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1

[과학철학] Cartwright (1983), “Do the Laws of Physics State the Facts?” 요약 정리

   
[ Nancy Cartwright (1983), How the Laws of Physics Lie (Oxford University Press), pp. 54-73.
  Nancy Cartwright (1980), “Do the Laws of Physics State the Facts?”, Pacific Philosophical Quarterly 61: 75-84. ]
  
  
  0. Introduction
  1. Explanation by Composition of Causes, and the Trade-Off of Truth and 
     Explanatory Power
  2. How Vector Addition Introduces Causal Powers
  3. The Force due to Gravity
  4. A Real Example of the Composition of Causes
  5. Composition of Causes Versus Explanation by Covering Law
  6. Conclusion
 
 
■ 물리 법칙에 관한 사실성 관점 [p. 54]
- 법칙에 관한 사실성(facticity) 관점: 자연 법칙이 실재에 관한 사실을 기술한다는 관점
- 물리학의 근본적인 설명 법칙들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관습적.
• 맥스웰 방정식, 슈뢰딩거 방정식, 일반상대성 방정식 등은 패러다임으로서 다른 모든 법칙들(화학, 생물학, 열역학 또는 입자물리학의 법칙들)이 따라야 하는 모형을 제시함.
•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법칙의 사실성 관점을 뒤집음. 물리학의 근본 법칙들이 실재에 대한 참을 기술하지 않기 때문.
• 사실을 기술하기 위해 수정된 법칙은 거짓이고, 참이기 위해 수정된 법칙은 근본적인 설명력을 잃어버림.

■ [pp. 54-55]
- 스마트는 물리학과는 달리 진정한 법칙이 없는 생물학은 2류 과학이라고 주장함.
• 라디오나 생명체 같은 복잡한 체계에 관한 주장은 예외를 가지므로, 생물학의 일반화나 공학의 주먹구구식 규칙은 진정한 법칙이 아님.
- 카트라이트는 예외 없음(exceptionless)의 기준을 따르면 물리학이 2류 과학이라고 함.
• 물리학의 법칙은 예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학의 법칙과 달리 사실도 아님.
• 생물학은 척색동물의 한 종인 gymnotoid의 생김새와 생태에 대한 일반적인 사실을 기술하지만, 물리학은 물리학의 영역에 속한 대상이 무엇을 하는지 말하지 않음.
- 물리학의 기본 법칙들이 사물의 행태를 기술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가?
• 리처드 파인만은 눈이 아니라 분석의 눈에만 드러나는 자연 현상들의 리듬과 패턴이 있고 그것이 물리 법칙이라고 말함.
• 파인만은 물리 법칙이 사실을 기술한다고 하지 않음.

■ 카트라이트의 주장은 반-실재론이 아님 [pp. 55-56]
- 카트라이트는 물리 법칙이 실재에 관한 참인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
• 이는 반-실재론적인 주장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 과학철학에서 전통적인 반-실재론 견해는 크게 두 종류
- 반-실재론 견해(1): 반 프라센
• 반 프라센은 세련된 도구주의자. 관찰불가능한 존재자들의 존재나 그러한 존재자들의 존재를 믿는 우리의 근거의 건전성(soundness) 등을 우려함.
• 그러나 카트라이트는 이론적 존재자들이 존재 여부나 존재자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아는지에 대한 인식론적인 문제에는 관심이 없음. 문제 삼는 것은 설명적 법칙들이 물리적 대상들이 무엇을 하는지 말하지 않는다는 것.
- 반-실재론 견해(2): 퍼트남
• 퍼트남의 내재적 실재론은 물리 법칙들이 실재에 관한 사실을 표상하지 않는다고 함.
• 쿠키 같은 일상적 존재자도 실재에 대한 사실을 표상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근거.
• 퍼트남은, 어떤 존재자가 실재를 표상하는 데는, 현대물리학의 기본 방정식이 가장 잘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
• 카트라이트는 이를 반대함. 생물학이나 공학의 일반화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진술이 자연의 사실들을 표상할 수 있고, 근본적인 설명적 법칙은 진짜로 표상하지 않음.
• 퍼트남은 의미와 지칭을 걱정하지만, 카트라이트는 참과 설명을 걱정함.


