고 하자. 큐볼이 큐스틱과 닿을 때, 초크로 칠한 것의 일부가 큐볼로 옮겨간다. 공 8개가 왜 코너 포켓에 들어갔는지를 설명하는 D-N 설명을 구성해보자. 이 D-N 설명에는 큐볼이 운반하는 선 운동량과 큐볼이 가진 푸른 점에 대한 초기 조건과 푸른 점을 가진 대상이 선 운동량을 가진다는 물리적 시스템의 법칙이 포함된다. 그러나 D-N 설명은 공 8개의 마지막 위치와 무관한 푸른 점을 포함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
한편, 이 예는 새먼의 이론에서 다음과 같이 다룰 수 있다. 큐스틱과 큐볼 사이에 인과적 상호작용이 있고 나면 큐볼이 움직이는 인과적 과정이 나타난다. 이어서 큐볼과 공 8개 사이에 인과적 상호작용이 있게 되고, 마지막으로 움직이는 공 8개를 구성하는 인과적 과정이 있게 된다. 이 설명은 인과적 과정과 상호작용의 네트워크 내에서 피설명항의 위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히치콕은 설명적 유관성이 이 과정에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p. 310)
히치콕에 따르면, 직관적으로 설명적 유관성은 시공간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공간에서 예화되는 속성들 사이에 있다. 우리는 큐볼의 선 운동량(속성)이 공 8개의 마지막 위치(속성)와 유관하다고 판단하지만 큐볼의 푸른색(속성)과 유관하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새먼은 설명적 유관성이 시공간의 위치 사이에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새먼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설명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큐볼의 푸른색이 공 8개의 마지막 위치와 설명적으로 유관하다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큐볼의 선 운동량과 큐볼의 푸른 점은 같은 시공간 내에 있고, 새먼은 설명적 유관성이 속성이 아닌 시공간의 위치 사이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p. 311)
D-N 모형에 대한 반례를 살펴보면, 설명적 유관성은 반사실적 조건문의 참과 밀접해 보인다. 앞선 예를 다시 살펴보자. 주문을 걸지 않았더라도 소금은 용해되었을 것이다. 존이 약을 먹지 않았더라도 임신하지 않았을 것이다. 큐볼에 푸른 점을 표시하지 않았더라도 공 8개는 코너 포켓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히치콕은 이것이 설명적 유관성이 반사실적으로 환원된다는 것도 아니고, 통계적 유관성보다 바사실적 조건문보다 더 설명적 유관성에 대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스컴즈(Skyrms, 1984)는 일반적인 경우에 통계적 유관성이 반사실적 판단과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히치콕은 새먼의 인과적 과정과 상호작용의 정의는 반사실적 조건문에 의존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과정이 사이비 과정이 아니라 인과 과정이기 위해서는, 단지 그 과정의 몇몇 나중 속성들이 그 이전의 속성들에 의존하기만 하면 된다. 그 속성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는 주어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설명이 유관적 정보를 제공한다는 우리의 요구는 더 강한 것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pp. 311-312)
이에 대한 새먼의 답은 설명적 유관성은 MT와 CI 조건을 만족시키기만 하면 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MT와 CI 조건을 만족시키면서도 설명적 유관성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앞선 움직이는 큐볼의 예를 생각해보자. 움직이는 큐볼은 공 8개에 두 가지 표지를 전파하는데, 하나는 선 운동량이고 다른 하나는 푸른 점이다. 선 운동량과 푸른 점은 인과적 과정의 표지로써 동등하지만, 설명의 측면에서는 동등하지 않다. 큐볼의 선 운동량은 공 8개가 코너 포켓에 들어갔다는 것과 유관하지만, 푸른 점은 그렇지 않다.

[p. 312)
- 우드워드는 설명이 ‘달라졌더라면 어떻게 됐을까?(What if things had been different)’ 하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함. 이를 인과적 설명에 적용하면, (만약 인과에 대한 루이스의 반사실적 이론이 맞다면) 사건의 원인을 언급하는 것은 일어난 것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 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드워드는 그의 설명이 어떤 D-N 설명은 성공적이고, 다른 D-N 설명은 실패적인지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성공적인 D-N 설명은 뉴턴의 법칙과 같이 기능적(functional)으로 표현된 법칙을 포함한다. 공 8개의 마지막 위치에 대한 D-N 설명은 실패한다. 왜냐하면 ‘만약 달라졌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D-N 모형은 선수가 큐볼에 푸른 점을 표시하지 않았더라면,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히치콕은 우드워드의 말을 빌려, 새먼의 이론이 D-N 모형과 똑같은 난점을 겪을 것이라고 보여주는 것 같다.)

