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an Ravenscroft (2005), Philosophy of Mind: A Beginner’s Guide (Oxford University Press), pp. 125-143.
이안 라벤스크로프트, 「제9장. 내용」, 『심리철학: 초보자 안내서』, 박준호 옮김 (서광사, 2012), 208-237쪽. ]
9.1 유사성 이론 (The resemblance theory)
9.2 인과 이론 (The causal theory)
9.3 목적론적 이론 (The teleological theory)
9.4 포더의 이론 (Fodor’s theory)
9.5 기능적 역할 이론 (Functional role theory)
9.6 넓은 내용 또는 좁은 내용? (Wide or narrow?)
209
물리주의에 따르면, 믿음은 인간 두뇌의 상태임.
블로그스의 믿음이 대상을 향했다면, 그의 두뇌 상태가 대상을 향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됨.
그런데 누군가의 두뇌 상태가 어떻게 에베레스트 산을 향할 수 있는가?
이는 내용 문제이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내용 이론임.
210
심적 상태(mental state)의 내용인 사태(state of affairs)는 때로 ‘명제’(proposition)라고 불림.
러셀은 ‘명제 태도’(propositional attitudes)라는 어구를 만듦.
기본 착상
X를 믿을 때 우리는 명제 X를 믿음이라는 태도를 취함.
Y를 욕구할 때 우리는 명제 Y를 욕구함이라는 태도를 취함.
210
명제 태도를 귀속시키는 데 사용되는 영어 문장은 심리적 동사 뒤에 ‘that절’을 포함함.
210
기호의 의미론적 속성이 기호의 의미(meaning)과 관련된 속성임.
내용 문제, 심적 상태에 관한 의미론
9.1 유사성 이론 (The resemblance theory)
■ [211
- 내용에 관한 유사성 이론: X에 관한 나의 생각은 X를 닮았기 때문에 X를 향함
• 예) 나의 개 생각(개에 관한 나의 생각)은 개를 향하는 것은, 나의 개 생각이 전형적인 개를 닮았기 때문임.
■ 유사성 이론의 문제점
- 문제점(1): 모든 것은 어떤 측면에서든 다른 모든 것과 닮았음.
• 예) 노트북과 에펠탑은 둘 다 시공간에 위치하고, 내가 본 적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천재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닮았음.
• 예) 개 생각과 고양이도 어떤 측면에서는 닮았음.
- 가능한 반론: 시각적 측면에서 유관함.
- 문제점(2): 전혀 비슷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음.
• 예) 인플레이션, 수
- 문제점(3): 대상의 집합과 관련
- 문제점(3)에 대한 가능한 대응
• (i) 대표적인 개를 시각적으로 닮은 생각을 가질 수 있음.
• (ii) 존재할 모든 개들과 시각적으로 닮을 생각을 가질 수 있음.
- 문제점(4): (개별자와 관련하여) 시각적으로 구분할 수 없으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있음.
• 예) 나일 강에서 최초로 수영한 사람
9.2 인과 이론 (The causal theory)
■ [pp. 127-, 213-
- 인과 이론: X에 관한 나의 생각은, (i) X에 의해서 일어났고, (ii) X만이 나에게 X에 관한 생각을 일으키기 때문에 X를 향함.
- 인과 이론은 ‘지시판’(indicator) 이론 또는 ‘정보 의미론’이라고 불림.
- 정보 의미론
• 섀넌의 정보에 관한 형식이론에 따르면, 상태 A가 상태 B에 의해 일어나고, 오직 B에 의해서만 일어나게 될 때, A는 B에 관한 정보를 전달함.
■ [pp. 128, 214쪽]
- 내용에 관한 인과 이론은 마음에 관한 계산 이론의 맥락에서 설명되는 경우가 많음.
- 계산 이론에 따르면, ‘제이크는 개를 좋아한다’ 같은 생각이 적절한 방식으로 배열된 심적 기호로 구성됨.
- 심적 기호 중 하나는 제이크(Jake)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에 관한 것임.
- 영어권에서는 심적 기호의 이름을 대문자로만 구성되는 단어로 사용하는 것이 학자들의 약정임.
