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9

[과학철학] Feyerabend (2010), Against Method, Ch 3 요약 정리 (미완성)

     

[ Paul Feyerabend (2010), Against Method, 4th edition (Verso), pp. 17-25.

  Paul Feyerabend (1975), Against Method, 1st edition (New Left Books).

  파울 파이어아벤트, 「제3장」, 『방법에 반대한다』 (그린비, 2019), 79-92쪽. ]

  

  

■ [p. 17, 79쪽]

- 파이어아벤트는 이 장에서 ‘반대규칙’에 관한 더 구체적인 논증을 제시하고자 함.

• 이 논증은 간접적인 방식을 취하며, 정합성 조건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함.

- 반대규칙(counterrule): 잘 확립된 이론과 비-정합적인 가설을 도입하고 정교화하라.

- 정합성 조건(consistency condition): 새로운 가설은 잘 확립된 이론과 정합적이어야 한다.

 

■ 정합성 조건에 대한 비판 [pp. 17-18, 80-81쪽]

- 사례들

• 뉴튼의 이론은 갈릴레오의 자유낙하 법칙이나 케플러의 법칙과 비-정합적임.

• 통계역학이 현상이론으로서의 제2법칙과 비-정합적임.

• 파동역학이 기하광학과 비-정합적임 등.

-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논리적 비정합성

• 예측에서의 차이는 너무 작아서 실험에 의하여 발견되지 않음.

- 뉴튼의 이론과 갈릴레오의 법칙의 비-정합성이 아니라, 갈릴레오의 법칙이 타당성을 가지는 영역 내에서 뉴튼 이론의 어떤 귀결과 갈릴레오 법칙의 비-정합성

• 갈릴레오의 법칙은 가속도가 일정하다고 주장하지만, 뉴튼의 이론에서는 가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지구 중심과의 거리에 따라 감소함.

- 파이어아벤트의 입장을 정식화

• T′: 영역 D′ 안에서의 상황을 성공적으로 기술하는 이론

• F: 유한한 수의 관찰

• T′은 집합 F와 오차 범위 M 내에서 잘 부합함.

• 집합 F의 외부에 있는 관찰과 오차 M의 범위 내에서 T′와 모순되는 어떠한 대안 이론도 동일한 관찰에 의해 입증됨.

• 따라서 T′가 수용될 수 있다면 T′의 대안 이론도 수용될 수 있음.

- 정합성 조건은 이론이나 가설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아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론이나 가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

• 이 조건은 이론의 아직 시험되지 않은 부분을 타당성의 척도로 삼는 것임.

• 그러한 척도와 새로운 이론의 유일한 차이점은 오래된 정도와 친밀함의 정도임.

• 새로운 이론이 먼저 존재했다면 정합성의 조건은 그것에 유리하게끔 작용했을 것.


■ 정합성 조건의 가능한 반박 [pp. 18-19, 82-83쪽]

- 그러나 정합성 조건에 대한 비판은 대안 이론이 수용되고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는 못함.

• 대안 이론이 사실적인 추론에 의해서 배제될 수 없음을 보여줄 뿐임.

- 정합성 조건 옹호자의 가능한 반박

• 원래 이론을 가능한 이론으로 대체하려면 새로운 형식체계를 습득해야 하고 익숙한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계산해야 할 수도 있고, 교과서의 개정, 교육과정의 재조정 등 바뀌어야 것들이 많음.

• 이렇게 하고도 기존 이론보다 별다른 이론이 없음.

• 실제 개선은 새로운 사실의 첨가로부터만 생김.

• 새로운 사실은 현재 이론을 지지하거나 틀린 부분을 지적하여 이론을 고치도록 함.

• 그러므로, 수용된 관점을 가능한 한 많은 관련 사실과 맞춰보는 것이 적절한 절차임.

• 대안 이론의 배제야말로 효용성의 척도이고, 대안 이론의 발명은 진보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더 나은 일에 바칠 수 있는 시간과 인력을 소모하여 진보를 저지함.

- 정합성의 조건은 비-생산적인 논의를 배제하고, 궁극적으로 유일하게 인정할 만한 이론의 심판관인 사실들에게 집중할 것을 과학자들에게 요구함.

- 정리

• 피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니면 이론을 변경하지 말아야 함.

• 이론을 변경해야만 하는 이유는 사실과의 불일치 뿐.

•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 사실에 대한 논의는 진보를 가져오고, 현행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 가설에 대한 논의를 그렇지 않음.

• 사실적으로 적합하지만 양립할 수 없는 대안 이론의 증가는 건전한 절차가 아님.

• 세련도 증가, 간결성, 일반성, 일관성 등 형식적인 개선을 할 수는 있으나, 개선이 이루어지면 과학자에게 남겨진 일은 시험을 목적으로 한 사실들의 수집뿐임.

 

■ 자율성 원리에 대한 비판 [pp. 19-20, 83-85쪽]

- 파이어아벤트는 정합성 조건이 가정하고 있는 자율성 원리에 결정적으로 의존한다고 봄.

