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6

땅 욕심에 배수로도 안 만드는 옆집



옆집 사람들이 땅 욕심에 환장난 사람들인 것은 성토 작업을 하던 포크래인 기사도 아는 사실이지만, 하는 짓을 보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땅을 어떤 식으로 쓰든 최소한의 배수로를 확보하는 것이 정상인데, 옆집 사람들은 어떻게든 땅을 조금이라도 더 쓰려고 배수로를 만들어야 할 자리에 밭고랑을 만든다. 이 때문에 장마 때마다 인근 농로가 침수된다. 멀쩡한 논을 성토해서 밭으로 바꾼 것은 개인의 경제적 자유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통행에 지장을 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매년 장마 때마다 밭에서 농로로 물이 쏟아지는데, 옆집 사람들은 그걸 뻔히 알면서도 배수로를 만들지 않고 그 자리에 밭고랑을 만든다.

물론, 옆집 사람들이 아예 배수로를 만들지 않은 것도 아니다. 자기네한테 필요한 부분까지는 배수로를 만든다. 자기네한테 필요 없는 곳은 물이 길바닥으로 넘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논과 인접한 부분의 밭고랑은 아예 농로 쪽으로 물이 빠지라고 대놓고 방향을 틀어서 만들어 놓기까지 했다.






혹시 옆집 사람들이 땅 욕심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 논을 성토하여 밭을 만들기 이전에는 배수 문제가 생길 줄 몰랐고 그래서 이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못 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다. 옆집 사람들은 논과 인접한 부분에 항상 물이 찬다는 사실을 이미 성토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는 옆집 남매의 토지 분할에도 반영되었다. 옆집 땅의 모양이 하도 이상해서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니 옆집 남매 중 누나는 논과 인접한 부분에서 물이 넘쳐서 그렇게 분할했다고 답했다. 내가 보기에, 교활한 남동생이 누나를 속여 100평 정도 더 가져간 것 같은데, 하여간 남매는 둘 다 자기 땅에 배수와 관련된 문제가 있음을 이미 성토 이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작년 여름에는 옆집 땅과 인접한 농로에서 미꾸라지가 돌아다녔다. 올해도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

(2023.03.26.)


2023/05/25

[한국 가요] 언니네 이발관 (Sister’s Barbershop)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온스테이지 플러스]

( www.youtube.com/watch?v=MYYXLw8jRD0 )

(2023.05.26.)

보강토 블록으로 만든 화단을 새로 쌓기

작년 말에 어느 건설업체가 우리집 근처에 있던 산을 택지로 만들기 위해 밀어버렸다. 그 건설업체(이하 건설업체2)는 우리집과 소송 중인 건설업체(이하 건설업체1)와는 달리, 비교적 매너도 좋았고 법적으로 문제가 될 일도 만들지 않았다.

건설업체2는 토목 작업에 방해가 되니 내가 만든 개비온을 잠시 해체했다가 다시 만들어주면 안 되냐고 제안했고, 나는 개비온은 웬만하면 그대로 두고 공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업체에서는 알았다고 하고 토목공사를 진행했는데, 결국 공사 차량이 개비온을 들이받았고 토목공사가 끝난 뒤 업체에서 보강토 블록으로 화단을 두 개 만들어주었다. 원래는 개비온으로 똑같이 만들어주도록 업체에 요구했으나, 개비온을 만들어본 적이 없었던 업체 직원들은 개비온을 너무 못 만들었고(조경 쪽이 아니고 토목 쪽이라 개비온을 만들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보강토 블록으로 화단을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보강토 블록으로 만든 화단이 괜찮았다. 업체에서 개비온 해체해달라고 했을 때 순순히 해체해줄 걸 그랬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일이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어떤 놈이 화단을 들이받아 3단으로 된 화단 중 2단과 3단이 틀어졌다. 근처에서 전원주택을 짓는 또 다른 건설업체(건설업체3)의 대형 트럭이 공사현장에 진입하다가 화단을 들이받은 것 같았다. 나는 공사 현장에 찾아가서 건설업체3의 책임자에게 일의 경위를 물었다. 책임자는 내가 민원을 넣은 이후로 웬만하면 동쪽 출입로(내가 개비온을 만든 쪽 출입로)로 출입하지 않는데, 현장에 처음 온 사람들이 모르고 그 쪽으로 진입한 모양이라고 했다.

