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1

토마스 쿤은 그리스어로 사색했는가?



이지성은 인문고전을 원전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전을 읽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근거가 너무 황당하다. 『생각하는 인문학』에서 이지성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인문고전을 왜 원전으로 읽어야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원어로 사색하기 위해서다. 원어로 사색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원전 독서는 무의미하다. [...] 예를 들면 그리스 고전을 읽고 사색할 때 ‘형상’ 대신 ‘이데아’, ‘탁월함’ 대신 ‘아레테’, ‘억견’ 대신 ‘독사’, ‘이성’ 대신 ‘누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사색의 깊이와 밀도가 달라진다. 당신이 이 경험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318쪽)


도대체 이지성은 어떤 경험을 했길래 사색의 깊이와 밀도가 달라졌다는 것인가? ‘형상’ 대신 ‘이데아’라고 단어만 바꾸어 쓰는 정도로 사색의 깊이와 밀도가 달라질 정도라면, 고대 그리스어로 된 문장을 자유롭게 읽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플라톤 대화편을 고대 그리스어로 읽는 고대철학 전공자들에게는 신비롭고 기적적인 일이 벌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고대철학 전공자들 중에 그러한 신비로운 현상을 체험했다고 증언하는 사람은 없다.


『과학 혁명의 구조』라는 책으로 20세기 과학철학의 역사를 새롭게 쓴 토머스 쿤의 사례를 보면 인문고전 저자의 관점에서 원어로 사색하는 일은, 세계 최고의 인문학 교육을 받은 아이비리그 출신들의 두뇌도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 같다. 토머스 쿤은 하버드 대학교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유럽에서 군사 관련 기술 연구를 하다가 다시 하버드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이때 보다 더 훌륭한 강의를 위해 인문고전을 원전으로 읽는 것을 넘어서 인문고전 저자의 관점에서 원어로 사색하기를 실천하다가 황홀한 깨달음을 얻었고, 후일 전 세계의 과학철학계가 혁명으로 평가하게 될 이론을 정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320쪽)


토마스 쿤이 “인문고전 저자의 관점에서 원어로 사색하기를 실천하다가 황홀한 깨달음을 얻었”다니! 이지성이 고대 그리스어 단어 몇 개를 읊조리고 나서 사색의 깊이와 밀도가 달라지든 말든 그건 이지성 개인의 경험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토마스 쿤은 어디에서 그런 체험을 했다고 증언하는가? 당연히 이지성의 책에는 그런 출처나 원문 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토마스 쿤이 고대 그리스어로 된 책을 읽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간단하다. 쿤의 저작에 나오는 참고문헌을 확인하면 된다. 『과학 혁명의 구조』는 3판이든 4판이든 주석만 있지 별도로 참고문헌란이 없다. 이지성의 말이 개소리임을 입증하기 위해 굳이 『과학 혁명의 구조』의 주석을 모두 살펴볼 필요는 없다. 『코페르니쿠스 혁명』(The Copernican Revolution)의 참고문헌란에는 고대 그리스어 원전은 없고 『The Works of Aristotle Translated into English』 같은 번역서만 있다. 토마스 쿤은 영어로 번역된 원전을 읽고 영어로 사고했던 것이다.

* 참고 문헌

이지성, 『생각하는 인문학』, 차이, 2015.

(2016.04.22.)


2016/06/20

정신적 미성숙도 자랑하는 일부 사교육 업자들

   

사교육 업자가 고객인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일일 수도 있다. 10대 시절을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고 나름대로 착실히 살도록 이끄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10대를 대상으로 이야기한다고 해도, 학창시절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좋은 대학을 다니면 어떤 점이 좋은지를 꼭 그렇게 천박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일부 사교육 업자는 대학교 4학년씩이나 되어서도 초등학교 1학년 같은 소리나 하고 예쁜 여자한테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생들 앞에서 오히려 자랑스럽게 말한다. 어떻게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것이 자랑이 되는가?