  1. Explanation by Composition of Causes, and the Trade-Off of Truth and 
     Explanatory Power

■ [pp. 56-57]
- 누구나 다 아는 물리학의 근본 법칙인 보편 중력의 법칙을 보자.
• 보편 중력의 법칙: F=Gmm′/r²
• 파인만의 설명: 보편 중력의 법칙은 두 물체가 떨어진 거리의 역-제곱에, 그리고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는 힘이 두 물체에 작용한다는 법칙이다.
- 이 법칙은 대상의 움직임을 참으로 기술하지는 않음.
• 전기력(electricity)도 떨어진 거리의 역-제곱, 전하량의 곱에 비례하는 힘이 작용함.
• 대전된 물체들(charged bodies) 사이의 힘은 F=Gmm′/r²이 나미.
• 질량을 가지면서 대전된 물체는 중력과 전기력을 합한 크기의 힘이 작용할 것이므로, 중력만 또는 전기력만 작용한다는 것은 거짓.
• 질량을 가진 대전된 물체는 그 자체로 보편 중력의 법칙의 반례임.
• 따라서 보편 중력의 법칙과 쿨롱의 법칙은 참이 아니며 근사적으로도 참이 아님.
 
■ [pp. 57-58]
- 이러한 비판에 대한 명시적 답변
• 파인만 버전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ceteris paribus)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
• 보편 중력의 법칙: 중력 외에 다른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두 물체가 떨어진 거리의 역-제곱에,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는 힘이 두 물체에 작용한다는 법칙.
- 카트라이트는 이러한 법칙은 참이지만 유용하지 않다고 함.
• 보편 중력의 법칙은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에 놓인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함.
• 이 법칙은 아주 단순하고 이상적인 환경만 설명할 수 있음.
• ‘다른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순간, 보편 중력의 법칙은 복잡하고 흥미로운 상황과는 무관해짐.
 
■ [pp. 58-59]
- 물리학의 근본 법칙은 생물학의 법칙이나 공학의 원리와 달리 사실을 표상하지 않는다는 진술은 너무 강하면서 너무 약한 주장임.
• 물리학의 어떤 법칙은 사실을 표상하고 생물학의 다른 법칙은 그렇지 않음.
• 따라서 사실성의 실패는 물리학의 본성과는 별로 상관없고 설명의 본성과 관련됨.
- 우리는 자연이 적은 수의 단순하고 근본적인 법칙을 따른다고 생각함.
• 하지만 세계는 복잡・다양한 현상들도 가득 차 있고 이 현상들은 근본적이지 않음.
• 이러한 현상들은 자연의 기본 법칙을 따르는 단순한 과정들의 상호작용에서 나옴.
- 우리는 복합 현상을 그 현상의 더 단순한 성분들로 환원해서 설명함.
• 이는 유일한 종류의 설명일 뿐 아니라, 중요하고 핵심적인 종류의 설명임.
• 카트라이트는 이를 밀의 용어를 따라 ‘원인의 합성에 의한 설명’(explanation by composition of causes)이라고 부름.
- 법칙이 사실성 요건을 만족시키는 데 실패하는 것은 원인의 합성에 의한 설명의 특성임.
• 이러한 설명의 힘은 설명 법칙이 분리되어 ‘작동’하는 것처럼 합성되었을 때 작동한다는 가정에서 나오며, 이 때의 그 법칙들은 합성되든 분리되든 똑같은 형태여야 함.
• 그러나 이는 법칙이 물체의 실제 움직임을 기술해야 할 경우 불가능함.
• 실제 움직임은 단순한 법칙들이 합성된 결과물.
• 발생한 결과는 어느 한 법칙이 독립적으로 일으킨 결과가 아님.
• 법칙이 합성 사례에서 참이려면 한 결과(effect)(실제로 발생한 결과)를 기술해야만 하지만, 법칙이 설명적이려면 다른 것을 기술해야만 함.
- 참과 설명력 사이에는 서로 상충관계(trade-off)가 있음.