• 예) ‘JAKE’는 제이크에 관한 심적 기호의 이름, ‘DOG’는 개에 관한 심적 기호의 이름
■ 인과 이론의 문제점 [pp. 128-, 214-]
- 문제점(1): 직접적인 인과적 접촉이 없이 생각할 수 있음.
• 예) 개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으나 개에 대해 들어본 적 있고 한 마리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음.
- 문제점(2): 존재하지 않는 대상
• 예) 나의 EASTER BUNNY(부활절 토끼)라는 기호와 부활절 토끼 사이에 간접적인 인과적 연관 없이도 부활절 토끼에 관하여 생각할 수 있음.
가능한 반론: 나의 EASTER BUNNY라는 기호는 RABBIT과 MAGICAL이라는 기호의 복합체임.
- 문제점(3): 추상적 대상은?
• 수 2는 세계에 인과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나의 심적 기호 TWO는 다른 기호로 이루어진 복합체도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심적 기호 TWO를 가짐.
- 문제점(4): ‘깊이’ 문제
• 대상에서 심적 기호로 이어지는 인과적 경로가 매우 긺.
• 예) 개 → 개의 털에서 반사된 빛 → 눈 → 수정체 → 망막 → 망막 내 특정한 양식의 활성화 → 시신경 → 뇌 → 뇌 속 깊은 곳 → 심적 기호 DOG
• 망막 위 특정한 활성화 양식을 ‘d-양식’이라고 한다면, 심적 기호 DOG는 망막의 d-유형 활성화와 관련됨.
• 심적 표상의 인과적 역사 속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깊이가 내용에 할당되는가?
- 문제점(5): ‘넓이’ 문제
• ‘자격 문제’라고도 함.
• 심적 기호 DOG를 불러일으킨 것은 단지 DOG의 표면 중 일부에 불과함.
• 개라는 심적 표상의 내용이 왜 ‘개의 부분’이 아니라 ‘개’인가?
- 문제점(6): 선접 (disjunction) 문제
• 선접 문제는 종종 대상을 잘못 파악하여 발생함.
• 예) 안개 낀 저녁에 양을 개로 오인할 수 있음. 양은 심적 기호 DOG를 불러일으킴.
• 인과 이론을 고집하게 되면, 양을 개-또는-양으로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됨.
9.3 목적론적 이론 (The teleological theory)
130-, 217-
- 생물학적 기능에 관한 목적론적 이론에 따르면, 어떤 기관의 생물학적 기능은 그 기관의 효과(effect)임.
• 예) 심장이 하는 일이 (i) 혈액 펌프질과 (ii) 작은 소리를 내는 일이라면, 이 중 심장의 기능은 (i)임.
218
일반화
어떤 종 S의 현생 구성원이 어떤 기관 O를 가진다면, O의 생물학적 기능 F는 S의 조상의 생존과 번식에 기여한 O의 효과임.
218-219
- 정상 조건: 유기체가 자신의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
- 비-정상 조건: 생물학적 기능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는 조건
예)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있는 것은 심장 기능에 대한 비-정상 조건임.
219
혀를 이용해 파리 잡는 개구리의 사례
파리가 윙윙거리고 지나감 → 개구리의 두뇌 상태 G → 개구리 혀의 낚아채는 행동
아마도 G라는 두뇌 상태는 ‘파리 윙윙거리고 지나감’(줄여서 ‘파리’)라는 내용을 가질 것임.
개구리는 파리와 다른 작고 검은 대상을 구별하지 못함.
a) 파리가 지나가도 → 혀로 낚아채는 행동
b) 산탄총 납 구슬이 지나가도 → 혀로 낚아채는 행동
여기서 선접 문제를 꺼내 보자.
파리와 구슬이 개구리 두뇌 G 상태를 일으키므로, 인과 이론에 따르면 G의 내용은 파리-또는-구슬임.
이 경우 개구리는 구슬을 파리로 오해한 것이 아니라 파리-또는-구슬로 정확하게 알아챘음.
파리 또는 구슬이 개구리 두뇌의 G 상태를 야기.