몇 년 전에 어머니가 토지사용승낙서에 서명을 잘못하는 바람에 마을 한복판에 길이 뚫렸고(사실 이것도 아버지가 서명하라고 해서 어머니가 모르고 서명했던 것이다), 몇 년이 지나서야 자초지종을 알게 된 내가 그걸 수습하느라고 토지의 명의를 바꾸고 경계 표시용 구조물을 설치한 것이다. 내가 시청에 민원을 넣어 알아본 결과, 원래 전원주택의 진입로는 서쪽 출입로로 허가를 받았는데 나의 토지를 관통하는 동쪽 출입로가 출입하기 편하니까 계속 동쪽 출입로로 출입했던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도로 자체를 막고 싶었으나 그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승용차만 출입하고 대형 트럭은 서쪽 길로 우회하도록 구조물을 만들었고, 그것을 건설업체2에서 망가뜨려서 화단으로 받아냈는데, 그걸 건설업체3에서 들이받았던 것이다. 건설업체3의 책임자는 나의 민원 이후에 서쪽 출입로로 출입한다고 했고, 화단을 들이받은 이후 실제로 건설업체3의 공사 현장에 출입하는 차량들은 주로 서쪽 출입로로 출입하고 있다. 그래도 시청에 관련 민원을 한 번 더 넣을 것이다.

들이받은 놈을 잡아야 물어내라고 할 텐데 잡을 방법은 없었다. 비가 오기 전에 화단을 고쳐야 했다. 보강토 블록이라는 것이 대충 민다고 원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결국 2단과 3단을 모두 해체하고 다시 쌓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1단은 틀어지지 않고 말짱했다는 점이다. 1단까지 틀어졌으면 심은 나무를 완전히 들어내고, 그리드를 걷어내고, 수평을 다시 맞추어야 했을 것이다.

보강토 블록을 해체하고 다시 쌓은 날 미세먼지가 상당히 심했는데, 다른 날 일할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미세먼지를 마시면서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보강토 블록이 너무 무거웠다. 30kg쯤 될 텐데 그렇게 힘이 안 들어갔다. 왜 그랬을까?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그랬나, 아니면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랬나? 조립을 다 하고 집에 가서 확인해보니, 보강토 블록의 무게는 30kg이 아니라 60kg이었다. 어쩐지, 건설업체에서 화단을 만들어줄 때 보니까 보강토 하나 드는 데 러시아 사람 두 명이 붙더라.

건설업체2에서 화단을 만들어줄 때는 보강토 블록 빈 공간이나 연결 부위에 자갈을 넣지 않고 흙을 넣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틈으로 흙이 새어나올 수밖에 없다. 나는 이번에 새로 쌓는 김에 아예 보강토 블록 빈 공간과 연결 부위를 자갈로 채워넣었다.

화단을 손댄 김에 두 번째 화단도 손을 댔다. 흙만 채워넣은 빈 화단이었는데, 모종삽으로 보강토 블록의 빈 공간과 연결 부위에서 흙을 파내고 자갈로 채워넣은 다음, 뒤란에 있는 나무를 뽑아서 심었다. 이렇게 화단 작업은 마무리되었다. 내가 해보니까 보강토 블록하고 골재하고 인부 두세 명만 있으면 화단 하나 정도는 대충 반나절 정도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니는 내가 화단을 만드느라 몸이 아프다고 하니까 공부를 해야 하는 사람이 노동을 한다고 가슴이 아프다고 하셨다. 그런데 소나무를 가리키며 “저걸 어떻게 옮겨 심을 방법은 없을까?”라고 하셨다. 하긴, 어머니가 소나무를 옮겨 심을 수는 없겠지. 그러나 나도 몸이 아프니까 소나무를 옮겨 심는 일은 가을로 미루기로 했다.

(2023.03.25.)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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