  2. How Vector Addition Introduces Causal Powers

■ [pp. 59-60]
- 힘들은 벡터로 더할 수 있는데, 중력과 전기력을 벡터로 더한다면 이러한 문제에 단순하고 명백한 답을 제공할 수 있는가?
• 중력과 전기력이 둘 다 작용하면, 두 힘이 산출됨.
• 각 법칙은 정확하고, 중력과 전기력 모두 기술된 대로 산출됨.
• 두 힘을 벡터로 더하면 총 합력(total resultant force)이 산출됨.
- 카트라이트는 이러한 벡터합 논의는 훌륭하지만 은유에 불과하다고 함.
• 우리가 계산할 때 힘을 더하지 자연이 힘을 더하지 않음.
• ‘성분’력(‘component’ power)은 있지 않고 은유적인 의미로만 더해짐.
- 벡터 합 이야기는 중력 법칙에 관한 파인만의 견해를 지지함.
• 법칙이 두 물체의 성분력이 아닌 합력(resultant force)을 기술하는 것처럼 보임.
• 두 물체의 중력 질량(gravitational mass)에 의해 발생하는 힘 - 두 물체는 서로에 대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질량곱에 비례하는 힘(중력에 의한 힘)을 산출한다.
• 쿨롱의 법칙에 대하여 - 두 물체는 서로에 대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전하량 곱에 비례하는 힘(전기력에 의한 힘)을 산출한다.
- 그러나 이 법칙들은 사실성 요건을 만족하지 않음.
• 법칙들은 물체들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것처럼 보임.
• 두 물체는 어떤 경우에 Gmm′/r² 크기의 힘을 산출하고 다른 경우에 qq′/r² 크기의 힘을 산출함.
• 그러나 문자 그대로 그럴 수 없음. Gmm′/r² 크기의 힘과 qq′/r² 크기의 힘은 실재하고 발생하는 힘이 아니기 때문.
• 상호작용할 때 우리가 합력이라고 부르는 단일 힘이 발생하는데, 이 힘은 중력에 의한 힘도 아니고 전기력도 아님.
• 벡터 합 이야기에서 중력과 전기력이 둘 다 산출되었으나 둘 다 존재하지 않음.

■ [pp. 60-61]
- 밀은 이를 거부할 것.
• 밀은 원인을 합성할 때 각 분리된 효과(effect)가 실재한다고 믿을 것. 탁자의 왼쪽 부분이 존재하듯 최종 결과의 일부분으로 존재한다는 것.
• 원인의 합성에 관한 밀의 패러다임은 역학. “어떤 물체가 북쪽으로의 힘과 동쪽으로의 힘을 받으면, 이 물체는 두 힘을 각각 독립적으로 받았을 때 움직이는 것과 정확히 같은 거리를 북동쪽으로 움직일 것.”
- 카트라이트는 밀의 주장이 그럴듯하지 않다고 함.
• 북동쪽으로 움직인 물체는 북쪽으로 움직인 것도 아니고 동쪽으로 움직인 것도 아님.
• 어떤 물체가 반대 방향으로 정확히 같은 크기의 힘을 받는다면 움직이지 않겠지만, 밀은 그 물체가 왼쪽으로 몇 피트, 오른쪽으로 몇 피트 움직인다고 할 것.

