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과학철학] Teller (2008), “The Finewright Theory” 요약 정리 (미완성)
2019/08/29
학술대회 포스터를 보내러 여러 철학과를 검색하다가
학회를 앞두고 다른 학교 철학과 사무실에 연락할 일이 있어서 구글에 여러 학교 철학과를 검색했다. 학교별 철학과 학생들이 쓴 이상한 글이 잔뜩 떴다. 개인 블로그에 써놓은 글은 그렇다고 치자. 왜 동아리를 만들어서 학교 이름, 과 이름 써놓고 정신 나간 소리를 쓰는 것인가. ‘무슨무슨 서포터즈’라고 하면서 학과별 소개하는 사이트도 몇 개 있었는데 그런 사이트에서 철학과 홍보하는 학생들도 여지없이 다 이상한 글을 써놓았다. 분명히 학교마다 정상적인 학생들이 있고 똑똑한 학생도 있는데, 왜 철학과 홍보는 미친 놈들이 하는 것인가. 왜 미친 놈들은 활발하고 적극적이고 사교적인가.
글에 드러나는 미친 패턴이 획기적이거나, 이 정도면 혁신이라고 할 만하다든지 하면 또 모르겠다. 그러한 패턴이 획기적이어서 이 정도면 현대 예술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싶으면 그 사람에게 경의를 표할 마음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은 거의 없고 죄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일단, “삶과 유리되지 않는 학문”이라는 말은 꼭 들어간다. 반대로 물어보자. 어떤 학문이 삶과 유리된 학문인가? F=ma가 삶과 유리되었나, 필립스 곡선이 삶과 유리되었나? 그래놓고 철학책도 아니고 소설책에 나오는 문구를 써놓는다. “실천” 같은 소리도 꼭 들어간다. 뭘 실천하겠다는 것인가. 아, 후견주의(paternalism)에 관한 논문은 법학이나 행정학에서도 많이 나오니까 후견주의에 대한 윤리학적 탐구를 하겠다는 것인가? 그런 것도 아니다. 그렇게 소설책에 나오는 문구를 또 써놓는다.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철학함을 배워야 한다”는 말도 꼭 들어간다. 무슨 말인가 가만 들여다보면, 책이나 논문 같은 것은 읽기 싫고 요약문이나 보고서도 쓰기 싫고 자기와 상태 비슷한 애들하고 노냥 노닥거리겠다는 말이다. 그들은 왜 그렇게 칸트를 욕보이는가. 도대체 칸트는 무슨 죄를 지었는가.
얼마 전에 학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사람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이 다닌 학교에서도 인문대 학과들 통폐합 논의가 있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들이 토론회를 열었다고 한다. 인문학에 우호적이었던 그 사람은 자기 전공과 아무 상관없는 토론회에 갔고, 거기서 충격을 받았다. 과가 없어질 수도 있는 판에 참석자들은 밑도 끝도 없는 이상한 이야기를 서로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더라는 것이다. 그 사람은 해당 학과들이 통폐합되는 것을 걱정해서 토론회에 갔다가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런 과들은 신입생을 따로 모집하지 말고 공대생들이 그런 학과를 복수전공하도록 권장하거나 강제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렇듯, 미친놈들은 우군을 쫓아낸다.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문제라는 뉴스 보도나 신문 기사가 나오지만, 그런 보도나 기사에도 헛소리가 적지 않게 섞여있어서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데 거의 도움이 안 된다. 철학이나 철학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면 철학과 출신 미친놈들부터 제어해야 한다. 내가 내 공부도 못하는 주제에 딱히 뭘 할 수 있겠냐만, 그래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올해는 학술대회 포스터를 열네 군데 학교에 보냈다. 작년까지는 네 군데에만 포스터를 보냈으니, 올해는 작년보다 열 군데에 더 보낸 것이다. 후임 총무간사에게 이야기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학교에 포스터를 보내라고 할 생각이다.
(2019.06.29.)
2019/08/27
교과서 두께
연구실에 가던 중 한 강의실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내가 3학년 2학기까지 공부를 안 했어요.” 칠판을 보니 통계학과 계절학기 수업인 것 같았다. 문 앞에 서 있으면 나를 신경 쓰느라 교수가 하던 이야기를 못 할 것 같았다. 몸을 숨기고 이야기를 엿들었다.