  

어차피 사교육 업자의 강의를 듣던 고등학생들도 어른이 될 것이고 세상물정을 알게 될 것이다. 명문대학을 다닌다고 해서 죄다 몸만 큰 아이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기는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교육 업자들이 자기가 나온 학교에 좋은 영향을 주는가? 그건 아니다. 명문대학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면 흠집을 냈지 결코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알고 지내는 서울대 사람들은 사교육 업자들이 고등학생들한테 서울대 간판 팔아먹으며 허튼 소리 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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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KY 와서, 서울대 와서 제일 무서웠던 게 뭔지 알아? 나는 중고등학교 때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이 아니라 못 하는 친구들이 많았을 거 아니야? 두 그룹이 만나서 술을 먹잖아? 그러면 그 이질감이, 소름이 돋을 정도인 거야.”

    

  

“들어봐, 너희가. 어떤 학생의 꿈이야. 

‘저는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대통령이 되어서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지금까지 역사에 없던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고 싶고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게 몇 학년의 꿈같니? 초등학교 1학년 일기장 같지? 내가 서울대학교에서 만난 4학년 정치외교학과 선배의 꿈이야. 대학교 4학년 먹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이게 서울대 애들이야.”

    

  

“그런데 내 지방대 친구들이랑 술을 먹잖아. 어떤지 알아? 오직 그 이야기밖에 안 해.

‘ㅆ발, 돈은 벌 수 있을까?’ ‘먹고 살 수 있을까?’ 

그런데 이 먹고 산다가 비유가 아니라 ‘진짜 먹을 수 있을까?’ 이 이야기야. 

‘우리 아버지 은퇴하시면 퇴직금이 얼마인데...’ 이런 이야기만 하는 거야.”

    

  

“다시! PC방을 한다고 천한 삶이 아니야. 대통령이 된다고 위대한 삶이 아니라고. 내 말은. 인생을 바라보는 크기가 너무 다르지 않니? 그런데 그게 왜 그럴까? 서울대 나오면 장땡이라서? 미적분을 잘 한다고 대통령이 되는 게 아니잖아. 그런데 뭐냐? 얘네들은 10대 때 그 인생관을 가지고 태어나는 거야.”

    

  

“이렇게 말해줄게. 이렇게 비유하면 와 닿을까? 예쁜 여자애가 있잖아. 절대 말을 못 걸어.

‘내가 이야기해봤자 쟤가 나를 만나줄까?’

소심쟁이. 그런데 서울대 왔을 때 달라진 게 뭔지 알아? 진짜 말도 안 되는 여자애들한테 ‘나랑 사귈래? 싫어? 싫음 말고.’ 이렇게 되는 거야.”

    

  

“이게 무슨 변화인 줄 알아? 서울대 애들은, 나는, 시험에 붙은 순간 이 feel을 받은 거야.

‘ㅆ발, 내가 하면 되는 구나. 하면 끝까지 갈 수 있구나.’

이걸 가지고 어른이 되니까 연애든 꿈이든 뭐든 제한, limit가 없는 거야. 알았지? 대학교 4학년생이 ‘까짓 거 대통령이 되자’라고 꿈꾸는 거야. 웃긴 게 아직도 내가 만나는 서울대 동기들은 그 이야기를 하고 있어. 얼마 전 만난 친구도 걔 꿈이 대통령이야.”

  

  

(2016.04.20.)

     

2016/06/19

10년 동안 기른 선인장의 죽음

     

10년 동안 기른 선인장이 죽었다. 정확히 언제 죽었는지는 모르겠다. 지난 겨울에 유독 집에서 난방을 안 했는데 그때 얼어 죽은 건지, 겨울에 선인장 화분을 옮겼는데 햇볕을 제대로 못 받아 죽은 건지 모르겠다.
  