■ [pp. 61-62]
- 벡터 합 이야기에 들어맞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칙의 사실성을 포기해야 함.
• 법칙이 사실이 아니라 물체가 가지는 인과력(causal power)을 기술할 수 있다고 한다면, 두 법칙의 참을 보존할 수 있음.
- 흄은 힘(power)과 실행(exercise)의 구분이 근거가 없다고 했으나, 카트라이트는 그러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함.
• 보편 중력의 법칙은 두 물체가 크기 Gmm′/r²의 힘을 산출할 힘이 있다고 하지만, 그 실행이 항상 성공한다고 하지 않음.
• 법칙들이 실제로 산출하는 것은 어떤 다른 힘들이 작용하고 있는지, 최종적인 타협이 어떠한지에 의존함.
• 이는 원인의 구성성분을 상상하는 방법일 수 있으나, 이 경우 우리가 사용하는 법칙은 물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아니라 물체들이 어떤 힘을 가지는지 말하는 것.
- 인과력의 도입은 온건한 경험주의의 생산적인 시작점으로 보이지 않음.
• 우리는 인과력의 관점에서 생각하므로, 사실성 관점이 참이며 인과력의 사용이 완전히 실수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을 것. 그러나 사실성은 쉽게 포기될 수 없음.
• 법칙들이 무엇인지, 법칙들의 연결이 무엇인지 설명할 때, 한편으로는 법칙을 입증하는 표준적인 과학적 방법이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 법칙들이 예측, 구성, 설명에 사용되는 것이 필요함.
• 자연 법칙이 사실을 기술한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사실의 표본이 법칙의 입증에 왜 유관한지, 자연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법칙들이 어떻게 제공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이야기가 있어야 함.
• 카트라이트는 인과력이 이러한 것들을 잘 다룰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부정적임.


  3. The Force due to Gravity


  4. A Real Example of the Composition of Causes

■ [pp. 67-68]
- 탄소 원자의 바닥상태(ground state)는 다섯 개의 다른 에너지 준위(energy level)를 가짐.
• 물리학 교재는 이 현상을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함.


- 단계(1)에서 바닥상태 에너지는 중심장의 근사를 통해 계산되며 단일 선 (a)가 유도됨.
• 어떤 목적에서 이러한 준위만 발생한다는 가정은 정확함.
• 그러나 몇 가지 문제들이 더 정확한 기술을 요구함. 중심장의 근사는 속껍질 전자들(inner shell electrons)과 겉껍질 전자들 사이의 정전기적 발발(electrostatic repulsion)의 평균값만을 고려한다는 점.
- 단계(2)에서 단계(1)의 결함이 해결됨.
• 정확한 쿨롱 상호작용과 단계(1)에서 사용한 평균 포텐셜의 차이와 동등한 항(term)의 효과들을 고려함.
• 교정적 포텐셜은 (a)의 단일 선에서 (b)의 세 선으로 ‘갈라짐’.
• 그러나 이러한 처방은 부정확함. 스핀 효과를 무시하기 때문.
- 단계(3)
• 각 전자는 스핀, 또는 내부각운동량(internal angular momentum)을 가지며, 전자의 스핀은 additional potential을 만드는 공전 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과 연결됨.
• spinning electron이 내부각운동량을 가지고, ‘[전자기적] 포텐셜에서 움직이는 전자가 자기장으로 “보이기”’ 때문에, additional potential이 일어남.
• ³P은 스핀-궤도 에너지항(spin-orbit energy term)의 영향 받으며, ³P₀, ³P₁, ³P₂, 이렇게 세 준위로 갈라짐.
• 그래서 (c)에서는 다섯 개 준위가 됨.