따라서 인과 이론에 의하면 'G의 내용 = 파리-또는 구슬'
219-
내용에 관한 목적론적 이론은 인과 이론의 선접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임.
G의 생물학적 기능은 파리를 잡는 것
이는 개구리 조상이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파리-잡기 행동을 지시하는 두뇌 상태 G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
현대 개구리의 G는 개구리-잡기 행동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슬-잡기 행동도 지시함.
구슬로 개구리를 골탕먹이는 남자 아이들이 G의 비-정상 조건임.
220
- G의 생물학적 기능이 파리 잡기라는 주장을 이용해서 선접 문제를 해결
정상 조건 하에서 G는 파리에 의해서 그리고 오직 그것에 의해서만 일어남.
비-정상 조건 하에서만 G가 구슬에 의해서 일어남.
구슬이 G를 정상조건 하에서 일으키지 않았으므로, G는 파리-또는-구슬을 의미하지 않으며, 파리만을 의미함.
220
문제점
개구리의 조상의 환경에서 작고, 검으며, 윙윙거리고, 빠르게 날아가던 대상은 파리였음.
이런 대상을 탐지하는 어떠한 개구리도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음.
결과적으로, G의 생물학적 기능이 파리 탐지이거나 작고 검은 대상 탐지인지는 비-결정적임.
내용에 관한 목적론적 이론에 따르면, G의 내용은 비-결정적임.
G의 내용이 ‘파리’인지 ‘작고 검은 물체’인지 확립할 수가 없음.
그러므로 내용에 관한 목적론적 이론은 자신의 비-결정성을 끌어들이고서야 선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
9.4 포더의 이론 (Fodor’s theory)
■ 선접 문제에 대한 포더의 해결책 [pp. 132-, 221-쪽]
- 내용에 관한 인과 이론에 따르면, 개와 안개-낀-저녁-양 둘 다 블로그스가 DOG 사례를 가지게 했으므로, 블로그스의 DOG 사례가 개-또는-안개-낀-저녁-양(이하 ‘개-또는-양’)을 향한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음.
- 포더는, 양과 DOG 사이의 인과적 연관이 개와 DOG 사이의 인과적 연관에 의존한다고 말함.
• 양이 없다면 개는 여전히 DOG를 일으키지만, 개가 없다면 양은 DOG를 일으키지 못함.
- 포더는 내용이 세계 속의 사물과 심적 표상 사이의 인과적 관계에 의해서만 결정되며, 이 때 이 인과관계는 다른 인과관계와 독립적이라고 제안하는 셈임.
• 개와 DOG 사이의 인과관계가 양과 DOG 사이의 인과관계와 독립적이지만 그 반대는 아니므로, DOG는 양이 아니라 개를 향함.
• 개와 DOG 사이의 인과관계가 개-또는-양과 개 사이의 인과관계와 무관하며 그 반대는 아니므로, DOG는 개-또는-양이 아니라 개를 향함.
- 따라서 선접 문제는 사라지는 것처럼 보임.
■ 존재하지 않는 대상의 문제에 대한 포더의 해결책 [pp. 133-, 222
- 포더의 주장(심적 표상의 이름으로 작은따옴표를 사용함)
‘암소’는 (i) 암소임이라는 속성과 ‘암소’ 사례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 법칙적(nomic) 관계가 존재한다면, 암소를 의미하고, (ii) 다른 속성과 ‘암소’ 사례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 법칙적 관계가 존재한다면, 후자의 법칙적 관계가 전자의 관계에 비-대칭적으로 의존한다.
- 핵심(1): 포더가 말한 ‘법칙적 관계’(nomic relation)는 법칙-비슷한 관계(law-like relation)임.
• 매우 넓은 범위의 조건에서 유지되는 관계
- 핵심(2): 법칙적 관계가 속성 사이에 존재함.
• 그래서 포더는 암소에 대해 말하지 않고 암소임이라는 속성을 말함.
• 예) 물이 섭씨 100도에 있다는 속성과 끓음이라는 속성 사이에는 법칙적 관계가 있음. 이것이 법칙적 관계인 이유는 그것이 매우 넓은 범위의 조건에서 유지되기 때문임.