- 자율성 원리(Autonomy principle): 경험적 내용에 속하는 관찰 사실들은 대안 이론에 상관없이 입수가능한(available) 것이라는 원리

• 대안 이론이 있든 없든 주어진 하나의 사실로부터 이론의 입증이나 반박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

- 파이어아벤트는 자율성 원리에 반대함.

• 사실과 이론은 자율성의 원리가 인정하는 것보다도 훨씬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임.

• 단일한 사실들에 대한 기술은 이론에 의존적일 뿐 아니라, 대안 이론의 도움 없이는 발견될 수 없고, 이러한 대안 이론이 배제되는 순간 곧 입수불가능한 것이 되기도 함.

  

■ 사례: 브라운 운동 [pp. 20-21, 85-86

- 브라운 입자는 제2종의 영구운동기관이며 브라운 입자의 존재는 현상론적인 제2법칙을 반박한다는 사실이 오늘날 알려져 있음.

• 그러므로 브라운 운동은 제2법칙에 관련된 사실의 영역에 속함.

- 브라운 운동과 제2법칙 사이의 관계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발견될 수 있는 것인가?

• 이러한 관계는 열에 관한 대안 이론을 이용하지 않고 현상 이론의 관찰적 귀결을 검토하여 발견될 수 있는가?

• 의문(1): 브라운 입자가 제2법칙과 관련된다는 사실이 그러한 방식으로 발견될 수 있는가?

• 의문(2): 브라운 입자가 제2법칙을 실제로 반박한다는 사실은 증명될 수 있는가?

- 의문(1)에 대한 답: 우리들로서는 알 수 없다.

• 파이어아벤트는 열에 대한 운동이론이 논쟁에 도입되지 않았다면 브라운 입자는 일종의 이상현상으로 간주되었을 것으로 추측함.

• 에렌하프트의 놀랄 만한 결과의 몇 가지가 이상현상으로 간주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브라운 운동도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

- 의문(2)에 대한 답: 증명할 수 없다.

- 브라운 운동의 현상과 제2법칙 사이의 비-정합성을 발견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

• (a) 운동에너지와 유체의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 소모된 에너지의 합에 생기는 변화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입자의 정확한 운동이 측정되어야 함.

• (b) 열의 측면에서 생기는 모든 손실은 운동하는 입자의 에너지 증가와 유체에 대하여 행한 작용에 의하여 실제로 보충되고 있다는 사실을 성립시키기 위해서 주위 매체 내의 온도와 열전도가 정확히 측정되어야 함.

- 이러한 측정은 모두 실험상의 가능성을 넘어서므로, 현상이론과 브라운 운동의 ‘사실들’만을 고려하는 제2법칙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은 불가능함.

• 우리가 사는 세계의 구조와 세계에서 타당한 법칙들 때문에 불가능한 것.

- 사실상의 반박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짐.

• 열의 운동이론과, 아인슈타인이 브라운 운동의 통계적 성질에 대한 계산에 그것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통해서 이루어짐.

• 현상이론(T′)은 정합성 조건이 위반되는 방식으로 통계물리학(T)의 더 넓은 맥락에서 통합되었고, 결정적 실험(스베드베리와 페린의 연구)도 시도됨.


[p. 22, 87-88쪽]

- 대안 이론의 고안은 경험주의와 부합함

• 결정적인 사실들과 유관하면서 그것을 반박하는 특성은, 사실적으로 적합하지만 시험되어야 할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 다른 이론의 도움을 받았을 때만 확립됨.

• 대안 이론들이 고안과 그것의 정교화는 반박하는 사실들의 산출에 선행되어야 함.

• 경험주의는 우리의 모든 지식의 경험적 내용이 가능한 한 증가할 것을 요구함.

• 따라서, 논의의 중심 견해에 대한 대안을 고안하는 것은 경험적 방법의 본질적인 부분을 구성함.

- 정합성 조건이 대안 이론들을 배제한다는 사실은 이 조건이 과학의 실제 활동뿐만 아니라 경험주의와도 불일치함을 보여줌.

• 가치 있는 시험을 배제하여 기존 이론의 경험적 내용을 축소시킴.

• 특히, 이론의 한계를 보여줄 수 있는 사실들의 수를 감소시킴.


22-, 88-


 


(2021.05.30.)

    

2021/05/28

골판지 집은 보지도 않는 화천이



화천이 이마에 있던 상처는 다 아물었고 털도 예전처럼 났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화천이가 집 안으로 자꾸 들어오려고 한다는 것이다. 틈만 보이면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목에 고깔을 끼고 집 안에서 며칠 살아보니 집 밖보다 집 안이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된 모양이다.

화천이는 낮보다 밤에 더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아마도 일교차 때문에 밤에 약간 쌀쌀해서 그런 모양이다. 해만 지면 현관문 앞에서 화천이가 그렇게 운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내가 집에 없을 때는 별로 안 그러는데 내가 집에만 있으면 화천이가 그렇게 운다고 한다.