[pp. 312-313)
새먼(1971)은 인과에 대한 적절한 확률론적 이론이 주어질 수 있다면, 설명적 유관성이 인과적 유관성으로 해명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새먼(1984)은 나중에 인과에 대한 확률적 설명을 거부함으로써, 설명적 유관성을 인과에 대한 확률적 설명으로 해명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


  5. 보존량 이론 (The Conserved Quantity Theory)

[p. 313)
이 장에서 히치콕은 새먼의 새로운 이론인 보존량 이론이 가지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존량 이론 역시 이전의 이론과 마찬가지로 설명적 유관성의 개념을 잘 해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새먼(1984)에 대한 많은 비판은 MT와 CI가 반사실적 조건문을 받아들였다는 데에 있다. 

[p. 313)
특히 키처(1989)는 새먼의 인과적 과정과 인과적 상호작용의 정의가 반사실적 조건문에 의존하고, 반사실적 조건문의 참값은 새먼이 믿는 것처럼 경험적 시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먼의 이론에서는 인과 관계에 대한 인식적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한다.

[pp. 313-14)
그러나 히치콕은 키처의 비판이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MT과 CI의 정의가 인과 과정과 상호작용의 정의로써 부족하다고 할지라도, 그 사실이 인식적으로 접근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p. 314)
어쨌든 새먼(1994)은 키처의 반례를 수용하고 도웨(Dowe)(1992)의 영향을 받아 MT와 CI에 대해 반사실적 조건문이 없는 정의를 제시한다.

1. 인과적 상호작용은 보존량의 교환을 포함하는 세계선들(world-lines)의 교차이다.
2. 인과적 과정은 그것의 역사의 각 순간에 보존된 0이 아닌 양을 전달하는 개체의 세계선이다.
3. 만약 그것이 A에서, B에서, 그리고 모든 A와 B 사이의 과정의 단계에서 그 양을 가지고 있으면, 그 과정은 보존량을 A에서 B로 전달한다. (이때, A와 B는 같지 않다.)

새먼은 도웨의 이론에서 보존량이라는 개념을 불변량이라는 개념으로 바꿀 것을 주장한다. 양이 보존된다는 것은, 닫힌계에서 시간의 변화가 있는 동안에도 일정하다는 것이다. 양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관성계에서 변화에 대응하는 좌표변환 하에서 일정하다는 것이다.

[pp. 314-315)
가령 균일한 0이 아닌 전자 밀도를 가진 금속판에 그림자가 비친 상황을 상각해보자. 그 그림자는 그림자가 진 부분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면서 지나간다. 그러면, 그림자는 판을 가로지르며 전자의 일정한 양을 가진다. 그러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은 인과적 상호작용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의 3에 의해 그림자는 전자를 전달하고, 정의 2에 의해 그것은 인과적 과정이 된다. 이전의 반사실적 조건문이 포함된 이론(1994)은 움직이는 그림자가 사이비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자 밀도가 부분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그림자에 의해 전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의 1은 두 개의 그림자가 교차할 때, 그림자가 진 대상 간에 상호작용의 결과로 전자를 교환한다고 해야 한다.

[p. 315)
히치콕은 움직이는 그림자가 가진 전자가 엄밀하게 보존되지 않는다는 것이나, 정말로 상호작용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이 반례가 반박될 수 없다고 한다. 앞서 새먼은 불변량이라는 개념을 선호했지만, 히치콕이 보기에 반사실적 조건문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은 보존량이라는 개념뿐이다. 

[p. 315)
CI에 따르면, 인과 과정은 교차가 없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그러한 변화를 겪는다. 그러나 불변량에 어떤 제한을 가하는 것이 반사실적 조건문을 피하게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보존량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면, 보존량이 어떤 변화가 다른 경우에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의 것이라는 이점을 가진다. 

[pp. 315-316)
그러나 보존량이라는 개념에도 문제가 있다. 보존량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물을 수 있다. 보존량은 닫힌계에서 시간이 지나면서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닫힌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한 계가 인과적 상호작용에 관여하지 않을 수 있는지 등의 물음을 던질 수 있다.