- 핵심(3): 법칙적 관계의 한 축이 다른 법칙적 관계에 비-대칭적으로 의존함.
• 하나가 다른 하나의 의존하지만 반대로는 의존하지 않음.
• 예) 조이(Joey)가 칸자(Kanga)의 아들이라면, 칸자는 조이가 존재하지 않았어도 존재했을 것이지만, 칸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조이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
- 선접 문제에 대한 적용
• DOG는 양을 향하지 않고 개를 향하는데, 왜냐하면
• (i) 개임이라는 속성과 DOG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 법칙적 관계가 존재하고
• (ii) 양임이라는 속성과 DOG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 법칙적 관계가 존재하고,
• 두 번째 법칙적 관계가 첫 번째 법칙적 관계에 비-대칭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임.
- EASTER BUNNY 사례에 대한 적용
• EASTER BUNNY가 부활절 토끼를 향하는 것은, (i) 부활절 토끼임이라는 속성과 EASTER BUNNY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 법칙적 관계가 존재하고, (ii) 부활절 토끼임이라는 속성과 EASTER BUNNY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 법칙적 관계가 존재하는 반면, 후자의 법칙적 관계가 전자의 법칙적 관계에 비-대칭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임.
• 부활절 토끼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부활절 토끼임이라는 속성과 EASTER BUNNY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 법칙적 관계가 여전히 존재함.
• 부활절 토끼가 존재한다면 부활절 토끼는 EASTER BUNNY의 원인일 것이며, 그래서 (다른 모든 것들이 같다면) EASTER BUNNY는 부활절 토끼를 향함.
- 존재하지 않는 속성의 예: 히틀러의 원자폭탄임
• 히틀러의 원자폭탄임이라는 속성은 나치가 원자폭탄을 만든 적이 없으므로 존재하지 않은 속성임.
• 그래도 히틀러의 원자폭탄임이라는 속성과 런던 파괴의 원인임이라는 속성 사이에는 법칙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임.
• 존재하지 않는 속성 사이의 법칙적 관계라는 개념이 말도 안 되는 것은 아님.
■ 문제점: 깊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 [pp. 134-135, 224-225쪽]
- 왜 DOG의 내용이 d-유형이나 개-또는-d-유형이 아닌가?
- 포더의 이론에 따르면, 개와 DOG 사이의 인과적 연결이 d-유형과 DOG 사이의 인과적 연결과 독립적이며 그 반대는 아니라면, DOG는 d-유형이 아니라 개를 향할 것임.
- 그러나 d-유형과 DOG 사이의 인과적 연결이 개와 DOG 사이의 인과적 연결과 독립적일 수 있는 상황이 있음.
• 개에서 시작되어 블로그스의 d-유형으로 연결되는 인과적 연쇄가 끊긴 곳이 있다고 가정하자.
• 예) 백내장 발병 등
• 이 경우 개는 DOG를 일으키지 못하지만 d-유형은 DOG를 일으킬 수 있음.
• 결과적으로, d-유형과 DOG 사이의 인과적 관계는 개와 DOG 사이의 인과적 관계에 의존하지 않음.
• 그래서 포더는 블로그스의 DOG 사례의 내용이 개-또는-d-유형이라고 말해야 함.
- 깊이 문제는 포더에게 문제점으로 남음.
9.5 기능적 역할 이론 (Functional role theory)
■ [225
- 기능주의에 따르면, 심적 상태는 특징적인 인과(또는 ‘기능적’) 역할의 담당자임.
- 심적 상태 M의 모든 특징이 인과적 역할에 의해 결정된다면, 심적 상태 M의 내용이 M의 인과적 역할에 의해 결정됨.
• 라벤스크로프트는 이렇듯 철저한 기능주의자가 아니라면 전혀 기능주의자가 아니며, 단지 인과적 역할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봄.
■ 내용에 관한 기능주의 역할 이론 [pp. 135-137, 225-228쪽]
- 전형적으로 사람의 심적 상태는 인과 망을 형성함.
