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5

[강연] 이진우 포항공대 석좌교수



[2016 서울인문포럼X세바시] 특강3 - 죽지 않는 사이보그도 인간인가? /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

( www.youtube.com/watch?v=JI6yUki_1cE )

[2015 서울인문포럼X세바시] 균형의 힘 - 극단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 이진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 www.youtube.com/watch?v=zT_Bgs6HuvE )

[2016 지식향연] 다원주의 시대의 철학적 리더십 / 이진우 포항공대 석좌교수

( www.youtube.com/watch?v=E9BoyAlTXGM )

[2015 지식향연] 이진우 포항공대 석좌교수 인문학 강연

( http://tv.naver.com/v/384522 )

(2023.10.24.)


2023/10/13

외가에서 본 길고양이



최근에 집에 있던 고양이가 연달아 모두 죽었다. 화천이는 집을 나가 행방을 알 수 없고, 남아 있던 화천이의 하얀 새끼들은 큰 놈이나 작은 놈이나 모두 죽었고, 검은 새끼는 죽지는 않고 동네를 돌아다니고 있으나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화천이의 새끼들이 왜 죽었는지는 모르겠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어느 날부터 고양이들이 죄다 비실비실하더니 집에서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옆집 그늘 밑에서 다 큰 하얀 고양이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나는 죽은 고양이를 화장해주었다.

매장하는 것이 화장하는 것보다 더 간단하기는 하지만, 자기 몸에 흙이 묻을까 항상 핥던 고양이를 땅에 묻는 것이 좀 그랬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고대 인도에서는 귀족이나 군인 등 고귀한 신분의 사람들은 화장하고 그렇지 않은 신분의 사람들은 매장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뒤로 나는 고양이가 죽으면 매장보다는 화장으로 장례를 치러준다. 버려진 가구를 해체해서 목재 부분을 쌓아놓고 불을 붙이기 전에 불이 들어가니 어서 나오라고 세 번 말하고 불을 붙였다.

그렇게 화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채구멍에서 큰 놈 하나와 작은 놈 하나가 같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두 마리를 화장하고 나서도 시체 썩은 냄새가 나서 살펴보니 처마 밑 책상 밑에서 새끼 한 마리가 또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또 화장했다. 논밭에 뿌린 제초제를 먹어서 죽은 건지, 날씨가 더워서 온열 질환으로 죽은 것인지 모르겠다. 입 주위에 거품도 없었고 자듯이 죽었으니 농약을 먹고 죽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주변 이야기를 들으니 고양이도 홍역에 걸린다는데, 백신을 맞히지 않은 우리집 고양이들이 홍역에 걸려 비슷한 시기에 죽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외가에서 보니 동네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마치 집고양이처럼 사람을 따랐다. 처음 본 사람도 경계하지 않았다. 집에 데려가고 싶었으나 너무 커서 데려갈 수 없었다.

옆집에는 고양이가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았으니 두 마리만 가져가라고 했고, 어머니는 암컷은 새끼를 너무 자주 낳으니 수컷 한 마리만 데려가겠다고 했다. 옆집에 가서 보니 새끼가 너무 어려서 내가 데려가서 살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스포이트로 우유를 먹이며 지극정성으로 돌보면 살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집에만 붙어있는 사람도 아니고 어머니도 회사에 다니니 괜히 걷지도 못하는 고양이 새끼를 데려오면 객지에서 죽게 만들 판이었다.

어머니는 새로 데려갈 고양이의 이름을 “해남이”로 지어놓았으나 큰 고양이든 작은 고양이든 결국 데려갈 수 없었다.

(2023.08.13.)


2023/10/12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본 풍경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보았다. 원래는 대흥사를 경유하여 봉우리에 오를 생각이었으나 사촌동생이 등산을 싫어한다고 하여 케이블카를 탔다. 어머니를 비롯하여 외가 쪽 식구들은 대부분 예전에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보았고 나만 이번에 처음으로 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살펴보았다.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풍경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10대 때 두륜산에 올라 보았던 풍경과 느낌이 달라서 약간 실망스러웠던 것뿐이다.

25년 전쯤에 정확히 어떤 봉우리에 올랐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산 정상에 올라간 뒤 암벽에 걸친 계단을 통해 바위 위로 올라가 바다를 보았던 적이 있다. 옥빛 바다가 코앞에 있는 듯 가까이 보이고 저 멀리 한라산이 보였다. 내가 지금도 겁이 많고 어려서는 더 겁이 많았지만 그걸 감수하고도 바위 위로 올라갈 정도로 멋진 풍경이었다. 그때 보았던 풍경을 생각하고 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약간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다음에는 25년 전쯤에 올랐던 그 길로 산에 오를 생각이다. 다음에 또 오르겠다고 생각만 하고 마흔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다. 더 나이 먹으면 힘들어서 산에 잘 못 오를테니 그 전에 그 때 그 바위에 올라야겠다.

(2023.08.12.)


2023/10/11

연꽃



몇 년 만에 외가에 갔다. 동네에 벼 대신 연을 심은 논이 몇 군데 있었다. 쌀이 남아서 그런지 논에 벼 대신 특수 작물을 심는 농가는 정부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연꽃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연꽃의 향은 연잎차에서 나는 향과 비슷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꽃 향이 났다. 연꽃이 대부분 져서 몇 송이 없었다. 연꽃 철에 왔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근처에 벼를 심는 논에도 친환경 농업을 한다고 한다. 제초제를 쓰는 대신 우렁이를 논에 풀어놓았다. 도마뱀도 보았다. 태어나서 도마뱀을 처음 보아서 그런지 도마뱀을 보고 순간 도마뱀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순간 ‘와, 이 동네 뱀은 뛰어다니네?’라고 생각했다가 뛰어다니는 뱀이 도마뱀임을 깨달았다.

(2023.08.11.)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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