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5

요양보호사 시험 준비의 쓸모



어머니가 요양보호사 시험을 보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시험을 보고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요양보호사가 된다고 한다. 시험은 5지선자형 객관식이다. 시험 문제의 대부분은 요양보호 업무 중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문제 하나 틀릴 때마다 나는 “아이고, 우리 엄마가 노인네 한 명 또 죽였네”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답이 이상한 것처럼 보이는 문제가 있으면 나에게 답이 무엇인 것 같으냐고 물어본다. 얼마 전에는 이런 문제를 물어보셨다.


문제) 고혈압 대상자의 혈압약 복용 방법으로 옳은 것은?


(1) 혈압이 조절되면 약 복용을 중단한다.

(2) 술을 마신 경우에도 약을 꼭 챙겨먹는다.

(3) 투약 후에도 고혈압이 지속되면 의사와 상의한다.

(4) 약 복용을 거르면 다음날 함께 복용한다.

(5) 몸이 약해지므로 장기간 투약하지 않는다.


정답은 (3)번이다. 어머니는 (2)번이라고 했다. (1), (4), (5)번은 확실한 오답인 것은 어머니도 안다. (2)와 (3) 중에서 다른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3)을 선택할 때 어머니는 (2)를 선택했다.

어머니는, 어차피 약을 먹어도 고혈압은 지속되니까 상관없지만, 술을 마셨다고 해서 약을 안 먹으면 고혈압에 안 좋으니까 (2)번이 맞다고 생각했다. 다른 수강생들이 말했다. “고혈압 약은 아침에 먹어요.” 어머니는 지지 않았다. “환자가 아침에 술을 마시면 어떻게 할 거예요?” 이에 다른 수강생이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고 반문했고, 어머니는 “주정뱅이들은 아침부터 술을 마셔요. 요양보호 받는 사람이 주정뱅이면 어떻게 할 거예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이러한 주장에 수강생들은 물론이고 강사도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한다. 강사는 답이 (3)번이니 (3)번이 답이라고만 말했다고 한다.

주정뱅이들은 아침부터 술을 먹는다는 게 맞는 말이기는 하다. 그런데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 아침부터 술을 마시면, 고혈압이 문제인 게 아니라 그냥 죽어야 하지 않나? 하여간 어머니는 틀렸다. 왜냐하면 약을 술과 같이 복용하면 간에 무리가 가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설명을 듣고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진작에 이렇게 말했어야지, 선생이 아무 말도 못해. 실력이 없어.”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고혈압 약을 아침에 먹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 그 여편네들은 남편이 고혈압인가?” 그런데 나의 아버지도 고혈압이다. 어머니는 왜 몰랐을까? “아, 아침마다 먹는 게 고혈압 약이었구나. 약을 하도 많이 먹으니까 그게 고혈압 약인지 당뇨 약인지 몰랐지.”

하여간 어머니가 요양보호사 시험 관련한 교육을 받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그런 시험들에 쓸 만한 내용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20.06.05.)


2020/08/04

[외국 음악] Chickensan



Earth, Wind & Fire - September | Rubber Chicken Cover

( www.youtube.com/watch?v=rMKBspCkdGU )

AC/DC - Back In Black | Rubber Chicken Cover

( www.youtube.com/watch?v=5YVAbALl5UQ )

Toto - Africa | Rubber Chicken Cover

( www.youtube.com/watch?v=XxsyB5sbKzY )

Spice Girls - Wannabe | Rubber Chicken Cover

( www.youtube.com/watch?v=zHL3x34jsJ0 )

Star Wars Theme | Rubber Chicken Cover

( www.youtube.com/watch?v=N_2Ybr4itHM )

Jingle bell | Rubber Chicken Cover

( www.youtube.com/watch?v=QxfV6KYaWsk )

(2020.10.02.)


옆집 할머니의 조장(助長)



옆집 할머니는 우리집에 심은 작물과 같은 종류의 작물을 심기만 하면 하루에 한 번씩 어머니를 붙잡고 물어본다. 몇 주 전, 그 할머니는 호박씨를 심었는데 싹이 안 난다면서 우리집은 싹이 났냐고 물었다. 어머니가 “언제 심으셨는데요?”라고 물어보니 그 할머니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응, 어제.” 어제 심었으니 싹이 안 난 것이다. 어머니는 기다리면 싹이 난다고 하고 할머니를 돌려보냈다. 그 다음 날, 옆집 할머니는 또 어머니를 붙들고 왜 싹이 안 나는지 또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저께 심었으니 싹이 안 난 것이다.

그 다음날 할머니가 또 물어보았다. “싹이 하도 안 나서 땅을 파봤는데 싹이 안 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땅을 파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다음날 할머니가 또 물어보았다. “땅을 파봤는데 오늘도 싹이 안 나네?” 그렇게 옆집 할머니는 하루에 한 번씩 땅을 파서 호박씨에 땅이 나는지 확인했다. 결국 옆집 할머니가 심은 호박씨는 모두 썩어버렸고, 그 동안 우리집에서는 호박씨가 호박 모종이 되었다. 옆집 할머니가 우리집 호박 모종을 보고 하도 우는 소리를 해서 어머니가 호박 모종을 몇 개 드렸고 할머니는 만족했다.

며칠 전에 옆집 할머니가 감자를 심었는데 감자가 자라지 않는다며 우리집에 물어보았다고 한다. 감자가 안 자라는지 어떻게 아는가? 요새 그 할머니는 감자가 얼마나 자랐는지 하루에 한 번씩 땅을 파서 확인한다고 한다. 어제도 땅을 파서 감자가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해 보았는데 땅 속이 다 말라서 감자가 안 자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땅을 파내니 땅 속이 마르는 것이다. 아무래도 몇 주 뒤에 감자를 몇 개 드려야 할 것 같다.

『맹자』 「공손추상」에는 송나라 사람이 작물을 심었는데 빨리 자라지 않아서 밭에 있는 모든 싹을 하나씩 위로 끌어당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예전에 그걸 읽었을 때는 옛날에 텔레비전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딱히 재미있는 일도 없으니 사람들이 그런 개뻥이나 지어냈나보다 싶었는데, 옆집 할머니를 보니 옛날 옛적에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0.06.04.)


2020/08/02

[참고 문헌] 기호논리학 (한국어 서적)



벤슨 메이츠, 『기호논리학』, 김영정 옮김 (문예출판사, 1995).

조지 불로스 외, 『계산가능성과 논리』, 김영정 외 옮김 (문예출판사, 1996).

말목강박(末木剛博) 편, 『기호 논리학: 그 성립사의 연구』, 김인수・정위섭 옮김 (학문사, 1991).

정위섭 편역, 『현대논리학』 (학문사, 1993).

정위섭, 『현대논리학개설』 (학문사, 1991).

임정대, 『수리논리학』 (연세대학교출판부, 1982).

손병홍, 『논리학: 명제논리와 술어논리』 (장서원, 2008).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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