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6

금융거래정보 등의 제공 사실 통보서



농협에서 <금융거래정보 등의 제공 사실 통보서>를 우리집에 보냈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아버지의 계좌 거래내역을 제공했다는 내용이었다. 검찰청에서는 왜 농협에 아버지의 계좌 거래내역 정보제공을 요구했는가?





몇 년 전, 아버지는 녹색 무슨 협동조합의 대표가 되었다. 아버지가 협동조합에서 중요한 일을 해서 대표가 된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에서 농지를 취득하려면 아버지의 명의를 빌려야 했고 그렇게 서류상으로 대표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일종의 바지 대표였다.

나는 그 협동조합의 이사장을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친할머니 장례식장에 문상객으로 왔을 때였다. 사람들이 그 아저씨를 의원님이라고 불러서 전직 국회의원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 번 떨어진 사람이었다. 예전에 정봉주가 팟캐스트에서 “국회의원 세 번 떨어지면 당선 안 되어도 의원이라고 불러준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러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당시 그 아저씨는 지렁이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지역 조합의 바지 대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 조합이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알았다. 아버지 같은 분을 지역 조합의 바지 대표로 세울 정도의 상황이라면 어지간히 협동조합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녹색 무슨 협동조합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정상적인 성장은 아닐 것이라고 짐작했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상황이거나 이익이 남더라도 방만하게 운영되어서 장기적으로 잘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측대로 그 협동조합에 대해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장사는 잘 되고 태양광 패널도 저가 중국산을 쓰지만 임금이 체불되었다고 했다. 결국 협동조합의 이사장은 구속되었다.

검찰에서 아버지 명의의 계좌 거래내역을 조회한 것은 그 녹색 무슨 협동조합 때문이다. 검찰에 소환되는 일 없이 계좌 거래내역 조회에서 끝났다. 그 협동조합이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해먹은 것이 없었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바지 대표치고는 운이 좋았다.

<금융거래정보 등의 제공 사실 통보서>를 받고 나서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은 유시민이었다.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인 유시민은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 거래내역을 들여다보았다고 작년부터 주장했다. 유시민이 60세 즈음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계속 했기 때문에, 계좌 추적 의혹을 제기할 때도 나는 별 생각 없이 넘겼었다. 그런데 <금융거래정보 등의 제공 사실 통보서>를 받아보니 유시민의 의혹 제기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부터 유시민은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들여다보았다”고 하면서 “본인이나 재단에 범죄 혐의가 없는데도 만약 이런 식으로 계좌를 들여다봤다면 그건 재단이나 자신을 검찰이 불법 사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시민은 검찰이 대단히 불법적인 일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했고, 검찰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고, 나는 법을 모르니까,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보는 것이 대단히 불법적인 일인 줄 알았다. 유시민이 “불법 사찰”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를 알게 되었다.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되”지만, “법원의 제출명령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거래정보 등의 제공” 등의 사유가 있으면 금융기관에서 “사용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거래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즉,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으면 검찰은 은행으로부터 금융거래내역을 합법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유시민은 신라젠과 관련하여 의심을 받으니, 검찰이 유시민 개인의 계좌와 유시민이 이사장으로 있는 노무현재단의 계좌의 거래내역을 보았다고 해도 그것을 불법 사찰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유시민의 기분이 나빴다고 해도 불법 사찰은 아니다.

그렇다면 유시민은 왜 그러한 반응을 보였을까? 아마도 세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가능성은 정말로 유시민이 검찰 내부의 어떤 움직임을 감지했을 가능성이다. 검찰이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를 조회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검사들은 워낙 악랄하고 악마 같은 놈들이라서 합법적인 수단으로도 유시민과 노무현재단에 대한 공작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유시민은 지지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일 수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유시민이 일반 시민들을 개돼지로 보고 여론을 호도하려고 했을 가능성이다. 조국 사태 때문에 여론이 뒤숭숭하니 검찰이 불법을 저지르는 집단이라고 선동하려고 그런 주장을 했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금융거래정보 등의 제공 사실 통보서> 같은 것을 받아볼 일은 없으니까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들여다본다고 주장하면 분노한 사람들이 멍멍 꿀꿀 하면서 검찰을 비난하게 만들 수 있다. 나도 해당 법률을 알기 전까지는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 거래내역을 보는 것이 불법적인 행위인 줄 알았다.

세 번째 가능성은 유시민이 60세가 넘어가면서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다. 유시민에 따르면, 60세 이후에 뇌세포가 변하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라고 한다.

나는 음모론보다는 과학적 사실을 믿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2020.09.06.)


2020/11/04

[한국 음악] 영화 <공공의 적> OST

조영욱 - 공공의 적

( www.youtube.com/watch?v=dCZC_JapbXI )

(2019.12.01.)

정의당은 설문조사를 왜 하나?



정의당에서는 당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세대응 평가 여론조사 이메일을 한 달에 한 번씩 보낸다. 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까 응답해봐야 소용없겠다 싶어서 응답하지 않으면, 응답할 때까지 이메일을 계속 보낸다.






설문지는 중앙당 지도부, 정의당 국회의원, 정의당 혁신위원회 등이 정세 대응을 얼마나 잘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를 선택한다. 그러면 그 다음 항목에 “잘 모르겠다고 응답하신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써있다. 몰라서 모른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나? 나는 “모르니까 모른다고 하죠”라고 적는다.