[p. 316)
히치콕은 보존량 이론이 표지 전파 이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론은 인과적 과정이나 상호작용의 개념을 환원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아니고, 인과적 과정이나 상호작용을 발견하는 확실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에 인과적 과정과 상호작용을 인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p. 316)
그러나 이러한 제안을 제쳐두고 보존량 이론을 받아들여보자. 보존량 이론은 앞서 문제가 되었던 설명적 유관성이 무엇인지 잘 설명하는가? 히치콕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히치콕은 보존량 이론이 설명적으로 유관한 속성만을 선별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가령 새먼의 이론에 가장 적합한 당구의 예를 다시 생각해보자. 움직이는 큐볼은 선 운동량, 각 운동량, 전자들과 같은 여러 보존량들을 전달한다. 그러나 공의 마지막 위치를 설명하는 데 설명적으로 유관한 것은 선 보존량 뿐이다. 마찬가지로, 존이 임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존된 이론의 전달과 교환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p. 316)
히치콕은 새먼의 이론이 그것들에 대한 정의를 제공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인과적 과정과 상호작용의 개념은 물리적으로 적법하며 철학적으로 흥미롭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개념은 헴펠이 포착하는데 실패한 설명적 유관성의 개념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한다.


  6. S-R 기반 (The S-R basis)

[p. 317)
- 히치콕은 다음 두 논제를 모두 포함하는 설명에 대한 이론을 비판 대상으로 한다고 함.
(1) 인과적 설명은 인과 연계를 기술한다. 그리고 
(2) 인과적 연계는 (2a) MT와 CI 또는 (2b) 정의 1-3가 묘사하는 물리적 과정과 상호작용의 네트워크이다.
- 한편, 새먼(1984)은 통계적 유관성을 포함하는 설명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다.

[pp. 317-318)
새먼에 따르면, 설명에는 두 개의 층위가 있다.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는 설명적 유관성의 개념으로 설명되어야 하고, 그 다음 수준에서는 설명적 유관성이 인과적 관계의 측면에서 설명되어야 한다. 앞선 장에서 언급했듯이 새먼은 인과에 대한 확률론적 이론을 거부하기 때문에, 새먼이 통계적 유관성으로 설명적 유관성을 다룬다면, 그것은 i) 통계적 유관성이 인과적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거나, ii) 진짜 인과 설명 내에서 S-R 기반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다. 새먼은 후자의 방법을 택하는데, 이에 따르면 과학적 설명은 통계적 모형을 기반으로 하여, 그 기반을 인과적 설명 요소들로 보완할 수 있다고 한다.

[p. 318)
히치콕(1995)은 새먼이 인과에 대한 확률적 이론에 대해 반대한 것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히치콕은 인과에 대한 확률적 이론을 지지하더라도, 확률만으로는 인과에 대한 환원적 분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확률인과론은 인과적 유관성을 인과적 관계에 확률론적 제약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히치콕(1993)은 이 대신에 확률인과론을 인과적 유관성에 대한 기초적인 관계의 분류 체계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를 주장한다. 어느 쪽이든, 히치콕은 새먼이 정의하는 인과적 과정과 상호작용은 이 기본적인 관계에 대한 기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새먼의 두 설명적 단계를 붕괴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그래서 설명적 유관성과 인과적 유관성은 확률적 유관성과 물리적 연결의 관계로 구성된다. 인과에 대한 확률적인 이론과 과정 이론의 밀접한 결합은 미래의 탐구에서 이점을 가질 것이다.


  7. 새로운 기계론적 철학 (The New Mechanical Philosophy)

[pp. 318-19)
이 장에서 히치콕은 17세기 기계론자들과 새먼의 유사성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조망한다. 새먼은 글리모어(1982)를 따라 자신의 과학적 설명을 ‘기계론적 철학’이라고 지칭했다. 17세기 기계론자들은 속성을 1차 속성과 2차 속성으로 나누었는데, 1차 속성은 크기, 모양, 위치와 같은 것이고 2차 속성은 색, 냄새, 맛과 같은 것들이다. 사물의 1차 속성은 기하학적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데, 기계론자들은 모든 물리적 현상이 궁극적으로 대상의 1차 속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히치콕은 기계론적 철학은 자연에 대한 단순하고 통합된 전망을 제시할 수 있지만, 바로 그 점이 그들이 실패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 설명은 물리적 세계의 현상을 해명하기에 부족하다.

[p. 319)
새먼의 새로운 기계론적 철학은 피설명항이 어떻게 물리적 연계에 맞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새먼의 이론은 존재론적으로 최소한의 것들에 개입한다는 점에서 17세기 기계론자들과 같은 장점을 갖는다. 즉, 새먼의 이론은 형이상학적인 것들을 포함하지 않는다. 새먼의 기계론적 철학에서 한 과정이 가진 속성들이란 양들 사이의 관계는 그 과정이 인과적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p. 319)
그러나 그 과정이 가진 속성들은 과학적 설명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새먼의 이론은 기하학적 속성만으로 과학적 설명이 무엇인지 해명하려 했다는 한계를 가진다. 
  
  
(201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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