“수학이 그렇게 재미가 없는 거야. 교과서를 보면 한 번 한 말은 다시 하지 않고 넘어가요. 게다가 수학하는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줄여서 쓰고 생략을 많이 해요. 그런 책으로는 도저히 배울 수가 없어요. 교과서는 가르치라고 있는 책인데 그런 책으로는 가르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참고서가 잘 팔리는 거예요. 세상은 참 재미있어요.”
어떤 학문이든 발전할수록 가르쳐야 할 것이 많아지고, 그걸 교과서에 다 넣으면 두꺼워지니까 안 두꺼워지게 하려고 생략과 축약을 많이 하고, 그렇게 되면 배우기가 어려워서 훨씬 두꺼운 참고서가 나온다. 관련 법령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교과서는 꼭 하드커버 한 권으로 만들까. 혹시라도 내가 교과서를 만드는 사람이 된다면 작은 책 여러 권으로 만들어서 들고 다니기도 쉽고 해설도 충분히 많은 교과서를 만들어보고 싶다. 원래 그런 교과서가 있었는데 사라진 건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아서 그런 교과서가 안 나온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런 시도를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2019.06.27.)
2019/08/26
[과학기술학] 홍성욱 (2016), 3장 “과학철학적인 탐색” 요약 정리
초등학교 셔틀버스의 전원주택 진입로 출입을 막다
전원주택 진입로에 깔린 콘크리트를 거의 다 제거했다. 제거하지 못한 부분은 예전에 도시가스관을 묻으면서 새로 포장한 부분인데, 이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몇 배 두꺼워서 뜯어내지 못했다. 그 부분을 빼고는 내 사유지에 깔린 콘크리트를 모두 제거했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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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정소연 옮김 (궁리, 2007). ] [1] <런던 중앙 인공부화, 조건반사 양육소> 34층밖에 안 되는 나지막한 회색 건물 세계 정부의 표어: “공동체, 동일성, 안정” 선과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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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구마>라는 웹툰을 보면서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경쟁 사회에서 사람이 왜 피폐해지는지 잘 몰라서 그런 웹툰을 보며 위안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꼭 인삼이어야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구마도 충분히 행복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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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되는 것이다> 짤은 『고우영 십팔사략』 10권 96쪽에 나온다. 후량-후당-후진-후한-후주-송으로 이어지는 5대 10국 시대에서 후한이 망할 때 풍도가 유빈을 죽인 일을 그린 것이다. 907년 주전충이 당을 멸망시키고 후량(後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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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잘 나간다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그에게 “문화 권력”이라는 수식어가 들러붙는다. “권력”이라는 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말하는데 “문화 권력”이라고 불리는 건 그냥 그 사람이 요새 잘 나간다는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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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쯤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이러스학 교재를 약간 읽어본 적이 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까지 천연두 바이러스가 DNA 바이러스이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RNA 바이러스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상황이면 그 아르바이트는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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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아이디, 『기술철학』, 김성동 옮김 (철학과현실사, 1998) ] 40 기술을 비판하거나 찬양하기 전에 적어도 기술에 대한 암묵적인 선-이해가 있어야 함. 40 후설과 하이데거의 영향 42 상관관계들 자아(Ego) -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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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들은 뛰어다니고 장난치고 노는 동안, 화천이는 곁에서 새끼들을 지켜보고 있다. 바닥에 배를 깔고는 안 보는 척 고개를 돌리고 있지만, 새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화천이는 새끼들을 따라 같이 이동한다. 수시로 눈가를 핥아 눈곱을 떼어주고 젖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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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는 학위를 받으면 학위 논문을 제본해서 주변 사람에게 주는 풍습이 있다. 예전과 달리 오늘날에는 논문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공개되지만 여전히 학위 논문을 제본해서 나누어주는 풍습이 남아있다. 어떤 행동 유형이 관례로 자리 잡으면 그 자체로 관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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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기계공구상가 근처에서 아르바이트 할 일이 있었다. 아르바이트 하기 전에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주변에 쇠 깎는 가계만 있고 식당이 없었다. 근처 가게 주인한테 중국집 위치를 물었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해서 나는 왼쪽으로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