학부 때 나는 경기도 장학관에서 지냈다. 당시 경기도 장학관은 성년의 날에 성년이 된 학생들에게 선인장을 선물했다. 성년의 날에는 장미를 준다고 하는데 왜 선인장을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 선인장을 경기도 장학관을 떠날 때까지 키웠고 경기도 장학관을 나와서는 집에 옮겨두고 키웠다. 군 생활을 하면서도 선인장을 길렀고(상근예비역이라 집에서 부대를 출퇴근했다), 대학원에 입학한 뒤에도 선인장을 길렀다. 손가락 길이만한 선인장이 자라 손바닥 길이만큼 자라서 분갈이도 했다.
  
꽃도 안 피고 향도 안 나는 선인장이라, 나는 선인장을 보면서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물 준 지 한 달 정도 되면 줄기가 약간 가늘어지고 다시 물을 주면 줄기가 약간 통통해지는 것 정도는 눈에 보였다. 그런 것을 보면서 별다른 느낌 없이, 그냥 선인장이 살아있나 보다, 조금씩 자라나보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선인장이 죽으니 마음이 안 좋다. 가시만 뾰족뾰족 난 멋대가리 없는 선인장인데 그 선인장이 죽으니 마음이 안 좋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올 무렵에 선인장 색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은 알았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때 조치를 취했으면 선인장이 죽지 않았을까. 선인장이 죽어 시커멓게 색이 변했는데도 화분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2016.04.19.)
      

2016/06/18

[교양] 최정규, 『이타적 인간의 출현』 7장-16장 요약 정리

[ 최정규, 『이타적 인간의 출현』, 뿌리와이파리, 2009. ]

제1부. 죄수의 딜레마를 넘어서

제1장. 팔이 굽혀지지 않는데 밥을 어떻게 먹지?

제2장. 자백만이 살길이다!

제3장. 돕지 않는 것이 남는 장사다

제4장. 스미스 요원의 경고

제5장. 우리 마을에도 가로등을 달 수 있을까?

제6장. 암울한 이론, 따뜻한 현실

제7장. 유전자는 피보다 진하다

제8장.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제9장.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

제10장. 앙갚음의 미학

제11장. 끼리끼리 노는군

제12장. 가격과 신뢰는 비례한다?

제13장. 대화는 값싼 수다떨기에 불과한가?

제14장. 뭉쳐야 산다!

제15장. 평화의 그물망으로 욕심을 가두다

제16장. 안으로는 이타적이고, 밖으로는 배타적인

제17장. 당신의 이웃은 누구인가?

제18장. 새로운 여행의 시작

제2부. 이타적 인간, 세상을 가져라!

제19장. 돈이냐 정의냐

제20장. 정글로부터 얻은 교훈

제21장. 호의에는 호의로

제7장. 유전자는 피보다 진하다

[72]

- 꿀벌은 자신은 자식을 낳지 못하면서 남이 낳은 알을 돌보고 침입자가 나타나면 목숨을 걸고 집단을 지킨다. 이러한 이타적인 행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유성생식을 전제로 할 때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할 확률 [75]

부모와 자식 간에는 50%

형제지간은 50%

삼촌관계에서는 25%

사촌관계에서는 12%

[75-]

- 혈연선택 가설: 내 유전자를 더 많이 퍼뜨리기 위해 자신과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다른 개체를 돕는다는 가설

[81-82]

- 여왕벌(2n)은 감수분열을 통해 난자(n)를 만들어냄.

- 난자(n)와 수벌의 정자(n)가 만나면 수정란이 됨. 수정란에서 암컷만 나옴.

- 수벌은 여왕벌의 난자가 수정하지 않은 채 새로운 개체로 변화함으로써 만들어짐(처녀생식)

- 따라서 수벌은 단수염색체(n)를 가짐.

- 근친도

• 여왕벌과 일벌이 자매일 경우의 근친도는 0.75

• 그 일벌과 여왕벌의 알이 이모-조카관계일 경우 근친도는 0.5

- 자식을 낳아도 그 자식과의 근친도는 0.5이므로, 일벌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 자식을 낳아 돌보는 것과 여왕벌을 돌보는 것은 차이가 없음.

■ 혈연선택 가설의 약점 [84-86]

- 약점(1): 단수염색체를 가진 곤충들이 모두 분업화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아님. 벌 중에도 꿀벌과 수정방식이 동일하지만 혼자 생활하는 종들이 있음.

