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내가 누군가의 유지를 받아 무슨 일을 한다면, 그 일과 관련하여 두렵고 걱정하는 마음이 들어서, 내가 하는 일이 그 분의 뜻에 정말 맞는지 스스로 몇 번이고 되물어볼 것 같다. 애초에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더라도, 그 뜻을 이어받은 내가 일을 망치면 그 일을 시작한 사람까지 비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일을 웬만큼 잘하는 것 같더라도, 조금이라도 염치가 있고 분별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하는 일이 그 분의 뜻이라고 사람들 앞에서 쉽사리 선포하지 못할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먹이는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을 보면 꼴사납다는 생각이 든다. 뻑 하면 노무현 정신이란다. 지랄을 해도 노무현, 염병을 떨어도 노무현, 똥오줌을 싸도 노무현이란다. 해장국을 3대째 만들어 파는 가게에서도 원조 할머니를 그 정도로 팔아먹지는 않는다.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이 해장국집을 운영했다면, 식재료 원산지를 속이다 영업 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원조 할머니를 들먹이며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원조 할머니의 정신”이라며 행정관청의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노무현 대통령님
‘야~ 기분좋다~!!!!’ 라고 하고 계시지요?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
라고 글을 썼다. 도대체 김용민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뭘로 생각하고 있길래 그러는 것일까?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설령, 그러한 걱정이 기우에 불과하더라도(나는 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정안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는 모를 일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앞으로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신경을 곤두세울 것 같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법률안이 통과된 사실을 알았다면 앞뒤 안 가리고 “야~ 기분 좋다~!!!!”라고 말할 거라고?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덜떨어진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김용민 의원이 괜히 노무현 대통령을 들먹이지 말고 정말로 저승에 가서 노무현 대통령의 반응을 살피고 오기를 바란다. 형사소송법이 개정되어 정말로 기분이 좋은지, 우려하는 점은 없는지, 또는 개정에 반대하는지, 당장 저승에 가서 노무현 대통령한테 직접 물어보고 왔으면 좋겠다.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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