• 오늘이 목요일이라는 블로그스의 믿음은 내일이 금요일이라고 믿는 원인이 됨.
•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믿음은 금요일이 주급 받는 날이라는 믿음과 함께 내일은 급여일이라고 믿는 원인이 됨.
• 내일이 급여일이라는 블로그스의 믿음은 내일 용돈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 원인이 됨.
- 믿음 내용이 내장된 추리 망도 전형적으로 존재함.
• 이 논증은 그림 9.2에서 표현됨.
- 우리는 (심적 상태끼리 연결하는) 인과 망에 (심적 상태의 내용끼리 연결하는) 추론 망을 투영하여 심적 상태에 내용을 할당함.
• 그림 9.3은 우리가 고려하는 인과 망의 구조의 예를 제공함.
- 그림 9.2의 망은 그림 9.3의 망은 동형적(isomorphic)임.
• 동형적이라는 것은 두 망이 똑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뜻.
- 우리는 인과 망 내의 각 심적 상태에 추리 망 내의 대응하는 결절의 내용을 할당함.
• A의 내용 → 오늘은 목요일이다.
■ 문제점(1): 유일성에 관한 문제 [pp. 137-, 228-
- 각각의 생각은 각각에 유일하며 독특한 내용을 가짐.
- 그러나 내용에 관한 기능적 역할 이론은 심적 상태에 내용을 유일하게 할당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음.
- 그림 9.4에서 제시하는 추리 망의 구조는 그림 9.3에서 제시하는 인과 망과 구조적으로 동형적임.
- 기능적 역할 의미론에서 보장하는 방식으로 심적 상태에 내용을 귀속하면 유일성을 띠지 못함.
• 심적 상태에 A에 ‘오늘은 목요일이다’라는 내용과 ‘오늘은 일요일이다’는 내용이 모두 귀속됨.
• 그림 9.3의 인과망과 동형성을 띠는 논증을 무한하게 만들 수 있음.
- 기능적 역할 의미론은 약간의 애매성이 아닌 무한한 애매성을 일으킴.
■ 문제점(2):
- 심적 상태의 내용은 해당 상태의 인과관계의 중요한 결정자(determinant)임.
• 블로그스가 샐리는 귀엽다는 내용을 가진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은 그가 샐리는 귀엽고 맹하다는 내용을 가진 믿음을 지녔기 때문.
• 블로그스가 넬리는 귀엽다는 내용의 믿음을 가지고 시작했다면 샐리는 귀엽다는 내용의 믿음을 가지지 않았을 것임.
- 그러나 내용이 심적 상태끼리 성립하는 인과관계의 중요한 결정자라면, 심적 상태의 인과관계는 그 내용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됨.
• 이는 말 앞에 마차를 둔 셈.
- 심적 상태의 인과력이 내용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심적 상태의 인과력을 (부분적으로) 제공함.
■ 문제점(3):
- 내용에 관한 기능적 역할 접근법은 심적 상태의 인과 망을 추론 망에 투영함.
- 우리는 추론 망을 어떻게 획득하는가? 논리적으로 또는 증거의 자격으로 서로 관련된 명제의 망을 개발함.
- 그러나 인간의 심적 상태는 논리나 증거의 규준을 존중하지 않음. 때로 비-합리적임.
• 예) 도박사의 오류
- 우리는 오류를 범하는 사람의 심적 상태가 내용을 가진다고 생각함.
• 예) 우리는 블로그스가 다음 시행에서 주사위의 6을 기대한다고 말함.
- 우리가 항상 이성적인 것은 아니므로, 추리 망을 인과 망에 투영하기만 해서는 내용을 부여할 수는 없음.
■ 문제점(4):
기능적 역할 이론에 따르면, 심적 상태의 내용은 그 상태의 인과관계에 의해서 결정됨.
인과관계를 바꾸면 심적 상태의 내용도 바꾸게 됨.