■ [pp. 68-69]
- 철학적 당혹은 마지막 단계에서 두드러짐.
• 다섯 준위는 쿨롱 포텐셜의 합성에 기인하며,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에 의한 포텐셜은 가장 낮은 세 준위로 갈라짐. 이는 다섯 준위에 대한 설명임.
• 그러나 여기에 사용한 법칙을 어떻게 진술할 수 있는가?
- 쿨롱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음.
• 탄소 원자의 쿨롱 포텐셜이 그러할 때마다 (b)의 세 준위가 나타남.
- 탄소 원자 그 자체는 이 법칙에 대한 반례를 제공함.
• 탄소 원자는 쿨롱 포텐셜을 가지지만, (b)의 세 준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c)의 다섯 준위에서 발생하기 때문.
- 합성력에 대한 벡터 합 처방에 유비하여, 다음과 같이 말해보자.
• 탄소 원자에서 쿨롱 포텐셜에 의해 발생된 에너지 준위는 (b)에서의 세 준위와 같다.
- 그러나 쿨롱 포텐셜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되는 준위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준위.
• 실제로는 다섯 준위가 발생하며, 다섯 준위는 (b)의 세 준위를 포함하지 않음.
• 가장 낮은 세 준위인 ³P는 (c)의 어떠한 준위와도 같지 않음.
• 운동의 합성 사례에서 밀은 ‘성분’ 효과들(‘component’ effects)을 실제 효과의 일부분으로서 보고 싶어 했으나, 여기서는 단연코 그럴 수 없음.
- 탄소 원자에서 쿨롱 포텐셜의 효과에 대한 참인 사실성 주장을 하는 것은 어렵지만, 양자 이론은 특정한 반-사실적 조건문이 참임을 보장함.
• 쿨롱 포텐셜이 현재 작용하는 유일한 포텐셜이었다면 (b)에 있는 세 준위를 산출했을 것이라는 것.
- 분명히 이러한 반-사실적 조건문은 우리의 설명과 관련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어떻게’를 보여주는 설명 모형이 없음.
• 포괄법칙 모형(covering-law model)은 사실에 관한 진술이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데 어떻게 관련되는지 보여줌.
• 그런데 에너지 준위에 관한 참은 상당히 다른 환경에서의 나타나는 준위들과 어떻게 관련되는가? 우리는 반-사실적 조건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음.


  5. Composition of Causes Versus Explanation by Covering Law

■ [pp. 69-70]
- 원인의 합성은 설명에 관한 방법론이 채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아님.
• 법칙의 사실성과 양립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음.
• 가장 좋은 예는 표준 포괄법칙 설명.
- 때때로 다른 종류의 설명은 우리가 어떤 현상의 구성 원인들(component causes)이 무엇인지 말하는 설명을 제공할 때도 가능함.
• 예) 두 법칙에서, 어떤 계가 질량과 전하를 모두 가지는 경우 무엇이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말하는 더 복합적인 법칙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우리는 안다.
• 밀은 그러한 ‘초월’ 법칙들(‘super’ laws)이 역학 현상에 항상 사용가능하다고 생각함. “이것은 역학이 왜 연역적 또는 실증적 과학이고 화학은 왜 아닌지를 설명한다.”

■ [pp. 70-71]
- 카트라이트는 초월 법칙과 그것이 제공하는 포괄적 설명에 대해 세 가지를 지적함.
- 지적(1): 많은 설명들에서, 초월 법칙은 사용가능하지 않음.
• 우리가 특정 사례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본 후, 우리는 다양한 원인들이 그것을 일으키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할 수 있음. 우리는 초월 법칙을 모르고도 설명함.
• 이런 평범한 과학적 실행을 포괄하고, 이러한 설명이 왜 좋은 것인지 보여주는 철학적 해명이 필요함.
- 지적(2): 초월 법칙들이 어떤 사례를 포괄할 수 있어도 설명적이지 않을 수 있음.
• 이는 설명에 관한 포괄법칙 모형에 대한 오래된 불만임.
• 예) “왜 정원의 메추라기는 걸을 때 머리를 위아래로 우스꽝스럽게 흔들지?”, “모든 메추라기는 그러니까.”
• 스핀-궤도 결합 예에서, 특정한 실험 사례에서 다섯 개의 에너지 준위가 나타나는 것을 “모든 탄소 원자는 다섯 개의 에너지 준위를 가지므로”라고 설명할 수 없음.
- 지적(3): 현상을 산출하는 구성요소들의 과정을 기술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무엇이 그러한 현상을 일으키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을 잃게 됨.
• 물론, 복잡한 상황에 대한 포괄 법칙은 종종 설명적일 것임. 법칙의 전건이 특정 상황들을 조합하지 않는 대신 이론의 일반적인 형태에 부합하는 더 추상적인 기술을 제공하는 경우, 더욱 그러함.
• 스핀-궤도 결합 사례에서, 양자 역학은 대칭군, 해밀토니언, 축퇴도(degeneracy)에 대한 일반 정리를 제공함. 탄소의 해밀토니안과 그것이 보여주는 대칭의 적절하게 추상적인 특성에서 탄소의 에너지 준위를 유도하는, 포괄 법칙 유형을 기대할 수 있음.
• 우리는 정말로 이것을 할 수 있고, 이를 하지 않는다면, 탄소 준위의 패턴이 자연의 대칭성의 효과에 대한 사실을 반영하는 일반 현상의 특정 사례임을 알 수 없을 것.
• 한편 이것만을 한다면, 각 특정 사례에서 계산되는 대칭성이 제거되어, 스펙트럼선들이 어떻게 갈라지는지에 대한 상세한 인과적인 이야기를 놓칠 것.
• 이러한 양면성은 설명의 광범위한 특징임.
• 모든 복잡한 현상을 통일하는 초월 법칙들의 단일한 집합이 물리학에 있다고 해도, 우리의 현재 그림은 그래도 이들 법칙에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음.
• 보편중력의 법칙과 쿨롱의 법칙 같이 분리된 영역에서 온 법칙들의 결합된 작용 때문에, 통일 법칙이 서술하는 것은 일어나야 하며, 일어남.
• 이들 법칙 없다면, 우리는 설명적 이야기의 본질적인 부분을 놓칠 것.
• 초월・통합된 포괄 법칙에 포섭되는 설명은 원인의 합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
• 통합된 법칙이 어떻게 최종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해하려면 중력 법칙, 쿨롱의 법칙 등의 분리된 작용이 필요할 것. 법칙들에 대한 사실성의 실패는 여전히 대면해야 함.