- 약점(2): 이타적 행동은 혈연관계에 있는 개체들 사이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님.

• 예) 미어캣

- 약점(3): 인간 사회에서는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에게도 이타적인 행위를 하는 일이 일어남.




제8장. 눈에는 눈, 이에는 이!

[92-93]

- 1984년 미시간 대학 정치학과 교수 로버트 액설로드(Robert Axelrod)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을 공모함.

- 보수행렬


- 가장 높은 보수를 얻어 승리한 전략은,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의 아나톨 라포트(Anatol Rapport) 교수가 응모한 네 줄짜리 프로그래밍 코드

- ‘눈에는 눈, 이에는 이’(Tit for tat, 이하 TFT) 전략

- TFT 전략의 구조

• (1) ‘협조’로 게임을 시작

• (2) 게임이 반복되는 경우, 상대방의 이전 행동을 그대로 따라함.(상대방이 지난 회에 협조했으면 자신도 이번 협조하고, 상대방이 지난 회에 배신했으면 자신도 이번 회에 ‘배신’한다.)

- 반복-상호성 가설: 사람들이 ‘배반에 대한 보복’ 때문에 서로 협조한다는 가설.

• 일회적인 관계에서는 배반해도 보복당할 위험이 없지만 관계가 지속되고 게임이 되풀이될수록 보복이 가능해지므로 장기적으로는 협조가 서로에게 이득인 경우가 많음.

• 게임이 반복되어 배반에 대한 보복이 가능해질 때 서로 협조하는 상황이 벌어짐.

• 예) 흡혈박쥐의 피 나누어주기, 침팬지의 털 골라주기, 큰가시고시, 수렵채취부족

[106-]

- 반복-상호성 가설로 이타적 협조행위를 설명하려면 두 경기자 사이에서 게임이 무한히 반복되거나 게임이 언제 끝날지 경기자들이 알지 못함을 전제해야 함.

- 역추론의 문제

- 경기자들이 게임이 언제 끝나는지 안다면, 게임이 아무리 반복되더라도 ‘다음 회의 보복이 두려워 협조한다’는 원칙이 적용되지 않음.

제9장.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

- TFT 전략에 대한 의문점: 상호 거래가 두 사람 모두에게 이득이 됨을 증명할 뿐 아니라 무임 승차자를 막는 장치도 있어야 함.

- 이에 대한 답변: 무임승차자는 당장은 이익을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봄. 장기적인 손해가 눈앞의 이득보다 크기 위해서는 둘 사이의 거래가 오래 지속되어야 함.

[137-]

크리스틴 호크스(Kristen Hawkes)는 파라과이의 아체(Ache)라는 수렵채취 부족을 연구함.

사냥을 나가는 사람도, 포획물을 잡아오는 사람도 거의 일정했음.

무임승차에 대한 응징 현상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음.

사냥해온 고기를 공유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비난 받고 사람들의 응징의 대상이 되지만, 사냥에 참가하지 않고 매번 남이 사냥해온 고기를 분배받기만 한다고 해서 벌을 받거나 비난받는 일은 없었음.

제10장. 앙갚음의 미학

- 상호적 인간(Homo reciprocan): 반복되지 않을 상황(다시 만나지 않을 상황)에서도 서로 협조하거나 자신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배반자에게 보복을 하는 사람.

- 이기적 보복: 배반에 대해 보복하여 얻는 이득이 보복을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경우

- 이타적 보복: 배반에 대해 보복하여 얻는 이득이 보복을 한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는 경우

- 이타적 보복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i) 보수대응적 인간: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반복-상호성 가설의 행위자

• (ii) 행위대응적 인간: 상대방이 규범을 따르면 보상하고 규범을 어기면 보복하는 상호적 인간

제11장. 끼리끼리 노는군

- 유유상종 가설: 이타적인 사람들은 이타적인 사람들끼리, 이기적인 사람들은 이기적인 사람들끼리 상호작용을 한다는 가설

- 유유상종 가설을 따른다면,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이타적인 사람은 이타적인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아지고, 이기적인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아짐.

