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3

중국 여자를 보고 느낀 공포



며칠 전에 전원주택 진입로 근처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자동차가 내 근처로 오더니 차에서 어떤 여자가 내려 나에게 다가왔다. 정장을 차려입었는데 약간 번쩍거리는 느낌이 있는 소재로 된 것이었다.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볼 수 없었으나 눈가 주름으로 보아 나보다 나이가 한참은 많아 보였고 쌍꺼풀 수술을 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그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거는데 내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서 그 여자는 몇 번을 다시 말했다. 중국교포가 아니라 중국인인 모양이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겁이 덜컥 났다. 그 여자가 당장 나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겁이 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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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단지와 내 소유인 진입로 근처 땅 사이에는 빈 땅이 있다. 원래는 우리집 땅이었는데 아버지가 헐값에 팔고 다른 사람 땅이 되었다가, 그 땅을 산 사람이 헐값에 땅을 사고도 토목공사 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서 주인이 몇 번 바뀌었다. 가장 최근에 그 땅을 산 아저씨도 땅을 값싸게 샀다고 하는데, 토목공사 비용 관련 채무와 얽혀서 개발하지 못하다 최근에 업체와 합의를 보았다고 건설업체 직원에게 들었다. 그런데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나에게 땅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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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때 한참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 외국인 부동산 매입 규제를 풀었다더라, 중국인들이 아파트를 쓸어담고 있다더라 하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빈 땅을 중국인이 샀다고 해보자. 부동산, 건설, 중국, 그 다음에 떠오를 만한 것은 무엇이겠는가? 인공지능한테 물어봐도 ‘깡패’나 ‘조폭’이 답변으로 나올 것이다. 빈 땅 서쪽에 있는 전원주택 단지에서는 하수도로 쓸 만한 배수로의 출구를 막았고, 빈 땅 동쪽 진입로에서는 내가 깔짝거리고 있다. 중국 깡패가 손도끼를 들고 찾아온다면 나는 대응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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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나보고 진입로 근처에서 무엇을 하는지 한참 묻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 여자는 상대방 남자와 한국어 한 마디 안 쓰고 중국어로만 대화했다. 더 무서웠다. 통화가 끝난 후, 나는 공사 차량 이외의 차량은 통과할 수 있게 했고 공사 차량은 서쪽 길로 허가가 날 테니까 전원주택 단지 사장하고 합의해야지 나는 전혀 모른다고 설명하고 그 여자를 보냈다. 그래도 한참 동안 공포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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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느낀 공포심은 똬리를 튼 살모사를 보았을 때나 맹렬하게 짖는 목줄 풀린 개를 보았을 때 느낀 공포심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가시적인 위협이 전혀 없으나 오히려 살모사나 개를 마주했을 때보다 강렬하고 오래 지속되는 공포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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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종류의 공포심을 느낀 후 두 가지를 이해까지는 아니고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는 여자들이 밤길이 무섭다고 할 때의 대충 이런 식의 공포심을 느끼겠다 싶은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의 치안 상태를 운운하면서 밤길 무섭다고 하는 여자들을 망상병 환자로 모는 경향이 있는데, 두려움은 통계 자료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다른 하나는 흑인 용의자를 과잉진압하는 백인 경찰들이 이런 식의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었다. 당연히, 그러한 행동을 하는 백인 경찰이 잘 했다거나 정당하다고 하는 건 절대로 아니고, 아마도 공포심이 그러한 과잉진압을 추동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은 것이다. 인종 차별에 명백하게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공포심이 순간적으로 확 올라오는 것에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중국이나 중국인에 대해 차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믿고 있었는데, 이렇게 공포심을 느끼고 나니 그러한 것을 해결하는 게 결코 쉬운 것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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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3.)


어머니의 심리상담 소견서

나의 어머니는 작년 11월부터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옆집에서 나를 무고하여 8월과 10월,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무고 건과 스토킹 건 모두 검찰에 송치되었다(무고 건은 경찰에서 불송치했으나 고소인들의 이의제기로 강제송치되었다),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