  6. Conclusion

■ [pp. 72-73]
- 과학적 실재론이 제안하는, 자연 법칙에 대한 단순하고 간단한 견해는 사실성 견해.
• 자연 법칙은 물리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술한다는 것.
• 그러나 사실성 관점은 물리학의 근본 법칙처럼 설명적 법칙들에 들어맞지 않음.
• 설명에서 법칙이 사용되는 것을 설명하려면 다른 견해가 필요함.
- 카트라이트는 사실적인 내용과 설명력은 서로 상충된다고 논증함.
• 우리는 어떤 복잡한 현상이 단순한 인과 법칙들의 상호작용의 결과일 것으로 설명함.
• 그런데 이 법칙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법칙들이 설명에서 역할을 하려면, 그 법칙들은 함께 작동할 때 반드시 혼자서 작동할 때와 똑같은 형태이어야 함.
• 그러나 법칙들이 말하는 바는 문자 그대로 참일 수 없는데, 이는 혼자 작동했을 때 일어났을 결과와 실제로 함께 작동했을 때 일어난 결과는 다르기 때문.
- 근본 법칙들이 단일 원인만 작동할 때 일어난 것에 관하여 참인 기술을 제공하지만, 문제는 여러 원인들이 작용하는 매우 다른 것들을 설명할 때 근본 법칙을 사용할 때 나타남.
• 법칙이 참이거나 좋은 근사인 경우 많은 것을 설명하지 못함.
• 우리는 모든 참인 자연 법칙을 알 수 있지만 여전히 합성적인 사례들을 어떻게 설명할지 알지 못할 것임.
• 설명은 반드시 법칙 외의 다른 어떤 것에 의존해야 함.
-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부조리함.
• 설명은, 원인들이 분리되어 일어나는 희박한 경우와 원인들이 결합되어 일어나는 경우, 이렇게 두 경로가 있는 것이 아님.
• 설명은 원인이 하나든 여럿이든 같은 방식으로 작동함.
• 카트라이트는 ‘Truth Does’t Explain’에서 원인 합성에 의한 설명의 문제점을 지적함. 설명은 매우 특이한 활동이며, 자연 법칙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 그러나 과학적 설명은 법칙을 사용하며, 특이한 것은 법칙 그 자체임.
• 원인의 합성에 의한 설명을 하는 법칙은 사실성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함.
• 물리 법칙이 어떻게 현상이 일어나는지 설명하려면, 사실을 기술할 수 없음.
  
  
(2018.04.12.)
     