• (i) 이타적인 사람이 가장 높은 보수를 얻을 가능성↑

• (ii) 이기적인 사람이 가장 낮은 보수를 얻을 가능성↑

• (iii) 이타적인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 무임승차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

- 다이아몬드(Diamond)의 연구: 사람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신체적 특징이나 성격의 유사성보다는 종교나 정치적 견해의 유사성에서 상관관계가 나타남.

• 우리에게는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집단에서 다른 사람의 표정과 말투 등을 관찰하여 그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인지를 판별하는 능력이 있음.

• 여기에 사회적 평판, 처벌 체계와 같은 사회문화적 장치를 통해 우리가 전략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을 고립시킬 수 있다면, 이러한 환경은 이타적 행위가 진화하기에 적합함.

- 유유상종의 가설의 한계: 모든 성향이 균질한 집단은 다양성을 통해 얻는 이득을 취할 수 없게 되므로 유유상종의 정도에는 한계가 있음.

[172-]

내가 이타적인 사람일 때 이타적인 사람을 만날 확률

(1) s의 확률로 확실하게 이타적인 사람을 만남.

(2) (1-s)의 확률로 무작위로 파트너가 정해짐. 이 경우 내 짝이 이타적인 사람일 확률은 p. 따라서 (1-s)×p의 확률로 이타적인 사람을 만남.

내가 이타적인 사람일 때 이타적인 사람을 만나서 게임할 확률은 s+(1-s)×p

내가 이타적인 사람일 때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서 게임할 확률은 (1-s)×(1-p)



유유상종이 가능하게 되면서, 이타적인 사람이 이타적인 사람을 만날 확률과 이기적인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아짐.

따라서, 이타적인 사람이 가장 높은 보수를 얻을 가능성과 이기적인 사람이 가장 낮은 보수를 얻을 가능성이 약간 높아짐.

제12장. 가격과 신뢰는 비례한다?

- 값비싼 신호 보내기 가설: 아무나 따라하지 못할 정도의 값비싼 신호를 통해 상대의 신뢰를 얻는다는 가설. 개체는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의 자질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음.

• 예(1): 어떤 영양은 사냥을 하러 다가오는 사자 앞에서 전력질주로 도망치기보다 수직으로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행동을 취한다. 이는 영양이 사자에게 자신의 신체적 능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을 막게끔 한다.

• 예(2): 포식자의 눈을 잡아끄는 화려한 꽁지깃을 펼치는 수컷 공작새의 행동

• 예(3): 콰키우틀(Kwakiutl) 부족의 포틀라치(Potlatch) 축제. 가치 있는 소유물을 일부러 불에 태우는 콰키우틀 부족 우두머리의 행동은 비록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각 게 된다.

제13장. 대화는 값싼 수다떨기에 불과한가?

- 의사소통 가설: 의사소통이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 간의 갈등의 폭을 줄인다는 가설.

- 카르데나스(Cardenas)의 공유지 실험

• 다섯 명으로 구성된 각 조는 공유지 게임을 총 20회 반복함.

• 각 참가자는 1에서 8까지의 자원 채취량을 결정할 수 있음.

• 죄수의 딜레마 상황과 마찬가지로 각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결정과 무관하게 내 자원 채취량을 늘림으로써 항상 내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음.

• 모든 사람이 이기적인 전략을 택한다면 모든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의 크기는 점점 감소됨.

- 이 실험의 조작 변인: ‘조의 토론 여부’

• (i) 기본 형태(토론이 없는 경우)

• (ii) 일회 토론(10회를 마치고 한 번 토론)

• (iii) 매회 토론(10회를 마치고 매회 토론)

- 실험 결과: 누가 채취량을 얼마만큼 선택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회 토론을 진행한 조에서는 더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됨.

- 후속 연구: 카르데나스는 팀이 10회 게임이 끝난 후 적발/징계절차를 도입하는 투표를 실시하게끔 했는데, 흥미롭게도 투표에 의해 절차가 도입되지 않은 경우에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원 채취량을 줄였음.