화천이가 하도 울어서 현관문을 열면, 현관문 앞에 앉아있던 화천이가 집 안으로 뛰쳐 들어온다. 들어오자마자 망설이지도 않고 거실로 성큼성큼 들어와서는 마치 원래부터 자기 자리인 것처럼 전기매트 위에 눕는다.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그르렁그르렁 하기 시작하고, 전기매트 위에 누우면 벌렁 누워서는 더 크게 그르렁거린다. 나가라고 해도 화천이는 말을 듣지 않는다. 나가라고 소리를 질러도 화천이는 들은 체 하지 않고, 나가라고 엉덩이를 밀어도 화천이는 바닥에 바짝 엎드리고 나가지 않는다. 결국 화천이가 집에서 한숨 자게 한 다음, 화천이가 집에 싫증이 나서 현관문으로 나가려고 하면 그 때 문을 열어주어 집 밖으로 나가게 했다.

어머니는 화천이가 집 안에 들어오는 것이 마땅치 않다. 화천이가 집 안에 들어오면 일단 반갑기는 반가운데, 화천이 몸에서는 고양이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사람이 씻기지 않는데다 온 동네를 돌아다니니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어머니가 전기매트에 누워서 자려고 할 때 냄새 나는 화천이가 어머니 근처에 와서는 그르렁거리니 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결국, 어머니는 현관문 앞에 있는 화천이 집을 다시 만들어주라고 나에게 말했다. 화천이가 자기 집에 안 들어가고 자꾸 우리집에 들어오려고 하니, 화천이가 우리집에 들어오지 않도록 새로 화천이 집을 만들어주라는 것이었다.

나는 골판지로 화천이 집을 새로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화천이는 새 집에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나는 새로 집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화천이가 모르는 것 같아서 화천이를 새 집에 들어가게 유도했다. 화천이는 새 집에 머리를 슥 넣더니 얼른 머리를 빼서 저만치 달아났다. 예전에는 골판지 집에서 잘만 살았는데 사람 사는 집에서 살다보니 영 싫은 모양이었다. 사람이나 고양이나 넓은 집 살다가 좁은 집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화천이가 골판지 집에 들어가게 해야 했다. 화천이가 사료를 달라고 울 때 나는 화천이 집 안에 사료를 놓아두었다. 웬만하면 집 안에 들어가는 것이 정상인데, 화천이는 골판지 집에 머리만 집어넣고 사료만 먹었고, 사료를 다 먹자마자 머리를 쏙 빼서 현관문 앞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골판지 집은 쳐다보지도 않고 현관문만 보고 있었다.







(2021.03.28.)


2021/05/27

대학들의 교양수업 강화에 대한 우려



최근 몇 년 간 학교 홍보할 때 교양교육을 강화했다고 주장하는 대학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교양학부 이름에 휴먼 뭐시기를 넣는다든지 라틴어를 넣는다든지 하면서 인문학이니 교양이니 융합이니 하는 것들을 강조했던 것 같기도 하다. 대학들은 왜 그랬을까? 융합의 시대이고 통섭의 시대이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여서 그런가?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어떤 학교에서 교양수업이 이전보다 강화되었는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공수업은 학교별로 비교하기가 비교적 쉽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량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 같은 과에서는 같은 수업이 열리고 배우는 내용이 표준화되어있어서 어느 범위까지 배우는지, 어떤 교재로 배우는지, 어떤 수준의 연습문제를 풀게 하는지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시간과 인력을 동원하면, 학생들이 어떤 질문을 하는지, 그러한 질문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까지도 알 수 있을 것이고,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이나 시험 답안지를 검토해서 학업성취도를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교양수업은 그러한 비교가 힘들다. 똑같은 책을 가지고 교양수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비교하기 힘들다. 플라톤의 <국가>를 가지고 교양수업을 한다고 해보자. 어떤 수업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시대적 배경이라든지, 철학사적 배경을 위주로 강의할 수도 있고, 다른 수업에는 논증 위주로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예 삐딱선을 타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나름대로의 교육 목표가 있다면서 개소리를 하고 난장판을 치더라도 웬만하면 용인된다. 플라톤이 살았을 때의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고대 그리스 복장을 만들어 입든, 대화편을 대본 삼아 연극을 하든, 시를 쓰든, 학생들끼리 노닥거리든, 별 짓을 해도 용인될 수 있다. 왜냐하면 교양수업은 전공수업과 달리 후속 과정과 연결되기 않기 때문에 수업에서 난장판이 벌어져도 이후에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상한 수업을 듣고도 등록금 아까운 줄 모르고 만족해버리면 그에 대해 문제 삼기 힘들다.

교양수업을 강화했다고 주장하면서 몇 가지 실효성 없는 조치를 취하고 그 대신 홍보를 그럴싸하게 하면, 대외적으로는 학교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 있고 대내적으로는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아무런 실질적인 개선 없이 홍보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대학에서 교양교육을 강화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기는 하겠지만, 그와 별개로 대학들이 교양교육을 정말 강화한 것이 맞는지는 의심해볼 만한 것 같다.

(2021.03.27.)


[외국 가요] 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 www.youtube.com/watch?v=qA4BXkF8Dfo ) ​ Billie Holiday - Blue Moon ( www.youtube.com/watch?v=y4b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