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5

손자의 손자병법과 손자의 손자의 손자병법



<영미철학 대학원생 워크샵>이 끝난 후, 동료 대학원생과 점심을 먹으며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가만 보니, 고대 동아시아의 군사전략이나 논문 집필에 필요한 전략이나 맥이 닿아 있어 보였다.


학위 논문을 처음 쓰는 대학원생들이 지도교수에게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다루는 주제의 범위를 좁히라”는 말이다. 『손자병법』에서도 “나의 힘을 모으고 적의 힘을 분산시킨다면 내가 약하고 적이 강하더라도 적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결과물이 나오지 전까지 어떻게 아느냐,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우기는데, 지도교수님은 “연구에 착수하기 전에 그 연구가 할 만한지 미리 짐작하는 것도 연구자의 능력”이라고 하셨다. 『손자병법』 1장이 <시계편>이다.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이길 수 있는 전쟁인지 계산하는 것이라는 게 그 내용이다.


(정주영 회장이 직원들에게 많이 했다는 “해봤어?”라는 말은 불가능해 보여도 일단 덮어놓고 덤벼드는 게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내가 이미 다 생각해보고 시킨 것이니 이상해 보여도 내 말에 토 달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전략도 없이 무작정 덤비는 식으로 사업을 했다면 진작 망했을 것이다.)


『손자병법』 이야기가 나온 김에 나는 동료 대학원생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큰 선생님을 부를 때 이름을 부르지 않고 성 다음에 ‘자’를 붙였어요. 공자, 맹자가 그런 거고 손자도 손씨라서 손자가 된 거죠.


그런데 손자가 두 명이 있어요. 손자가 있구요 그 손자의 손자도 성이 손씨니까 손자예요. 손자의 손자도 손자구요 손자의 할아버지도 손자예요. 그러니까 춘추전국시대에는 손자가 두 명 있는 거죠.


사마천의 『사기』 「손자오기열전」을 보면, 할아버지 손자와 손자 손자가 나오고 두 손자 모두 병서를 지었다고 나와요. 그러니까 옛날에는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하고 손자 손자 손자병법이 있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총 13편으로 된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만 전해지고 그동안 손자 손자 손자병법은 전해지지 않았단 말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사기』의 기록을 의심했죠. 왜 둘 중 하나만 온전한 형태로 전승되느냐는 거죠. 몇 가지 추측이 있었어요. 손자가 할아버지 손자와 손자 손자 이렇게 두 명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손자 한 명만 있는데 할아버지 손자와 손자 손자 두 명인 것으로 잘못 기록한 거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구요, 할아버지 손자와 손자 손자 이렇게 두 손자가 있었던 건 맞는데 『사기』 기록과 달리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이 아닌 손자 손자 손자병법이 전승된 것이고 우리가 손자 손자 손자병법을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어요.


그런데 1970년대인가, 한나라 때의 무덤을 발굴했는데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과 손자 손자 손자병법 둘 다 나온 거예요. 한나라 때까지는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과 손자 손자 손자병법 둘 다 전해졌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손자 손자 손자병법은 전해지지 않고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만 전해지게 된 거죠. 마왕퇴 무덤 발굴 이후 중국에서 연구를 해서 지금은 손자 손자 손자병법도 전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과 손자 손자 손자병법 모두 읽을 수 있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흔히 『손자병법』이라고 할 때의 『손자병법』은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이에요. 저는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만 읽었는데, 어디선가 듣기로 손자 손자 『손자병법』은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을 응용한 것이라고 하니, 혹시나 손자병법을 읽을 생각이 있다면 할아버지 손자 『손자병법』을 읽고 나서 손자 손자 『손자병법』을 읽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세 줄 정리

- 손무: 손빈의 할아버지. 『손자병법』을 지음. 우리가 흔히 아는 『손자병법』은 손무가 지은 『손자병법』

- 손빈: 손무의 손자. 『손빈병법』을 지음.

- 1971년에 마왕퇴 무덤 발굴로 사마천의 『사기』가 비교적 정확한 기록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됨.


* 참고로 손무, 손빈 할 때의 손자와 할아버지, 손자 할 때의 손자는 둘 다 한자로 똑같이 孫子다.



(2015.05.05.)


2015/07/02

변희재의 2016년 총선 출마를 기원하며



변희재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600표(0.8%)를 받고 낙선했다. 그렇지만 변희재는 성원에 감사하며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현수막을 신림역에 걸었다.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나는 변희재가 또 출마하기를 바라며, 이왕 출마한다면 그때도 중도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으면 한다. 변희재 파이팅!





* 국회의원 후보의 기탁금은 1500만원이며,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 전액을 돌려받으며, 유효투표총수의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하면 반액을 돌려받는다.

(2015.05.02.)