2018/04/10

올바른 공부법에 대한 환상



언제부터인가 공부법을 배우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우리의 성취를 좌우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학습이라고 공부법 전도사들은 말한다. 차이코프스키의 일화를 언급하는 카드 뉴스도 있다. 1878년 차이코프스키가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을 때, 당시로서는 그 곡은 연주하기 너무 어려워서 당대 최고의 바이올린 주자인 레오폴드 아우어도 연주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젊은 연주자들도 그 곡을 연주할 수 있다며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1878년에 어느 누구도 연주할 수 없었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2018년에는 웬만한 사람이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연주자로서 찬사를 받을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누구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된 세상에서, 그 곡도 연주할 수 없는 사람은 연주자조차 될 수 없다. 학습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었지만 연주자가 되는 문턱은 낮추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무리수 개념은 피타고라스 학파를 혼란에 빠뜨렸지만, 오늘날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은 무리수와 관련된 수학 문제를 쉽게 푼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 학생이 다행히 아직 수학 포기자가 아니라는 것이고 그 뿐이다. 17세기 유럽 최정상급 수학자들은 미적분을 두고 논쟁을 벌였지만,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미분적분학> 수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미적분 문제를 푼다. <미분적분학> 수업에서 A+를 받은 학생은 최고의 수학자가 반열에 오르는가? 아니다. 그냥 조금 똘똘한 이과생일 뿐이다. 오늘날 중학교 수학 교과서를 익힌 사람이 고대 그리스로 간다면 최상위권 수학자가 될 것이고 오늘날 학부 수학 강의를 소화한 사람이 갈릴레오가 활동했던 시대로 간다면 유럽 최고의 수학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경쟁은 항상 당대의 사람과 하는 것이라서 오늘날 사람이 어떠한 일을 옛날 사람보다 잘 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이는 오늘날 한국 육군의 대대 병력을 이끌고 임진왜란에 참전하면 고니시 유키나가의 선발대 1만 2천 명을 부산 해안에서 몰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무의미한 말이다.

인간이 어떤 일을 어느 수준까지 할 수 있는가와 그 일을 어느 수준까지 해야 특정 시기에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이다.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누군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거나, 할 수 있지만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하고 돈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일로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 어느 수준으로 잘 해야 하는지, 그리고 몇 명이나 그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지는 시장에서 결정된다. 어떤 사람이 제 딴에는 잘 한다고 해봐야 같은 시기 같은 시장에서 활동하는 경쟁자들보다 일을 못 해서 일감을 다 빼앗기면 그 사람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시장에 남으려면, 같은 일을 남들보다 더 싸게 하거나 같은 값에 남들보다 일을 더 잘해야 한다. 어제 했던 것보다 오늘 더 잘 했다고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어제 1등을 했던 사람뿐이다. 김연아는 그래도 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면 안 된다.

흔히들 말하는 “제대로 된 학습법”이라는 것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그러한 학습법을 나만 알고 경쟁자들은 몰라야 한다. 그런데 대체로 내가 아는 공부 방법이라는 것은 책으로도 소개되고 방송으로도 소개되어서 개도 알고 소도 안다. 모든 사람이 같은 학습법을 안다면,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학습법이 아니라 재능이다. 그래서 올바른 학습법을 익히고 충분히 훈련한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다가 잘 안 되면, 그리고 올바른 학습법이라는 것을 해보고도 잘 안 되면, 미련을 가지지 말고 빨리 다른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어떤 일을 해보고 잘 안 되었을 때 적절한 시점에 접으면 심리적인 타격도 적고 큰 손실 없이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자기가 게을러서 안 되었다거나 노력이 부족해서 안 되었다는 식으로 괜히 자신의 성실성을 문제 삼으면 수렁에 빠지게 된다. 올바른 공부법에 대한 환상은 재능 없는 사람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손실 규모를 키울 뿐이다.

물론 공부법 전도사들이 전혀 무익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당대의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널리 공유되면, 재능이 있지만 환경이 후져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이 시장에서 선택될 가능성은 커지고, 재능이 없지만 환경이 좋아서 재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시장에서 선택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재능 있는 사람은 한정된 자원이라서, 그러한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는 것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직결된다. 공부법 전도사들의 공익적인 역할은 딱 그만큼이다.

(2018.02.10.)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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