이런 설문조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당원 중에 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응답률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 응답이라는 것도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인가? 정의당 소식은 뉴스에도 안 나오고 신문에도 안 나온다. 올해 보도된 것 중에 그나마 기억에 남는 것은, 심상정 의원이 기자들 앞에서 국민들은 선거법 몰라도 된다고 말하다가 결국 민주당한테 뒤통수 맞고 선거 끝난 뒤 빚만 40억 원이 생겼다는 것과 류호정 의원이 국회의사당에서 원피스를 입었다는 것뿐이다. 나는 중앙당 사정은 당연히 모를 뿐 아니라 지구당 사정도 모른다. 다른 당원들은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릴 정보를 가지고 있나? 뉴스레터로 오는 것도 별 내용은 없다.

당원들에게 당의 정세 대응 평가를 묻기 전에 당에서는 지금 정세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떤 대응을 했는지부터 당원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정당인들은 정당에서 일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이니 정당 사정을 잘 알겠지만, 당원들 대부분은 각자 자기 일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더러 알아서 당이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대응을 하는지 알아서 척척 찾아내서 숙지하라는 것인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당에서 당원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려는 시도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흔적도 잘 안 보인다.

하다못해 유튜브 채널도 변변치 않다. 정의당에도 <정의당TV>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기는 있으나, 대부분의 영상은 후보자들 연설 영상, 회의 영상이다. 당원이 3만 명이라고 들었는데 채널의 구독자는 9천 명이고 조회수가 1천 회를 넘어가는 영상도 드물다. 채널 초기에 만든 영상 중에는 팟캐스트를 그대로 옮겨온 것도 있고, 나름대로 패러디 영상이라고 만든 것도 있다. 죄다 재미없다. 정의당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이었는데, 지금은 세 명이 모두 당에 없다.

정의당은 왜 유튜브를 활용하지 않는가? 어용 언론인이나 어용 작가나 어용 악플러도 없는 것 같은데 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가? 사람도 부족하고 조직도 부족한데 왜 유튜브도 활용하지 않는가?

지난 총선 때 심상정 대표에게 기자들이 선거법이 어떻게 달라지냐고 물었을 때, 하다못해 홍보 영상이라도 잘 만들어놨으면 “유튜브 <정의당TV>를 참고하라”고 하지 “비례대표 계산 방식을 국민들은 알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답변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효기심> 채널은 다섯 명이서도 선거법 소개하는 영상을 잘 만들던데, 왜 당원이 3만 명이나 되는 정당에서 홍보 영상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마당에 정세대응 평가 여론조사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한 달에 한 번씩 한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2020.09.04.)


2020/11/03

공공의대를 비판하는 카드뉴스를 보고

     

생사를 판가름할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진단할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에 공부에 매진한 의사인가, 성적은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어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인가. 추천제로 의대생을 뽑는 것이 가짜 뉴스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홍보물에 나온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전교 1등한 의사한테 진단을 받겠다. 내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판인데 의사 명찰에 ‘조〇’이라고 되어 있으면 그 병원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한나라 때 효렴 제도도 아니고 의대생을 추천제로 뽑는다는 것이 정상인가?

  

그렇지만 학창시절에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그 의사가 알고 보니 의료정책연구소 홍보물을 만든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는 내 목숨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이런 홍보물을 만들 정도로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내 목숨을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20.09.03.)

    

2020/11/01

[경제학의 철학] Ross and Kincaid (2009), “Introduction: The New Philosophy of Economics” 요약 정리 (미완성)

     

[ Don Ross and Harald Kincaid (2009), “Introduction: The New Philosophy of Economics”, in D. Ross and H. Kincaid (eds.)(2009), The Oxford Handbook of Philosophy of Economics (Oxford University Press), pp. 3-32. ]

  

  

  1. Old and New Philosophy of Science

  2. Old and New Economics

    (1) Number Crunching

    (2) Game Theory

    (3) Interdisciplinarity

    (4) Experimentation

  3. Organization of the Handbook



  1. Old and New Philosophy of Science


p. 4 #2

1970년대 경제학의 발달과 1980년대와 1990년대 경제학의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주목함


p. 5 #1

1970년대와 1980년대 과학철학의 핵심 가정


p. 6 #2

1970년대 경제학의 철학은 일반 균형 이론에 관한 논의


p. 6 #3

로젠버그와 하우스만도 위와 같은 논의의 연장선에 있음.


p. 7 #1

위에서 언급한 일곱 가지 신조는 실제 과학 활동에서 보면 맞지 않음.

그 문제는 다음과 같다.



p.9 #1

기존의 경제학과 관련된 과학철학은 과학적 실행과 무관함



  2. Old and New Economics


p. 10 #2

1950년대부터 1970년대 경제학자들은 추상적인 모형의 일반균형에 관심

1980년대에 네 가지 발전에 E라 모형 제작의 영역이 확장됨

(1) massive computing power

(2) 게임 이론

(3) 다른 학문과의 통합

(4) 경험적 실험


p.11 #1

이러한 발전이 쿤의 패러다임 전환과 같은 것이 아님

이론의 진술이 아니라 수학적 구조에 관한 것이라면 쿤의 생각보다 더 진보적임

물리학처럼 경제학은 모델링에서 사용하는 수학적 구조를 축적하고 정교하게 함, 교체보다는.

그러나 그러한 모형도 1950년대와 1960년대 모형의 후계자임


    (1) Number Crunching




    (2) Game Theory



    (3) Interdisciplinarity



    (4) Experimentation

 


  3. Organization of the Handbook



 






(202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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