[강의계획서] 서양철학의 이해 (한성일, 2015년 1학기)

  
- 수업명: <서양철학의 이해>
- 2015년 1학기
- 서울대 학부 교양 수업
- 담당교수: 한성일
  
  
■ 개요
  
이 강의에서는 서양 철학의 전통에서 대표적으로 어떤 철학적 물음들이 제기되었고, 또 그에 대해 어떤 대답들이 제안되어 왔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강의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본 담당교수가 전체 논의에 대한 강의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지정한 글들을 읽고 와서 논의를 재구성하며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강의에서 우리가 다루게 될 철학적 물음들은 크게 다음의 범주들에 속한 것이 될 것이다:
  
I. 신과 악 / II. 실재와 지식 / III. 인간에 대한 형이상학 / IV. 인간과 도덕 / V. 실존적 물음들
  
  
■ 교재
   
이 강의에서는 여러 서양 철학자들의 저작의 부분들을 발췌하여 읽도록 할 것이다. 교재 채택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한글 번역을 채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이다. 다만, 부득이할 경우 영어 원문 혹은 영어 번역을 사용할 수 있다. 관련 글들은 가능한 모두 ETL을 통해 제공될 것이다.  
   
   
■ 성적 평가 방법
   
(1) 강의 출석과 토론 참여 (10%) 
- 지각 2회는 결석으로 간주한다. 
- 토론 참여를 통해 수업에 기여를 했다고 판단될 경우 기본 점수에서 추가적으로 가산점이 부여될 수 있다. 
  
(2) 중간고사 (15%)
(3) 중간논문 (15%): 아래 한글 줄 간격 300% 기준으로 A4 용지 4-5매
(4) 기말고사 (30%)
(5) 기말논문 (30%): 아래 한글 줄 간격 300% 기준으로 A4 용지 5-6매
  
(6) 참고사항
- 본 강의에서는 모든 수강생이 철학적 용어 및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고 가정할 것이다. 따라서 관련 배경지식 및 수강경험은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필수로 요구되지는 않는다.  
- 부여된 성적에 대해 의문이 있는 수강생은 담당교수에게 정당하게 성적 산출에 대한 근거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정당한 근거와 별도의 사안과 관련해선, 성적 산출에 대한 결정은 담당교수의 고유 권한이다. 따라서 성적 산출에 대한 근거에 대한 문의 이외에, 부여된 성적에 대한 문의 및 면담은 허용하지 않는다. (성적 산출 근거에 대한 문의 이외에 부여된 성적을 높이거나 혹은 낮추고자 하는 문의는 허용하지 않는다.) 
  
  
■ 세부 강의 일정 
- 아래 강의 계획은 잠정적인 것이고 변경될 수 있다. 
- 아래 참고 문헌들은 독해 후보들이고 수강생들에게 부여될 독해는 그 가운데에서 담당교수가 상황에 맞춰 선정하여 부여할 것이다.  
   
  
1. 신과 악
  
1-1.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들
- 성 안셀무스의 존재론적 증명: Proslogion에서 발췌 
-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우주론적 증명: 『신학대전』에서 발췌
- 윌리엄 페일리의 설계 논증: 『자연신학』에서 발췌  
  
1-2. 믿음의 근거
- 파스칼의 도박사 논증: 『팡세』에서 발췌
- 윌리엄 클리포드의 증거주의: “The Ethics of Belief”
- 윌리엄 제임스의 반-증거주의: “The Will to Believe”
  
1-3. 악의 문제
- 존 페리: Dialogue on Good, Evil, and the Existence of God
  
  
2. 실재와 지식 
  
2-1. 지식은 정의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정의되는가?
- 플라톤의 지식의 정의, "Theaetetus"에서 발췌
- 전통적 지식의 정의에 대한 반례: 게티어, “Is Justified True Belief Knowledge?”에서 발췌
- 현대 인식론의 전개: 김기현, 『현대인식론』에서 발췌; 드레츠키, “Epistemology and Information”
  
2-2. 현상 너머에 있는 실재가 존재함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 『성찰』 1-2부
- 버클리의 관념론: 『인간 지식의 원리론』에서 발췌
- 러셀: 『철학의 문제들』 1-2장
  
2-3. 귀납적 지식이 가능한가?
- 흄의 귀납 회의주의:『인간 오성에 대한 탐구』에서 발췌
- 러셀의 제안: 『철학의 문제들』 6장
  
  
3. 인간 형이상학
  
3-1. 몸과 정신: 그것들의 본성은 무엇이고 관계는 무엇인가? 
- 근대철학에서의 문제의식과 여러 견해들
- 현대 심리철학의 전개: 처칠랜드, 『물질과 의식』에서 발췌
  
3-2. 개인의 동일성의 기준은 무엇인가? 
- 페리의 대화: 페리, 『개인의 동일성과 불멸성에 관한 대화』
  
3-3.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인가?
- 자유의지와 결정론: 사이더, “Free Will and Determinism” in Riddles of Existence. 
- 두 가지 자유 개념: 프랑크푸르트, “Alternate Possibilities and Moral Responsibility”
- 양립론의 새로운 전개: 프랑크푸르트, “의지의 자유와 인간의 개념”
  
  
4. 인간과 도덕
  
4-1. 행위의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 규범 요소는 무엇인가?
- 케이건, Normative Ethics에서 발췌
  
4-2. 두 가지 형태의 규범 윤리학: 결과주의와 의무론
  
4-3. 도덕이 객관적이고 절대적인가? 
- 니체, On the Genealogy of Morality 에서 발췌
- 매키, "The Subjectivity of Values"
- 레이첼스, 『도덕철학』에서 발췌
  
  
5 실존적 물음들
  
5-1. 죽음이 죽는 이에게 안 좋은 것일 수 있는가?
- 네이글, “죽음” in 『이 모든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 케이건,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발췌
  
5-2. 의미 있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 네이글, “삶의 의미” in 『이 모든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2015.07.02.)
   