- 시사점: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것만으로도 처벌체계를 도입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생김.

[200]

의사소통이 큰 영향력을 가지려면 사람들이 직접 만나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는 사실

제14장. 뭉쳐야 산다!

- 집단선택 가설: 개인의 특성이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듯, 집단의 특성도 집단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

- 최정규는 이타적인 성향은 개인 차원에서는 생존을 방해하지만 집단 차원에서는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봄.

• 특히 집단 간 분쟁이 잦았고, 수렵과 채취 생활을 오래 한 인류의 특성상 우리 인간에게 집단선택이 작용할 여지가 컸을 것이라 말함.

- 문제점: 집단선택을 통해 이타적 속성이 진화하였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상반된 두 선택 과정 중 집단선택 과정의 속도가 더욱 크다는 것을 증명해야 함. 이와 같은 사실이 이론상에서가 아닌 현실적으로 작동되기는 힘들어 보임.

제15장. 평화의 그물망으로 욕심을 가두다

- 인간이 제도를 통해 개인선택과 집단선택 간 속도 차이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이타적 행동의 출현을 이끌어냄.

• 소득 격차가 큰 지역에서 고소득층은 동일한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에, 이들 사회에서 복지 서비스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사립형 서비스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질 낮은 공공 서비스로 이분화됨.

• 집단 내 소득 격차가 작은 지역에서는 공공서비스 공급에 더 쉽게 합의할 수 있음.

• 집단 내 개인 간 소득 격차가 개인선택의 압력에 영향을 미침.

- 저자는 초기 인류의 식량공유 관습과 같은 소득재분배 정책에 주목하면서, 인류가 여러 제도적 수단을 통해 개인선택 과정과 집단선택 과정의 속도 차를 조절해왔을 것이라 주장함.

- 보이드와 리처슨의 순응적 문화전수 이론: 개인 선택과 집단 선택의 속도 차가 더욱 줄어들 수 있음을 주장함.

제16장. 안으로는 이타적이고, 밖으로는 배타적인

- 저자는 인류의 역사에서 집단 간 경쟁이 여타 종들에 비해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났음에 주목하고 그 원인을 내집단 편향에서 찾음.

- 심리학자 타지펠의 실험: 사람들이 아주 사소한 기준(‘나와 같은 화가를 좋아한다’, ‘화면에 나타난 점의 수를 나와 비슷하게 평가했다’)에 의해서라도 일단 한 집단에 속하게 되면 그 단순한 이유만으로 집단 내부인과 외부인을 차별적으로 대하는 성향이 있음을 보여줌.

- 내집단 편향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함.

- 공공재 게임 시뮬레이션: 모든 개인이 이타적인 전략(A), 이기적인 전략(N) 중 하나를 택하고, 이와 동시에 외부인에 대해 적대적인 전략(P)과 관용적인 전략(T) 중 하나를 택하게 함.

- 시뮬레이션 결과

• (i) 집단 내 차원에서는 이기적이면서 외부인에 대해 관용적인 NT 전략이 가장 유리함.

• (ii) 이타적이면서 외부인에 대해 적대적인 AP 전략은 집단 ‘간’ 차원에서 유리하며 더욱이 이러한 전략이 패배한 집단에 전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존력을 가질 수 있음.

제17장. 당신의 이웃은 누구인가?

제18장. 새로운 여행의 시작

제19장. 돈이냐 정의냐

제20장. 정글로부터 얻은 교훈

제21장. 호의에는 호의로

(2023.05.13.)

초등학교 셔틀버스의 전원주택 진입로 출입을 막다

전원주택 진입로에 깔린 콘크리트를 거의 다 제거했다. 제거하지 못한 부분은 예전에 도시가스관을 묻으면서 새로 포장한 부분인데, 이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몇 배 두꺼워서 뜯어내지 못했다. 그 부분을 빼고는 내 사유지에 깔린 콘크리트를 모두 제거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