예) 블로그스가 눈은 희다고 믿지만, 피츠버그에도 가끔 눈이 온다는 것을 알게 못했다고 해보자. 샐리가 블로그스에게 피츠버그의 눈에 관하여 말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 눈이 희다는 블로그스의 믿음의 인과관계는 약간 변화되었고, 그래서 눈의 희다는 그의 믿음 내용이 변화했다고 해야 함.
그러나 눈은 희다는 블로그스의 믿음 내용은 똑같음.
9.6 넓은 내용 또는 좁은 내용? (Wide or narrow?)
230
넓은 내용과 좁은 내용의 구별은 퍼트남에게서 유래함.
사례: 지구 vs. 복제된 쌍둥이 지구
액체 H₂O vs 액체 XYZ
H₂O와 XYZ는, 화학적 분석을 거치지 않고서는 차이를 분간하지 못할 만큼 닮음.
호수를 채우고, 수도꼭지에서 나오고, 생명에 필수적이고 등등.
지구인이 그 액체를 떠올릴 때 H₂O를 향함
쌍둥이 지구인이 그 액체를 떠올릴 때 XYZ를 향함.
지구인과 쌍둥이 지구인이 그 액체를 떠올릴 때, 둘의 두뇌 상태는 동일할 것이나, 이들은 서로 다른 내용을 거느린 생각을 하는 셈임.
‘의미는 머릿속에 있지 않다.’
액체에 관한 블로그스의 믿음은 액체에 관한 쌍둥이 블로그스의 믿음과 다른 넓은 내용을 가짐.
믿음의 내용을 넓게 본다는 것은, 믿음의 내용이 믿음을 지닌 사람의 머리 바깥에 있는 세계의 일에 의해 개별화(구별)된다는 뜻.
블로그스와 쌍둥이 블로그스의 액체에 관한 생각이 다른 것은, 두뇌가 적절히 상관된 점에서 달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처한 환경이 달라서 그런 것임.
- 어떤 의미로는 지구인과 쌍둥이 지구인의 신념 내용이 똑같음.
지구인: ‘나는 하루에 물 8잔을 마셔야 해.’
쌍둥이 지구인: ‘나는 하루에 물 8잔을 마셔야 해.’
결국 지구인과 쌍둥이 지구인은 액체에 대해 똑같은 방식으로 느끼고 행동할 것임.
그런 의미에서 (좁은 내용에서) 둘은 똑같은 내용을 공유한다고 해야 함.
믿음의 내용을 좁게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볼 때 믿음의 동일성으로 말미암아 생긴 내용의 동일성에 주목한다는 뜻.
233
넓은 내용의 다른 예
버지(Typer Burge)
블로그스가 아침에 무릎과 엉덩이 사이 중간쯤에 통증을 느꼈다고 해보자.
‘아이고, 내 넓적다리에 관절염에 생겼구나.’
관절염은 정의상 관절의 염증
넓적다리에 관절염이 생겼다는 블로그스의 믿음은 틀렸음.
의료계 사람들이 ‘관절염’을 관절의 염증에 쓰지 않고 다리의 고통에 쓴다고 해보자.
나머지는 모두 이전과 같고 ‘관절염’이 ‘다리 통증’을 의미
블로그스가 아침에 일어나 ‘아이고, 내 넓적다리에 관절염에 생겼구나’ 하고 생각하면 옳은 믿음을 가지는 것
관절염에 관한 블로그스의 믿음 내용이 블로그스의 머리 밖의 사실에 의해 결정됨.
의미는 머릿속에 있지 않음.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넓은 내용을 통해 믿음을 골라냄.
우리는 믿음 소유자의 외부 대상을 통해서 그 믿음을 확인함.
그러나 과학적 심리학이 믿음의 좁은 내용을 가지고 믿음을 구분해야 한다고 볼 이유가 있음.
예) 블로그스가 쌍둥이 지구로 순간이동 했고, 하루에 물 여덟 잔을 마시고 싶다는 자신의 욕구 내용을 좁게 해석한다고 해보자. 그는 하루에 XYZ 여덟 잔을 마실 것임.
넓게 해석하면 하루에 물 여덟 잔을 마시고 싶다는 욕구는 H₂O 여덟 잔을 마시고 싶다는 욕구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