[강의계획서] 서양철학의 이해 (이석재, 2015년 1학기)

  
- 수업명: 서양철학의 이해
- 2015년 1학기
- 서울대 철학과 학부 교양 수업
- 담당교수: 이석재
   
   
■ 개요
  
철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한 첫 걸음으로 서양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이 던진 질문과 해답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플라톤, 데카르트, 흄, 밀, 그리고 페리 (John Perry)의 원저를 읽고 이들이 제시한 입장들과 이 입장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된 논변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평가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학기말 논문, 그리고 토론 참여(출석, 댓글 및 번역 과제 포함)를 근거로 이루어질 것이다.
  
  
■ 교재
  
1. 플라톤, 『플라톤의 네 대화편: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박종현 옮김 (서광사, 2003)
2. 데카르트, 『성찰 』, 이현복 옮김 (서광사, 1997)
3. 흄 (David Hume), An 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2nd ed. By Steinberg (Hackett, 1993)
4. 밀 (John Stuart Mill), 『공리주의』, 서병훈 옮김 (책세상, 2007)
5. 페리 (John Perry), 『개인의 동일성과 불멸성에 관한 대화』, 
   김영정・김태량 옮김 (철학과 현실사, 2000).
  
  
■ 성적 평가 방법
  
(1) 강의 출석, 토론 참여, 댓글 및 번역물 제출 (20%)
A.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는 강의 내용에 의거하여 출제될 예정이므로 
   출석을 적극 권장한다.
B. 토론 참여를 통하여 수업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판단되는 
   수강자에게는 최종 성적 평가에서 가산점이 주어질 수 있다.
C. ‘댓글’ eTL 제출: 교재를 읽은 소감이나 수업 내용에 대한 의문점 등을 
   한 문단으로 표현한 ‘댓글’을 eTL 과제란에 매주 토요일 오후 6시까지 
   올린다.(3월 13일부터 시작) 내용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으며 제출 
   여부만 확인하며 강의 출석 및 토론 참여 평가에 반영된다.
D. ‘번역물’ eTL 제출: 학기 중 지정될 영어 원문 (1페이지 분량)을 번역하여 
   해당 주 토요일 오후 6시까지 올린다. (총 5 회, 일정 추후 공지) 
   번역의 정확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E. 지각: 지각 2회는 결석으로 처리되며, ‘지각’은 강의가 시작된 후 
   입실하는 경우를 뜻한다.
  
(2)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 각각 25%, 중간 고사는 4월 13일 (월요일), 
   기말고사는 6월 10일 (수요일) 수업 시간에 실시
  
(3) 학기말 논문: 30%, 아래 한글 줄 간격 300% 기준으로 A4 용지 5-6매, 
   종강일인 6월 10일 (수요일) 기말 고사 시간에 제출
  
  
■ 세부 강의 일정
  
1. 플라톤
A. 무지의 지혜 (소크라테스의 변론)
B. 밀레토스 반박 논변 (소크라테스의 변론)
C. 신성함은 무엇인가? (에우티프론)
  
2. 데카르트
A. 악령, 꿈, 그리고 광인 (성찰 I)
B. ‘생각한다, 존재한다’(성찰 II)
C. 데카르트의 신존재 논증 (성찰 III)
D. 심신인과 작용? (성찰 VI)
  
3. 흄
A. 모든 관념(idea)은 인상(impression)의 모사이다 
   (An 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Sections 1-2)
B. 내일 해가 뜰 것인가? 
   (An 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Sections 3-7)
  
4. 밀
A.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공리주의)
  
5. 페리
A. 한 사람, 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개인의 동일성과 불멸성에 관한 대화 I)
B. 같은 몸, 같은 영혼, 같은 의식의 흐름 
   (개인의 동일성과 불멸성에 관한 대화 II, III)
  
  
<유의사항>
중간시험, 기말 시험에서의 부정행위 혹은 댓글이나 번역 과제, 기말 논문 과제물에서 표절 행위가 있을 경우 연구윤리 위반으로 간주하고 학칙에 의거하여 엄정하게 처리할 것임을 밝힌다.
  
  
(2015.07.02.)
  

초등학교 셔틀버스의 전원주택 진입로 출입을 막다

전원주택 진입로에 깔린 콘크리트를 거의 다 제거했다. 제거하지 못한 부분은 예전에 도시가스관을 묻으면서 새로 포장한 부분인데, 이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몇 배 두꺼워서 뜯어내지 못했다. 그 부분을 빼고는 내 사유지에 깔린 콘크리트를 모두 제거했다. 진...